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건동시집『나는나는1학년』엔1학년아이들이신나게뛰놀고,또박또박소리내어책을읽고,또골똘히생각에잠기기도하면서보낸하루하루가시에담겨있다.즐겁고신나는하루하루가쌓이다보면,어느새몸도마음도부쩍자라는1학년생들의생생한성장일기가한권의동시집이되었다.
‘학교에가려고집을나서는데,길가에앉아있던참새한마리가포르르날아갑니다.문득참새가되고싶다는생각이들어요.참새처럼잽싸게학교로날아가교문앞전깃줄에앉아서친구들이줄지어오는모습을구경하다가,친구들앞에폴짝내려앉아“안녕!”하고인사하면어떨까요?’-<시인의말>중에서
신형건시인은이처럼1학년다운시선으로아이들의일상에서시의제재를발견해낸다.아침마다친구들을빨리만나고싶어서참새처럼잽싸게학교로날아가고,국어시간에연필로꾹꾹눌러글씨를쓰면갖가지낱말이새싹처럼또박또박돋아나고,운동장에서냅다달려가다가돌부리에걸려꽈당넘어져무릎이깨지기도하며,하교시간엔가장친한짝꿍과떡볶이한접시를사먹고는가슴이홧홧해져서마치난로를삼킨것같은기분이들기도한다.
동시집『나는나는1학년』은4부로구성되어있는데,1부와2부엔활기찬학교생활이펼쳐지고,3부엔방과후가족과함께하는아늑한시간이,그리고4부엔아이들눈에비친자연의경이로움이담겨있다.또한,네화가가각기다른개성으로그린일러스트는아이들의생동감넘치는모습뿐아니라사물이지닌고유의색감과질감을풍부하게표현하여,독자들이동시집을한장한장넘기는즐거움을배가한다.
▶혼자소리내어읽고,또박또박따라쓰기도하면서
국어표현력을쑥쑥키우는동시집
‘빈화분에/솔솔꽃씨를뿌리면/새싹이/쏙쏙돋아나요//빈칸에/사각사각글씨를쓰면/새낱말이/또박또박돋아나요’-「씨」전문
‘갸우뚱/고개를기울이다보면//꼭꼭/머리에숨어있던/생각하나가//또르르/알약처럼굴러나오지.’-「갸우뚱」전문
쉬는시간에와글와글하던아이들은공부시간이되면사뭇진지해진다.소리내어국어책을읽고,또박또박글씨를쓰며‘꽃씨같은’자신의생각을담고,‘깔깔까르륵하하하호호’하는한글을보면서‘야,글자에서/웃음소리가난다!’(「한글이웃는다」)고감탄한다.
유아에서어린이로성큼성장하는이시기엔좋은동시를접하게하는것이아이들의문해력뿐아니라감수성을키우는데큰역할을한다.특히초등학교1~2학년시기에는리듬감넘치는시를소리내어읽는행위를통해언어의유창성을얻기도한다.‘가슴이콩닥콩닥//두눈이허둥지둥/건널목신호등도깜빡깜빡//(...)필통속연필도덩달아/달그락달그락(「허둥지둥」)’과같이반복적인소리를통해아이들은글자의변화에흥미를갖게되며,자연스레언어를폭넓게이해하고터득하는기쁨을누린다.
동시집『나는나는1학년』에서각부가끝날때마다나타나는<따라쓰는동시>페이지는아이들에게또하나의즐거움을선사한다.손끝에힘을모아시를따라쓰는동안아이들의숨결과마음은가지런해지고,그시는아이들마음속에소중한보물로오래오래간직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