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별자리들 (잠재성, 운동, 사건, 삶으로서의 문학에 대한 시론)

움직이는 별자리들 (잠재성, 운동, 사건, 삶으로서의 문학에 대한 시론)

$24.00
Description
이 책은 정동, 페미니즘, 공통장의 문제의식을 통해 한국문학사의 여러 장면들을 읽어가며 근대적 개인의 신화를 질문에 붙이고, 포스트 개인(post individual)의 사유를 전개한다. 이 사유는 오늘날 테크놀로지의 조건과 인간을 말할 때 유용하다. 이 책은 거기에서 나아가, 본래 인간이 취약한 존재라는 사실과, 오늘날 인간을 더욱 취약하게 만드는 시대적 조건을 연결시킨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이 책이 강조하는 것은, 거기에서 발견되는 연결·연대의 조건들이자, 모든 존재에 깃들어 있을 잠재성에 대한 믿음이다. 이 책에서 정동적 모먼트로 언급되는 2014년 세월호, 2016~17년 촛불, 2016년 강남역 이후는 모두, 주어진 조건들을 사람들 스스로 전유하고 다른 것으로 만들어가는 장면들이다. 이 책이 문학을 통해 사유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우리 안의 잠재성, 사건의 계기들이다.
이 책은 문학이 당대의 문제들과 적극적으로 호흡하고 있는 현장의 기록이다. 특히 문학만의 고유한 언어를 넘어서, 철학, 사회학 등 분과를 넘나드는 문제의식과 언어를 교차시킨다. 분과적으로 조밀해지고 전문화되면서 소통의 어려움을 겪는 인문학의 현장에 이 책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최근 수년간 한국사회를 뒤흔든 중요한 변화에 관심이 있는 이들, 한국에서의 문학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고 그 추동력이 무엇인지 궁금한 이들 모두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저자

김미정

2004년문학동네신인평론상을받으며평론활동을시작했다.현재창비에서발행하는<문학3>을함께만들며,광운대,숭실대,서울예대등여러대학에서학생들과배움을주고받고있다.제도밖장소에서다양한삶을사는이들과고민을나누고공부하며『민중이사라진시대의문학』(2006)을공저했고,여러연구자와함께『민주주의,증언,인문학』(2018),『문학을부수는문학들』(2018)을썼다.한편,도쿄에서수학하고생활한경험의연장선상에서『살게해줘!프레카리아트,21세기불안정한청춘의노동』(2011,2017)을한국어로옮긴이래로,『전후라는이데올로기』(2013),『정동의힘』(2016),『군도의역사사회학』(2017)을번역했다.인간,테크놀로지,만들어갈공통장에대한관심속에서현재정동관련저작을옮기고있다.

목차

서문―이행의기록6

1부2010년대의정동적이행과사건-문학들
움직이는별자리들:포스트대의제의현장과문학들20
흔들리는재현·대의의시간:2017년한국소설의안팎49
‘쓰기’의존재론:‘나-우리’라는주어와만들어갈공통장83
운동과문학:다시여성주의라는의제와감수성을통과하며99
아르키메데스의점에대한상상:2015년,한국문학,인간의조건에대한9개의메모128
불안은어떻게분노가되어갔는가:감수성의이행으로읽는김유진의소설들155

2부공통장을이야기하기위한예비작업:‘포스트개인’의사유를중심으로
벤치와소녀들:호모에코노미쿠스를넘어서179
회로속의인간,회로를만드는인간:사건,주체,역사,인간에대해생각하며199
마지막인간의상상:‘개인’의신화를질문하며225
소년은왜‘꽃핀쪽’으로가라고말하는가:‘기억-정동’전쟁의시대,『소년이온다』가놓인자리240
수다와고양이와지팡이:행복을해방시키기275
신자유주의시대에생각하는미적아나키즘:구라카즈시게루의『나자신이고자하는충동』에대한단상293
현장-신체-정동,다른미적체험의가능성을묻는다:‘장르피라미드’를넘어서읽는한권의책313

3부문학장의회로와잠재성들:문학을만드는장소,문학이만드는장소
‘한국-루이제린저’와여성교양소설의불/가능성:1960~1970년대문예공론장과‘교양’의젠더339
「황제를위하여」와Pourl’empereur!사이:문학장의역학과‘작품’의탄생372
한시절의문학소녀들의기묘한성장에부쳐:2010년대에다시읽는은희경의소설들405
무서워하는소녀,무섭게하는소녀:최윤의「저기소리없이한점꽃잎이지고」의트릭과전략433
문제는휴머니즘이아니다:윤이형소설읽기443
보론―십년후,프롤로그:윤이형의「큰늑대파랑」465
다시,‘미적체험’에관하여473
길,우연성,편지:한국문학의주어변화와배수아의소설들483

