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일연,이야기로우리나라의고대사를깨우다!
-이야기를먹고자란역사책,역사의행간을읽게하는이야기
어느나라를막론하고,입에서입으로전해져내려와그나라사람이라면어떤식으로든듣고자란고유의이야기가있다.곰이사람이되고,알에서아기가나오며용이사람과이야기하는등,할머니가손자에게들려줄법한이야기말이다.그런이야기가엄연히‘역사책’으로그가치를높이평가받는『삼국유사』에기록되어있다는것은학교에들어간후에알게된다.
『삼국유사』는『삼국사기』다음으로우리나라에서가장오...
▶일연,이야기로우리나라의고대사를깨우다!
-이야기를먹고자란역사책,역사의행간을읽게하는이야기
어느나라를막론하고,입에서입으로전해져내려와그나라사람이라면어떤식으로든듣고자란고유의이야기가있다.곰이사람이되고,알에서아기가나오며용이사람과이야기하는등,할머니가손자에게들려줄법한이야기말이다.그런이야기가엄연히‘역사책’으로그가치를높이평가받는『삼국유사』에기록되어있다는것은학교에들어간후에알게된다.
『삼국유사』는『삼국사기』다음으로우리나라에서가장오래된역사책일뿐만아니라정사(正史)위주의『삼국사기』가황당무계한일이라며기록하지않은일들까지모아놓은책이다.그런데이성적으로도무지이해할수없을것같은초현실적일들을과연‘역사’라고부를수있을까?옛날이야기나전설처럼재미로만들었던이야기가‘역사책’이라는무게를달고다가왔을때당혹감을느낀사람들도없지않을것이다.하지만바로그러한이유로인해『삼국유사』는더욱가치있는책이되었다고할수있다.
우리나라는삼국이전시대에관한역사기록이남아있지않다.반면『삼국유사』는아득히먼시대로부터지금우리의사고방식이나생활방식에까지그흔적을남기고있는,한국인의정신과정서의원형을가장풍부하게간직하고있다.정치사뒤에숨겨진고대인들의숨결이『삼국유사』라는뿌리에의지하여오늘날우리의일상에까지이어지고있는것이다.말하자면,정치·경제중심으로기록된역사에서벗어나생활상을이루는삶으로가장가까이다가온역사책이바로『삼국유사』라고할수있는셈이다.
보물창고는일연이남긴우리나라고대인의삶을어린이와청소년들에게생동감있게전하기위해『이야기삼국유사』(네버엔딩스토리,2010)의개정증보판이자《1218보물창고》시리즈의신간으로『어린이와청소년을위한삼국유사』를출간하게되었다.
▶시대의고통이빚고새로운사유가낳은『삼국유사』
-자주적역사인식을통해존재론적자긍심을일깨우다
일연이『삼국유사』를쓰던때는고려말기로,고려왕조는밖으로는열세차례에걸친몽고의침략을입고간섭을받고있었으며,안으로는최씨무신정권에의해피폐해질대로피폐해져있었다.당시사회의국존으로서존경을받기도했던일연에게시대의고통은외면할수없는일이었으며,그에따른결과물이『삼국유사』라고할수있다.
일연은삼국의역사에관한대체적인내용은140년앞서편찬된『삼국사기』를따르면서도사람들의입에서입으로민간에전해지던이야기를선별하여『삼국유사』에기록하였다.그래서『삼국사기』에서는찾아볼수없는이야기가두드러지게눈에띤다.특히우리나라의효시인단군신화를비롯해부여와고구려를그후손으로기록한것,신라문화사의기초라고할수있는가락국기를통해개국과정에신성성을부여한것등은중국의고대왕들과같은자리에두고우리의역사를쓴것이며,당시고통당하는민중을향해민족공동체의자긍심을일깨우고자했던것이라고할수있다.유교와중국중심적사대주의가당시엘리트의지배적사고였던것에반해,일연의역사인식은자주적인민족공동체의생활문화와국가수호라는강력한의지를바탕으로하고있었기에새로운사유와세계관을녹여낸역사책을쓸수있었던것이다.
오늘날로보자면미국은우리나라에정치적,문화적으로영향력이큰나라이다.그런강한나라의화려한학문과문화,생활과사고방식등을우리나라의그것과같은위치에두고우리문화가미국에조금도뒤지지않는다고긍정적으로바라보기란쉬운일이아니다.그런데몽고의지배를받으며무신정권의난세를살아갔던일연은,지배하는나라와지배당하는나라를강자와약자라는약육강식적이며패배적인식이아니라존재론적자긍심과위상을가지고우리나라의역사를자주적으로바라본선각자였다.
유교적세계관과중국에대한사대주의가팽배했던조선시대와민족문화를말살하고자했던일제를거치면서도우리의역사로살아남은『삼국유사』는오늘날어린이들에게는재미있는이야기로,학생들에게는필독서로,학자에게는길이연구될고전으로남아세대를막론하고읽히는스테디셀러가되었다.보물창고의『어린이와청소년을위한삼국유사』를통해『삼국유사』의가치를재발견하며,이야기를통해역사의행간에서남은이야기를찾아내는즐거움을누릴수있기를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