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보니 그런 대로 괜찮다

살아 보니 그런 대로 괜찮다

$12.00
Description
1937년에 태어나 학교 문턱은 넘어 보지도 못하고, 스무 살에 아무것도 없는 남편에게 시집 와 홀시아버지를 모시고, 아이 다섯을 낳아 키웠고, 둘째딸을 사고로 잃고, 63년을 함께 산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살아 보니 그런 대로 괜찮다』. 평생 흙과 더불어 살아온 어머니와 아들의 생생한 대화글을 엮었다. 삶으로, 몸으로 만들어져 더할 수 없는 지혜와 감동이 담긴 어머니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저자

이우만

뒤늦게알게된자연의소중함을기록하고알리려생태그림책만드는일을하고있습니다.특히새를좋아해서도심속뒷산에서새들을관찰하며삽니다.쓰고그린책으로《창릉천에서물총새를만났어요》,《뒷산의새이야기》,《청딱따구리의선물》이있습니다.

목차

여는글
어머니의말씀을묶으며

1부땅이질다고참깨가참겠나

세수
무말랭이
호스
났으니까살지
제길
해보면알지
밭이랑

차례
안경
맘대로안돼
짜장면
싱거운이야기
먹방
농사
도둑놈
이유
홍시고추장
정구지
필리핀산망고
녹두죽
닭고기

아나콩콩
자연인
감기
저승길
지게


단맛
백이산
시절
들깨타작
교장
동테에얹힌듯
꼭꼭씹으면뭐든지달다
식자우환
예쁜짓

2부잘난놈도없고
못난놈도없더라

자지를잘라버려
세상에
이종격투기
컬링
골프
축구
야구
쓸데없는게어딨어
옛날이야기
최불암
고라니
팔월
닭장
모기
또속았다

닫는글
니만듣고말지―김상순

출판사 서평

|“뭐든지지있던자리가편하다”|
어머니는1937년에태어나셨다.아버지가여자는학교에갈필요가없다하여,학교문턱은넘어보지도못했다.글자라고는식구들이름들어간낱말정도만읽을줄안다.스무살에아무것도없는남편에게시집와홀시아버지를모시고,아이다섯을낳아키웠다.둘째딸을사고로잃고,63년을함께산남편은올해먼저세상을떴다.배운건없지만누구보다세상보는눈이밝다.아들에게이것저것이야기한것이책이되어나온다하니,“배우지못한늙은이말이어디쓸데가있다고?”하며부끄러워하신다.그러다가도“하기사다지나고보니까배우나못배우나별다른게없더라”며“사람이살고지난자리는,사람마다손쓰고마음내기나름이지많이배운것과는상관이없는”모양이라이야기하신다.
어려운말은하나도없다.외양간의소라도,나무를스치는바람이라도,마당의개나닭이라도다알아들을수있는쉬운말들이다.그런데그속에더할수없는지혜와감동이담겨있다.억지로하는말이아니라,삶으로,몸으로만들어진말들이다.평생을흙과더불어살아온어머니김상순의이야기를이렇게세상에내보일수있어,참으로기쁘다.

|“세상에수월한일이어디에있나”|
어머니는추운겨울아침,꽁꽁언호스가안쓰럽다며이불을감아주시는분이다.밭에잡초가올라온걸보면꼭자식들이아픈것같다며고단한몸을이끌고김을매신다.이런저런걱정하는모습이애잔해그러지마시라하면,“걱정도양식인데걱정없이사람이살수있나?”한다.어머니힘들어하시는게보기싫어서몇마디하면“안힘든일이있으모갖고와봐라.”하시고,평생지은농사지겹지도않으시냐이제그만두시라하면“지겨운게있는가?같은판에서두는장기도같은장기가없고,같은밭에같은걸심어도같은농사는없는기다.”하시며아들의입을막는다.
해학또한넘치는분이다.아들에게비가오겠나물었다가모른다하자,“선생이배운게짧네.하루일기도못봐서,그래가크는아아들똑띠갈치겠나.”지청구를준다.여행다녀오면서이웃이사다준망고를된장에넣어끓여드시고는무슨이런맛없는과일이다있느냐며타박하는귀여운분이기도하다.주말농사짓는아들이마늘쫑이쏙쏙안빠지고끊어진다하소연하자“발톱이붙었는가잘봐라.마늘쫑도못빼는기,그기손이가?발이지.”나무란다.저승갈때저승사자가걸어가자하면꼭택시타고가자할거라장담을하기도한다.아들과어머니의생생한대화글이독자들을무장해제시키는놀라운책이다.

|“다그리산다”|
일상의이야기,아버지가살아계실때의에피소드몇개를묶은1부에이어,2부에서는텔레비전에서본운동경기이야기들,세상이야기가나온다.이종격투기며축구,야구,골프,심지어는컬링같은경기까지어머니의시선으로다시보면완전히새롭다.당연하게여겼던스포츠규칙들도어머니에게오면말이안되는이야기가된다.축구이야기를할때는“공을두개나세개를주면오죽좋아?스물도넘는사람들에게달랑공한개를줘놓고,그기뭐하는짓꼬?공이없는것도아이더라꼬.옆에서들고서있는놈도있더마는.”하는식이다.야구경기는“울타리를넘어가는기그리좋으모울타리를좀땡기모될꺼아이가.또받는기그리좋으면공을살짝솟구치게치면될꺼아이가.밥묵꼬그것만하는것들이그것도못해.”그런다.어머니말씀을듣기전에는한번도문제라고생각하지않았던것들이다.골프를두고는“그너른들에보리만갈아도한동네는묵고살겄더마는그짓을하데.그짓않고는못사는지몰라도그널찍한땅이내사마,똑아까바죽것더라와.”하신다.운동경기라는것이누가더센가,잘하나가리기위해하는것인데,어머니는이런‘경쟁’이라는생각자체가낯선것이다.“우짜든지사람이라카는것들은모이기만하면싸울라꼬용을써.”당연한것을다르게보고,새롭게볼수있는시선,참으로귀하고감사하다.

세상에수월한일이어디에있나
하다보면손에익고
또몸에익고
그러면그렇게용기가생기는게지
그렇게사는게지

평생흙을만지며살아온어머니말씀은
맹물처럼단순합니다.
그러나바람처럼제길을찾아갑니다

생짜배기로세상을익힌어머니말씀은
울퉁불퉁한세상을바라보고만지며
나직하게가라앉습니다.

살아보니,그런대로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