출판사 서평

1.『움직이는별자리들』상세한소개
‘움직이는별자리들’이라는제목
‘별자리’라는용어가미학과철학의술어로의미있게다가오게시작한것은두사람의철학자,미학자덕분일것이다.먼저헝가리의사상가게오르그루카치(1885~1971)는『소설의이론』이라는소책자의서두에서그리스시대를상상하면서,하늘의별자리의인도를받아살아갔던시대의사람들은행복했을것이라고썼다.루카치는자신의시대(1920년대)를대단한격변기로,반대로그리스시대사람들은상당히안정되었던시대의사람들로서인식했다.루카치의별자리는고정된별자리,안정을가져다주는별자리,불변성의이미지를가졌다.루카치와거의동시대를살았던독일의사상가발터벤야민(1892~1940)은『독일비애극의원천』에서별자리에다른의미를부여한다.벤야민은별자리라는말을철학에서의관념과대상의관계에적용하면서,별자리를관념으로,철학적관념의대상을실재로보았다.벤야민에게서실재로서의대상이변치않을때에도별자리즉관념체계는바뀔수있는것이다.루카치의별자리와달리벤야민의별자리는가변적이고이동하는,움직이는성격을갖는다.
김미정의평론집에서별자리는벤야민의별자리와유사하게변동하고,변화하는별자리다.그런데차이가있다.이책에서별자리의움직임은관념상에서의변화만을의미하지않으며,현실적대상세계그자체의움직임도지시한다.그러므로우리는이책을이해함에있어서별자리의움직임을사고하기위해서관념상에서의변화와현실세계그자체의변화를동시에추적해야할필요성에직면하게된다.

포스트대의제시대의문학―문단이라는대의제장치의위기
우리시대를규정하는방법은다양하다.인지자본주의시대,신자유주의시대,4차산업혁명시대등의용어는무엇을우리시대의가장두드러진특성으로보느냐에따라다를것이다.이책의저자가보기에우리시대는포스트대의제시대에가깝다.그래서저자는우리정치시스템속에지배적인것으로자리잡고있는대의제,대표제에대한비판을사고의중심에놓고자신의논지를전개한다.2016~17년의‘촛불’에서시민들은위임받았으나대의하지않는정치의정당성을질문하며자신의주권을직접표현하고항의하는모임을이어갔고‘사건’을발생시켰다.
이책은주로문학과문화를다루기때문에대의정치그자체를직접적으로시대규정의핵심으로삼지는않는다.하지만저자는문단이라불리는하나의제도적문학장을정치권과유비시킨다.그러면서문학이라는장속에서하나의대의제적특징들이어떻게나타났고,어떤식으로포스트로이행하고있는지에주안점을둔다.포스트대의제시대의문학이라는말은문단이주도적으로수행해온문필작업이사람들의감성,감수성,감각,정동,정서등을담기에충분했는지질문한다.그리고현재새롭게일어나고있는다중의욕망과정동이,문단을바꾸고문학의저변을넓히는현장을구체적으로조명한다.

교양이라는프레임의비밀:교양은‘성숙한남성’만들기의서사였다
교양소설을뜻하는독일어Bildungsroman에서Bildung은교육,형성등을의미한다.저자가보기에‘교양소설’이라는말에서교양은젠더,언어문화권,계층등등의위계를함축하고있다.이러한맥락에서저자는이문열,루이제린저,은희경등을언급한다.이문열의교양주의는한국문학장의보편을향한욕망의결정체였다.또한‘작품’이문학장의어떤회로속에서탄생하는지그역학을잘보여주는인물이기도했다.동시에한국문학이욕망하던교양이누구의,무엇의교양이었는지보여주는존재이기도했다.
한국에서여성교양문학의대표적인물로알려진루이제린저는좀더복잡한맥락을가진다.한국에서루이제린저는문예공론장의언어에서배제되는존재였지만,여성대중독자의욕망과정동이투영된존재였다.교양은남성젠더화된말이었기에‘여성교양소설’이라는말은성립할수없었다.하지만그녀의독자들은‘여성교양소설의불가능성’을파열시킨다.그녀의소설은교양소설로불려도/불리지않아도될것이었다.나아가이책은루이제린저가,한국에서의표상에갇히지않고냉전의상황에서종횡무진하던존재임을밝혀낸다.

『움직이는별자리』각부의내용소개
1부‘2010년대의정동적이행과사건-문학들’은2014년세월호,2015년문학장의스캔들,2016~17년의촛불,2016년강남역이후의문학을둘러싼현장과담론에적극적으로개입하는논의들이다.1부에는특히촛불과강남역이후의문제의식이문학과우리삶과사회를바꾸어간기록이충실히기록되어있다.①‘정치적올바름’이라는프레임의함정,②페미니즘의정동이한국문학을바꾸어가는구체적장면,③대중의다양한면모와자기구성의중요성등에대한무게감있는논의는이후에도치열하게주고받아야할주제들이다.
2부‘공통장을이야기하기위한예비작업:‘포스트개인’의사유를중심으로’는‘개인’의신화를질문한다.‘개인’은근대세계의기본단위이자,궁극적으로추구할과제로여겨져왔다.이런문제의식은테크놀로지의조건과인간을말할때유용하지만,이책은나아가,본래인간이취약한존재라는사실과,오늘날인간을더욱취약하게만드는시대적조건을연결시킨다.궁극적으로2부가강조하는것은,개인을질문하면서발견하는연결·연대의조건들이다.또한어두워보이는세계너머에실낱같더라도숨어있을밝음에대한믿음이다.
3부‘문학장의회로와잠재성들:문학을만드는장소,문학이만드는장소’는문학이문학장이라는조건의산물이자,나아가그조건에갇히지않는창조력을가진산물이라는점을이야기한다.문학장은젠더,학력,지역,언어,계층등의역학이복잡하게얽혀있다.문학이그런구체적조건속의교섭의산물이라는점은,이문열이라는한시대를풍미한작가를통해이야기되고있다.하지만3부가강조하는것은그런조건들을파열시키면서등장하는작품이나문학현상이다.역시한시대를풍미한루이제린저같은작가와그녀를둘러싼한국독자들의호응도단적인사례다.3부는문학사회학의방법을연상시킬지모르지만,이전시대의문학사회학이가지지못한잠재성의사유를설득력있게제안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