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근대사상론 (‘전통’의 해석과 창조)

동아시아 근대사상론 (‘전통’의 해석과 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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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동아시아 근대사상론』은 근대 동아시아에서 근대적 사유가 형성되어 가는 전체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동아시아에서 근대사상이 형성되어가는 긴 역정, 즉 동아시아 세계에서 주자학의 모순이 총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17세기 무렵부터 서구의 제국주의적, 계몽주의적 근대가 동아시아를 석권하기 시작한 20세기 초반에 이르는 사상의 전개를 더듬어나간다.

▶ 이 책은 2009년에 출간된 《동아시아 근대사상론》(이학사)의 개정판입니다.
저자

이용주

저자이용주는서울대와프랑스고등연구원에서종교학과중국학을공부했으며,서울대에서주희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성균관대학교동아시아학술원교수를지냈고,일본ICU대학에서강의했으며,『주역』을비롯한중국의고전에관한주석서를준비하는한편,도교도상학에관심을가지고공부하고있다.지은책으로는『주희의문화이데올로기』,『도,상상하는힘』등이있고,옮긴책으로는『20세기신화이론』,『세계종교사상사1』,『사랑의중국문명사』(이상이학사),『중세사상사』(열린책들)등이있다.

목차

책을펴내며

서장_사상사의‘근대’논의:동아시아유학연구방법의반성

제1부주자학극복의길

1장_명말청초의‘실학’과‘서학’:방이지사상의탈주자학적지향
2장_에도유학에서반주자학적사유:오규소라이의‘도’이해와성인론
3장_동아시아유학의지평에서본예인식:청유와다산의‘위인후’해석

제2부사상의근대,근대의모색

4장_근대중국지식인의서양문화수용논리:‘중체서용’문화론의형성
5장_문명론을거쳐탈아론으로:후쿠자와유키치의아시아인식
6장_유교비판과전통계승:『신청년』과량수밍을중심으로
7장_근대중국사상가의종교담론:량수밍의종교론
8장_유학의재해석을통한새로운유가철학의시도:평유란‘신이학’의구상
9장_고사(신화)비판을통한유교전통의해체:꾸지에캉의신화연구
10장_중국현대화의철학적반성:리쩌허우의학문과사상

맺는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우리에게근대란무엇인가

오늘날우리에게근대는넘어서야할과제인동시에이루어야할목표라는양면성을가지고있다.근대적합리주의의긍정적측면을충분히경험하지못한우리는진정한근대에대한미련을버리지못한다.동시에오늘우리가경험하는근대에대한의구심도떨쳐내기힘들다.그렇다고눈을부릅뜨고근대적억압이라는부정적측면을매도하는데에만온힘을쏟는근대비판의구호에도선뜻동의하지못한다.근대를향해탈근대(그것이근대의극복인지,아니면근대의완성인지는아직모른다)로나아가는이마당에,아직소아병적근대주의에사로잡혀있는현실은우리의숨통을죄어들며우리의삶을규정해온근대의의미,그것의강점과약점에대한진지한반성을촉구한다.근대를넘어서탈근대로나아가는도정에서맞닥뜨린세계적위기의진정한원인은무엇인가?우리는이시점에서무엇을고민해야하는가?근대를포기하고다른길로나아가야하는가?세계경제의위기가곧근대의위기이니,얌전하게다시되돌아가야하는가?그러나우리가되돌아가야할고향은어디인가?다른길을선택해야한다면,어느길을가야하는가?이시점에서우리에게주어진선택지는도대체무엇인가?근대를반성하고,그것의가능성과한계를되묻고,새로운선택지를찾아내는일은사실인문학에게부여된과제그자체다.그과제를제대로수행하기위해,유치한근대주의를벗어나,동시에일방적인근대비판도벗어나,이제본격적으로우리의근대가형성되어온과정을검토해야한다.그런검토위에서,우리의미래에대한밑그림을다시그려야한다.

동아시아근대사상론의밑그림을그리다

이책은이러한문제의식을기반으로동아시아에서근대사상이형성되어가는긴역정,즉동아시아세계에서주자학의모순이총체적으로드러나기시작한17세기무렵부터서구의제국주의적,계몽주의적근대가동아시아를석권하기시작한20세기초반에이르는사상의전개를더듬어나간다.근대동아시아를형성하는과정에서중요한족적을남기거나,근대로의방향전환에심각한영향을끼친인물들의사유및그사유가형성되는배경,나아가그런사유의긍정부정의양면을검토함으로써이책은근대동아시아에서근대적사유가형성되어가는전체과정에대한밑그림을그려나가려는것이다.

