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난민화되는 삶 - 카이로스총서 65

난민, 난민화되는 삶 - 카이로스총서 65

$24.00
Description
2018년 6월 제주도에 예멘 난민 500여 명이 도착했다. 그 이후 한국 사회는 ‘난민’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게 되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는 현재, 로힝야 난민캠프를 비롯한 전 지구의 열악한 격리시설 곳곳에서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됨에 따라 자본주의의 끄트머리에 있는 존재들부터 삶의 기반을 잃고 난민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난민, 난민화되는 삶』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속화되고 있는 난민화된 삶이 어떠한 방식으로 서로 연쇄되어 있는가를 보게 한다. 그리고 이 간극 혹은 한계-접점에서, 타자에게 기꺼이 자신을 개방하고 서로 연결되고자 하는 마음의 가치를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은 어떻게 지금 여기의 삶이 저 먼 난민의 삶과 연결되어 있는가, 또 지속적으로 연결의 감각을 가질 수 있는가를 질문한다.

이 책은 2018년 10월 무렵 예멘 난민에 대한 혐오 발언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연구·활동가들이 모여 만들어낸 시공간의 압축적인 기록이다. 프로젝트 그룹 〈난민×현장〉이라는 이름은 ‘난민’과 ‘현장’을 서로 부딪쳐, 난민화되는 몸들이 놓인 상태를 구체적으로 인식하려는 노력을 담고 있다. 이 책에 담긴 여러 주제, 즉 난민 인권활동가가 겪는 어려움, 민족국가 바깥의 위안부 할머니들, 난민화된 병역거부(기피)자, 성소수자 난민, 항상적 난민 상태의 동물들, 전체가 드러날 수 없는 난민의 이미지 등은 그 각각의 상태들이 서로를 비추며 연결되고 사유의 그물이 된다.

〈난민×현장〉은 난민화되는 삶을 사상적·문학적·역사적으로 연구하면서 이러한 삶을 살게 하는 권력에 저항하는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아카데미 안팎의 사람들이 다양한 입장과 위치에서 첨예하게 토론하는 티치인(Teach-in) 공통장을 만들어 왔다. 이를 통해 난민혐오 속 뿌리 깊은 인종주의,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난민운동의 접점, 로힝야 난민의 고통을 듣는 것이 불/가능한 ‘우리’의 자리, 난민을 만들어내는 전쟁에 연루된 일상에 대한 인식, 금지영역을 깨뜨려 장소의 운명을 바꾸는 힘에 대해서 논의한다. 이처럼 이 책은 아카데미 안팎, 활동가와 연구자의 차이, 난민과 난민화되는 삶의 간극에서 부딪쳤던 한계-접점의 경험을 섬세하게 사유함으로써, 2018년에서 2020년까지 만들어져 온 ‘또 하나의 시공간’을 하나하나 펼쳐 보여 준다.
저자

김기남외

저자:김기남
어쩌다인권과인도지원의흐름에서아시아분쟁지역의생존피해자들과삶을나누는것이업이된,서툴고부족함많은그러나아직도큰꿈을꾸는아저씨.공동설립자로<아디>에참여하고있으며난민캠프의수백명의로힝야생존자들을법률대리하는그러나이들과만나면항상우는울보변호사.

저자:김현미
연세대학교문화인류학과교수로젠더의정치경제학,이주,환경문제에관심이있다.현지조사방법론을활용하여결혼이주여성,경제이주자,미등록이주자,난민등한국의다양한이주자를연구해왔다.최근에는한국에거주하는난민아동의공교육경험연구를진행하고있다.저서로는『글로벌시대의문화번역』(2005),『친밀한적:신자유주의는어떻게우리의일상이되었나』(공저,2010),『우리모두조금낯선사람들』(공저,2013),『우리는모두집을떠난다:한국에서이주자로살아가기』(2014),『젠더와사회』(2014),『무지개는더많은빛깔을원한다:성소수자혐오를넘어인권의확장으로』(공저,2019)가있다.

