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황보림 시인의 시가 지닌 현장성은 어디에 기인하는가. 시 읽기에 있어 어느 단어든 어느 문장이든 중요하지 않은 지점이란 없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나 전경화되는 지점에 밑줄을 긋고 싶은 마음이랄까. 시인은 인위적으로 구획되고 경계 지어진 이 세계의 숱한 선(線)들을 짚어가면서, 동시에 지워나가는 행위-역설을 통해 시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데 그 ‘지움’은 최초에 이 세계가 시작된 지점-근원을 찾아나가는 행위와도 동일선상에 놓여있다. 물성으로서의 이 세계가 아무리 변한다 해도 한 인간의 내부에서는 결코 쉽게 변하지 않는, 영원한 정신의 영역이 있다는 사실: 황보림 시인의 시가 시작되는 지점은 거기서부터 찾아야 한다.
꽃 피는 레미콘 (황보림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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