해파리 만개 (양장본 Hardcover)

해파리 만개 (양장본 Hardcover)

$16.80
Description
“쓸모없는 것은 정말로 쓸모없는 것일까”

설명되지 않는 존재들이 머무는 자리에서
세계의 경계를 다시 쓰는 소설가
김초엽 두 번째 짧은 소설집 『해파리 만개』 출간
인간과 세계를 감각하는 방식을 집요하게 갱신해온 소설가 김초엽의 두 번째 짧은 소설집 『해파리 만개』가 마음산책에서 출간되었다. 김초엽은 인간과 비인간이 교차하는 세계를 바탕으로, 그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의 관계와 문제의식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독자적인 위치를 구축해왔다. 첫 짧은 소설집 『행성어 서점』이 서로 다른 존재가 마주하는 낯선 세계를 열어 보였다면, 『해파리 만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규정할 수 없는 존재들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고 구분해온 방식을 되묻는다.
풍경을 응시함으로써 순간을 고정시키는 힘이 생겼다고 믿는 ‘모래’, 갑자기 생겨나 증식하며 도시를 혼란에 빠뜨리는 ‘해파리’, 몸에 닿는 순간 알 수 없는 생각과 느낌을 주입하는 ‘끈적이’, 인간의 필요에 따라 개발되었다가 쓸모를 다하자 버려진 ‘네모’, 우주선에 불시착해 눈물을 전파하는 애물단지가 된 ‘젤리’, 기이한 생명력을 품고 인간과 교감하는 ‘골렘’까지 『해파리 만개』에는 익숙한 질서에 매끄럽게 포섭되지 못하고 어긋난 상태로 남아 있는 존재들이 등장한다. 때로는 불편함을 동반한 채 인간의 반경 안으로 스며드는 그들을 김초엽 작가는 중심으로 불러내며, 그 자체로 세계를 구성하는 또 다른 존재임을 인식케 한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쓸모, 기능, 효율과 같은 기준과 질서가 흔들리는 자리에서, 독자는 인간 중심의 사고를 벗어나 설명되지 않는 것들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마주하게 된다.
이번 짧은 소설집에는 빛의 입자와 색의 확산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그림작가 박지숙이 함께했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유영하는 듯한 그림들은 소설 속 장면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며 이야기의 감각을 이미지 차원으로 환기한다.
저자

김초엽

상상속에서만온갖세계를탐사하다가금방지쳐소파에눕고싶어하는사람.
2018년부터작품활동을시작했다.지은책으로소설집『우리가빛의속도로갈수없다면』『방금떠나온세계』『양면의조개껍데기』,짧은소설집『행성어서점』,중편소설『므레모사』,장편소설『지구끝의온실』『파견자들』,산문집『책과우연들』『아무튼,SF게임』,논픽션『사이보그가되다』(공저)등이있다.
오늘의작가상,젊은작가상,한국출판문화상,한국여성지도자상젊은지도자상,중국성운상번역작품부문금상,중국은하상최고인기외국작가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작가의말

모래이야기
해파리만개에관한기록
끈적이
사각의탈출
젤리의우울
사모나

출판사 서평

천장틈새로보이는도시의골목이해파리의보랏빛으로물든다.해파리들은기능이없고,쓸모가없고,그저존재할뿐이다.하지만그것들은존재하기때문에무언가를할것이다.
_「해파리만개에관한기록」에서


닿고나서야드러나는얼굴들
점차넓어지는세계와의접촉면

『해파리만개』속인물들은낯선존재와의만남을통해이전과는다른방식으로세계를감각하게된다.김초엽작가는인간이타자와마주하고접촉하는순간에주목하며,우리가지닌이해와기준이어떻게흔들리고달라지는가를포착한다.
‘모래’는직접적인접촉대신풍경을응시하는것만으로세상을다르게감각하는능력을지녔고(「모래이야기」),‘나’는미라아주머니에게구매한‘끈적이’를만지며외부의생각과느낌이몸안으로스며드는경험을하며(「끈적이」),길을잃고우주선에불시착한‘젤리’와직간접적으로닿은‘은수’와사람들은주체할수없는눈물을쏟는다(「젤리의우울」).서로다른방식의‘닿음’을통해대상과주체의경계는흐려지고,감각의작동방식은흔들리기시작한다.

아까부터너무과한해석이라는생각을지울수없지만,젤리는무척우울해보인다.사람들이자신을싫어하고기피한다는사실을아는것같다.어떤기분일까?꼭필요한존재였다가,자신을필요한존재로만들었던바로그특성때문에모두가자신을피하는상황에처하게되면.
_「젤리의우울」에서

이러한변화는때로고통과불안을동반하며자아를위협한다.그러나이해할수없는것들과의만남이야말로기존의관념을넘어서는하나의통로로작동한다.우리가보고있다고믿는것,붙잡았다고생각하는것,이해했다고여기는것들은언제든다른방식으로변모할수있음을이작품집은알려준다.


“그럼,네진짜이름은뭐야?”
쓸모를묻는세상에서
이름을붙이고곁을내어주는마음

김초엽작가는존재를규정해온기준들이얼마나임의적이고제한적인지드러내는동시에,그너머에서공존의가능성을모색한다.그가꾸려놓은세계속존재들은더이상기능과효용으로나뉘거나남겨지는위치에머물지않는다.
플라스틱과비닐조각등으로생성된‘해파리’가도시를장악하자인간들은혼란에휩싸이면서도공존방식을깨닫고(「해파리만개에관한기록」),인간의타자수역할을하다가쓸모를다하자방치된인공의식‘네모’는자신을회수하러온구조단체활동가성은수와마주하며(「사각의탈출」),기이한생명력이깃든석상‘골렘’은움직임을가르쳐준‘나’를오히려이끌어새로운장소로나아간다.
이야기를관통하는주제는‘쓸모’라는기준에대한의문이다.쓸모로가치를가늠해온세계에서김초엽작가는밀려난것들에게이름을부여하고호명함으로써,그들을하나의존재로위치시킨다.이처럼『해파리만개』는어긋난상태로남아있는존재들과함께놓이는일,이해할수없을지언정곁을내어주는마음을사유할계기를마련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