저자:도미야마이치로(とみやまいちろう)
1957년생.도시샤대학글로벌스터디즈연구과교수.요즘생각하는것은이러한것이다.집단적으로사유하는것만이아니라,사유한다는행위자체가집단을만들수있다면,어떻게사유하고어떤집단을만들어갈것인가.이것이학술(學知)의장에서가장물어져야할것이아닐까?이것이사상이라는문제가아닐까?한국어로번역된저서로는『전장의기억』(임성모옮김,이산,2002),『폭력의예감』(손지연외옮김,그린비,2009),『유착의사상』(심정명옮김,글항아리,2015),『시작의앎』(始まりの知,法政大學出版局,2018[문학과지성사,근간])등이있다.번역되지않은저서및편저는『근대일본과‘오키나와인’』,편저로는『기억이말하기시작한다』,『포스트유토피아인류학』,『현대오키나와의역사경험』,『컨프릭트로부터묻는다』,『아마세에』,『군사적폭력을묻는다』등이있다.

저자:미류
인권운동사랑방상임활동가.인간의존엄에던져진질문들에정직하게답하고싶다.평등에도전하는,세상을바꾸는힘들을연결하는데관심이많다.『집은인권이다』,『수신확인,차별이내게로왔다』,『밀양을살다』,『다시봄이올거예요』,『그날이우리의창을두드렸다』등을함께썼다.

저자:송다금
문학연구자.연세대학교국어국문학과현대문학박사과정을마치고,동물담론을공부한다.인간동물과비인간동물그리고비인간동물간역학관계를비판적시각으로바라보며,특히동시대소설및영화에관심이많다.학교안과밖을구분하지않고,‘동물난민’과‘여성동물’을연구하며,동물이있는현장과학술장을넘나드는글을쓴다.최근쓴글로는「구조되지못한동물,도착하지못한난민」(『문학3』,2019),「‘위안부’재현과담론을통해본피해자성고찰―<레드마리아>연작과<귀향>에주목하여-」,『동아시아문화연구』,2017)등이있다.「<솔라리스>를통해본타자의가능성연구」(2016)로석사학위를받았다.석사논문을쓰던2015년9월,우연한계기로만나함께살게된고양이둥이,랑이,봉이가각각건넨‘타자성’이라는화두가그이후의글과삶에많은돌이킬수없는영향을주었다.세고양이와일가를이룬뒤로다른동물의삶도깊이생각하여채식을시작했다.

저자:신지영
한국근현대문학과동아시아근현대문학·사상·역사전공.연세대학교문과대학조교수.「한국근대의연설·좌담회연구」(2010)로연세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고,「비교에반하여:1945년전후의조선·대만·일본의접촉사상과대화적텍스트」(2018)로히토쓰바시대학대학원에서두번째박사학위를받았다.1945년전후한국과동아시아의마이너리티코뮌의형성·변화와이동,접촉의사건을동아시아기록문학에초점을맞춰연구하고있다.최근에는<난민×현장>,<수요평화모임>,<페데리치읽기모임>에참여하면서,난민,여성,장애,동물의상황을동아시아의식민주의경험과연결시키고있다.저서로는『不부/在재의시대』(2012),『마이너리티코뮌』(2016),『동아시아속전후일본』(일본어,공저,2018)등이있다.

저자:심아정
독립연구활동가.동물,여성,폭력을키워드로공부와활동을이어가면서미군이떠난동두천과부평을오가며아카이빙작업을하고있다.<난민×현장>,<수요평화모임>,동물권공부모임(AnimalLightsMe:),번역공동체<잇다>를통해대학바깥에서새로운앎과삶을시도하고,다큐멘터리영화<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의상영과토론의과정을기록중이다.최근에쓴글로는「어떤‘야생화’돼지의삶과죽음―퀴어의관점으로침략종레토릭을재전유하기」(『문학3』11호,2020년),「‘다른’이야기들의가능성―가해자들의말하기(김효순『나는전쟁범죄자입니다』서평)」(『창작과비평』2020년봄호),「피해/가해의틀을흔들며출몰하는오키나와의조선인―가해자들의‘말하기’,그기점으로서의오키나와」(『사이間SAI』,2019)등이있다.

