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민주주의

문화와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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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수백 년 동안 최고의 정치 공동체 단위로 기능해온 국민국가도,
국가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민주주의와 시민의 개념도
다문화의 도전 앞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다문화 시대에 사회정의, 공정은 어떻게 정의되어야 하는가?

김남국 고려대 교수가 말하는
사회적 다수와 소수가 합의 가능한 공정한 사회 구성의 원칙과 시민의 모습
오늘날 세계 모든 나라는 다문화 사회로 이행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 책은 하나의 정치 공동체 안에 여러 상이한 문화 집단이 존재하는 다문화 사회가 어떤 사회적 갈등의 가능성을 안고 있는지 설명하고, 소수 집단의 문화적 권리를 어떻게 정치철학적으로 정당화하고 수용할 수 있는지, 나아가 다문화 사회에 어울리는 시민적 정체성과 정치제도는 무엇인지 소개한다.
보통 우리는 ‘문화’라고 하면 정치나 경제와 구분되는 비정치적, 비경제적 영역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학계에서도 ‘문화’는 오랫동안 경제적 토대의 규정을 받는 부차적인 것이라거나 정치 질서의 구성에서 비본질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것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지구화가 초래한 다문화의 도전 앞에 현재 세계 각국은 정치제도와 시민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고, 문화는 의미와 상징의 재생산을 통해 오히려 경제적 토대와 정치 질서를 바꾸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 책은 사회경제적 균열에 기반한 경제 중심의 정치에서 사회문화적 균열에 기반한 문화 중심의 정치로 초점을 옮기는 현대사회의 변화를 추적하며, 특히 문화와 정치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주요 정치철학이 한국 사회와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가지는 의미를 설명한다.
저자

김남국

서울대학교정치학과를졸업하고영국옥스퍼드대학을거쳐미국시카고대학에서정치학박사학위를받았으며현재고려대학교정치외교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아시아와유럽에서다문화의도전과이러한도전이민주주의에미치는영향에대한비교분석을통해궁극적으로사회적다수와소수가합의가능한공정한사회구성의원칙을찾는일에관심을갖고있다.프랑스인간과학재단과파리고등사회과학원의초빙교수,피렌체유럽대학(EUI)의아셈듀오펠로우를지냈으며주로현대정치철학,인권,유럽정치,법과정치사상을강의하고있다.유럽연합으로부터장모네(JeanMonnet)석좌교수를수여받았고한국정치학회학술상,한국유럽학회학술상을수상한바있으며2014년이후마르퀴즈후스후(MarquisWho’sWho)세계인명사전에연속등재되었다.한국유럽학회회장,한국정치학회부회장,한국정치사상학회연구위원장,한국정치평론학회연구이사,한국정치세계학술대회집행위원장등을역임했고『한국정치학회보』와『유럽연구』의편집위원장을지냈다.저서로『문화와민주주의』(2019),DeliberativeMulticulturalisminBritain(2011),편저서로『유럽의역사화해와지역협력』(2019),MulticulturalChallengesandSustainableDemocracyinEuropeandEastAsia(2014)등이있으며,논문으로“AsiaofCitizensbeyondAsiaofStates”(2018),?북아일랜드평화프로세스의성공요인?(2018),?다문화사회에서표현의자유의범위와한계?(2017)등이있다.

목차

책머리에

제1부다문화주의와보편주의

1장서론:사회문화적균열과민주주의의위기
2장문화적권리와사회정의
3장문화적권리와보편적인권
4장보편적인권에서이성과연민
5장다문화주의와상호문화주의

제2부다문화주의와자유주의

6장다문화사회에서표현의자유와인권
7장다문화주의와페미니즘
8장다문화시대의시민,시민권
9장국민국가의국경통제는정당한가?
10장경계의두얼굴:난민과복수국적

제3부다문화주의와민주주의

11장다문화시대의정치와종교
12장다문화의도전과사회통합
13장다문화정책의정당화논리:보편적인권대다양성의혜택
14장다문화시대의민주주의원칙과제도
15장결론:다문화의도전과지속가능한민주주의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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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문화적균열이정치적,경제적균열을재규정하는다문화시대

