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내가 당신이 되는 일은 불가능하고, 당신 또한 또 하나의 당신이 존재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 존재의 궤도가 있는 법이고, 살아가는 동안에 존재의 궤도가 겹치거나 충돌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운명의 질서이기 때문인데, 우리가 말하는 일상은 이렇게 자기 궤도를 견고하게 유지하는 과정이다. 당신은 당신의 궤도에서, 나는 나의 궤도에서. 그러다가 가끔은 알 수 없는 이유로 가까이 다가가기도 하고, 때로는 등 돌리고 아주 멀어져 버리기도 한다. 그러한 궤도의 리듬을 우리는 삶이라고 해왔다. 시는 그러한 삶의 리듬을 노려 침투하는 빛 같은 것이 아닐까. 김수예 시인은 첫시집인 「피어나 블루블루」에서 타인의 궤도에 자기만의 언어를 슬쩍 올려놓는다.
피어나 블루블루 (김수예 시집)
$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