저자:이다은
한국예술종합학교미술원조형예술과전문사졸업,시각예술가.2010년대이후미디어환경에서등장한서브컬쳐및미시적개인의이야기에관심을가지고작업을이어나가고있다.최근에는대중매체및예술작품에서의서발턴들의이미지재현방식에대해연구중이며,사진,비디오,설치,퍼포먼스,프로젝트등다양한매체를사용하여이를시각화하고있다.개인전:<2019,환영받지못하는자,PersonaNonGrata,미디어극장아이공,서울,한국>,<2018,이미지;변환;상,갤러리175,서울,한국>,<2018,이미지헌팅,소네마리,서울,한국>등.단체전:<2019제19회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한국구애전X,미디어극장아이공>,<2019,Anti-Freeze,합정지구,서울,한국>,<2018,뉴스,리플리에게,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서울,한국>,<2018,누가그녀를모함했나?,서교예술실험센터,서울,한국>,<2018,PersonaNonGrata,환영받지못하는자,탈영역우정국,서울,한국>등.www.ee-da.com

저자:이용석
평화주의자여서병역거부를한것이아니라병역거부를하면서평화에대해생각하게되었다.2003년<전쟁없는세상>이만들어질때부터줄곧<전쟁없는세상>에서활동해왔고,중간에출판사를다니며노동조합활동도했다.지금은<전쟁없는세상>병역거부팀코디네이터로활동하고있고비폭력트레이닝트레이너로도활동중이다.

저자:이지은
문학을공부하고있다.특히국가경계에놓인여성의삶에관해관심이많고,이와관련된글로는「조선인‘위안부’,유동하는표상」(2018),「‘교환’되는여성의몸과불가능한정착기」(2017)등이있다.요즘소설읽기를좋아하고,지금여기에적실한비평을쓰고자골몰하고있다.

저자:전솔비
연세대학교비교문학협동과정에서박사과정을밟고있다.동시대예술에서경계와타자의문제를연구하며소수자운동과시각문화의접점에서공유되는언어에관심을두고있다.미디어문화연구학과에서「영국흑인예술에대한스튜어트홀의비판적개입과그의의:예술과문화연구의관계를중심으로」라는논문으로석사학위를받았으며<1인실의세계>,등의전시를기획하고있다.

저자:쭈야
<전쟁없는세상>무기감시캠페인팀코디테이터로활동하고있으며,주로소수자와약자의이야기를담는연극연출가로도살아가고있다.한국을비롯한해외무기거래저항행동연대에관심있으며,상담심리학공부를하고있다.

저자:추영롱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철학공부를하고있으며,주제는‘정치적존재론’과‘헤게모니비판’이다.독일어통번역가이자독일어권에서유일하게한반도문제를전문으로다루는잡지『코리아포룸』(KoreaForum)의편집자이다.다큐멘터리영화<오드리로드―베를린시절,1984년에서1992년까지>의한국어자막제작과한국배급을담당한다.무엇보다여성주의,반인종차별,비식민주의저항운동네트워크의활동가로서,다양한구조속하위주체의목소리를확장하고공명하는데에주력한다.

목차

1.간략한소개2.상세한소개3.책의구성4.글쓴이·옮긴이소개5.책속에서:난민,난민화되는삶
6.기사작성시참고할수있는『난민,난민화되는삶』관련도서7.목차

출판사 서평

2018년6월제주도에예멘난민500여명이도착하다

이책의필자들은2018년10월프로젝트그룹<난민×현장>을시작했다.2018년10월무렵은‘왜’라는질문없이도누구나난민을둘러싼상황을고민하게되던때였다.2018년6월제주도에도착한예멘난민500여명은한국사회가처음으로마주한‘집단난민’의경험이었다.그리고예멘난민수용반대청원에71만명이참여하면서한국사회가원래지니고있었던소수자에대한혐오는난민을향해가기시작했다.여성에대한혐오가있던자리를난민이,성소수자가대체해가는상황속에서‘상호교차성’에대한논의가부상했지만,반면에소수자와소수자를대립시키는포퓰리즘도확산되기시작했다.<난민×현장>이난민운동과다른소수자운동(여성,장애,동물,성소수자,병역거부)과의관계에초점을맞췄던것은이러한상황때문이었다.

