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권문해력,어떻게키울까?|
김효진작가의어머니는소풍날마다이렇게물었다.“넌집에있는게낫지?”소풍에가고싶었지만다리가불편한자신이선생님이나친구들에게짐이될까순순히포기했다.운동회도수학여행도그랬다.미안해서포기했다.가만히있는것을좋아하는아이로살고,해보고싶은것을참기만하는것이미덕인줄알고살았다.그러나아니었다.강요받은침묵은어른이된뒤에도자신의권리를제대로누리지못하게만들었다.그래서가만히있지않기로결정했다.장애인이라서할수없다고생각했던많은것들을,개인의노력으로‘극복’해야한다고믿었던많은것들을,구조적으로가능하게만드는사회가진짜좋은사회란것을알게됐다.인권운동가가되어만나는세상은새로웠다.다른세상을꿈꾸기시작하자할일이많아졌다.장애와비장애를나누고서로배타적으로대하거나차별하고혐오하는비장애인을몰아붙여등돌리게하는방식으로는좋은결론이나올수없었다.그래서사람들의인권문해력을키워야겠다고마음먹었다.내일우리는지금과다르게생각하고,다르게행동하는사람으로성장할수있을거라믿고움직이기시작했다.
장애인은누군가의도움없이는살아갈수없는존재지만,누군가의도움이필요하다고해서비장애인보다열등한존재인것은아니다.아기가어른의도움없이혼자설수없지만열등하다고믿지않는것과같다.사람이사람답다는것은능력으로만판단되는문제가아니다.도움이필요하다해서살아갈가치가덜하거나없는것은더욱아니다.장애는극복해야할것이아니라,그저장애를갖고살아가는것뿐이다.이책을읽는사람들모두가이것한가지만알아주어도좋겠다.
|우리에게는다른언어가필요하다|
2019년기준으로우리나라등록장애인은261만8000명이다.전체인구대비5.1퍼센트에이른다.스무명중한명이장애인이다.이정도숫자라면어디에서나장애인이보여야한다.그런데생각해보자.우리는길거리에서장애인을자연스럽게만날수있는사회에살고있는가?장애인들은대부분특수학교,병원,복지관,거주시설등에격리되어‘보이지않는사람들’로살아가고있다.장애인을환대하지못하는사회이다보니,‘꿀먹은벙어리’,‘눈뜬장님’같은말들이혐오표현인줄도모른채지금도쓰인다.그것이누군가를배제하는말인줄몰라서쓴다.옛날부터쓰던말이니까괜찮은줄알고쓴다.하지만이제는무엇이괜찮고괜찮지않은지다시생각해보아야한다.
1부에서는“장애인은불쌍해”,“몸도불편한데왜돌아다녀?”,“동네바보형”처럼,얼핏들으면장애인을생각해주는말인것같지만사실은장애혐오표현인것들을다루고있다.2부에서는“장애인은더러워”,“장애인은죽는게나아”,“장애인에게성욕이라니?”처럼,대놓고하는장애혐오표현들에대해이야기한다.적대감과혐오를감추지않는사람들의마음속에담겨있는것이무엇인지살피고있다.3부에서는“마음의장애인,예비장애인”,“미친존재감”,“장애를극복한영웅”처럼,전혀차별하는말이라고생각못했던말들에담긴속뜻을이야기한다.모르는사이에장애혐오발언을내뱉고있었던자신을발견하고페이지마다뜨끔해진다.
“차이와다양성을존중하며더불어살아가는삶을위해서는
다른언어가필요합니다.
배제와차별의문화속에서기득권을누리는사람들에게는
다른특징을가진사람을구분하고선밖으로밀어내며추방하기위한
그들의언어가익숙하고유리하겠지만
우리는달라야합니다.
다른언어로이야기해야하며,다른세상을꿈꾸기를포기하지말아야합니다.”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