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에게새로운삶의비전을제시하는인간정신의역사
엘리아데는평생에걸친종교학연구를통해궁극적으로새로운휴머니즘을주장한다.그는종교학의목표를“올바른방법으로신화나신화적사고,상징이나시원적이미지,특히동양문화혹은원시문화속에서발견된종교적창조성을분석하는것만이서양의정신을열어주고새로운휴머니즘을창조할수있는유일한길이다.…그러한현상들의의미를파악하기위해서는자연학자의메마른‘객관성’이아니라해석학자의지적인공감능력이필요하다”라고밝힘으로써탈성화脫聖化된현대사회의논리를뛰어넘어성스러움그자체를이해하고받아들일수있을때우리가새로운세계를창조할수있고,그가운데에서우주적유대를회복하고,신과하나된인간,도와하나된인간,다르마dharma(법)와하나된인간으로다시태어날수있다는새로운휴머니즘을주장하고있다.
엘리아데는이책에서“문화의가장원초적인차원에있어서,인간존재로서살아간다고하는것은그자체로종교적인행위이다.왜냐하면음식섭취,성생활,그리고노동은성사聖事로서의가치를가지고있기때문이다.다시말해인간으로존재한다는것,아니오히려인간이된다는것은‘종교적’이라는것을의미한다”라고종교의의미를설명하면서,여러종교현상들의근본적통일성과그러한종교적표현이가진무궁무진한새로움을우리에게끊임없이일깨우고있다.우리는인류의다양한경험을만남으로써인간에대해보다깊이이해할수있고,그리고그이해를통해인간정신의지평은더확장되는것이다.
우리의정신,영혼,상상력의원천을만나다
엘리아데에게있어인간은성스러움을지향하는호모렐리기오수스(종교적인간)이면서도범속한현실을살지않으면안되는,역설적인삶의조건을가지고있는존재이다.엘리아데의종교학의근저에는이러한성속의변증법,역의합일이끊임없이변주되고있으며,우리는반대되는것들이대립하고,융합하고,조화를이루어새로운창안물로태어나는과정에서발현한인간의위대한문화유산,즉우리의영혼,정신,상상력의원천을구성하는모든것들을이책에서확인하게된다.
우리는엘리아데와함께여행하면서구석기시대와메소포타미아,이집트의사상과신앙에서부터베다의찬가와『브라흐마나』그리고우파니샤드에이르기까지인류의위대한영혼을만날것이다.또한차라투스트라와고타마붓다,도교,헬레니즘의비의종교,기독교,그노시스주의,연금술,성배전설에서부터미트라,상카라,탄트리즘과밀라레파,이슬람,파라셀수스,카발라주의자들에이르는동서양의위대한정신세계를접하게될것이다.
엘리아데는종교현상이라는성스러움의진실성을경험함으로써우리가변화할것을기대한다.그에게종교학은대상을단순하게서술하는작업이아니라일종의꿈꾸기이며,추상적인존재가아니라현실에살아숨쉬는리얼리티로서의신화를만드는작업이다.역사적존재인인간은역사를초월하기위해사유하고,상상하고,창조한다.역사를초월하기위한인간의몸짓과사유와상징,그것이곧종교인것이다.
현대의고전,20세기인류의지적유산
젊은학자들의6년여에걸친노력끝에국내최초로번역되다
(프랑스문화성출판지원작)
엘리아데의50여년에걸친학문의여정이집대성된엘리아데의대표작『세계종교사상사』는엘리아데가1949년『종교형태론』을출간하면서밝힌구상이30여년의연구끝에빛을본결과물로,서울대종교학과에서종교학을공부한젊은학자들의6년여에걸친번역으로드디어우리나라에소개된‘현대의고전’이다.또한이책은프랑스문화성의출판지원을받았다.
이책은이미세계의주요언어(영어,독일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러시아어,중국어,일본어,그리스어,체코어,슬로바키아어,헝가리어,덴마크어,터키어,히브리어,슬로베니아어,루마니아어등)로대부분번역되었으며,“20세기인류의지적유산”으로꼽히는엘리아데필생의대작이자위대한학문적업적이다.
가볍고,단순하고,편안함이미덕이되어버린지오래된지금,이작품은우리에게쉽지않은,기나긴여행을떠날것을요구한다.내아버지의아버지의아버지가기억하던시원적세계,원형의세계로의여행을통해우리는‘나를발견하고’현재를이해하고미래를살게될것이다.
『세계종교사상사』의특징
엘리아데는1973년3월25일자일기에서『세계종교사상사』의집필을구상하면서세가지원칙을제시하는데,첫째“읽기쉬운개설서로쓸것”,둘째“여러종교의‘창조적순간’을포착하여묘사할것”,셋째“개별종교전문가의미시적해석과는다른종합적이론가의거시적관점을제시할것”이바로그것이다.
