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코메다 - 현대시 시인선 239

밀코메다 - 현대시 시인선 239

$13.00
저자

신규범

저자;신규범
경남거창출생.2015년『문학도시』에서수필로,2021년『부산시조』에서시조로등단했다.수필집『박물관을읽다』와시조집『늪의소리』를냈다.2016년금샘문학상수필부문을수상했다.2008년부산시지방서기관으로명예퇴직하고녹조근정훈장을수여했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

피살이10
삽수12
mold14
적산온도16
도량형18
밀코메다20
휘도輝度22
모탕24
개밥바라기26
weaverbird28
네온사인30
오래된건반32
목함지뢰34
달팽이36
기저선38
내몸이잔이라면40

제2부

단청44
모루46
핑퐁핑퐁48
역접50
닭싸움52
그림책,날아오르기를54
쌍둥이별56
가자미를다듬는손58
포토존60
영역領域62
새싹보리64
영여66
잉크68
훠이훠이70
거꾸로선마운트쿡72

제3부

침묵하는의자74
남십자성76
새끼줄기차78
민물80
시드볼트82
돌84
육성회비86
새벽새보기88
일광욕90
짐자전거92
자크르한홈질94
북96
양은도시락98
뜀틀100

제4부

목물102
도레미국104
결명자106
미늘108
머구리110
풀무질몰아치는밤112
탁성114
반죽116
제주를그리다118
사이렌이울리면120
피막122
꼭두가나다124
벗어들고126

신규범의시세계|정훈127

출판사 서평

추천사

시인이그리는존재는언제든지따뜻하게손을내밀며몸과마음을덥히는그무엇으로늘놓여있다.그의시는일종의존재론이면서삶의철학이기도하다.존재론과철학을메우는언어는시적형상화에힘입어더욱견고해지고응축된다.단단한돌멩이같은언어는오랜시간가슴과마음으로덥힌시인의눈동자가보듬었던우리삶을향한연가요휘파람소리였음을신규범의이번시집을통해확인하게된다.
-정훈(문학평론가)

시인의말

낡고오래된
저기척들
다시건져올려
당신과

미래를살것이다.

2026년
신규범

책속에서

우연히
바라보았다

뜨거웠던여름쇠별꽃이지고
파리한얼굴내밀던
새벽달
그날

고샅길어둠이쏟아지는어간
비어있는집

헛걸음인줄알면서가끔들러
휜처마끝을어울러본다

별무리
우주의홍채
숨겨둔시간의잔인함

다시태어날어디쯤
수명을다한과거
바꿀수없는신성

까닭모를

사라져야너를볼수있는
상사화같은

먼자리
그속에
돌아선꽃잎으로떨어진다

기다리다지친나는
비로소없음이있음을찾는
술래가된다
---「[대표시],밀코메다」중에서

세벌논을매고간
아버지의땀방울이풀잎에내린논두렁
선잠을깬아이가발등을적시며

돌대신
대막대기끝에논흙을찍어
흔들리는벼이삭위로
훠이훠이던지면
새떼가날아오른다

아이는안다
허수아비도어쩌지못한다는것을

위가뚫린밀짚모자
가을볕소나기로쏟아지고
두팔삐딱하게벌려서있는어깨위로
바람이옷소매를흔들어도

손끝에쥐고있는워낭
모른척날지않는새가있다는것을

아이는마을로돌아가고
흰죽처럼톡톡한즙을빨고간벼이삭
흰머리를들고일어선다

깊이를잴수없는등비저울
첨벙첨벙걸어간새벽
쓰르라미울음그치면
고개숙인벼이삭에는
새들이앉지않는다

다시다른내일
나는무엇으로사는가
머구리
---「[대표시],새벽새보기」중에서

물속에는지름길이없다

기다란산소줄은당신에게맡기고
망설임없이
다이빙헬멧을쓰고열길물속에뛰어든다

죽지않은육신이검은관속에서서
뚜껑에나무못질하는
망치소리를듣는다

중력과부력사이를더듬는소리커지고
숨을내뱉는공기방울소실점을알린다

무거운머리거꾸로세워
문어를잡고
전복을찾아눈알을굴리는바닥
하늘이고천국이다

불현듯생각나는뱃머리
희미한너를찾아
잠수병을떨치고
늦은걸음으로심박수를줄인다

죽었던사람이돌아오듯

눈물을흘리지않는물고기를
뒤쫓는넓은수경
열어도닫혀있는물길
사소한일들은속내를보이지않는다

물밖이지옥같은바다

다시천국에뛰어든다
---「[대표시],머구리」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