난민과다른소수자의‘접점’을모색하는것이가능한가

그러나난민과여성,난민과장애,난민과동물,난민과성소수자...와같은식으로난민과다른소수자의‘접점’을모색하려했던처음의기획은,난민다움,여성다움,성소수자다움등‘~다움’을그/녀들에게밀어넣고,그러한말로는결코표현될수없는내재적경험의다채로운색깔과깊이를부정하는것이될수있었다고필자들은회고한다.<난민×현장>은소수자운동이‘정체성’을투쟁의기반으로삼아,고정된정체성을벗어난관계를만들어왔음을이해하고있었다.따라서‘정체성정치’를단지비판하기만하는논의와는거리를뒀다.그러나담론의층위에서소수자들사이의‘접점’을모색하는것은‘정체성’을고정된것으로만들거나소수자들사이의피해의무게를재거나소수자사이의대립을양산하는포퓰리즘과연결될위험이있었다.

어떻게난민화되는가를질문하는토론공통장을모색하다

따라서<난민×현장>은‘어떻게난민화되는가’를계속질문하면서각각이놓여있는몸의자리에서출발하여사유와활동을전개하려고했다.또한티치인이라는형식을전유하여,아카데미의안팎이나연구자와활동가등상이한위치와입장을가진존재들이민감한사회이슈에대하여안심하고토론할수있는공통장을모색했다.
소박하지만꾸준했던<난민×현장>의활동속에서,난민과‘우리’의간극을인식하게하는‘왜하는가’라는물음은,‘그래도’라는반작용으로되돌아오곤했다.이책의제목『난민,난민화되는삶』은이러한멀어짐과다가감의반복적인움직임을담고있다.누군가에게는동어반복처럼보일수도있는이제목이,<난민×현장>에게는각자가서있는자리에대한자각과난민의상태사이에서갈등했던결코안정될수없는장소였다.그러나,아니바로그렇기때문에,‘왜’라는질문은난민들이있는자리로부터<난민×현장>을멀어지게한것이아니라,‘그래도’라는속삭임을재차확인하면서,스스로의난민화된삶과만나고난민들의곁에서도록촉구하는힘이었다고믿는다.

‘난민’과‘난민화되는삶’의간극에부피와무게를부여하다

『난민,난민화되는삶』은아카데미안팎,활동가와연구자,난민과난민화되는삶의간극에서부딪쳤던,사유·활동·마주침의한계-접점들을담고있다.이한계-접점들은,<난민×현장>이난민및난민화되는삶에다가갔고또다가갈수없었던지점들을선명하게표시한다.
만약『난민,난민화되는삶』이2018년이후난민과관련된여러문제들을다각적으로조명하며발행되었던다른책들과다른점이있다면,모두가좁히려고하는난민과난민화되는삶,난민과‘우리’,활동가와연구자,당사자와연구자등이부딪치면서생기는간극을확벌려서,그지점에부피와무게를부여하려했다는점에있을것이다.이한계-접점을더깊이파고들면서<난민×현장>은각각의‘몸’이놓인자리를인식하는동시에,바로그자리로부터이탈할수있는용기와힘을조금씩상상할수있었다.

혐오발언이난무하는시대에공통의장소는어떻게가능할까?

