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권늘 시집이 그리고 있는 세계와 자아의 흔들림, 혹은 생명과 타자의 발견으로 말미암은 실존의 새로운 양태에 관한 자각은 허약한 내면과 불안 심리에 곧잘 자신을 내맡기곤 하는 현대인에게 던지는 의미가 가볍지만은 않아 보인다. 시집에 실린 생태와 환경에 관한 시편들에 나타난 메시지도 이런 맥락에서 읽을 수 있다. 그런데 시인의 마음이 기울어지는 지점은 아무래도 실존이 떠맡을 수밖에 없는 근원적인 고독과 여기에서 발현하는 소통 부재 및 불안한 미래의 전망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요소들을 전체적으로 포괄하는 범주로써 시간이 남기는 퇴색의 이미지와 형상이다. 시인의 눈에 보이는 이러한 총체적인 경색(梗塞)의 풍경 속에서 점점 스러지거나 멀어지는 ‘유토피아’로서 이상향은 시인의 마음 깊숙이 새근새근 잠들어 있음을 확인한다. 이번 시집은 그러한 아포리아의 발걸음에 묻은 언어의 입술, 부르지 못하는 노래임을 알면서도 끝내 부를 수밖에 없는 허방 속의 간절한 속삭임으로 가득 차 있다.
시간이 노는 호숫가 (권늘 시집)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