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스틱스 (전지구적 물류의 치명적 폭력과 죽음의 삶)

로지스틱스 (전지구적 물류의 치명적 폭력과 죽음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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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로지스틱스(logistics)는 비즈니스의 물류와 전쟁의 병참을 가리키는 말이다. 로지스틱스는 상식적인 수준에서뿐만 아니라 로지스틱스에 대한 학술적 연구에서도 상품을 이동시키는 순수 기술적인 문제로 다루어져 왔다. 그렇다면 이 책은 두 분야, 즉 전쟁과 비즈니스 중 무엇을 다룬 책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두 분야를 모두 다루고 있음에도 그렇다. 이 책은 유통 기술에 대한 책이 아니며 전쟁술에 대한 책도 아니다. 저자는 로지스틱스가 순수 기술적인 방편이 아니라 “완전히 정치적인” 기획이라고 주장하며 로지스틱스를 현대 세계의 중심적인 문제로 다룬다. 이 책은 유통 기술이나 전쟁술의 향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로지스틱스를 통해 형성되는 전지구적인 사회적 공장의 폭력을 폭로하는 이야기다. 저자는 전쟁의 로지스틱스에서 출발하여 ‘혁명’을 겪은 비즈니스 로지스틱스로 이동하며 전쟁술과 비즈니스술이 뒤섞인 오늘날의 로지스틱스가 수행하는 사회적 전쟁(이것은 단순히 비유인 것만은 아니다)과 그 대안으로 나아간다.
저자

데보라코웬

저자데보라코웬(DeborahCowen,1976~)은토론토대학교지리학과부교수.수년동안토론토의전후교외에서도시행동주의연구와커뮤니티프로젝트에참여했고,빈곤의교외화,인종과공간의문제,도시보안화,그리고민간공간에미치는전쟁의영향에대한글을썼다.코웬의학술연구는두가지주요궤적을따른다.첫째는빈곤의교외화와인종화에초점을맞추고도시정치와도시계획을조사하는것이다.둘째는폭력과보안을조사하는것으로,여기서는영토가어떻게만들어지고,갈등을통해정치적인것이어떻게개조되는지를검토한다.코웬은저널『환경및계획D:공간과사회』의공동편집자이며,캐나다국립영화위원회의하이라이즈팀과함께교외의“디지털시민성”을전지구적으로조망하는다큐멘터리및연구프로젝트를공동으로진행했다.교외/도시정치,시민성과공간,노동,폭력등을주제로연구하는코웬은『로지스틱스:전지구적물류의치명적폭력과죽음의삶』(갈무리,2017)으로2016년〈국제연구협회〉(TheInternationalStudiesAssociation)의국제정치사회학분과가수상하는도서상을수상했다.이외에도『군사적노동복지:캐나다의군인과사회적시민권』(MilitaryWorkfare:TheSoldierandSocialCitizenshipinCanada)을썼고,에밀리길버트와함께『전쟁,시민권,영토』(War,Citizenship,Territory)를편집했다.

목차

한국어판지은이서문5

서문전지구적인사회적공장에서사물의시민성11
시장과군대19
영토의변형24
회복시스템과생존31
『로지스틱스』의로지스틱스36

1장로지스틱스혁명:“미국의마지막검은대륙”43
“냉철한계산”:전쟁의로지스틱스47
냉철한전쟁계산:맥나마라와관리55
시스템의과학59
로지스틱스혁명의로지스틱스:총비용62
사회적전쟁과기술변화68
새로운제국적상상계:지도제작과공간적메타포78
혁명이후84

2장국경에서전지구적홈으로:공급사슬보안의부상87
로지스틱스의지구화92
관문과항로의지도제작101
〈아시아태평양관문항로계획〉109
“홈없는”시스템의보안:공급사슬보안120
경계선에서“홈”공간으로124
공급사슬보안의지구적얼개?137

3장로지스틱스의노동:적시일자리141
죽음과교란144
전장으로서의신체148
운동(의)노동153
공장을펼치기157
관리를위한지도화161
빠른흐름과의경합174
순환을보안하기:표적으로서의운수노동178
부메랑과회로185
전지구적공장의로지스틱스노동191

