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의 조건 (비평이 권력이기를 포기한 자리에서)

비평의 조건 (비평이 권력이기를 포기한 자리에서)

$24.00
Description
이 책은 현재의 미술계 내부와 미술계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대한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세 명의 미술비평가가 미술현장과 밀접한 다양한 조건의 미술비평가 16명(팀)을 인터뷰하여 기록한 책이다. 지금 우리는 이미 사멸해버린 세계와 주도적으로 새로운 무엇인가가 태어나지 않는 세계의 사이에 살고 있다. 모더니즘이 사멸한 토대 위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은 새로운 세계를 잉태하려 했지만 무력함만을 보여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의 비평은 어디에 발 딛고 서 있을까? 비평의 조건은 무엇인가? 그리고 비평은 어디를 향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해답은 없다. 다만 희미한 형체가 아른거릴 뿐이다.
- 프롤로그 : 비평이 권력이기를 포기한 자리에서 …

미술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는 세 명의 저자 고동연, 안진국, 신현진이 여러 현역 미술비평가 및 미술비평 그룹들을 만나 진행한 16편의 인터뷰를 수록하였다. 인터뷰 대상은 박영택, 류병학, 김장언, 서동진, 백지홍, 홍경한, 이선영, 옐로우 펜 클럽, 심상용, 현시원, 홍태림, 정민영, 양효실, 김정현, 이영준, 집단오찬 등 16인(팀)이다. 비평가가 쓴 평론은 어떠한 구조 안에서 유통되는가? 무엇보다도 비평의 생산과 유통망에 내재한 권력의 역학 안에서 비평가들은 어떠한 경험을 했으며, 어떤 미학적, 현실적 선택을 하였는가? 그리고 그 조건은 그들의 비평 스타일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 현대미술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될 때마다 끊임없이 비평의 성격이나 역할을 둘러싼 질문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정작 비평이 어떠한 사회적 조건 안에서 만들어져 왔는지를 고민하고 물어보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비평의 주체나 과정도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환경의 영향을 받을 터인데 말이다. 이 책은 위의 질문을 바탕으로 전문 비평가들이 미술계의 지형과 현재의 상황, 미술계에서 비평의 역할, 생존을 위하여 고민해온 경로를 16편의 인터뷰로 공유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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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고동연

Dong-YeonKoh
아트2021의공동디렉터(2008~2010),신도작가지원프로그램(시냅,2011~2014)의한국심사위원,국내외아트레지던시의멘토및운영위원,비평가,연구가로활동해오고있다.최근저서로는『응답하라작가들:우리시대미술가들은어떻게사는가?』(2015),『StayingAlive:우리시대큐레이터들의생존기』(신현진공저,2016),『소프트파워에서굿즈까지:1990년대이후동아시아현대미술과예술대중화전략』(2018)이있다.현재Post-memoryGenerationinSouthKorea:KoreanContemporaryArtsandFilms(Routledge,근간)를집필중이다.

목차

감사의말7
프롤로그:비평이권력이기를포기한자리에서…9

1부비평의주체-누가비평하는가?
박영택,비평가의안목28
류병학,전문가로서의비평가:너희가비평을아느냐59
김장언,분열된현대적주체84
서동진,전비판적주체와역사적비판116

2부비평의인프라-어떻게유통되는가?
백지홍,잡지의환골탈태152
홍경한,미술잡지와비평가를둘러싼권력의제국181
이선영,비평가라는평생직장212
[옐로우펜클럽],비평가공동체243

3부비평의시대적조건-무엇이변수인가?
심상용,자본주의와예술273
현시원,포스트-목적론적시대의수행적글쓰기304
홍태림,비평가와정책332
정민영,비평의대중화:독자없는비평은가능한가?359

4부비평의대상-무엇을다루는가?
양효실,여성미술,차이의비평392
김정현,작가와비평가의거리,그수행적퍼포먼스424
이영준,기계덕후비평가의항해기452
[집단오찬],발견한(할)미적경험을향하여483

에필로그515
공간및기관,소그룹,정기간행물,전시,웹사이트,단행본,아티클목록518
인명찾아보기523
용어찾아보기527

출판사 서평

“비평이미궁에빠졌느니”
언젠가부터현대미술비평은작업이나작가를설명하는전통적인접근방식을벗어나철학적관점을택하기시작했다.그러한경향이본격화된이래로현대미술비평은현대미술만큼어려워졌다.대중들은이미현대미술을엘리트적이라고여기곤한다.비평도마찬가지로현실과동떨어진선언으로여겨지고있다.그뿐아니라예술의기준이다원화되면서더이상비평가들이담론으로주도하는일은힘들어졌다.비평이위기에빠졌다는푸념이나경고가국내미술계에도만연해있다.비평에대하여이야기를꺼내기도전에“비평이미궁에빠졌느니”(2014년10월국제미술평론가협회가개최한학술대회의제목),“비평이란겨우…주례사”(김종길의2013년5월『아트인컬쳐』칼럼)라는등각종비난이난무한다.