이원칙에근거하여『세계종교사상사』는처음에전3권으로기획되었으나도중에다루어야할내용과자료가늘어나면서제3권을두권으로나누어집필(결국전4권이됨)하기로계획이수정되었는데,엘리아데의지병악화와죽음으로인해전3권39개장으로저술되고말았다.엘리아데가기획했던3권의둘째권,즉제4권은엘리아데사후에그의제자들의공동작업을통해1991년독일에서출간되었다.본한국어판은엘리아데가직접저술하고그의생전에출간한전3권을우리말로옮긴것이다.
먼저이책의전체구성을살펴보면,엘리아데는각장을여러개의절로세분화하여자신이다루고자하는자료를동시대혹은다른시대,다른지역의유사한현상들과비교분석함으로써각종교현상이지닌창조적의미를분석하고있다.다른유사한현상들사이의공통성을파악한다음자신이다루고자하는현상의특징을드러내고그의미를밝혀가는것이엘리아데의서술방식의특징적인요소중하나로이러한방식을통해우리는종교현상의의미와역사를하나의이야기처럼읽어나갈수있다.
또한엘리아데는종교현상에서찾아낸본질적인계기들이무엇을가리키는지를파악함으로써그계기들이인간사유의전환점을구성하는새로운종교적창안물로서,역사의창조적계기로서어떻게작동했는지를파악하는데,예를들어봉건제나기사도를비롯한신성로마제국의제도가비잔틴세계에는없던새로운종교적창안물의등장을촉진시킨계기(본서제3권266절)라든가중세유대교의신비주의인카발라가그노시스주의의유산과우주적종교성을정통유대교안에서재생시킨새로운종교적창조물(본서제3권289절)이된계기를밝히는것외에여러이단종파의사상,민중적신화와의례,마술,연금술,비의종교등을이런새로운종교적창안물의관점에서재해석하고있다.
이러한원칙을큰줄기로삼아『세계종교사상사』에서는방대한양의자료와종교현상을다루고있는데,엘리아데는가능한한간명하고응축된서술을한다는원칙을세우고지면의한계로인해다룰수없었거나짤막하게다루었던내용에대한비판적문헌해제를각권의말미에달아,독자들이더나아가고탐구하는데도움이될길잡이로삼고있다.
제1권(석기시대에서부터엘레우시스의비의까지)의주요내용
엘리아데의종교학으로의여정은구석기시대에서부터신석기시대에이르는선사시대인류의원초적종교성이도구의제작,언어의발달,농경의발명등과함께새로운종교적가치로변모하는과정을출발점으로하여,인간의역사가시작된문명이라고까지일컬어지는수메르문명의우주창조신화와삶과죽음에대한고찰,사후의세계에대한묘사,여러신성들의등장과세대교체과정으로나아간다.그뒤를이어,강력한정치력과군사력을앞세워고도한문화와종교를창출해낸메소포타미아,이집트의종교적관념과실천이갈등과대립의과정을거쳐새로운것으로창조되는장구한역사와,이과정에서탄생하게되는여러가지원형들이등장한다.
그런다음우리는히타이트와가나안,이스라엘의종교에대한고찰을통해기독교가전래되기이전의종교전통에서부터기독교가자리를잡기까지의과정을살펴본후,인도-유럽민족의대대적인이동을통해인도-유럽민족의종교가확산되는과정을고찰하며,고타마붓다가출현하기이전의인도의철학사상과체계,우주창조론과형이상학의세계를둘러본다.이어서인도-유럽민족의천신인제우스가원초적신성들과의투쟁끝에그리스종교의중심적인신성으로자리잡는과정과우리가그리스신화로익히알고있는여러신들과여신들,영웅들을분석함으로써때로는잔인하게때로는우스꽝스럽게그려지는신적존재들이인간의삶에서어떤의미를가지고있었으며어떤역할을했는지를밝힌다.이러한인간과신에대한관계를통해우리는단순히신화속의한에피소드로만알고있던내용들이사실은척박한자연환경을이겨내고풍요로운수확을꿈꾸는인류의비원을담고있다는것을이해하게된다.또한모든것을품고,생명을주고,나중에는자신의품안에거두는대지를의인화,신성화한대지모신에게바치는비밀의례를통해자연의신비를이해하고그와하나되어초월적존재로거듭나고자한고대인류의열망을알게된다.
다음으로는이란의종교와,이란의전통종교를개혁한인물로서연구자들로부터상이한평가를받고있는차라투스트라의종교로넘어가차라투스트라교의선과악의대립,신성한불,종말론,새로운세계의도래등에대한관념을후대의마즈다교,마니교등이나우파니샤드시대의인도의관념들과비교해보며,마지막으로는출생이나존재양식의측면에서수수께끼로남아있는디오니소스와그를기리는제의가그리스종교에서어떤저항에직면하였고,왜두려움을자아냈는지,또어떻게받아들여지고인간의삶과밀접한관계를맺게되었는지를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