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황강록 시인은 ‘언어’들을 기다리면서 멈추지 않고 걸어간다. 씌여지지 않은 것을 읽혀지게 하기 위해. 벤야민적 써나감의 인간이기 위해. 입 없는 자들의 말해질 수 없는 고통과 슬픔 속에 깊숙이 침잠하고 그 어떤 기쁨과 희망도 구현하지 않으려는 ‘무능함’과 더불어. 이 무의미하고 무가치한 세계 속에서 오직 그것만이 그에게 ‘시적인 것’이라 이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작품의 타고 남은 잿더미를 뒤적이는 주석가가 아닌 타오르는 불꽃의 비밀을 생생히 바라보는 ‘앙겔루스 노부스’이고, 이 세계의 무의미함과 무가치함이란 파편들을 끊임없이 제련하여 ‘불꽃 같은 침묵의 언어’를 형성해 내는 연금술사적 시인이다.
조울 (황강록 시집)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