4장해적행위의지경학:“소말리아해적”과국제법의개조195
“소말리아의사회악을사냥하기”198
해적행위란무엇인가?205
공급사슬과소말리아해적215
새로운공간성/변화하는합법성225
군대인가경찰인가?공공인가민간인가?정치인가경제인가?239

5장로지스틱스도시:제국의“도시심장”243
군사기지에서로지스틱스도시로249
두바이와로지스틱스도시의탄생253
로지스틱스도시와도시로지스틱스266
순환과도시272
로지스틱스도시와로지스틱스적도시282
“점거된”도시286

6장난폭한무역?섹스,죽음,그리고순환의퀴어본성290
우리♥로지스틱스295
이동이냐죽음이냐303
새와벌306
국경을가로지르기311
전쟁과회복력있는유기체315
우리는결코인간이었던적이없다321
로지스틱스를퀴어하기?326
다른“난폭한무역”을욕망하기331

감사의글340
옮긴이후기345
참고문헌349
인명찾아보기386
용어찾아보기391

출판사 서평

지스틱스란사물의순환뿐아니라삶의유지에관한것이다
현대의정치적삶에대한진지한개입이라면어떤것이든폭력적인공간의경제에대해,
시장과군대,영토와통치의고리를추적하는로지스틱스의계보학에대해깊이생각해야만한다


2011년항만용접공이자활동가인김진숙은한국부산항의갠트리크레인을점거했다.노동자를해고하고임금을삭감하려는한진의계획에맞선그녀의점거는땅에서벌어지는노동자들의살쾡이파업과연계하여2011년1월6일에시작했다.파업중인노동자들이결국그들의계약에대한양보안을받아들였지만,김진숙은자리를지켰다.수천명의움직임이땅위에서그녀를중심으로대열을만들었다.“희망버스”라고불린이것은그녀에게로지스틱스적ㆍ정치적지지를보내는것이었다.309일이지난뒤,[김]진숙의점거는성과를거두었다.노동자들은재고용되었고체불임금을받았다.이것은한국에서15년만에처음있는노동의승리였다.
―「3장로지스틱스의노동:적시일자리」175쪽

로지스틱스(logistics):물류인가병참인가?
로지스틱스(logistics)는비즈니스의물류와전쟁의병참을가리키는말이다.유통이나보급같은단어를떠올리면좀더쉽게다가갈수있을것이다.서점에서로지스틱스로검색을하면군사학이나경영학서적을쉽게찾을수있고후자가압도적으로많다는것또한알게된다.이것은비즈니스술로서의로지스틱스가우리일상에더익숙함을나타낸다.로지스틱스라는다소낯선말보다물류나유통등의단어를떠올린다면우리는고속도로를달리는대형트럭이나컨테이너를가득실은배의이미지로쉽게이동할수있다.그러한이미지가로지스틱스에대한지배적인이해다.그러니까로지스틱스는상품을이동시키는순수기술적인문제라는것.그것은우리의상식적인수준에서뿐만아니라로지스틱스에대한학술적연구에서도그러하다.
그렇다면이책은두분야,즉전쟁과비즈니스중무엇을다룬책일까?결론부터말하면이책은어디에도속하지않는다.두분야를모두다루고있음에도그렇다.이책은유통기술에대한책이아니며전쟁술에대한책도아니다.저자는로지스틱스가순수기술적인방편이아니라“완전히정치적인”기획이라고주장하며로지스틱스를현대세계의중심적인문제로다룬다.“로지스틱스와더불어새로운위기가,새로운보안패러다임이,새로운법의사용이,새로운살육논리가,새로운세계지도가도래한다.”(12쪽)요컨대이책은유통기술이나전쟁술의향상에대한이야기가아니라로지스틱스를통해형성되는전지구적인사회적공장의폭력을폭로하는이야기다.저자가본문에서빈번하게사용하는‘난폭한무역’(roughtrade)이란단어는로지스틱스의폭력적인(rough)군사적측면과비즈니스적측면을동시에드러낸다.여기서군사와민간의구별은무의미해지고그두가지가뒤얽힌새로운보안패러다임이등장한다.상품의흐름을최우선하는이네트워크공장에서그것을교란하는혹은할수있(다고여겨지)는모든움직임은로지스틱스의‘삶’에대한위협으로간주되고악마화되어폭력적으로관리된다.
저자는전쟁의로지스틱스에서출발하여‘혁명’을겪은비즈니스로지스틱스로이동하며전쟁술과비즈니스술이뒤섞인오늘날의로지스틱스가수행하는사회적전쟁―이것은단순히비유인것만은아니다―과그대안으로나아간다.

