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파시폰의 시간 (박재연 시집)

텔레파시폰의 시간 (박재연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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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박재연 시집 [텔레파시폰의 시간]. 《공작꼬리선인장 엘리스》, 《조약돌 사용법》, 《바코드를 풀고》, 《수곡마을 너덜겅》, 《소가 먹은 반지는》등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저자

박재연

강원도인제에서태어나2004년「강원작가」로등단했다.상지영서대학교문예창작학과및한국방송통신대학교중어중문학과,국선도대학(5기)을졸업했다.시집으로「쾌락의뒷면」,「지네」,「아버지는여장을하고」가있다.현재한국작가회의회원이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

사흘동안-----12
일찍이시는-----14
공작꼬리선인장엘리스-----16
피아노오르가슴-----18
피에트라강변에서울고있을때-----21
로버트킨케이드가담뱃불을비벼끌때-----24
재녕씨의안녕-----26
의문-----28
텔레파시폰의시간-----30
목련화법-----32
우리가제일예뻤을때-----34
오필리아의안개-----36
죽기좋은달-----38
잠깐사이-----40

제2부

야간비행-----44
조약돌사용법-----47
잘모탕-----50
출혈-----52
능소화연보-----54
서지뜰뒤란공연-----56
어위의시간-----58
예지몽에출연하다-----60
날개-----62
고무줄놀이-----64
혼자식는난로처럼-----65
고압의시가전송된다-----66
그림자에대한훈계-----68
여기는어디쯤-----69

제3부

달의지하실-----74
오래된우물-----76
장작울타리-----78
감빛능선-----80
날갯짓이크면-----82
바코드를풀고-----84
삼눈잡는법-----86
청색구두와플루트-----88
달리는경로당-----90
11월-----92
거짓말처럼-----94
마음은남쪽-----96
세설원-----98
서대-----100

제4부

취가정醉歌亭-----102
우기-----104
만연사萬淵寺-----105
물염정勿染亭-----106
박온막-----108
효자전주이공기적비孝子全州李公記跡碑-----110
관수정觀水亭-----112
수곡마을너덜겅-----114
잘쭉허니째삣허니오그데헌것-----116
방풍나물부처님-----118
시름민박-----120
소가먹은반지는-----122
백미러속에서-----124

▨박재연의시세계|신종호-----128

출판사 서평

2004년「강원작가」로등단한박재연시인의네번째시집「텔레파시폰의시간」이출간되었다.박재연의시에서는일상속에서“소화되지못한감정”(?세설원?)들이충돌하고포개진다.그러면서그만의독특한시적공간을만들어낸다.이러한과정을통해만들어진간극은매워질수없으므로“긁으면긁을수록피가나는가려움”(?사흘동안?),끊임없이이륙과추락을반복하게되는“쥐약같은이륙의터널”(?야간비행?)과같은이미지로나타난다.“이번생을감독한그작자를만난다면내게는왜우연의역할이없었는지”(앞의시)물어본다는화자의태도는이되풀이되는시간이필연적이라는것을보여준다.그렇다면필멸자로서반드시죽을수밖에없는인간의운명을깨닫고도시인이계속‘이륙’을시도하고필연에대항하는‘우연의역할’을찾는것은왜일까.시인에게있어한계와추락은단순히삶의실패,종결을의미하는것이아니라고착화된시간을균열내고새로운시간을마주할수있도록하는‘시작’이다.이를통해서시인은죽음이라는절대적인공포속에서주저앉지않고신생을위해조금씩나아가는것이다.“한을밀어내자춤을추고싶다”,“나는이제가벼워졌다”(?세설원?)고말하는시인의행보가기대되는이유이다.