미술비평은무기력한것이아니라,변화했을뿐이다
물론미술비평이애초부터그렇게무기력했던것은아니다.18세기의계몽주의철학자이며흔히근대미술비평의정초자로불리는드니디드로(DenisDiderot)는미술비평이갈림길에서있는미술을더나은방향으로이끌것이라는신념을가지고있었다.20세기초,기존의비평이예술작품과작가의의도를긍정적으로포장함으로써부르주아계급의엘리트미술생산방식을공고히하는데사용된다고비판하였던발터벤야민(WalterBenjamin)도비평을결코무용하게보지않았다.오히려벤야민은비평을요청하였다.이후“바라보는자신을본다”는모더니즘의절대적인언명과,다원주의혹은문화상대주의의열풍이인문학과미술비평을휩쓸었지만,그때도비평의중요성이간과되지는않았다.할포스터(HalFoster)의「비평-이후(Post-Critical)」(2012)같은글들이이를잘드러내준다.그리고지금도여전히비평이요구된다.다만그모습이달라졌을뿐이다.

유투버,국민논객,깨시민의시대에비평의새로운자리는어디일까?
우리는새로운변화의조짐을사회곳곳에서감지한다.인문학열풍,유튜버,국민논객,깨시민같은용어들은변화된사회상을반영하고있다.우리는그어느때보다도누구나자신의의견을말하고싶어하는시대,누구나쉽게대중과대화할수있는기술적여건이충족되는시대를살아가고있다.이책의부제인“비평이권력이기를포기한자리에서…”는이러한시대에비평의태도와위치에관한새로운출발점,새로운자리를의미한다.

16편의인터뷰로현대미술비평의지형도를그린다
미술비평가로활동하고있는고동연,안진국,신현진등세명의공동저자는16인(팀)의현역비평가의입을통해현재비평의위치를확인해보고자했다.이들은이책을기획할때특정한관점을취하기보다는,변화하는미술계의전반적인여건에다각도로접근하려했다고말한다.세명의저자는초로(初老)에있는베테랑부터대학을졸업한지얼마되지않은젊은비평가에이르기까지세대를넘나들며그들이바라보는현대미술과하고있는비평의방식을묻고또물었다.여기에는비평과떼려야뗄수없는언론매체,출판관계자도포함된다.
따라서『비평의조건』은비평이처한전반적인조건을추적하면서그와동시에21세기한국현대미술이처한특정한비평의지형도를그리는책이다.돈,권력,(성)정체성,예술계의정치를비롯한각종사회적,시대적조건과,비평의생산및유통에내재한권력의역학안에서과연비평가들은어떠한경험을하고있는가?어떤생각을기준자로삼아판단을내리는가?어떤현실적인선택을했는가?그리고그조건은그들의비평스타일에어떠한영향을미쳤는가?세명의저자는비평가와의대화를통하여그들의비평이비평가의개인적인상황과미술계의공동체적인여건에서어떻게영향을주고받으며작동하고있는지를독자들에게전달하고자한다.
이책은엘리트적이라는꼬리표가달려서일반대중은물론이거니와미술계내부의생산자들로부터도자주외면받아온현대미술비평을다시되짚으며,그역할과여건에대한관심을새롭게환기시키고자한다.그렇기에비평이어떠해야하고어떻게해야좋은비평가가될수있다는식의비평가의무용담을다루지는않는다.아울러비평의위기를논하기전에비평가를둘러싼,그리고비평가들에게지면을제공하는이들이처한사회적,역사적,개인적배경을둘러본다.다양한연령대,비평계입문경로,글의형식과시대적예술사조에따라비평가들이어떻게자신의역할을규정하였는지를면밀하게들여다본다.짧게는3년,길게는30여년에이르는비평가들의활동궤적을따라가면서독자들이현재미술계의체계가어떻게작동하고있는지를이해하고이로부터현대미술비평의대안적이고저항적인가능성을상상해볼수있었으면한다.

