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이강에게‘기형도’는작품으로자리하지않고기억의서사적결실을담은움직이는텍스트로자리한다.고교시절의‘기형도’를통해,염해부락이야기를통해,그는옛것이새로움을담지하고있으며아버지의언어들이옛것의이니셜로존재한다는탁월한해석을보여주고있다.그럼으로써원시적인것에서길어올려지는‘새로움’을포착하고기록해간다.-염선옥
책속에서
기형도1
중앙고문예반에서그를만났다
곱슬머리숯검댕이눈썹
눈빛에는깊은우물속한줄기빛이일렁인다
그는시와술래잡기중이었을까
문예반에나왔다안나왔다
시를써야할지말아야할지
시무룩하게앉았다벌떡일어나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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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23
밤10시도서관문닫는시간
주섬주섬가방을싼아이들이
우당탕교문으로돌진한다
고봉밥도마다치않을허기를붙든채
책가방을옆구리에꽉끼고
터벅터벅내려오는계동골목길
“도서관은왜10시면문닫지”
형도가또투덜거...더보기
염해부락이야기1
야야,니는내도록방구석에똥구녁을처박고뭐하노
와?시쓴다
머를써,시이?그거가꼬밥묵나
몬묵는다카더라
그라모잘씨기는하나
“......”
누우야
와?
누우는시집마이읽어봤나
“......”
그런께설맹이안대여설맹이
시쓰는기,오데물묵고오짐싸는일인지아나
억수로애롭은기가?
애롭제,말하자모지가갱험해본기나,머리통을굴리갖고
요래조래생각을마차서알매이만쓰는기라
너거선생님은머라쿠더노
내가발포만하모허구한날보루다보루
미라놓는기지,시언찬타이말이다
그라모동네우사시럽구로와쎄가빠지게그걸하노
누우야,그란데시가애롭기는해도
생각끄트머리에퍼뜩문장하나가오마
각중에고마콧등이시큰해지고,가심에하르르꽃물이들어삐여
우짜다,파란바다에붉게익어삔파도의입술도보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