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1번지교서동,어른들이붙여놓은주소속에서
‘나’라는길을잃지않기위해고군분투하는아이들의이야기.
-309동301호‘혜리’
원래집을팔고교서동에월세로들어온것도모자라엄마는아르바이트까지해가면서학원비를대는데,정작혜리의머릿속엔아무것도들어오지않는다.‘넌공부만잘하면돼’그말하나에엊어진이모든상황이혜리에겐너무버겁다.살얼음판한가운데에선혜리는스스로얼음을깨고헤엄을쳐보기로한다.부모의욕심에떠밀려가는것이아닌,자신이원하는것을찾아가기위해.
-310동807호‘수연’
첼로연주엔그다지흥미가없지만,‘#첼로그램’을태그해올린게시글의좋아요수는꽤쏠쏠하다.내뱉는말과행동에도엄카를긁는데도거침이없던수연은어느날,부모님의다툼속담보,자금줄과같은단어들을듣게되는데….가계가기울어지고그로인해틀어진유주,서린과의관계에대해서도되짚어본다.그리고화려한해시태그없이,있는그대로의내모습을보아주는친구들과손을맞잡는다.수연또한같은눈으로친구들을바라보게된다.
-309동1101호‘윤아’
오후4시,학교에있어야할언니의신발이현관에있는것을발견한다.학교에서뛰쳐나온진아가그간의고통을털어놓는데,조금더빨리그마음을헤아려주지못한것에대해미안함을느낀다.‘그냥같이있어주기만해도돼.’라는정우의말처럼,윤아도진아의곁을지켜주기로한다.진아를비롯한우리에게필요한것은뛰어난성적도,명현한진단도아닌,그저따듯한온기라는것을깨닫는다.
깜깜한밤,영롱히빛나는조각달을찾아내길바라며
교서중학교운동장엔언제나그늘이드리워져있다.높은아파트들이학교를둘러싸고있기때문이다.마치단단한성벽처럼.이곳에서의외침은메아리로돌아올뿐이다.몇겹은더얹어져서돌아오는질타에아이들은‘나때문인가?’‘내잘못인가?’자책하곤한다.경쟁을부추기는교육제도,앞다투어나서는학부모들그리고그사이에놓인‘나’중에서제일탓하기쉬운건가장작고힘없는‘나’이기때문이다.최이랑작가는청소년들이스스로를파괴하지않길바라며이이야기를썼다.세상을바꾸는법보다나를지키는법을먼저배우게한것에대해어른으로서진심어린사과를전한다.비록지금당장운동장에진그늘을모두거둘순없지만,깜깜한밤영롱히빛나고있을조각달을찾아내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