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미궁 - 현대시 기획선 123

시간의 미궁 - 현대시 기획선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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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수중

저자:박수중
황해도연안출생.서울대법학과를졸업했으며(대학낙산문학회장),2010년「미네르바」로등단했다.시집으로「꿈을자르다」「볼레로」「크레바스」「박제」「클라우드방식으로」「규격론」「물고기귀로듣다」「시간의미궁」이있다.미네르바문학상,한국문학인상을수상했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

낯섦에관하여10
어느수화(手話)12
처음부터없는소리14
우두커니16
적막(寂寞)의모습18
그대의저쪽220
봄밤,낯선꽃들이찾아오다22
포스트잇(post-it)관계23
이름버리기24
구름속으로26
인디언서머28

제2부

통조림32
보이스피싱234
데케이드(10年)decade36
별에서오는신호38
허공이주소인가40
빈시선41
그리운속명俗名42
클라우드44
엇갈리다樂園46
쿨(Cool)248
내려놓기250

제3부

치인(痴人)52
어느신호등54
이진법관계55
비밀새로만드나56
구름속의너58
푸른점(palebluedot)60
어느낙화(落花)62
폭설의미학64
치매연습66
황반변성(黃斑變成)68
제니의초상270
윤슬71

제4부

시간이휘어지더라도74
키오스크(kiosk)데이트76
환상의소리78
침묵에관한담론(談論)80
시간의미궁(迷宮)82
단락(段落)짓다84
거꾸로세상을보다86
머피의법칙88
다시아와지시마(淡路島)에서90
어느폐가(廢家)92
결빙주의(結氷注意)94

제5부

콜포비아(callphobia)96
홀로울부짖다98
초콜릿단상(斷想)99
장마,눈멀다100
초원의끝101
‘홀딱벗고’‘홀딱벗고’102
‘사만다’를찾아서104
비오는날이면젖은편지를106
순환선2107
가츠우다케(嘉津宇岳)에서108
시간의바깥으로110
미궁의그늘112

박수중의시세계|서안나115

출판사 서평

시인의말

先인생後문학이라는후문학도의길을걸어오며
제2의삶을급히쫓아오느라창작이넋두리에그친
아쉬움이있지만남은노을의아름다움도계속그리고싶다
다만앞으로시의세계는생성형AI의진전으로
독특한체험이나기발한상상,초월적감성만
살아남을것으로보여어찌대처하여야할지
그저막막할따름이다

을사년3월
土坪寓居에서有餘

책속에서

<낯섦에관하여>

망각은사라지는것이아니고
들어오는것
물처럼스며들어와
목소리와얼굴을,이름을지운다
잊지않으려고물안개기억에매달리지만
어느이름은끝내찾지못한이야기일뿐
까맣게잊었다가도문득
멍멍한무념속에서떠올랐다
낯설게사라진다

어느새여기까지왔지?
돌아보아도지나온길보이지않는다
모든시선이비어있다
길거리걷는인파의띠에도
누구의생각속에도나는없다
나를확인할스모킹건*은
어디에도발견되지않는다
저무는계절불타는낙엽의시간이
청명한가을햇빛속우두커니선나무가
너무나도낯설다

<비오는날이면젖은편지를>

비가오면
횡격막에서동전소리가났다
마당에는우편배달부의자전거가
비를맞고있었지
낡은가죽가방에서꺼내는편지,
손으로쓴그봉투의내이름은
빗방울에젖어번져있었다

설레던순간도
흘러간화양연화(花樣年華)의시간
멀리둑길넘어기차는
기적소리를길게뽑고있었지

이제내여생의주소는허공
비가오는날이면나는우두커니기다린다
다시오지않을너의젖은편지를.

<침묵에관한담론(談論)>

1
아무말없이가장크게말한다

침묵할지깨달으면침묵이기회로반전한다

말하기보다경청의침묵이더절실하다

말배우기에는3~4년말멈추기에는70년이걸린다

침묵할기회를놓쳐서많은것을잃는다*

2
강한부정이기도약한긍정이기도하다

말없이전하는진심이느껴지게만든다

회복과치유를향한무언의헌사이다

3
고요한물은깊이흐르고깊은물은소리가나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