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중년이어도 괜찮습니까? (중년 여성 사용 설명서)

이런 중년이어도 괜찮습니까? (중년 여성 사용 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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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쉽게 읽히지만 가볍지 않고, 묵직하면서 투명한 에세이
마흔이란 숫자를 감당하기 힘들어서 혼자 인도를 떠돌며 통과의례 겪듯 힘겹게 사십 고개를 넘었더니, 오십까지 이르는 건 순식간이었다. 남편과 아이들 건사하느라 정신없이 보낸 날들을 뒤로 하고 육십이 가까워지니, 지금껏 지나온 세대 누구도 살아본 적 없는 풍요로운 사회에서 중년의 시간을 보내는 또래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하철에서 큰소리로 댄스 파트너 남자에 대해 통화하는 여성, 한 달에 한 번 있는 친구들 모임에 외손주 데리고 나왔다가 구박을 받는 친구, 모임 날짜를 착각해 엉뚱한 날에 외출하는 지인, 치매 유치원에 다니는 시어머니를 딸처럼 부양하는 아파트 이웃, 온 동네 사랑방 과일 가게 옥자 씨… 중년 여성들의 삶을 들여다보니 누구랄 것 없이 열심히 살았고, 지금 또한 그렇게 살고 있다. 누구 하나 소중하지 않은 이들이 없다. 따뜻한 애정으로 그네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작가의 시선 덕에 읽는 이도 자연스럽게 그 삶에 녹아들게 되는 신기한 에세이다.
저자

강안

저자강안
고려대학교대학원에서현대문학박사과정을마쳤다.안양대학교국문과에서아동문학창작강의를해왔으며,동화집필과영화칼럼연재,부모와청소년을위한영화인문학강연등의활동을하고있다.
두아이를독서와영화,여행을통해방목하며키웠다.그덕에길찾기가쉬웠다는아이들의말에흐뭇해한다.어려서부터동네구석구석,지구곳곳을헤집고다니며,아이들이타인의삶을이해하고너그럽게바라보는눈을틔우기를바랐다.
『아기구름하양이』,『참나무숲이된교실』,『이상한나라』등동화책몇권과『청소년을위한추천영화77편1,2』(공저),『엄마의영화관』을썼다.

목차

1부자연스럽게나이먹는중
쉰내를말리는시간
새빤쓰를입어야해
수면제모으지마!
연명은사양해
친구냐,손자냐,그것이문제로다
건망증,그정도야뭘!
소크라테스가부러워
리모컨전쟁
젖은낙엽이라니
죽을때까지패키지여행만할거야?
가장편한사이,부부
금요일엔상갓집
주말엔주방폐업

2부우리참멋진중년이지?
썩을년,옥자씨
새엄마가필요해
헤아린다는것
장미란씨,이제그만내려놓아요
선영이네가계부는노랑고무줄
현숙씨의수학학원
미스리미용실
건빵에게미리건넨축의금
귀남언니
축하해요,정순씨

3부나이들수록
옆집할매처럼
[늘푸른약국]푸른약사
경애씨가사는법
수를놓는여자
늦기전에
이럴수도없고저럴수도없고
일났네!귀남언니

4부아이의손을놓자
그렇게힘이드나요?
결혼식보다는
자랑좀해도돼
누구랑먹지?
길들인다는것
그대의그녀
내가다안고갈란다
어머니의재봉틀
복남씨사랑합니다
늦둥이를둔지애씨
엄마의김치통

