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숲에서 능놀다가- 현대시 기획선 156

자작나무 숲에서 능놀다가- 현대시 기획선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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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영선

저자:정영선
경남하동출생.2008년시집『섬진강연가』를펴내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두번째시집『만월의여자』가2017년상반기세종우수도서에선정되었다.세번째시집『바람이마두금을통과할때』가2023년아르코문학나눔에선정되었으며,경남문학우수작품집상을수상했다.2024년한국해양재단해양문학상을,2025년창원문학상과창원예총공로상을수상했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뻐꾸기의방정식

4월해부론10
귀를잃은물미역12
자작나무숲에서능놀다가14
뻐꾸기의방정식16
로댕의생각하는사람에게18
등뒤의온도20
오류의덫22
포식자24
허기의문장26
백두산사스래나무28
공녀의눈물꽃30
기억의연금술32
병풍도가는길34
푸른계보의아카이브36
수포군단38

제2부바람이앓고간밤

갓꽃의계보40
칡넝쿨41
기다림은삶의직조42
자존의볏44
바람이앓고간밤46
착각이자라는왼쪽48
이방의거리50
하루의온도52
흰나비의변주54
기차놀이가있는풍경56
다정한집착58
밀랍의꽃59
휘파람새60
詩에예를다하다61
하얀공회전62

제3부골목길에쉼표,하나

반동의착시64
하얀거짓말65
고마리66
헛꽃68
코바늘로뜨는여름69
골목길에쉼표,하나70
도다리의궁리72
하늘로압송되는만삭74
꼭지의서사76
감나무두레상78
궤도80
빈캔81
섬82
쑥부쟁이83

제4부비념의손

망초꽃엄마86
그네만타시던어머니87
콩나물김치국밥88
비념의손90
선회의궤적92
망각의궤도,유니버설94
무섬증을굽는저녁96
클릭의잔상98
음소거된질주100
나목에게족보를묻다101
뼛속을읽는바람102
너는잠언이다104
꽃차105

정영선의시세계|송기한107

출판사 서평

추천사

정영선시인의시는여과지로부터걸러져나온맑고투명한언어로구성되어있다.그렇기에시인이구사하는모든언어들은거추장스러운시적의장에기대지않고본질그자체를드러내는언어로구상화된다.그매끄러운길을따라만들어진언어들은타자와의거리를두지않는다.시인은이러한언어의여행속에서타자와세계사이에놓인차가운빙벽을녹여낸다.그말들은따스한사랑의정서를품고있으며,나아가서로를감싸안는공존의세계를향한다.
-송기한(문학평론가,대전대교수)

시인의말

곁을주지않아도
묵묵히너를기록하고있다

좁혀지지않는간극은
사유가되고

지난한기다림은비로소,시가된다
2026년

책속에서

<자작나무숲에서능놀다가>

겨울이제본색드러내면
외로움흐늑대는자작나무숲으로갈래
하얀몸이한파를먹어더욱파리한

사람들발길뜸한자작나무아래서한나절치댈래

시도때도없이늦가을뒷담화서술하는
바람의혀가성가셔도
묵언의빈가지로허공을쓸어대는그숲길걸을래

한갓진숲의출구거슬러
느슨해진일상된추위에대입시켜
부연입김에자아를반추해볼래

걷다가시들면
자작자작나무의뱃살트는소리채집하면서
만삭이아니어도절로트는뱃살의사유궁리에붙일래

직립의둥치에등기대고
긴겨울목덜미쪼아대는산새들방언해독해볼래

무리로서있어도허기진가슴은각자의몫

겨울숲에한나절능놀다가
말라붙은마음주머니불룩하게채워서올래

<하얀공회전>

검정은하양보다더무거울까

흰바탕에도드라진글자처럼
검은색은흰색을숙주로삼을때더빛을발하지

잘못색칠한그림에검정을덧칠하면감쪽같이덮이듯
잘못뱉은말도하얀핑계를대면깨끗이표백될까

까맣게탄냄비를쇠수세미로박박문질러닦듯
새까맣게탄속마음도문지르면원래대로될까

숯검정인줄알면서품는자의사랑의깊이를측정할수있을까

한번검어진이미지는지구몇바퀴를돌아야원위치될까
차라리십자가비밀번호푸는게빠를지몰라

생은하얗게공회전하다가끝내멈춰서는것
그후엔무엇이남을까

<감나무두레상>

풋아침,새들의수다가감나무에엎질러졌다
밤새주린직박구리떼바쁜입질에
하루배가부르겠다

헛기침마저눌러놓고
가지마다낭자한새들의언어에눈과귀돋우면
고개서로까딱이며
많이드시라,
건네는인사마저다디단아침두레상

새들이먹고쉬었다가라고따지않은감인데
계절의골더깊어지면
언맨발에빈밥그릇뿐일터

신은공중나는새들도들의백합화도
애쓰지않아도다먹이고입히신다*하였거늘
나는왜,
저들의겨우살이걱정에이아침을친친
동여매고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