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후반에사회운동이약해졌을때맑스에대한연구는마치그나름의생명을갖는것처럼보였다.구조주의자,포스트구조주의자,해체론자들이미국과유럽의저널과세미나실에서꽃피었다.이맑스주의자들과그해석자들은세계를해석하기위해투쟁했고때로는맑스를해석하기위해투쟁했다.이과정에서이들은,문제는세상을해석하는것이아니라그것을변혁하는것이라는맑스의금언을잊어버렸다.1979년에해리클리버는‘『자본』을어떻게읽을것인가?’라는질문을던지면서그세미나실들안으로‘『자본』을정치적으로읽기’라는기폭장치를설치했다.『자본』1장을철저하게정치적으로읽음으로써그는,『자본』이학자들을위해서가아니라노동자들을위해쓰여졌으며우리가이제노동자라는범주를,주부,학생,실업자그리고여타의비임금노동자들까지포함할수있도록확장해야할필요가있음을보여준다.『자본을어떻게읽을것인가』는1960년대유럽의새로운사회적투쟁,1970년대이탈리아의아우또노미아투쟁,1990년대멕시코사빠띠스따들의투쟁,그리고2000년대라틴아메리카원주민들의투쟁,2010년대의전지구적반란들사이의이론적·역사적다리를제공한다.1장에배치되어있으면서독립성을갖는그의서론은『자본』이출판된이후에전개된노동자계급투쟁에대한훌륭하고간결한개요를제공한다.각각2000년,2012년에추가된그의영어판서문,독일어판서문은이책의핵심적내용과역사적의미를체계적으로설명하며2018년에추가된한국어판서문은촛불혁명이후의한국현실에서이책이갖는보편적이고지속적인의미를친절하게역설한다.
한국에서의맑스의『자본』의역사
칼맑스의『자본』(DasKapital)은150여년전인1867년에그첫권이출간되었고2권과3권은맑스사후에엥겔스의편집을거쳐1885년과1894년에각각출간되었다.한국에서『자본』이우리말로읽히기시작한것은그리오래되지않았다.해방공간에서1947년부터1948년사이에최영철,전석담,허동공동번역으로『자본』(서울출판사)이2권까지출간되었지만분단은사실상『자본』을한국에서(그리고북한의‘주체’화이후에는한반도전체에서)추방하는계기로작용했다.
한국에서『자본』은오랫동안‘읽기’이전에‘출판’그자체가과제였던금지된도서로남아있었다.완역출판에이르는긴해금의과정은탄압을피하기위한비실명출판뿐만아니라출판사(이론과실천,백의)대표들이투옥을무릅쓰고감행한저항과투쟁을포함하는과정의결과이기도했다.그것의완간이1990년전후베를린장벽의붕괴,소련의해체,그리고맑스레닌주의퇴조의시기와겹쳤다는것은아이러니다.맑스는『자본』을노동자들에게읽힐목적으로썼지만한국에서『자본』은대학으로복귀한진보지식인들을매개로진보적사상을뒷받침하는분과학문(경제학)의텍스트로자리잡아갔다.
맑스200주년,『자본』을“정치적으로”읽는다는것
해리클리버의책ReadingCapitalPolitically(2000)는누구나알수있다시피알튀세르와발리바르등의책ReadingCapital(『자본론을읽는다』(두레,1991),불어본1965;영어본1970)을염두에두고그것에‘Politically’를덧붙인제목이다.후자의제목이‘읽기’그자체에강조점을두고있다면전자의제목은읽기의방법,즉‘어떻게’에강조를둔점에서전자와차이가난다.그런데방법의관점에서볼때알튀세르와발리바르등의ReadingCapital은단순한읽기가아니라『자본』읽기의새로운방법을,즉‘정치경제학적으로읽기’대신‘철학적으로읽기’를제안한것이라고클리버는해석한다.
해리클리버는이론적실천의상대적자율성을확립하려는알튀세르의이시도가결과적으로는경제결정론을재추인함과동시에계급투쟁을역사의중심무대에서삭제하는효과를낳았다고비판적으로평가한다.이런인식위에서쓰여진ReadingCapitalPolitically는알튀세르가ReadingCapital에서사용한‘철학적으로읽기’의방법이봉착한한계지점에서‘『자본』읽기’를다시시작하는것이다.따라서『자본을어떻게읽을것인가』의‘정치적으로읽기’는‘정치경제학적읽기’와‘철학적으로읽기’와는다르게,그것에대항하고그것을넘어서는『자본』읽기의방법론으로제안된다.