과거와의단절을통해획득된근대

동아시아의근대는서양문명과의접촉의산물이다.그러나그접촉에서동아시아가아무런적극적인역할을못했다거나,서양문명의일방적영향만으로동아시아의근대가만들어졌다고말할수는없다.서양과의접촉이전부터동아시아의지식인들은그들의세계와그들의삶을지배하던강고한이데올로기였던주자학을벗어나려는노력을경주했다.주자학벗어나기의노력은,주자학으로부터의탈피라기보다는주자학을더욱높은차원에서완성하려는지적탐색,정신적투쟁으로보일수도있다.그것은탈근대를지향하는기도(企圖)가근대의완성을목표로하는것일수도있다고하는역설적사태와닮았다.양명학의경우,분명그런이중적이고양가적인모습이보인다.동아시아적근대를향한거대한정신적프로젝트라고평가되는소위실학의경우에도마찬가지다.실학은탈주자학적인가,아니면주자학의문제점을극복하여주자학적프로젝트를완성하기위한노력인가?이책의저자는‘동아시아의근대’는주자학,양명학,실학의사상적연장선상에서자연스럽게발전한것이아니라는입장을취한다.
서양의영향을받기이전부터주자학을벗어나거나,주자학의극복이자완성인양명학을벗어나려는사상적시도는널리존재하고있었다.주자학의엄격주의와정신적속박에의한영혼의질곡을벗어나려는민중의다양한요구가분출하고있었던것도사실이다.왕조국가내부에서발생하는다양한모순,민중의생활의요청을충족시키지못하는봉건지배의모순에대한다양한방식의저항이분출되고있었고,억압당하는여성을비롯한사회적소수자로부터제기되는복잡다기한저항적행동양상들도사회도처에서터져나온다.주자학에의해극도로강화된유교적예질서를뿌리에서부터부정하는사상가도등장했고,명중엽이후부터탈예교적(脫禮敎的)현상들도봇물터지듯쏟아져나왔다.근대직전동아시아세계에서보편현상으로분출된주자학벗어나기의시도들은새롭게다가올시대에대한준비였다고말할수있다.그러나그시점에서는그새로운시대가어떤것일지는아무도상상하지못했다.그런상황에서동아시아세계에다가온초기의서학은엄청난자극과충격을던지면서지식인과민중모두를사로잡았다.그서학의신선함은문화의새로운방향모색을충동질하는계기가될수도있었다.그러나초기서학은거대한동아시아의문화전통을송두리째뒤흔들기에는역부족이었다.그런여러요인들이작용하여,한마디로중세적봉건질서라고말할수있는주자학적세계에대한저항이동아시아세계를혼란으로몰아간다.그럼에도불구하고그연장선상에서오늘날우리가경험하는‘근대적세계’가자연스럽게나타난것은아니다.우리가경험하는근대적삶의방식,근대적세계관은그이전의것과근본적단절을통해우리에게주어진것이다.
동아시아의근대는그이전의세계와의단절을통해우리에게주어진것이다.그렇다고해서문화적연속성이일거에사라지는것은아니다.역사의단절과연속성은반드시상호배척적인것은아니다.더정확하게말하자면,동아시아적근대의중심요소는과거와의단절을통해획득된것이지만,과거에축적해온사유방식과행동양식에근거하여새롭게창조한것이기도하다.한개인도그렇지만,하나의문화역시단절과연속의상호역학속에서새롭게만들어진다.그경우,단절이더중요한지연속이더중요한지단적으로말할수는없다.이책의저자는근대의형성이라는전환점을바라보며,연속보다는단절을더강조함으로써동아시아문명의유구한전통과문화적연속성을강조하는안이한동양중심주의,혹은동양적향수에서벗어나야한다고주장한다.그렇다고동아시아의근대형성에전통적문화자산,전통적사유의양식이전혀아무런역할을못했다고말한다면,그것은철지난동양적향수병보다더정도가심각한역사적시각의혼돈이고치유할수없는오류일수있다.

근대적삶안에서근대를넘어서기위하여

오늘날미국중심의세계지배에편승하는것이미완의근대를넘어서서진정한근대의완성으로나아가는길이라고믿고있는순진한‘근대화주의’가세상을횡횡하는한편,다른한편에서는그에대한저항으로서의단편적인‘탈근대주의’또한목소리를높이고있다.근대의공과를냉정하게평가하고,우리가나아가야할길을토론하고점검하는대화적이성이뿌리내리지못하는이상,그두주장은충돌하고,답없는메아리를울리며자기목소리를높일수밖에없다.근대는우리의삶을달콤하게만드는유토피아도아니고,또만악(萬惡)의근원일수도없다.비록우리의근대는우리가스스로원해서창조해낸것은아니었을지모르지만,이제는이미어쩔수없는우리의삶이되어버렸다.그러니이제다시차분하게우리에게근대란과연진정으로무엇인지,무엇이어야하는지를생각해야한다.불과얼마전까지우리는막연히근대를지향했고,근대가유토피아의꿈으로작동하던기억이새롭다.근대는신비의오라를띠며,모든역사평가의기준이되었던것이어제의일같다.그러다갑자기근대는무조건적인비판의대상이된것이다.근대를이해하는일은단순히찬반의의견을발표하는것과는차원을달리하는중차대한과제다.근대적삶안에서그근대를넘어서야하는우리는어디서출발하고어디로가야하는지를곰곰이살펴보아야할것이다.

근대사상의조감도를만들어나가기위한밑그림

이책에서언급된인물들-방이지,오규소라이,청유(淸儒)와다산,양무파지식인들,후쿠자와유키치,량수밍,펑유란,꾸지에캉,리쩌허우-은하나같이동아시아의근대를만들기위해고민했고,그근대를넘어선미래를구상하기위해분투했던최고수준의지성인들이었다.지금보면때로나이브한근대주의에사로잡힌그들의한계를발견할수도있지만,많은경우그들의사유는여전히현재진행형으로우리를감동시킨다.한문과한자어를사용하여새로운사상을수용하고,그것을바탕으로새로운사상을만들기위해고민하고,미래를구상하는그들의고뇌는여전히우리의고뇌이고,우리는그들과연장선상에서있는것이다.따라서그들의사상적업적은우리의사유를위한자산이고,우리가구성하려는미래의시금석이고,마땅히그렇게평가되어야한다.이책에서다루는사상가들로동아시아근대사상의전개라는그림전체가완성될수는없겠지만,이책은근대사상의조감도를만들어나가기위한밑그림으로서큰의미가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