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이근배(시인,대한민국예술원회원)
우리의어머니나라말씀(모국어)은인류가쓰는말가운데가장아름답고가장많은낱말로짜여져있다.까닭은어머니들은모두시인이기때문이다.장택현시인은그어머니의말씀을잘알아듣고아주빼어난솜씨로시를짜내고있다.“어젯밤개구리한쌍이/잠을자면서알을낳고돌아갔나/벚나무에서자꾸만/소리가들린다,개골개골”(「벚꽃」)7행의짧은시인데섬뜩한감성과언어의조탁(彫琢)이한단계를넘어서고있다.벚꽃의눈부신만개를개구리울음소리로듣는귀를가졌으니어머니의말씀에서우주만물의소리까지다적어낼시의앞날은얼마나더밝게트일것인가.
책속에서
늦은인사
살기어려운시절추운겨울에
밥얻어먹으러다니는거지가많았다
어머니께서부엌으로불러
아궁이불을앞으로당겨놓고
밥상을차려주시곤했다
빈속으로다니면더춥고
자녀들에게밥도더갖다줄수
있다고하셨다
길손이물한그릇얻어먹자고하면
쟁반에받쳐대접하듯이
물을건네주셨다
그때는몰랐는데
어머님의정성으로보이지않는손길이
복이되어오늘을살아간다
어머님,감사합니다
늦게인사를올립니다
동행
바람인가했더니
세월이오는소리였네
앞서갈수도없고
뒤에남을수도없는
시작도없이
끝도없이
생의처음부터마지막까지
있는듯없는듯
세월은가만히있는데
어느새
무서리내린계절의끝에와있네
세월의소리
새소리,매미소리
귀뚜라미소리인가
바람소리인가
귓바퀴안에서봄,여름,가을
겨울소리가다들리네
세월의소리로생각하니
휘파람소리가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