혐오발언의대상이여성에서난민으로,다시금성소수자로연쇄되는과정속에서혐오발언의또하나의양상이대두했다.그것은난민과여성을,난민과노동자를,난민과청년을,소수자와소수자를대립시키는포퓰리즘이다.『난민,난민화되는삶』은소수자들사이의거짓대립을증폭시키는혐오발언의포퓰리즘적확산을첨예하게비판하고,공통의저항의장소를만들어보려는노력을담았다.
『난민,난민화되는삶』은정체성에고착되고각그룹의피해의경중을재는폐쇄적인운동에대해서는비판적이지만,각각의몸이놓여있는장소가서로에게사유의그물이되고투쟁의공통장이될수있는기반을모색했다.이러한시도와실패들은,점차공통장이나공론장이라는오프라인의관계맺기가어려워져가고혐오발언이확산되는상황에서관계맺기의욕망과윤리를고민하면서투쟁의장소가지닌역사성을질문하게한다.
『난민,난민화되는삶』은누가난민인가를묻는것이아니라,우리의삶을난민화하는조건을살핀다.이를통해교차하는권력의억압과착취를비판하는한편,‘증언’을듣고말하는관계에초점을맞춘다.이는‘증언’을당사자에게귀속시키고절대적인진리로삼는것이아니라,증언을둘러싼여러관계속에서‘증언’의공통장을만들어가려는것이다.

이책이던지는다양한화두들

철학적차원에서,이책은고통이나상처조차통치성의도구로활용하는‘인도주의적통치성’(버틀러)의세계에서,어떻게난민과난민화되는삶의고통을듣고표현하는공통장이가능할지를질문한다.이는고통의재현이고통포르노가아니라,어떻게함께하는저항의계기가될수있을지묻는다.
역사적차원에서이책은역사속의난민과현재의난민을연결짓고,난민과다른소수자성의한계-접점을찾아내는수많은구체적인사례들로가득차있다.이러한접근방법은난민을최근의문제로만파악하거나난민을국민국가비판으로만파악하는시도들을벗어나,난민화되어가는각자의경험과삶의문제로난민문제를인식하게한다.
사회이론의측면에서볼때,이책은한국사회의난민문제를인종주의에대한접근을통해서보여준다.혐오발언이난민을인종화하는측면,아시아의민중봉기가일어난지역에서봉기이후불거진소수민족에대한학살,제도화된인종주의의폐해등이다.
이책은일종의새로운사회운동론,아직이름붙여지지않은운동론으로서도접근이가능하다.즉권력에의한억압과착취의교차를보는교차성이론을새롭게전유했다.위안부,병역거부자,동물,이주민이미지등고전적인주제를2018~2020년을관통하는한국사회의새로운운동의흐름(성소수자운동,난민인권활동,동물권,새로운위안부논의,병역거부와가해자성,무기거래감시,포괄적차별금지법,여성장애,활동가의위치에대한인식)과연결시킨다.이를통해드러난한계-접점은피해나소수자성의더하기나소수성을다른소수성과비교하고경쟁시키는방식을벗어나,교차하는억압의문제를역사적경험속에서사유하게한다.
피해와가해의구조를‘개인’에환원시키지않고자본주의와군사주의의큰틀안에서보게한다.
무엇보다이책의매력은예술가,연구자,활동가등다채로운활동을펼치는사람들이논문혹은에세이라는기존의고착된글쓰기장르나분과화된학문에얽매이지않고자유롭게쓴것이라는점이다.또한,중간중간들어가는사진이나그림,무엇보다글과이미지가교차하는작품자체인글들도있다.이처럼이책은고착된장르,분과학적연구,글혹은이미지라는양자택일의경직성을벗어나1년반동안한국사회의난민과마주하고난민화된삶을기록한다채로운아카이빙,즉아카이브화하는것을거부하는아카이빙이다.

책의구성

이책은‘우리가난민이다’라는동화의논리도,‘난민은남일이다’라는이화의논리도모두경계한다.오히려난민과난민화된삶사이의관계를섬세하게파고들고,다양한사유와활동과만난다.