이책은맑스탄생200주년을맑스에대한회의로맞이하는청산주의적시류를거부하면서지금필요한것은맑스청산이아니라오히려맑스를‘어떻게’읽을것인가에있음을환기시키고있다.
『자본을어떻게읽을것인가』40년,발행과번역의역사
정확히40년전인1978년에영어로처음발행되었던해리클리버의이책은역사적과정의소용돌이속에서중요한계기마다끊임없이다시주목되었고여러나라언어로번역되거나재출간되었으며2000년에는영어개정판이출판되었다.이책의초판은스페인어(1981,멕시코),한국어(1986)로번역출판되었고개정판은스웨덴어(2007),터키어(2008),폴란드어(2011),독일어(2012),그리스어(2017)등7개언어로번역출판되었다.2012년에는인도에서도영어로개정판이출판되었다.주목할것은초판이멕시코와한국과같은당대의제3세계권을중심으로출판되었음에반해개정판은중동,동구,서아시아,북유럽,남유럽등세계의폭넓은지역에서출판되었다는사실이다.그리고출판초기보다2000년대이후에이책이세계인들의더광범위한관심을끌고있다는점도주목할만한사실이다.1986년전두환독재체제하에서이책의초판이한국어로번역되었지만(한웅혁옮김,풀빛)정통맑스레닌주의전통을비판하고자율주의적맑스주의흐름을새롭게발견하고구축하려한이책은두가지의장애에직면했다.하나는전두환정권의법적금서지정이며또하나는당시의주류운동이었던정통맑스레닌주의운동과주체사상이만들어낸정치적기피다.이후1990년대소련의해체와신좌파적관심의부상이이책을수용할수있는긍정적환경을만들어냈지만이번에는새로운장애가나타났는바,책의절판이그것이다.
이책『자본을어떻게읽을것인가』는,2000년영어개정판을새로이완역한후,특히최근의정치적상황과이론적지형속에서이책이갖는지위와의미에대한포괄적이고요약적인서술을담은장편서문인독일어판서문,그리고문재인정부의등장속에서한국독자들에게이책(의노동가치론)이갖는특별한의미를담은한국어판서문을포함했다.이로써한국어는초판과개정판을모두번역출판한첫번째언어가되었다.
자본주의는무엇보다우리삶을노동에끝없이종속시키는것에기반한사회시스템이다
저자에따르면이책은칼맑스의『자본』1권1장에대한상세한연구를통해맑스의가치분석을재검토하고자한다.이연구의목적은1장의추상적개념들을자본주의사회의계급투쟁에관한맑스의전반적분석속에위치시킴으로써가치분석의정치적유용성을도출해내는것이다.클리버는지난반세기동안『자본』은이런방식으로거의읽히지않았을뿐만아니라그런독해방식은거의무시되었다고본다.이책이읽힐때에도,여러경향의맑스주의자들에의해정치경제학,경제사,사회학,심지어철학분야의작품으로간주되어왔다는것이다.이처럼이책은정치적도구라기보다학술적연구의대상이었다고저자는주장한다.
이책의본문은맑스의가치분석을정치적으로읽음으로써『자본』전체를정치적으로읽는것에기여하는것을목표로하고있다.이책에서그재해석은,『자본』에서맑스가제시한노동가치론이자본에대한노동의가치론(atheoryofthevalueoflabortocapital)으로이해될수있으며자본에대한노동의가치란무엇보다사회를조직하고우리를통제하는근본적인수단으로서의노동가치임을강조한다.
*노동가치론이란?
