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욤비

내 이름은 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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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진숙

1967년10월15일,콩고민주공화국반둔두주키토나라는작은도시에서태어났다.배고플땐나무열매를따먹고외로울땐동물들뒤를쫓으며그게세상의전부인줄알고살았다.대학을가는게특권인나라에서킨샤사국립대학경제학과를졸업했고,콩고비밀정보국(ANR)에서일했다.

2002년,정보국작전을수행하다가조셉카빌라정권의비리를알아채고이정보를최대야당인〈민주사회진보연합〉...

목차

■이책이나오기까지
난민이내삶을바꿨다
■여는글
나는대한민국난민이다

1부내이름은욤비,콩고에서왔습니다.
1장아버지,나를버리지마세요
2장킨샤사의단벌고학생
3장권력의꽃은금세시든다

2부어디에도속하지않은사람
4장제3국은어디인가?
5장사방이막힌벽
6장공장에서보낸나날
7장천사는너무나먼곳에있었다

3부닫힌문을열다
8장한국에서찾은피난처
9장당신을대한민국난민으로인정합니다
10장다시찾은삶
11장한국에서만난또다른정글

■닫는글
욤비씨와함께한시간
■부록
난민과함께하는환대의공동체를꿈꾸며―김종철

출판사 서평

|한국에난민이산다고?|

‘난민’에대해이야기해보라고하면흔히떠올리는이미지는이렇다.구호물품을타기위해길게늘어선줄,앙상하게뼈마디만남은아이와그아이를안고눈물흘리는어머니,얼기설기만들어진텐트아래에서무기력하게누워있는젊은이들…….‘도움을받지않으면살아갈수없는무력한존재’라는이미지에갇혀우리는우리곁에살아가는난민을제대로만나지못하고있다.우리모두의무관심때문에‘보이지않는사람’으로지내야하는한국의난민,『내이름은욤비』는바로그들의이야기를담고있다.
1992년“난민협약”을비준한이래한국정부에난민지위를인정해달라고신청한이는모두4,516명이었다.그가운데난민으로인정받은사람은겨우294명이다.30년동안한국이받아든‘난민성적표’는이처럼초라하기짝이없다.2012년현재,심사가종료되지않은난민신청자수는1,264명,이들의미래는불투명하다.지금까지추세대로라면1,264명가운데80퍼센트이상은결국난민인정을받지못하고제3국으로떠나거나아니면목숨이위협당하리라는것을뻔히알면서도본국으로강제송환될것이다.콩고인욤비씨가한국에와서난민인정을받기까지고군분투의시간을담은『내이름은욤비』는한국에서난민으로살고자하는이들의이러한현실을가감없이보여주고있다.

|여기,한국에서살아가는난민의목소리를듣자|


욤비토나씨는용케294명의문턱을넘은난민가운데한명이다.2002년여름,콩고민주공화국에서정부의박해를피해한국에왔고난민신청을했다.난민인정을받고가족들을다시만나기까지,무려6년이라는시간이걸렸다.그6년동안욤비씨는혼자가아니었다.욤비씨의싸움에동참하는이들이생겼다.욤비씨를만나난민문제에관심을갖고,난민지원단체를설립하고,난민들을대신해목소리를냈다.이책의또다른저자박진숙도욤비씨와의만남을계기로난민여성들의경제적자립을돕는사회적기업을설립했다.
욤비씨가구술을하면그내용을토대로박진숙이질문을던지고살을붙였다.통역없는인터뷰,난민에게적대적인난민담당공무원,심사가언제끝날지몰라대책없이기다려야하는시간들,일할자격없이생계를유지해야하는곤란함까지……,책한권에빼곡히담긴욤비씨의삶은한국에서살아가는난민의삶을대변하면서한국사회에서이방인으로살아가는또다른구성원들의삶을웅변하고있기도하다.

|콩고비밀정보요원에서대한민국난민이되기까지|

『내이름은욤비』는한국에서살아가는난민의이야기다.욤비씨는콩고비밀정보국(ANR)의정보요원으로남부러울것없는삶을살다가정부비리를묵과할수없다는정직한성격탓에비밀감옥에투옥된다.목숨을건탈출끝에도착한곳은한국땅이었다.먹고살기위해이곳저곳을전전하며몸에익지도않은육체노동을견뎠다.탈장으로쓰러지고,기계에팔이끼이고,월급도숱하게떼였다.난민신청을하고수십차례불려나가길게는여섯시간이넘는인터뷰에응했지만받아든건불허처분이었다.이의신청도했지만기각되었다.그래도포기할수없었던것은정글에숨어지내는아내와아이들때문이었다.
『내이름은욤비』는또한이방인의눈으로바라본한국사회의이야기다.법무부를상대로소송을해서이기기까지,욤비씨에게한국에서보낸6년은외국인노동자로,불법체류자로,그리고‘깜둥이’로살아야했던시간이었다.그런욤비씨의눈을통해우리는한국사회의편협한민낯을적나라하게목격하게된다.우리는이책에서난민을‘보호하기’위해서가아니라난민을‘걸러내기’위해존재하는난민심사제도,피부색에따라사람을차별하는이들의곱지않은시선과적대적인태도,합법적으로체류할자격만주고나머지는알아서하라는정부의무책임함을발견한다.
그러나또한『내이름은욤비』는한인간이자기앞에놓인장애물을하나둘넘어서는,고단하지만아름다운극복의과정을담은드라마이기도하다.공장을나와난민지원단체활동가로일하면서느꼈던희열,아버지얼굴도기억못하는아이들과6년만에만나는순간의기쁨,마흔넘어늦깎이대학원생이되어조국의민주화와경제발전을치열하게고민하는열정이담겨있다.콩고에서날아와자기삶을용감하게개척하며한국사회와소통하려는욤비씨의진지한노력을통해,한국인으로서우리자신을성찰할수있는기회를얻게될것이다.더불어구호만요란한다문화담론에서벗어날기회도얻게되었다.

|나에겐두가지꿈이있습니다|

욤비씨는밤샘노동에몸이만신창이가되어도한국사회에난민문제를알릴기회가있으면언제든두팔을걷고나섰다.그노력을인정받아욤비씨에겐최근새로운직함이생겼다.
<아시아태평양난민권리네트워크>
국제회의에서아시아태평양지역어드바이저로선출된것이다.2012년에는난민들의오랜숙원이었던“난민법”이제정되어시행을앞두고있는만큼,욤비씨는한국사회가변화해가는모습을지켜볼꿈에부풀어있다.

한편으로욤비씨는또다른꿈을꾼다.욤비씨는콩고와한국이식민지배를거쳐쿠데타와독재,내전으로이어진비슷한역사적아픔을공유하고있지만,오늘날두나라의상황이판이하게다르다는데충격을받았다고한다.그래서한국의‘데모크라시’를공부해콩고에알리고싶다는꿈이생겼다.욤비씨는오늘도인터넷라디오방송을통해세계각지에흩어진콩고인들에게그런자신의꿈을실어나른다.

재일조선인학자서경식씨는난민을가리켜탄광속의카나리아라고부르고파리의택시운전사홍세화씨는난민을이중의이방인이라고부른다.어떻게부르든,조국에게버림받고다른나라에가서도온전히통합될수없는난민들의불안한지위를암시하고있다.그러기에난민의삶은한사회인권의척도다.한국사회가한국에서살아가는수많은‘욤비들’을꿈을외면하지않기를그리고난민과이방인의삶을우리삶을더욱풍요롭게해줄자원으로적극적으로끌어안을그날이오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