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시작

역사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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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역사의 시작』은 역사의 종말이라는 사고에 도전한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냉전의 종식과 더불어 자유민주주의가 “인류의 이데올로기 진화의 종점”이라고 주장하며 “역사의 종말”을 선언했다. 사실상 자본주의의 최종적인 승리를 선언하는 이러한 사고에서 세계의 수많은 문제들은 자본주의 자체의 결함이라기보다 그것의 불완전한 실행에서 비롯된 문제로 이해된다. 그러므로 더 이상 새로울 것은 없다. 우리는 이미 최종적인 단계에 도달했으므로 그것의 보다 완전하고 광범위한 실행만이 남았을 뿐이다. 이것은 특정한 가치, 즉 이윤, 경쟁, 무한 축적 등이 보편화되어 사회 곳곳에 스며든 세계를 의미한다.

그러나 저자는 ‘역사의 시작’이라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역사의 종말이라는 이미지로 세계를 구축하는 것을 거부한다. 이 역사의 시작이란 “다른 가치들을 상정하는 것이며, 화폐로 부패된 민주주의, 살림살이를 위협하는 경쟁으로 부패된 사회적 공동생산 그리고 비시장 공통장을 종획하는 구조조정과는 다른 지평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렇게 다른 가치를 상정하고 실천하는 것은 지배적인 가치에 대한 도전과 적대이자, 자본주의를 넘어선 창조의 구성적 과정일 수밖에 없다. “다른 삶의 차원들의 생산, 즉 행위하고 관계 맺는, 가치화하고 판단하는, 살림살이를 공동 생산하는 다른 양식들의 생산일 수밖에 없다.” 요컨대 지구 전역에서 자본의 폭력에 맞서 일어나는 다양한 투쟁들이 다른 가치를 상정하고 실천하며 다른 삶을 창조하는 과정이기에 역사는 끝난 적이 없다. 역사는 언제나 다시 시작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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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맛시모데안젤리스

집안의연구자,계간『문화/과학』편집위원,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부소장,동아대융합지식과사회연구소연구원,한신대생태문명원연구위원,서울시립대도시사회학과강사.서울시립대학교에서도시예술가들의공통장에대한연구로도시사회학박사학위를받았다.2000년대중후반부터서울영등포구문래동에서오랫동안다양한프로젝트와연구를했다.공통장,돌봄,생태,예술을함께엮어서사고하며활동하는데관심이있다.저서로『예술과공통장』(2024),공동저서로『돌봄의시간들』(2023),『지식을공유하라』(2022),『서울의공간경제학』(2018)이있고,옮긴책으로『역사의시작』(2019),『로지스틱스』(2017),『빚의마법』(2015),『텔레코뮤니스트선언』(2014)이있다.

목차

한국어판지은이서문6
그림차례12
표와상자차례12
서문13

1장역사의시작22
다른차원들22
전선과대안29
적대의발현34
그릇된양극단들39
책의구조44

1부방향설정:경합지형으로서살림살이의공동생산

2장가치투쟁들51
일시적시공간공통장51
하나의윤리체계로서의시장61
외부를상정하기69
가치투쟁들75

3장하나의사회적세력으로서의자본80
하위체계로서의자본주의80
자본88
텔로스,충동그리고코나투스90

4장한계가없는98
자본의무한함98
전지구적M-C-M′:고전적실례104

5장생산과재생산113
순환결합113
임금노동과비임금노동그리고비가시적인것의영역122

6장생산,재생산그리고전지구적순환고리139
전선:코나투스들의절합139
국제노동분업150

2부전지구적순환고리들:현대노동기계에대한몇가지탐구

7장종획과훈육적통합158
세대와항상성158
개념지도163
통치성172

8장전지구적순환고리들200
신자유주의적지구화200
지구화211

9장전지구적노동기계223
전지구적생산네트워크와초국적기업들223
훈육무역229
공간적대체가능성과‘계급구성’240

3부맥락,경합,텍스트:담론과그것의충돌하는실천들

10장맑스,그리고우리가직면한종획252
자본은종획한다252
맑스와종획의지속적인성격259
지속성,사회적갈등그리고대안들266

11장한계없는종획271
전선으로서의종획271
종획의유형274

12장‘가치법칙’,비물질노동,그리고힘의‘중심’285
전지구적시장과가치실천들285
‘가치법칙’이란무엇인가?292
‘가치법칙’에대한비판적접근297
힘의‘중심’322

