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이문희 시인의 주름엔 슬픔과 꽃의 시간이 새겨져 있다. 이 시집에서 가장 자주 반복되는 기표는 ‘슬픔’과 ‘꽃’이다. 이런 점에서 그의 시들은 슬픔에 대한 명상이고, 회상이자,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시인은 ‘슬픔’과 ‘꽃’의 기표로 자신과 인간과 세계를 읽는다. 그의 꽃에는 슬픔이 내려앉아 있고, 그의 슬픔엔 꽃처럼 “환한 슬픔”(「겨울 내소사」)이 스며있다. 그러나 이 시집에서 그 슬픔의 기원을 하나로 고정하는 일은 무모한 일이다. 시인은 슬픔의 꽃잎들을 텍스트의 표면에 뿌렸지만, 마치 잭슨 폴록(Jackson Pollock)의 캔버스에 뿌려진 물감처럼 의미의 기원을 숨긴다. 그 꽃잎들 사이에 생략된 풍경이 이문희 시인의 세계이다. 독자들은 시인이 뿌린 꽃잎들을 엮어 저마다 다른 슬픔의 내러티브를 끌어낼 수 있다. 시인은 꽃잎들 사이의 행로를 지움으로써 더욱 많은 의미의 통로를 만들어낸다. 독자들에게 미리 정해진 의미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시집은 ‘열린 텍스트(open text)’이다.
이문희 시인은 슬픔의 바다에서 자맥질하는 꽃 같다. 슬픔은 그의 자원이며, 사유의 대상이자, 존재의 그릇이다. 시인은 그 속을 들어갔다 나오며 계속 새로운 꽃을 피워낸다. 해녀가 물속에서 오랜 시간을 견디는 것처럼, 시인은 슬픔 속에서 슬픔을 견디며 그것과 대화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꽃들을 잡아 올린다.
이문희 시인은 슬픔의 바다에서 자맥질하는 꽃 같다. 슬픔은 그의 자원이며, 사유의 대상이자, 존재의 그릇이다. 시인은 그 속을 들어갔다 나오며 계속 새로운 꽃을 피워낸다. 해녀가 물속에서 오랜 시간을 견디는 것처럼, 시인은 슬픔 속에서 슬픔을 견디며 그것과 대화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꽃들을 잡아 올린다.
맨 뒤에 오는 사람 (이문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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