로지스틱스혁명:전쟁술과비즈니스술이뒤얽히다
병사와물자를전선으로보내는군사술로출발한로지스틱스는2차세계대전이후비즈니스계로편입되었다.엄청난양의인력과물자를전세계에배치해야했던2차세계대전동안전장을지원하기위해다양한기술이실험되었고기업은이에주목하기시작했다.무역지구화를뒷받침하는가장중요한기술적혁신으로꼽히는컨테이너는2차대전중미군에의해처음실험되었고베트남전쟁을거쳐표준화된지구적형태로확립되었다.또한,2차대전중레이더망배치,잠수함수색활동등군사적의사결정을위한작전연구(OR)의일환으로개발된총비용분석을통해로지스틱스에시스템접근이도입되었고,이를통해로지스틱스는완전히다르게개념화되었다.“이시점이래로지스틱스는‘시스템의과학’이되었고유통에좀더국한되어있던로지스틱스업무는공간적관리라는포괄적인과학으로전환되었다.”(68쪽)
이러한혁명을통해로지스틱스는전쟁술로서의자신의역사를버리고민간화된것이아니라전쟁술과비즈니스술이분리불가능할정도로뒤얽힌다른무엇이되었다.이것이뚜렷하게드러나는무대가공급사슬보안이다.

로지스틱스공간:공급사슬보안,그리고영토의변형
저자는로지스틱스가지구화를일으키고시간과공간과영토를변형하는현대세계를로지스틱스공간의시대로인식할것을주문한다.공급사슬은로지스틱스의전형적인공간으로서인프라,정보,재화,그리고사람들로구성되며빠른흐름에전념한다.즉공급사슬의최대과제는사물을빠르게그리고안전하게순환시키는것이며이를위해공급사슬보안의논리를동원하여자신을구성하는요소들을변형하고재구성한다.
공급사슬보안이란무엇인가?세계은행에따르면그것은“공급사슬에대한위협과그로인한,시민과조직된사회의경제적ㆍ사회적ㆍ물리적안녕에대한위협을다루기위해적용되는프로그램,시스템,절차,기술그리고해결책을포괄하는개념”이다.이정의에따르면공급사슬에대한위협은곧시민과사회의안녕에대한위협이다.다시말해서공급사슬의보안은시민과사회의안녕을보장하는길이며따라서그자체가하나의선(善)이되었다.이에따라공급사슬보안은무역뿐아니라국가안보에근본적인문제로부상하며공급사슬에대한위협은삶자체를위협하는것으로간주된다.재화흐름을교란할수있는능력을지닌무수한사건들,행위자들,세력들은이제보안이라는평가기준하에서모두동일하게취급된다.“그것이노동행동이든,화산폭발이든,테러공격이든,해적이든,원주민의토지소유권을둘러싼대립이든,심지어는국경에서의지체조차도그렇다.”(125쪽)공급사슬보안의논리는로지스틱스시스템의교란을국가안보의문제로재정의하면서노동자에대한사회적전쟁을옹호한다.항구를점거한노동자들은이제테러리스트로간주되고,유독성폐기물투기와불법어획에저항하는소말리아해안의어부들은해적으로취급된다.그리고무역흐름을교란하는‘공격’을막기위해관국가적(transnational)규제,국경관리,감시,노동훈육뿐아니라군대가동원된다.
새로운보안의기획이국민국가의주권을보장하는영토적경계보다는지구적순환네트워크를보호하는것을목표로삼으면서,국경은과거에자신이가졌던어떤기준으로서의지위를상실한다.국경선에따른내/외부의구별이무의미해졌기때문이다.이제중요한것은국경을가로지르는상품흐름과인프라를보호하는일이다.따라서공급사슬을교란할수있는노동자들을어떻게관리할것인가,국경을넘어서는중요한흐름의길목들―예를들어해적출몰지역으로널리알려진아덴만―을어떻게통치할것인가,사물의흐름을보안하기위해도시공간을어떻게고안할것인가등이중요한문제로부상한다(이책의3장과4장그리고5장은각각이문제에대한내용으로이루어져있다).중요한것은국경을넘어서통치하는일이고,정상적인노동법을넘어서노동자를관리하는일이며,국가주권을넘어서길목을보호하는일이다.이에따라영토성에기반했던국가주권은네트워크상업항로를보안하는권위로재구성되고,정상적인노동법과권리들은조정되거나유예되며,소말리아주권영해에다른국가들의군사력사용이승인된다.새로운보안패러다임을통해기획되는로지스틱스공간은이제삶의모든영역을전지구적으로침범하고있다.