13장자본의가치화와측정328
측정과피드백328
상품가치333
측정과투쟁354

14장시장자유와감옥:하이에크와벤담360
방향설정360
시장질서364
파놉티시즘372
시장과파놉티시즘:중첩되는두질서들381

15장프랙털파놉티콘과편재하는혁명393
시장질서와파놉티시즘393
파놉티시즘을넘어서407

4부‘물으면서걷기’:탈구의문제

16장‘외부’411
역사의시작411
‘외부’414
종획,강탈그리고외부419
제국주의로의아주짧은우회426
디트리터스-코나투스429

17장공통장434
공통장의생산434
자유,공동체…437
…그리고공통장443
아나키즘,코뮤니즘,사회주의445

옮긴이후기451
참고문헌461
다른웹문헌478
인명찾아보기479
용어찾아보기481

출판사 서평

우리가사는세계는자본주의가아니다
역사가종말을맞이했다는생각은자본주의의최종적인승리를말하지만데안젤리스에따르면우리가사는사회적관계들의체계는자본주의가아니다.우리의세계는자본주의보다훨씬더거대하며,자본주의는“훨씬더광범위하고모든것을아우르는어떤것,즉사회적재생산체계에속한하나의하위체계에불과하다.”이말을따른다면우리는자본주의라는하나의체계가모든것을에워싼세계가아니라다양한체계들의상호관계로구성된세계를떠올릴수있다.
이렇게저자는이세계를,상호작용하는다양한가치체계들의집합으로이해한다.일반적으로‘가치’라는것이우리가우선시하는어떤것이라면,가치들은전체사고구조로함께결합하여가치체계를낳는다.따라서이가치체계란“우리가세계를이해하는하나의개념격자다.그것은무엇이좋고무엇이나쁜지,무엇이정상이고무엇이비정상인지,우리가무엇을단념해야하고,무엇이바뀔수있는지(심지어무의식적으로)정의한다.”

세계를만드는‘가치실천’
데안젤리스는이가치체계들이상호작용하는과정을그려내기위해가치실천이라는개념을도입한다.이가치실천은“가치체계에입각해있을뿐아니라결국그것을(재)생산하는행동과과정과관계망”을의미한다.이가치실천은“무엇이‘좋고’무엇이‘나쁜지’를,개념적으로그리고담론적으로선별할뿐만아니라실제로이선별에기초하여행동함으로써”특정한가치체계를형성한다.그러므로가치체계는주어져있다기보다사람들의행동을통해(재)생산되며,상이한가치들의추구가상이한‘사회들’을(재)생산한다.
예를들어주택소유자의가치체계에서임대료상승은‘좋은것’이고하락은‘나쁜것’이다.반대로세입자의가치체계에서임대료상승은‘나쁜것’이고하락은‘좋은것’이다.주택소유자들은가격을담합하고이른바혐오시설의입주를저지하며임대주택공급을반대하는등다양한방식으로자신이가치화하는것(임대료및주택가격상승)을추구함으로써‘부동산이불패하는’사회를재생산한다.이러한사회에서부동산투자는가치체계를넘어하나의가치프로그램이된다.저자가인용하는맥머트리에따르면“하나의가치체계혹은윤리체계는상정된자신의가치구조가자신을넘어서는사고를배제할때하나의프로그램이된다.”즉프로그램은하나의‘정상’이된사고체계다.하나의프로그램이된부동산투자는화폐를향한공통의욕망위에서번성한다.

