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난민이 아니야

내 이름은 난민이 아니야

$10.62
저자

케이트밀너

None

출판사 서평

‘난민’이라는세상에서가장슬픈이름
지난2015년,한장의사진이전세계를충격에빠뜨렸다.사진속에는세살난어린아이가싸늘한주검으로터키해안가에놓여있었다.이시리아소년의이름은아일란쿠르디.가족들과함께터키를떠나그리스로향하던중이었다.그들이올라탄고무보트에는정원의두배가넘는사람들이타고있었고,파도가거세지자배가뒤집히면서쿠르디뿐만아니라엄마와형까지모두죽고말았다.쿠르디가족은전쟁을피해고향시리아를떠나터키로건너갔지만,힘든생활을견디다못해다시길을떠난참이었다.이들의최종목적지는그리스가아니라독일이었고,유럽에가면더나은생활을할수있을거라는기대로시작된위험천만한여정은안타까운비극으로끝나버렸다.이사건은그동안선진국들이외면하고있던난민문제의심각성을널리알리는계기가되었다.
그러나쿠르디의죽음에세계가주목한이후,난민문제는얼마나해결되었을까?작년에는겨우생후16개월된로힝야족난민아기가폭격으로숨진사진이공개되면서‘제2의쿠르디’로또한번사람들의분노를일으켰다.최근미얀마에서는소수민족인로힝야족이학살당한‘인종청소’가일어나면서수십만명의난민이발생했다.제2의,제3의쿠르디소식은계속해서화제가되고있지만,아무것도모른채희생당하고있는아이들의숫자는줄지않고있다.

너라면무엇을가져가겠니?
너라면얼마나오래걸을수있겠니?
어느날,엄마가말한다.“얘야,우리는여기를떠나야한단다.우리마을은너무위험해.”그렇게해서아이는엄마의손을잡고길을떠난다.정든집과친척들에게마지막인사를하고,이미엉망이되어사람이살수없는마을을떠나,걷고또걷고,걷다가멈춰서고,오랜시간기다렸다가또다시걸어야하는먼여행을시작한다.
『내이름은난민이아니야』는언제까지계속될지,어디서끝날지알수없는서글픈여정을아이의눈으로그린그림책이다.아이가난민이된이유,전쟁이일어난이유,어른들의사정같은건아이가알수없는것이다.그저“어서네가방을싸야해.하지만명심하렴.꼭필요한것만가져갈수있단다.”라는말에짐을싸고보니,하루아침에낯선세상에와있다.때로는와글거리는사람들무리에섞이고,때로는엄마와단둘이격리된시간을보낸다.태어나처음보는물건들에호기심을느끼고,낯설고불편한장소에서힘겹게잠에들고,알아듣지못하는말을듣고,생전처음보는이상한음식들을먹는다.
그러면서주인공은책밖의우리아이들에게묻는다.너라면무엇을가져가겠니?너라면얼마나걸을수있겠니?너는예전에살던집이그리웠던적이있니?대답을떠올리기어렵지않은평범한질문들이다.그러나그답을골똘히생각해볼때면우리는‘난민’이라고불리는아이의눈으로세상을새삼스럽게다시보게된다.
이그림책의주인공은자신이‘난민’이라는슬픈이름으로불리기를원치않는다.편견가득한눈길대신자기자신을있는그대로봐주길원한다.다시금정겨운이름으로불리기를소원하고,또가족과친구들과함께평화롭게살기를바란다.『내이름은난민이아니야』는그들의간절한바람을담담하고진솔하게담아낸그림책이다.

먼나라,딴세상의이야기일까?
우리나라대다수국민들은여전히난민문제를딴세상이야기라고만생각하고있다.그러나돌이켜보면우리에게도내전과난민의역사가있다.6·25전쟁당시발생한난민은600만명에이른다.외국으로망명하는경우말고도자신의터전을잃고나라안을떠도는피난민역시난민에속한다.우리나라에서수백만명의피난민이발생했던시기는이제막국제연합(UN)에서난민을보호하기위한협약이채택된직후였다.그리하여세계각국은우리나라에도움의손길을뻗어왔다.지금은상상하기어렵지만,당시한국난민을도운나라중에는시리아도있었다.
또한세계가하나의공동체처럼끊임없이서로영향을주고받고있는지금,난민은외면할수없는문제이기도하다.앞으로도우리나라는국제사회의일원으로서난민인정과처우에대한책임감을요구받을것이다.『내이름은난민이아니야』는난민이우리와다르지않은평범한사람들임을알려주는동시에,이이야기가우리의과거와미래에모두밀접하게연결되어있단사실을가슴깊이느끼게한다.
아이들에게지구곳곳에서일어나는다양한이야기를들려주는'사회탐구그림책'시리즈는세계를보는넓은시각을열어줄그림책들을꾸준히펴내고있다.우리아이들이성숙한세계시민으로자라나길염원하며,『내이름은난민이아니야』가지금도어렵게삶을이어가고있는난민들의아픔을이해하는계기가되어주길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