난폭한무역(roughtrade):로지스틱스를퀴어하기(queering)
본문에서여러차례등장하는‘난폭한무역’(roughtrade)은말그대로군사술과비즈니스술의양측면을동시에지닌폭력적인로지스틱스를의미하기도하지만성적은어로널리사용되는말이기도하다.trade는게이남성의파트너혹은남창을뜻하기도하는데그중에서도roughtrade는난폭하고폭력적인파트너를말하며,특히대형트럭운전사,건설노동자,부두노동자같은육체노동자를가리키는경우가많다.저자는로지스틱스에퀴어적개입을시도하기위해이용어를사용한다.저자는페미니스트학자앤맥클린톡(AnneMcClintock)을인용하여BDSM의초월적잠재력을강조한다.BDSM은“전환의극장”으로서“……그것이빌려오는사회적의미를뒤집고변형한다.”(332쪽)따라서BDSM중하나를수행하는roughtrade역시난폭한무역을변형할수있는잠재력을가진다고볼수있다.그리고roughtrade가가리키는대상이트럭운전사,부두노동자처럼공급사슬의핵심적인노동자라는점또한의미심장하다.그렇다면그잠재력은어디서나오는가?
저자는17~19세기대서양해적들과선언들의역사서『히드라』(갈무리,2008)의저자피터라인보우(PeterLinebaugh)와마커스레디커(MarcusRediker)를인용하여초기대서양제국주의의지리가“공간적으로분산된사회적질서들을잡다한지배관계들속으로던져넣”(333쪽)음으로써의도치않게창조적인연대가생산되었음을강조한다.“지배관계들의폭력적인하부구조[인프라]를통해구축된연결들은대안적미래상들의결합조직이될지도모른다.”(333쪽)마찬가지로“겉으로보기에는이질적인이운동들의삶들”이“로지스틱스공간인프라를통해연결된다.”(334쪽)따라서“공급사슬은광대한거리를가로지르며사람들을연결하고공통재(commons)를위한네트워크된“지반”을제공한다.”(337쪽)저자는이것이다르게전유된“로지스틱스공간의잠재력”이라고주장한다.우리는그잠재력을얼마만큼재전유할수있을까?

저자는순수하게기술적인문제로만여겨지는로지스틱스를이처럼정치적인무대위로끌어올리면서,교란역시정치적전술임을강조한다.교란은더높은생산성의요구와그에따른압박―심지어는죽음으로이어지는―에저항하는노동자들의전술이며,유독성폐기물을버리는유럽인과싸우는소말리아해적들의전술이다.그리고당연히우리에게도교란은―이책의본문에등장하는김진숙의사례를포함하여―매우익숙한전술이다.수많은노동자들이크레인으로,굴뚝으로,옥상으로올랐다.이책은그교란의의미를,함께할동기를다시일깨워주고부여하고있다.저자가책의3장서두에서인용한조안위피예프스키의말처럼,“세계를움직이는사람들은세계를멈출수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