영국의브렉시트선택과미국에서트럼프정부의출범은지구화의흐름에제동이걸리고탈지구화,신고립주의의시대가본격적으로시작되었음을알리는사건이었다.시민들은지구화가자기자신에게어떤이익을가져다주었는지물었고기존정책결정권자들을불신임하는방식으로정치적의사를드러냈다.흥미롭게도이들이의사의결집을이루는방식은‘문화’를중심으로한‘정체성의정치’를강화하는것이었다.예를들어영국에서는유럽연합의개입으로부터주권을탈환하고국경통제를강화하여영국고유의문화를지키겠다는점이강조되었다면,미국에서는백인과기독교에뿌리를둔미국적기원의확인을통해반이민과반이슬람구호가전면에부각되었다.지구화의반동으로서고유의문화에근거한배타주의와고립을마다않는신고립주의는이런흐름에기대어세계적으로강화되고있는것이다.

치열한갈등의가능성을안고있는다문화사회

기존시민들이이처럼분노하는배경에는이질적인문화의등장이있다.20세기말자유주의의승리와함께진행된세계화는자본과노동의지구적이동을초래했고,수많은사람들이이민과난민의형태로국민국가의경계를넘어새로운나라에서터전을찾았다.‘다문화사회’는하나의정치공동체안에여러문화집단이공존하는사회를의미하고,이에따르면오늘날거의모든나라는다문화사회로이행하고있다.
다문화상황에서기존시민은오랜이웃에게내보이는심정적유대를새로운이주자들에게보여줄수있고그들의정착을돕기위한인간적인노력을보여줄수도있다.새로운이주자들의문화나인권을무시하는인종차별주의자로보이길원하는시민은거의없다.하지만문화가정치의문제로환원되면이런태도는도전을받는다.이를테면소수집단이기존사회에흡수동화되기보다독자적인집단으로서존재의인정과문화적권리의부여를요구할때,정부에의한다문화정책이다른개인의권리를침해하는역차별의성격을띨때,‘시민권’이나‘복지’를이질적인집단에게제공해야할때,특히극우집단에의해혐오정서가사회적으로조장될때시민들은새로운이주자들로인해초래된상황에불만을가질수있다.그리고시민들의불만은기존정치체제의지속가능성을시험하는문제로이어진다.

다문화의도전에직면한국민국가

서구에서처음성립한국민국가는점차다른국가형태를밀어내며오늘날가장표준적인국가형태로자리잡았다.국민국가는동질적인문화와역사적경험을공유하는민족을단위로하여사회통합을이루고사회정의와복지의재분배를실현함으로써정치적정당성을확보했고이를통해지난200여년간전성기를구가했다.지난세기까지만해도국가가맞닥뜨린도전자로언급되는주체는주로초국가적행위자들이었다.하지만다문화시대의도전자는사뭇다른모습이다.오늘날국민국가는경계안에서‘문화적권리’를주장할수있는이질적인문화집단이대거등장하는전례없는도전에직면하고있다.
영국의정치학자비쿠파레크는2000년대초반에향후영국이다수의문화집단으로이루어진정치공동체로바뀔것이며국가는여러공동체가운데하나에지나지않을것이라는학자로서의견해를제시했다가여론의뭇매를맞은적이있었다.다시말해정치공동체로서국민국가는여전히강력하고다수집단은이를지키려고노력할것이다.그렇지만다문화상황을우회할방법은없다.결국국민국가는다시금사회통합을위한사회정의와공정의원칙을찾고민주주의의지속가능성을새롭게구축해야하는과제를안고있다.

다문화주의는보편적가치인가?

