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의 상담소 (천융희 시집)

평일의 상담소 (천융희 시집)

$13.00
저자

천융희

경남 진주 출생. 2011년 「시사사」로 등단. 시집 「스윙바이」, 디카시집 「파노라마」 디카시해설집 「디카시 아카이브」가 있다. 유등작품상과 이병주국제문학 경남문인상을 수상했다. 현재 「시와경계」 및 「디카시」 부주간. 문덕수문학관 객원연구원. 경남정보대학교 디지털문예창작학과에 출강하고 있다.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침묵은 또다시 당신을 소환하는 내 마지막 보루

베이스Bass 10
독심술 12
평일의 상담소 14
여기서 말한 건 여기서 16
유기당하는 방들 18
뇌피셜 - 엔진의 잔열에 대한 보고서 20
함구증 - 팬데믹 22
횡단보도 24
딥슬립 26
쇼그렌 증후군 28
빈집의 수식어 30
회전문 32
아파트·아파트 34
인턴 35

제2부
경로를 이탈한 한 줄기 슬픔이 번개처럼 다녀갔다

독주 38
불화설 40
피의 유전자 42
원룸 44
낙인 - 함안 ‘무진정’에 부는 바람 45
폭우 46
미리 슬픔을 익히려고 48
목숨의 序 50
당신은 정면으로 웃습니다 52
미치고 싶은데 끝내 미쳐지지 않는 55
생일 56
제한구역 58
후략 59
질주의 가계도 60

제3부
바람의 지느러미를 타고 아무도 깨지 않은 새벽을 택하겠다

시청자 62
방파제 64
달 세뇨 66
사소한 희비극 68
띠밭늘 69
생존자 70
지금의 기분을 묻는 건 72
하품 74
안개의 파열음 76
단속카메라 78
농담처럼 80
스윙 댄스 82
먼 먼 84
숨 86

제4부
세상은 친숙하나 저항할 수 없는 고독이란 게
우리를 슬프게 할 뿐이오

에지 워크Edge Walk 88
저녁의 매듭 90
택배 총서 92
사각지대 93
공동체 94
백색왜성 96
바쁘시죠, 바쁘실 텐데 98
수상한 가족사 100
방관자들 102
나비의 활공법 104
선팅 106
기상 캐스터 108
생물 110
논개 바위에 대한 소묘 111

▨ 천융희의 시세계 | 오민석 114

출판사 서평

천융희는 과장된 시적 제스처를 사용하지 않는다. 천융희에게 ‘시적인 것(the poetic)’은 시적이지 않은 일상에서 발견된다. 천융희의 시들은 특별한 ‘빨간날’이 아니라 평일의 어딘가에 있다. 천융희에게 ‘특별한 것’은 아무것도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는 곳에서 발견된다. 천융희는 시적 정열을 자랑하지 않고, 괴팍함으로 위악을 부리지 않으며, 존재와 세계를 흥분한 목소리로 호명하지 않는다. 천융희에게 시인은 구름 위의 왕자가 아니다. 그녀에게 시인은 평일의 평범성 속에서 발견된다. 친융희에게 시인은 골목에, 교회에, 시장에, 거리에, 디지털 온라인에, 일상의 그 모든 공간에 흔해 빠진 얼굴로 존재한다. 그녀에게 시인은 수염을 기른 도사도 아니고, 개량 한복을 입은 꽁지머리도 아니며, 은둔하는 수도사도 아니다. 천융희는 가장 흔한 일상을 건드려 그 안에 숨겨진 비애를 끄집어낸다.
또한 시인은 자신의 내부와 세계에서 고립, 단절, 침묵의 무수한 섬들을 만난다. 천융희 시인은 타고난 사랑주의자여서 이런 분리와 고립의 상태를 용납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천융희는 왜 분리와 단절의 상태를 이렇게 견디지 못할까. 이 시집의 표제작인 「평일의 상담소」엔 다음과 같은 비밀(?)의 문장이 나온다. “애초 신의 바깥은 없다”. 사실 ‘저항할 수 없는 고독’의 섬들에도 서로의 바깥만 있을 뿐, 이들의 모든 바깥은 ‘신의 내부’이다. 신의 질서 안에서 모든 섬은 친족들이다. 신은 자신의 피조물들이 서로 침묵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신은 사랑이다’라는 말도 천융희 시인은 이렇게 넌지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