출판사 서평

│자연스럽게늙어가는멋진중년들의시시콜콜한삶│

양귀자의『원미동사람들』,이명랑의『행복한과일가게』이후로오랫동안,위트넘지는문체로이웃들의이야기를살갑게들려주는에세이를만나기힘들었다.그것도여성의눈으로,여성의이야기를스스로말하는에세이는더욱귀했다.젠체하지않고솔직하게,무게잡지않고구체적으로,꾸미지않고있는그대로써내려간글들곳곳에피식피식저절로웃음이배어나곤란할지경이다.
책을읽다보면외출할때마다고무줄이쫀쫀한팬티를일부러찾아입는까닭이뭔지,선반뒤쪽으로넘어간‘거시기’때문에오가는손님들에게민망한질문을해야하는옥자씨의사연은또뭔지저절로귀를기울이게된다.수면제사모아봤자쉽게죽지도못하니까그런생각일랑얼른버리라는약사딸과벌이는실랑이에대해,반려견챙기느라엄마는뒷전인자식에게서운한마음은어쩌면좋을지,리모컨하나들고서로좋아하는드라마보겠다고옥신각신하는중년부부의아슬아슬한싸움구경도재미지다.금요일마다상갓집가는남편은부인이부담스러워그렇다는상식까지배우게되는책이며,퇴직한남편이요리를배우고,주말마다아내의주방은폐업선언을한다는노하우에이르러선무릎을치기도한다.시시콜콜하기짝이없다.그래서그런가,다음장을넘기는마음이자꾸만바빠진다.

│살아온대로살아간다│

작가의시선을따라삶의한순간에돋보기를갖다대고보니,참으로따뜻하다.과일가게한켠에채소장사하라고자리를내주는것도모자라그날못판과일을잔뜩싸주는마음이그렇고,약국만열면한달에몇천만원도거뜬한능력자인데세계를떠돌며가난하고낮은이들을돌보는일에평생을바친어느약사의삶이그렇다.새엄마라고의붓딸차별한다소리들을까봐평생을조심조심살아온어느엄마의피아노소리는마음에사무치고,생활비를몽땅천원짜리로바꿔이천원씩삼십개를노랑고무줄로묶어하루이천원으로살아낸선영엄마의이야기는감탄을자아낸다.자기삶을소중히여기고,다른이의아픔을외면하지않았으며,작은거라도나누고살고자애썼던여인들이아무렇지않게털어놓는삶의속살은참으로감동적이다.
그런마음들이키운아이들이라자식들의이야기도어여쁘다.자기잘못도아닌일때문에군인으로서의미래를접어야했던미용실아들건명이가푸드트럭이야기를풀어놓는데서는덩달아신명이난다.자신을방목해키워준엄마에게고마운마음을전하는강안작가아들의진심도기껍다.당신대에서제사를다정리하고가시겠다결심한시어머니의이야기에선세대갈등을넘으려는지혜로운여성들의선택이보인다.
각자살아온기준대로오늘을갈무리하고,내일로나아가고있는사람들의귀한이야기다.그아무렇지않은이야기들이참곱디곱다.내앞에앉은이가조곤조곤이야기들려주듯이쉽게읽히지만,결코가볍지않은이야기들이담겨있다.


“사람과사람사이,누가누굴길들인다는말,얼마나누추한가.”

“중년의강을건너는데늘맑은날일수는없을것이다.비와바람,때론눈폭풍이몰아칠수도있겠지만,그저자연스럽게받아들여야하지않을까.”

“나이한살더할때마다측은지심이더해간다.참다행이다.”

“마음의온도는어떤말을듣느냐에따라올라가기도하고내려가기도한다.자신이하고싶은말에만집중해상대방의마음을고려하지않고내뱉는말이오갈때,어쩌면우리는평생후회하고살지도모른다.”

“때가되면아이의손을놓아야한다.그게엄마가아이에게줄수있는진짜사랑이다.”

“내마음에분심이생길때마다친구가준자수들꽃을본다.
내마음도그렇게잘익어가기를바라면서.”

“닮아간다.할매의며느리가.할매도할매같은사람을곁에두고배웠을까?
할매처럼,할매의며느리처럼,나도그렇게살고프다.
종종외출하는옆집젊은새댁의아이도맡아주고,봄이면쑥과나물을가득담은바구니에진달래꽃한가지를얹어건네주는,폭익은고구마처럼,달고따끈한할매가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