1.『비평의조건』책의구성
이책은변화하는시대상과그안에서비평가가어떻게운신했는지를한눈에파악할수있도록4부로나눠구성했다.물론각각의인터뷰는독자들이비평가의길고고된여정을보다총체적으로느끼고공감할수있도록활동전반에대한다양한줄기의대화로엮여있다.그렇다보니각각인터뷰내용은해당된주제에한정해서전개되지않는다.자연스럽게여러갈래의주제로대화가흘러간다.

1부비평의주체:누가비평하는가?
1부는새롭게등장한주체,이시대에요구되는주체의면면을다룬다.더이상주체-객체로나누는칸트식의이분법으로현재의사고체계를규정하기어려워졌다.1부는이른바포스트정체성의시대에비평가의존재와역할을조명한다.이들은자신의행위가결코진리에다다를수가없다는것을아는주체이며,생존에골몰해야하는인물이기도하다.이주체는더나은것이‘이것이다’라고발언할수있기는커녕,판단조차불가능한전비판적상태에있다.푸코의비판에따르면자본주의시대지식인의한표상으로서비평가는여느직업을가진전문인과같이경제인간이되어인적자본으로서자신의스펙과브랜드를홍보하는인물이되어야하고,전문가적매너와소양을보여주어야한다.이주체는근대적인주체성을상실하고자신이수행한바의총합을자신의임시적인정체성으로획득하는수준에머물러있다.

2부비평의인프라:어떻게유통되는가?
2부는비평가가생산해내는글이유통할매개체와의관계속에서그사회적형상이조각되고의미가결정된다는것을인식하는데에서부터출발한다.생산,매개,향유,다시생산으로이어지는미술계의순환적인구조는언론매체,미술관,정책기관,그리고그들과연관을맺고활동하는전문적인미술인인프라를통하여움직이고있다.그렇다면비평가는어디에글을기고하고,어떠한역학관계에따라,어떤내용을누구와함께만들어내는가?그리고자신의생산물에대해서어떠한경제적인보상을받게되는가?비평가의구체적인결과물인전시서문이나작가론,논문은결국학술지나,도록,(그리고많은부분)미술전문잡지를통해서유통된다.자연스럽게지면을생산해내는사회적기관은비평가들에게는직장이나다름없다.갑을관계를넘어서생존과성장을위해비평가들은지면을만들어내고지켜내는미술계동료와어떻게연대하며어떻게생존을위한정치를펼치고있는가?

3부비평의시대적조건:무엇이변수인가?
3부는미술계의유기적인내부구조도특정한시대의역사적산물이라는점을강조한다.예술이란(사실언제나그랬지만지금은좀더깊이)정치,경제,사회적네트워크와연동되어있다.그래서다면체적인정체성을가질수밖에없다.그럼에도불구하고이러한선언이예술이자본주의에잠식되었음을의미하지는않는다.단지우리는이전보다훨씬복잡해진예술에맞추어좀더구체적으로대응해야할상황에직면해있을뿐이다.3부는이러한여건의직접적인여파를보여주는비평의과정,비평가가만들어지는사회적구조를보여준다.이들은단지미술이아니라자본주의와정책을논하고,결론이아니라차연(差延)을만드는수행과정으로서의비평행위를영위해간다.글을쓰고,그과정에서의정동이드러나도록창작하며,예술을향유하면서도정작비평에는타자였던감상자및독자에게눈을돌려미술애호가들의취향을찾아내고,‘전문가의현장’이아닌,이른바‘또다른파이’,‘또다른현장’을만들어간다.

4부비평의대상:무엇을다루는가?
우리시대미술비평의소재는미술관,화랑같은제도안에전시된예술작품에국한되지않고대상을사물로까지확장한다.4부에서는그리고그로인하여미술비평가들이얼마나다양한비평적내용과글쓰기스타일을지니게되었는지를살펴본다.비평가들은선험적이거나초월적지식이아닌,자신들이경험한감각적인세계,특히작품과조우하는순간에발현된애정으로부터글을쓰기시작한다.간혹비평가들은퍼포먼스나안무에참여하고체험하는과정뿐아니라그안에서예술가와맺는관계나,혹은예술가가젠더와젠더를둘러싼최근의담론들에서보이는태도를적극적으로수용한다.그러면서도예술가스스로전투적인페미니즘담론에함몰되어가는과정을문제로지적하기도한다.그뿐아니라,회화와같은예술실천현상에서이론을귀납법으로도출해보고자시도하기도하고,비평가의머릿속사유가퍼포먼스로도출되는과정을추적하기도한다.물론예술가와작품이미술이라는중앙무대를벗어나지는않는다.다시말해서4부는비평가가미학적으로취하게되는머릿속의인지과정을그린지도라고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