[대표시]

텔레파시폰의시간

왜그런게있잖아,말리기도전에먼저튀어나오는무의식이란난감한질병,어설픈아포리즘의구덩이에빠지며에로스나타나토스적욕망을흔들며보채는,나무는발을뗄수없어더많은거리를열망으로품고사는천형의사랑공동체라지,해마다당도를높여새를부르고버찌를나르고멀리멀리날아가는나무들의도움닫기

산벚꽃언제다녀갔지?분홍다녀간자국흐릿해라초록이질펀하니분홍의때때옷을모르겠네구도자의궁극은저나무같은나무의맨발같은뜨거운리비도가아닐까?도道는돈오한후에도점수를멈추지않는열심히노력한이의카오스라네혹은크레바스라네만년설이갈라진얼음눈의틈새,나비효과의하얀입술,크레바스가아가리를벌리면누군가는홀린듯그입술에몸을날리지

몽블랑에서는크레바스에빠진사람들이오십년에한번씩설산을내려온다네몽블랑에가보았지하늘높은절벽위의산책,저승으로압송되기전십칠일째마주한다는흰절벽의끝을몽블랑에서마주했네눈물탱크가솟구치고무의식이발동했지말려도소용없는난감한질병,고산증을다독이며흰절벽의커피를마시는독한에스프레소의시간

냉동된그이들은누가마중나가지?

시간이동을꿈꾸는사람들은설산에길을내고크레바스로몸을날리네크레바스의심장으로뛰어내리네삶이구렁텅이같을때가도가도맨홀의입구가보이지않을때설산의크레바스가환하게비밀의문을열었다면,눈썹에고드름을달고앞니가모두빠진웃음을날리며뛰어내리지않겠어?시간이동의마중처는어디쯤일까?달팽이관의안테나를뽑아주파수를맞춰보는텔레파시폰의충전시간,

눈빛은끄고귀만열어두겠어

세설원

소화되지못한감정은어디에쌓일까
너무슬퍼서하루를꼬박울었더니다음날창자가다녹았다는사람이있다
오뉴월에내리는서리가싫어서마음을남쪽으로옮긴다맛없는감정이싫어서맛있는감정을찾아간다

안성지방에유기를주문하듯담양세설원에맞춤감정을주문한다

하늘을싹쓸어가는청운동구름빗자루,불구의척추를일으켜세우는반딧불이떼의군무,야간비행운꼬리를이어달리는소설가의담배연기,시인이건네주는까마귀베게

느티나무정수리에서떠오른달은
시계방향으로돌다세시쯤
느티나무를벗어난다

한이맺힌다는천추는어디일까

신기하게감정은음식과같다

마당가에백합들모두발효항아리틈새로뛰어들고향기를입힌김선숙약선요리를먹으니아랫배가끓고한바탕설사가나온다저희끼리변비로똘똘뭉쳤던분노증오미움공포가쏟아진다

한을밀어내자춤을추고싶다
맞춤감정을입고춤을춘다
가엾고아름다운천추를위하여
무용이아닌무예
기립박수와커튼콜이오르고
나는이제가벼워졌다

거짓말처럼

느닷없이마음과생각이변하여인간세상의경계가어디쯤인지내모습이어떤것인지분간이어려운상태를만드는마을이있다는걸알았다*.거짓말처럼,
어떤구조적조합이이런마음의상태를만드는가?발이땅에닫지않는다.지상에서1m쯤,둥둥떠서걷는다.심리적공중부양이다.밤이면뜬몸을내리느라경전을필사한다.잠깐씩내려왔다가다음날이면여지없이떠오르는마을,담양을몰랐다면이번생은개구리가물장구를치는우물안으로축소된다.담양을거쳤으므로나는다른사람이되었다.

삼백년된돌담이있는마을,나이를분간하기어려운가벼운노인이햇빛을등에지고밭돌을고른다.인사를건네고알은체를하자얼굴이환한안해가집안에서나와벌써네번째봄땅을뒤집어엎는다고노인에게웃는핀잔을준다.변방의비경이고스란히있어해맑은아낙과백제낭군이사는중이다.

담양에서삼월한달을지내는동안나는담양이전과이후로분리되었다.수시로마음이몸을떠나돌아오지않았다.저녁이면몸이마음을들이느라단전에힘을주고사경을한다.시를품으러왔다가담양을들였다.마음에걸림이없어지자근육이풀리고웃음이풀어진다.자꾸웃지마세요!문학관촌장님께어쩌면그런말을들었을까.

*이중환,택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