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어디에있든지봄은오니까.'
이른봄,세상에홀로핀열아홉의이야기.
자립준비청년은보육시설에서지내다만18세가되어퇴소한청년들을말한다.서울에서만매년300여명이사회로나오고있으며2023년2월기준,약1,500명의아이들이홀로서기를준비하고있다.이들의이야기는그늘에가려져있었으나,최근매스컴을타고대중의관심이늘면서지원과제도가개선되고있다.그러나이것은자립준비청년들이사회에발을내딛는데필요한최소한의안전장치일뿐,내딛은발이단단히뿌리를내리기위해서는사회구성원들의편견과차별이먼저해소되어야한다.
『열아홉의봄』은꽃에달린가시에대해이야기하고있다.고깃집사장과집주인아줌마는‘너생각해서하는얘기야.’라는말로운을떼며나름의꽃을서영에게건넨다.하지만정작서영의손에닿는것은꽃이아니라가시였다.그럴싸한꽃아래솟아있는뾰족한미움과우월의식이서영의마음에상처를냈다.그러나보깅댄스로서영과경쟁하고있는채연은서영을꼭꺾고싶다고말하며손을내민다.서영은일으킨건꽃도가시도없는같은땀,같은온도의손이었다.
어쩌면좋은세상은애써친절을베풀기보다,그저무례를범하지않을때이루어지는것일지도모른다.멋대로규정짓지않고,섣불리동정하지않는것.있는그대로의모습을바라보는시선이아이와어른,고용주와노동자,집주인과세입자혹은사람과사람사이의보이지않는벽을허물어줄것이다.
책속에서
“어휴,네가일을똑바로못하면너같은애들이다욕먹는거알지?나는괜찮은데어디가서남들한테미움받을까봐그래.”
“…….”
“내말무슨뜻인지알거야.다너생각해서하는말이야.”
깻잎두장을미리챙길걸그랬다.눈물이흐르려하기에아랫입술을살짝깨물어겨우참았다.울지않아야했다.
---pp.13~14
“요즘엔이것저것복지혜택이많던데,너희는편하게살아서좋겠네!”
아줌마는우리의삶겉면의가장얇은보호막을‘혜택’이라표현했다.(…)물론그것들을다누려서,삶의외피가조금두꺼워진다해도,아줌마가경계할정도로삶이부유해지는건아닌데,당신은무엇을염려하는걸까.
---pp.31~32
이상하게입꼬리가움찔거렸다.배시시삐져나오는웃음을참지못했다.라이벌에게인정받은게기뻐서?아니었다.라이벌채연보다여전히내춤이뛰어나서?그것도아니었다.
‘보깅댄서야.’
채연의평가였다.그애의눈에나는그저보깅댄서였다.미숙한알바,불쌍한세입자,세상물정모르는바보가아니라댄서.내가그토록바랐던모습이었다.
---p.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