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에도 온도가 있다 (오지현 시집)

빈틈에도 온도가 있다 (오지현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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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오지현의 「빈틈에도 온도가 있다」는 자연을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에서 출발해 인간과 생명의 관계를 새롭게 들여다본다. 시인은 나무와 물, 분꽃과 갯벌처럼 우리 곁에 있는 작은 존재들에 오래 눈을 맞추며, 그들의 생장과 소멸 속에서 삶의 원리를 발견한다. 자연은 인간의 필요를 위해 존재하는 대상이 아니라 저마다 고유한 생명과 가치를 지닌 존재이며, 인간 역시 거대한 생명의 그물망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임을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일깨운다.
특히 이 시집에서 ‘빈틈’은 결핍이나 공백에 머물지 않는다. 시인은 그 빈틈에서 오히려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순간을 포착한다. 감나무의 가지를 솎아내며 자신의 삶에서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버려진 화분에서 피어난 분꽃을 바라보며 견딤과 생명의 힘을 발견한다. 물의 흐름에서는 인간과 자연을 끊임없이 연결하는 관계의 문장을 읽고, 와온의 갯벌에서는 자연과 노동이 하나가 되는 생명의 풍경을 만난다. 이처럼 오지현의 시는 자연을 관찰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자연의 몸짓을 통해 인간의 내면과 삶을 성찰한다. 작은 것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인의 눈은 우리가 무심히 지나쳤던 세계의 온기를 다시 발견하게 한다. 「빈틈에도 온도가 있다」는 자연과 인간, 소멸과 생성, 결핍과 충만 사이의 빈틈에서 생명의 의미를 길어 올리는 시집이다.
저자

오지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생. 2017년 「열린시학」으로 등단했다.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원이며, 꿈과현실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빈틈에도 온도가 있다 10
물의 문장 12
물, 그 경건에 들다 14
마른 꽃 16
파도, 소리를 수선하다 18
휴화산 20
요가 22
기억의 오차 범위 24
어둠의 의성어 26
사과씨를 모으세요 28
감나무 가지를 자르며 30
옷장을 열며 32
노란 기억 속의 너 34
뛰어들다 36

제2부

삼각형 증후군 40
달빛을 걷다 42
그녀의 거울은 블랙홀이다 44
입말을 읽는 밤 46
종이 전화기 48
허니 허니 50
H 콜라주 52
십오 분 간의 홀릭 54
슈톨렌 56
아날로그 찾기 58
그늘이 그늘을 가린다 60
풍경을 읽다 62
어느 해고 노동자의 하루 64
춤의 노래 66
그림자가 있는 방 68

제3부

능소화를 읽다 72
와온에 들다 74
남원 폐역 76
청산도에서 78
송강정에서 80
삼지내 마을 82
노을집 84
바람을 보다 86
멍게 88
세방낙조 90
다산초당 92
바람 불어 좋은 날 94
선암사 홍매 96
송담헌松潭軒 97
찔레꽃 98

제4부

수놓다 100
땅따먹기 102
아홉 살 일기 104
청시靑柹 106
흉터, 또 다른 지문 108
망부가亡父歌 110
구절초, 꽃으로 마음을 짓다 112
맴산골 보리밥집에서 114
불멍 116
어머니의 시간을 보다 118
겨울 묵화 120
자장가 유전 122
가시 123
빈집 124

▨ 오지현의 시세계 | 이재훈 126

출판사 서평

[ 시인의 말 ]

시의 수목원에서

계절 따라 오고가는 씨앗과 꽃, 열매들의 숨결을
한 권의 시집에 담아내면서
감탄 뒤에 오는 연민으로 자주 아팠습니다.

가지를 자르지 않고서는
제 모습을 이루기 어려운 나무들을
조석으로 어루만지고 가다듬어 온 그 마음으로
이제 뿌리를 위해 더 단단해져야겠습니다.

오랜 각고의 시간을 노래한 시편이
한 사람에게라도
참다운 위로가 될 수 있다면 나무에게 덜 미안하겠습니다.

2026년
오지현


추천사

오지현의 시는 자연의 빈틈에서 생명의 온도를 발견하는 견자의 시선으로부터 출발한다. 물과 나무, 분꽃과 갯벌의 미세한 움직임을 따라가며 소멸과 생성, 결핍과 회복의 원리를 길어 올린다. 가지치기를 통해 군더더기를 덜어내듯 언어를 다듬고, 자연과 인간을 분리하지 않는 생태적 감각으로 공존의 의미를 새긴다. 빈틈은 결핍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자리이며, 그 온도를 감지 하는 순간 시는 시작된다.
- 이재훈 (시인,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