‘다문화사회’를견인해가는이념으로서흔히고려되는‘다문화주의’는보통두가지의미로쓰인다.하나는다문화사회로의이행과정자체를별다른가치판단없이서술적으로가리키는경우이다.그리고보다중요한다른하나는,소수집단의사회적위치를기존집단의수준까지끌어올리는것이규범적으로바람직하다고판단하고이를위한‘역차별정책’과‘정체성의정치’를지지하는것을의미한다.예를들어한국의경우‘다문화주의’논의는아주짧은시간에별다른갈등이나균열을겪지않은채‘다문화적감수성과문화다양성의고양’이라는정치적으로바람직한주장을지지하는입장이주류를점하게되었다.그결과전국민이보편가치로서‘다문화주의’와‘다문화사회지향’을받아들이고쉽게이에대한합의에이른상태라고할수있다.
다문화주의는,학자마다조금씩차이가있지만,서로다른문화를비교할수없다는문화적상대주의를그내용으로한다.그리고문화집단의존재와그문화적권리를주장하는이념의역할을담당한다.하지만서구의경험을보면다문화주의는전통이깊고보편주의를지향하는자유주의나자유방임주의,공화주의정치철학과충돌하는모습을보인다.
이책의지은이김남국교수는다문화주의와주요정치철학의충돌을상세히소개하면서문화와문화집단을불가침의존재로보는시각을허물고집단간대화와소통,합의의가능성을위한논거를마련한다.즉자유주의와자유방임주의,공화주의입장에서문화적집단의존재와그문화적권리부여를가능하게하는정치철학적근거를확보하고,이를토대로‘심의다문화주의’라는개념아래다문화사회에서요구되는민주적공론장과시민의모습에대해소개한다.

다문화주의의퇴조

결국다문화주의가문화집단의인정과권리부여에관한역할을독점할수있는것은아니다.무엇보다서구사회에서다문화주의는이미유행이지나퇴조하고있다.1990년대후반미국에서다문화주의는‘동화’에대한미국인들의자신감이담긴‘용광로모델’을밀어내고지배적인흐름으로대두했다.1998년에미국의사회학자네이선글레이저는“이제우리는모두다문화주의자”라는선언적인표현을제시할정도였다.그는미국사회가그동안흑인의통합에실패했기때문에불가피하게다문화주의의길을갈수밖에없다고전망했다.하지만다문화주의가오늘날미국사회의통합이나문화집단들의공존에중요한기여를했다고볼만한증거는별로없다.
유럽의정치지도자들도다문화주의의실패를공언하고있다.2005년영국의지하철테러나2015년프랑스의샤를리에브도테러는유럽에서나고자란유럽국적의무슬림들이일으킨것이라는점에서충격적인사건이었다.이러한일련의사건을겪은후유럽에서는고립된채서로를이해하려는노력없이공존을주장하는다문화주의의한계를지적하는담론들이등장하기시작했다.다문화주의의퇴조와맞물려등장한주요담론중하나는상호문화주의였다.하지만상호문화주의에대해서는제3의길을표방했지만결국동화주의의다른버전이아닌가하는비판이존재한다.

한국사회는어떻게다문화사회를준비해야하는가?

그동안한국현대사를바꾼중요한정치적사건들은대부분대의제의틀밖에서일어났다.4.19혁명이나두차례의군사쿠데타,1980년서울의봄과광주항쟁,1987년민주대항쟁,2002년대선의인터넷혁명과2004년총선당시낙선운동등이대표적인예이다.이런사건들은공히대의제의작동에심각한결함이있었을때일어났다.현재한국사회에서다문화로인한갈등은아직심각하다고할수없지만이문제가앞으로대의제의중요한관건이될것임은충분히예상할수있다.
이책은다문화상황이사회문화적균열을심화함으로써민주주의의지속가능성과밀접한관련이있는대표의위기와연대의위기를초래한다고진단하며,한편으로는제도의실패가민주주의의후퇴와권위주의의귀환을불러올가능성을저지하기위해서미리근본적인조치를취할필요가있다고말한다.구체적으로이책은대표의위기를해소하기위해기존의다수제민주주의를합의제민주주의로바꾸고,연대의위기를해소하기위해시민들의정체성을다문화사회에걸맞은내용으로새롭게채워야한다고말한다.특히후자의경우전통적인민족관념에기반한정체성을보편가치에기반한시민적정체성으로바꿔야한다고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