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김뱅상의 시 앞에서 어떤 독자들은 자신의 기대가 배반당하는 느낌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의 시는 시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도 그 특유의 추상적인 묘사로 인해 상당한 이질감을 선사하며, 그 목적 또한 모종의 이유로 추상화되어 좀처럼 표면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김뱅상의 시가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에도 그 목적은 치유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삶의 의미에 대해 부분적인 진술을 수행하더라도 그것은 보편적인 성찰의 자세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종종 그의 화자는 자기의 내면을 온전히 언어화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 답답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 모습은 서정적 풍경을 통해서가 아니라 존재론적 침묵에 가까운 모습으로 그려진다.
자못 서늘하게 느껴질 수 있는 그의 시적 화자의 태도와 더불어, 무수히 출몰하는 도형과 선들, 그로 인해 새롭게 구획화되는 시적 풍경들과 그 속에서 출현하는 단색들. 여타의 서정시와 궤를 달리하는 그의 작법 속에서, 우리는 그가 주목하는 ‘시’의 역량이 전통적인 의미와는 다른 지점을 노리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자못 서늘하게 느껴질 수 있는 그의 시적 화자의 태도와 더불어, 무수히 출몰하는 도형과 선들, 그로 인해 새롭게 구획화되는 시적 풍경들과 그 속에서 출현하는 단색들. 여타의 서정시와 궤를 달리하는 그의 작법 속에서, 우리는 그가 주목하는 ‘시’의 역량이 전통적인 의미와는 다른 지점을 노리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냉장고에서 비키니를 꺼냈다 (김뱅상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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