상품의가치는그상품을생산한노동이만들어내고,가치의크기는상품을생산하는데필요한노동시간이결정한다는학설.인간의주관적만족도가상품가치의기준이된다는효용가치설과대립된다.리카도,스미스같은고전학파의노동가치론을맑스가비판적으로계승하였다.(나무위키,두산백과참조)
노동가치론에대한이해는자본주의에서모든것은,그것이목표를성취할때이건목표를성취하지못할때이건간에,사람들의삶이자본주의적노동에어느정도로종속되고또반대로사람들이그종속으로부터자신을해방시키는데어느정도로성공하는가를둘러싼적대적투쟁의양상이라는점에우리의주의를집중시킨다.정치경제학적읽기와철학적읽기는모두생산대상,생산수단,생산물을3대요소로하는자본주의적‘노동’을모델로삼는다.해리클리버에게‘정치’는무엇보다도이러한‘노동’모델에대한비판이다.노동은전적으로생산수단소유자들(즉자본가들)에의한강제의산물이다.
이책의구성과각장별내용
서론은세가지중요한내용을담고있다.하나는미국에서나타난맑스주의에대한관심의놀랄만한만개에대한간략한분석이다.그만개는전후케인스주의시대를위기에던져넣은투쟁주기동안에,즉1960년대말과1970년대초에나타났다.또하나는맑스주의전통의주류노선에대한해설이다.그조류들에는특히(알튀세르의작업을포함하는)정통맑스레닌주의와,프랑크푸르트학파에서부터그것의더욱현대적인표현들에이르는비판이론이포함된다.저자가보기에이전통들은자본주의착취의메커니즘에초점을맞추면서노동계급의자기활동성을이론화함에있어서는무능력을드러내고있었다.세번째부분은그러한일방성을다양한방식으로극복했다고생각되는,그리고저자의작업과유사성을갖고있거나그의작업에직접영향을미쳤다고생각되는맑스주의전통의자율주의적흐름들에대한이야기로구성된다.
맑스를읽는이여러접근법들에포함된『자본』읽기를정치경제학적읽기,철학적읽기,정치적으로읽기로구분한후클리버는정치적읽기의방법에따라『자본』1장을분석한다.이책2장에서는맑스가상품분석에서시작하는것이합당하다고본정치적이유를논의한다.왜냐하면저자가보기에상품형태야말로자본주의적노동부과의기본형태이고,따라서계급투쟁의기본형태이기때문이다.3장에서는가치의실체를자본이강제한노동으로본맑스의분석을해석하고가치의척도,즉사회적필요노동시간의근저에놓여있는노동시간을둘러싼투쟁에대해논의한다.이어서4장에서는다양한형태들(단순형태,확대형태,일반형태및화폐형태)의가치가자본주의사회에서계급관계를표현하는방식들을분석하고그것들이노동계급투쟁과관련하여우리에게가르쳐주는교훈이무엇인지를논의한다.
이책의세계경제적,국제정치적의미
독재정권의억압적정책들에대한반란들인아랍의봄(2011년)은금융붕괴의부담을그것을야기한사람들(은행,다른금융투기업자,그리고정부정책입안자들)로부터금융위기의파고속에서가장큰피해를입은사람들(직장,주택,저축,보험및미래에대한희망을모두잃은노동대중들)에게전가시키려는시도에대한반란으로,즉유럽과미국의가을로이어졌다.튀니지,이집트,리비아에서의아랍봉기가아랍세계내의다른곳에서의반란을촉발시켰고〈유럽연합〉의긴축정책에반대하는그리스의반란이아테네에서스페인까지그리고그너머까지유통된것처럼,로어맨해튼에서의월스트리트점령도수주내에미국전역과전세계에걸쳐수많은유사한점거를촉발했다.
비록이책은1970년대에쓰여졌지만,저자는이책을신자유주의가등장한첫10년동안에썼다고밝힌다.저자가작업한맑스주의이론의재해석은부분적으로그당시에새로운것이무엇인지를이해하는것을목표로했다.그새로움이란‘발전된나라들’에서채택된자본주의전략이상대적으로진보적인자본주의형태(케인스주의)로부터오늘날우리가신자유주의라고부르는매우억압적인종류의경제정책으로이행한것이다.
저자에따르면,금융위기를영구적으로극복하는유일한방법은,화폐와금융이필수적인구성계기인,사회의부르주아적조직화를폐지하는것이다.사회의부르주아적조직화를폐지한다는것은삶의노동에로의끝없는종속을폐지한다는것을의미한다.해리클리버는‘2012년독일어판’서문에서이러한방향의핵심이상품화,화폐,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