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명 고경숙. 경남 통영에서 출생했다. 2002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수필 부문, 2011년 「한라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었다. 제4회 천강문학상 수필 부문 대상 및 제41회 현대수필문학상을 수상했다. 수필집으로 「감성어 낚시」(2022년 아르코 문학나눔 선정)가 있다.
무인도 42 마네킹 43 클립 44 매병은 매병을 모르고 46 무거운 책 47 드라이플라워 48 그만 핏빛 노을을 멈춰 줄 수 없겠니 50 꿈에도 모서리가 52 시녀 54 그늘 공양 56 물금 58 대자보 날다 60 혹등고래 62 8월의 이카로스 64 마인드맵 66
제3부
필경 68 페트병 속에 들어 있는 저녁 70 동피랑을 손에 쥐고 72 역광 74 모나리자, 모나리자 76 천장호 78 도착하지 않는 바퀴처럼 80 감포 82 개양귀비 네트워크 84 잘라먹는 오후 86 허풍선이 88 기억의 지속 90 7부두 92 관음 94 하늘 밑 사리가 익을 때까지 96
제4부
담쟁이 100 종이컵 101 스키드 마크 102 25시 104 추파 106 나팔꽃은 알고 있다 108 개성 삼계탕 110 공을 피해 달아나다 112 낙관 114 푸른 뱀 116 홀리다 118 시클라멘 120 눈물酒 121 자정을 스크랩하다 122 펜혹 123
고경서 시인의 첫 시집 「볼록 거울이 있는 방」은 “부재의 숲에 집을 지었다/ 눈썹지붕도 주춧돌도 세우지 못한/ 종이 집을”이라고 전하는 ‘시인의 말’에서부터 인상적인 감응을 일으킨다. 그 어떤 욕망도 성취할 수 없는 취약한 기반으로서의 “부재의 숲”, 그곳에 짓는 집은 무엇으로도 보호받지 못할 듯하다. 그리하여 그 어떤 “주춧돌”조차 세울 수 없어 외부의 작은 위력에도 무너질 “종이 집” 안의 존재는 언제든 위태로움에 노출될 위험이 농후하다. 이러한 상황은 자아와 세계 간의 접촉면을 제거하여 존재를 예외적 존재로, 즉 타자로 내몬다. 제아무리 이를 부정하고 결여와 결핍을 존재의 바탕으로 삼아 디오게네스처럼 금욕과 자족을 통해 주어진 것을 향유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몸 기댈 지팡이도 눈물도 없이 비탈에 널브러진 음계들”과 “악보에 없는 미로를 빠져나온 고단한 생”을 은폐할 뿐이라 황폐한 실재를 시니컬함으로 전복하고 유희하기가 어렵다. 존재의 결여라는 공백과 비루하고 부조리한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은 요원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위축된 채로 삶을 방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고경서 시인의 시집에서 우리가 어떤 참혹과 마주하는 한편에서 일련의 비판적 태도를 읽을 수 있는 것은 생의 간절을 시로 전유한 고경서 시인의 예술가적 수행이 고양된 주이상스의 미학으로 펼쳐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 일환으로 고경서 시인은 존재가 지닌 생의 간절을 통해 욕망 충족의 불가능성을 발화하는 한편 불가능성 자체를 욕망하는, 욕망을 욕망하는 강한 욕동(drive)의 발현태로서의 시적 수행을 모색해 나간다.
볼록 거울이 있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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