자본의외부:공통장(commons)
그러나우리는임대료와주택가격의상승이아닌다른가치를추구하면서다른사회를만들수도있다.우리는‘부동산이불패하는’사회안에서건물주의일방적인임대료인상을거부하고강제집행에맞서며다른사회를구성한다.그러한일은필연적으로지배적인가치체계와의갈등을유발한다.그렇게상이한가치들이충돌할때하나의전선이형성되고그곳에서다른사회가,자본의외부가만들어진다.
저자는그렇게“자본과다른것이되는”과정,즉외부를공통장(commons)이라고부른다.이공통장은어디에나존재할수있다.저자의말에따르면“많은공통장들이이미사회내에잠재해있으며,우리가우리의삶과지식을재생산하기위해필요한도움과자원의많은부분을공급하는수로역할을한다.우리는일반적으로하나의공통장에서태어난다.”우리는다른가치를추구하여다른사회를만듦으로써우리가자본외부에있다고말할수있다.그러나자본은그러한외부를자신의울타리로에워싸려한다.그과정이바로종획(enclosure)이다.

자본은종획한다
자본주의가하나의체계라면,자본은이체계를출현시키는사회적세력이다.저자가말하는사회적세력이란어떤지향점을가진힘들이연결된상태를가리킨다.자본의지향점은바로무한한축적이다.이것을지향하는사회적세력,자본은“인간및비인간삶의모든영역에침투하여스며들기를열망하며그모든영역을자신의행위양식으로,따라서특유의사회적관계로,즉사물을가치화하고그결과사물의질서를만드는자신의방식으로식민화한다.”요컨대자본은자신의외부에있는모든것을에워싸려한다.즉종획한다.
전통적인맑스주의는종획을자본주의의‘시초’에일어난지나간일로치부하고‘정상적인’축적과정,즉‘자본논리’를강조하지만저자에게종획이란‘자본논리’의지속적인특징이다.우리가세계를객관적인법칙이아니라다양한가치실천들간의투쟁에서출현하는것으로이해할때,자본은자기보전과무한한증식을위해끊임없이외부세력을종획해야만하기때문이다.이처럼저자의강조점은역사를시작하기위해분투하는세력들이반대하는것,즉자본주의보다는그세력들이대면하는것,즉자본과자본의가치실천에맞추어져있다.

사회문제를가치실천들의갈등으로이해해야한다
자본주의를비판하는수많은문헌들이신자유주의와지구화된시장이가져온참담한효과를나열한다.그것을상이한가치실천들간의충돌이라는관점에서바라보지않고해결해야할‘문제’로만,싸워야할‘적’으로만이해하기때문이다.가령‘빈곤과의싸움’을언급하는이들의발표자료속에서빈자는무기력한피해자로만재현되고,빈곤은자본의세례를아직받지못한‘저발전된’상태로만나타난다.즉빈자들의주체적인실천과투쟁은지워지거나심지어범죄화되고,‘역사의종말’이란사고를우리에게주입시키는자본은자신을그‘문제’의‘해결책’으로제시한다.실상그자신이그문제의원인임에도불구하고말이다.
이렇게사회문제를가치실천들의갈등이라는관점에서바라보지않고손쉽게‘해결책’,‘정책’을제시하는과정에서공통장도자본으로흡수될수있다.오늘날유행처럼번지고있는이른바공유경제는대표적인예로보인다.도시문제에대한‘해결책’을제시한다고하는,혹은새로운부가가치를창출한다고하는그사업들대부분이오히려새로운문제가되고있는것으로보이기때문이다.그사업들은공유,협력,나눔등의가치를내세우고도시민들의마주침을조직하여그과정에서생산되는공통의부를전유한다.그부를생산한공통인들(commoner)혹은공동체는자신들이생산한부로부터배제된다.따라서이소위공유사업들은이름과는정반대로새로운종획의사례다.
그러나그종획의과정에서또다시투쟁이일어나고새로운전선이그어진다.공유경제뿐아니라재개발,젠트리피케이션등의사례에서어김없이볼수있는것처럼오늘날도시는공통의부를둘러싸고끊임없이전투가벌어지는전장이다.저자는그전장에뛰어든혹은뛰어들우리에게꼭필요한관점을이책을통해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