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소리, 바람의 소리 - 현대시 시인선 230

세월의 소리, 바람의 소리 - 현대시 시인선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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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장택현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세월의 소리, 바람의 소리〉는, 첫 시집 〈모두 무사했으면 좋겠다〉(2019) 이후 쓰여진 이러한 서정시들을 집성(集成)한 미학적 결실로 다가온다. 시인은 삶의 외따로움과 쓸쓸함에 맞닥뜨릴 때마다 서정시의 역설적 가치를 신뢰하면서 스스로 지나온 시공간을 재현하고 순간적으로 그것을 복원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존재론적 제의(祭儀)를 충일하게 치러간다. 지나온 삶에 대한 상관물로 사물을 적극적으로 택하면서 그것을 불가피한 시간의 흐름과 만나게끔 해준다. 장택현 시인은 이처럼 자신의 오랜 존재론을 상상적으로 탐색하면서 그 저류(底流)에 참으로 오래고 오랜 그리움의 잔상(殘像)을 느리게 흘러가게 하고 있다.
저자

장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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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시인의말

제1부

사모곡15
세월의소리16
인생17
늦은인사18
벚꽃20
먼기다림21
두며느리22
시골출신23
어머님의말씀24
흑백사진25
가난한부자26
사랑의발자국28

제2부

끝이끝은아니다31
이럴줄몰랐다32
설마33
한끗차이34
자화상35
말의힘36
미역국37
생명의신비38
동화(同化)39
횡설수설40
최선의최선41

제3부

그리고찾아오는눈물45
기도46
그분의생애47
말할것도없지48
소망49
비밀50
그분의손길로51
내마음의풍경화52
참된가치53
그래도희망으로54

제4부

어떤부부57
철없는아들58
남편의마음59
마실60
장난꾸러기61
나도몰라62
눈치63
풋사랑64
말과말사이65
오남매66
세상살이67

제5부

동행71
바람나그네72
삶의그림자73
해거름74
묵상의언덕75
늦가을사랑76
어제와오늘77
왜그럴까78
밤의풍경79
미련80
첫사랑81
그때,그시절82

▨발문|유자효85
▨장택현의시세계|유성호90

출판사 서평

추천사

이근배(시인,대한민국예술원회원)
우리의어머니나라말씀(모국어)은인류가쓰는말가운데가장아름답고가장많은낱말로짜여져있다.까닭은어머니들은모두시인이기때문이다.장택현시인은그어머니의말씀을잘알아듣고아주빼어난솜씨로시를짜내고있다.“어젯밤개구리한쌍이/잠을자면서알을낳고돌아갔나/벚나무에서자꾸만/소리가들린다,개골개골”(「벚꽃」)7행의짧은시인데섬뜩한감성과언어의조탁(彫琢)이한단계를넘어서고있다.벚꽃의눈부신만개를개구리울음소리로듣는귀를가졌으니어머니의말씀에서우주만물의소리까지다적어낼시의앞날은얼마나더밝게트일것인가.

책속에서

늦은인사

살기어려운시절추운겨울에
밥얻어먹으러다니는거지가많았다

어머니께서부엌으로불러
아궁이불을앞으로당겨놓고
밥상을차려주시곤했다

빈속으로다니면더춥고
자녀들에게밥도더갖다줄수
있다고하셨다

길손이물한그릇얻어먹자고하면
쟁반에받쳐대접하듯이
물을건네주셨다

그때는몰랐는데
어머님의정성으로보이지않는손길이
복이되어오늘을살아간다

어머님,감사합니다
늦게인사를올립니다

동행

바람인가했더니
세월이오는소리였네

앞서갈수도없고
뒤에남을수도없는

시작도없이
끝도없이

생의처음부터마지막까지
있는듯없는듯

세월은가만히있는데

어느새
무서리내린계절의끝에와있네

세월의소리

새소리,매미소리
귀뚜라미소리인가
바람소리인가

귓바퀴안에서봄,여름,가을
겨울소리가다들리네

세월의소리로생각하니
휘파람소리가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