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 (원구식 시집)

오리진 (원구식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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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여기 한 시인이 있다. 그리고 그 곁에 슬퍼하는 한 독자가 있다. 아마도 시인과 그 독자, 이 둘의 관계는 오랫동안 꼭 돈키호테와 산초의 관계와 같아서일까. 돈키호테의 죽음 앞에 산초가 울부짖듯, 시인의 죽음 앞에 독자 또한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인가. 그렇다. 여기엔 시인의 죽음, 시인이 아니라 시인의 죽음이 있다.
“아직도 절대 시와 절대 책을 추구”하는 시인,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럼에도 거듭 이를 추구하는 시인. 시인은 이전 시집까지 40년 가까운 시간의 “습작기”를 마치고 “새로운 세계로 갈 것”을 선언했다. ‘시인-돈키호테’는 “세상을 바꿀 단 한 편의 시와 만물의 이론이 적혀 있는 단 한 권의 책을” 위해 “파동으로 가득”찬 세계로 모험을 떠났다.(「비」, 문학과지성사, 2015)
그런데 이번 시집 「오리진」 안에는 뜻밖에도 “현실에서 저 너머로 떠난 것이 아니라, 저 너머에서 현실로 돌아온”(133쪽) 시인의 노래로 가득하다. ‘시인-돈키호테’의 모험은 그 중간과정이 생략된 채 곧바로 결말에 치달은 셈으로, 그간 ‘시인-세르반테스’에게 무슨 사정이 있었던 것이길래 ‘시인-돈키호테’는 ‘상상’과 ‘환상’으로 채워진 모험이 아니라, 죽음으로 가득한 기원의 세계를 노래하는가. 혹 여기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시인-세르반테스’의 복잡하고 씁쓸한 어떤 고뇌가 담겨 있는 것 아닐까.
그렇다. 여기 이곳엔 시인의 고뇌가 만들어낸 죽음의 세계가 있다. 그리고 독자는 이 죽음의 세계를 통과해 시인의 저 고뇌에까지 닿아야 한다. 만약 돈키호테가 모험을 다시 떠난다면 우리의 슬픔은 잦아들까. 키호티즘(Quixotism)의 좌절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우리를 진정 슬프게 만든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아직 알지 못한다. 우리는 ‘시인-세르반테스’의 고뇌에, ‘시인-돈키호테’의 비극에 가 닿아야 한다.
저자

원구식

경기연천에서태어나중앙대문예창작학과와숭실대대학원국문과를졸업했다.1979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어시단에나왔으며,시집으로「먼지와의싸움은끝이없다」「마돈나를위하여」「비」가있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
바깥들

식사시간13
바깥들16
청춘의연금술18
놀란귀20
눈꺼풀22
푸른당나귀26
닭똥의평화28
방한칸31
밥32
궤변35
익사의꿈38
한우천국40
부활_바흐의시간43
불멸46

제2부
물의생각

불광천51
물의생각54

제3부
칼의기원

나무의발61
시간의얼굴62
칼의기원64
모멸을위하여66
돼지아파트69
월세천72
술독74
기하학적애인76
문방구소녀78
불가능한사랑이나를시인으로만들었다81
북위38도82
한탄강87

제4부
신동국정운

시감도201393
마침표화두96
꺾쇠에대하여100
신동국정운102

제5부
침대의기원

열병합발전소와시간의기원111
침대의기원116

▨에세이|시의기원120
▨원구식의시세계|양순모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