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첫 시집 「빛과 소리를 넘어서」(문학아카데미, 1992)에서부터 예순세 번째 시집과 이번에 출간하는 열네 번째 시선집 「파도 소리」에 이르기까지 이원로 시인이 한결같이 예의주시하며 예민하게 형상화하려는 것은 ‘빛’과 ‘소리’의 세계이다. 해와 달은 빛으로 자신의 존재를 밝히고 새는 “숲을 흔들며 울려 퍼지는/ 무수한 부리와 날갯소리”(「철새 행렬」)로 존재성을 드러내듯,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피조물은 자신의 존재를 ‘빛’과 ‘소리’로 표현한다. 시인에게 보내는 무수한 존재자들의 ‘빛’과 ‘소리’는 그들이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증거이자 신호이다.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방식은 ‘언어’이므로 시인은 하나하나 자신을 드러내는 존재들의 빛과 소리를 포착하고 그들을 기록해 간다. 이원로의 시는 그런 점에서 존재자들의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진단서’이며 ‘진료기록부’다. 시인은 존재자들의 빛과 소리를 더 잘 듣기 위해 한 손에 ‘청진기와 망원경’을 다른 한 손에 ‘펜’을 든다. 그리고 가슴을 열어 모든 빛과 소리를 ‘대면’한다. 이때 존재는 빛 안에서 존재자로 해석되기에 이 빛이 없으면 존재자도 결코 존재성을 드러낼 수가 없다. 소리란 청각적 경험을 넘어 존재의 차원에서 들려오는 ‘부름’에 응답하는 일(하이데거)이기 때문이다. 이원로 시인은 존재의 부름에 응답하고 그 과정을 기록함으로써 자신의 실존적 존재의 의미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파도 소리(The Sound of Waves) (이원로 14번째 시선집)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