1부와2부에실린여덟편의글은이러한고민속에서난민과난민화되는삶을연결짓고저항의공통장을모색하려는고민을담았다.3부에는티치인에서발표되었던다섯편의글을모아<난민×현장>이티치인을통해경험한마주침의한계이자언젠가다가올접점을표시한다.
한국사회의난민화되는삶들이서로연결되어있음을보여주는8편의글은,이해하기어렵고오해하기쉬운난민과관련된문제들을각각‘자신’의문제로느끼게하며동시에타자에게로다가가게한다.또한활동가,연구자,비평가,예술가,변호사등다양한현장에서활동하는5편의글에묻어나는현장성은,우리각자의자리에서어떤현장을만들어낼것인가,라는고민을이어가게할것이다.

제1부‘매듭과전염’은신지영의「‘증언을듣는자’에대한증언」으로채워져있다.이글은<난민×현장>과난민사이의매듭이되어주었던활동가들에대한고마움을담아,‘난민의증언을듣는활동가’의증언을듣고썼다.이를통해난민과난민화되는삶이얽매인권력구조에대한비판뿐아니라,타자에게자신을개방하고연결되려는욕망의전염을상상해보고자했다.

제2부‘난민과난민화되는삶’은<난민×현장>이마주한한계-접점을각자의몸이놓인위치에서깊이파고들어가부딪친지점의파열음을담았다.이지은의「민족국가바깥에서등장한‘위안부’,그녀들의귀향의거부혹은실패」는1991년이전,위안부의경험을‘들을준비’가되어있지않았던한국사회에서자신이위안부임을증언했던배봉기,노수복,배옥수의증언에초점을맞춘다.이글은귀향을‘거부’한것인지‘실패’한것인지구별할수없는그녀들의증언이서로를비출때,겹쳐지면서울려퍼지는‘난민의노래’를‘우리’가들을수있는가,그리고덧대어부를수있는가라고묻는다.
심아정의「‘국민화’의폭력을거절하는마음」은병역거부를결심한친구박상욱곁에서그병역거부이후의시간을함께하면서‘법을위반한자들의정의’가설장소를모색한글이다.이글은병역거부자뿐아니라적극적병역이행자도난민화된삶으로몰아가는‘국민화’의폭력을간파하고비남성및성소수자들의병역거부를논할수있는사상적기반을연다.

송다금의「동물의난민성과재난민화」는여성이나난민이‘나는동물이아니다’라고항변하는언설을파고든다.즉‘불리한위치,불리한질문’에대답함으로써‘재난민화’되어버리는‘동물’이놓여있는상황을드러내는전략이다.이글은동물의항구적재난상태를증명하는충격적인사례들을통해종차별주의와육식문화의폭력성을성찰하도록촉구한다.

전솔비의「접힌이미지의바깥을펼치며」는난민다운표정이나옷차림등“~다운이미지”를부여하는폭력에서벗어날수있는표현을모색하기위해<이주민패션매거진>프로젝트에주목한다.정형화된이주노동자의이미지와그위에놓인중압감을단숨에날려버리는예술프로젝트에주목하며이글은이주노동자의‘눈에띄고싶은욕망’에초점을맞춰,생존권으로수렴되는권리의한계를넘어서고자한다.

이다은,추영롱의「이주와정주」는2018년겨울과2019년여름에베를린에서만났던난민,이주민,비국민,DV를피해온여성등다양한법적신분의사람들이모여되살린장소와관계를,활자와이미지로아카이빙한다.이들의작품은지역적인동시에국제적인관계로,‘망명중인여성들’에게로향해가면서,맨몸인채로존재를빛내는만찬으로독자들을초대한다.

제3부‘해보지않았다면몰랐을일들’은3회에걸친티치인의발표문을모아그생생한순간들을전달한다.이지은과전솔비가공동으로쓴「난민×현장티치인」은티치인형식에대한설명과각회의분위기와논점을구체적으로쓰고있다.제1회인‘신인종주의와난민’에서발표되었던김현미의「국민은어떻게난민을인종화하는가?」는제주도에예멘난민이집단으로도착하면서시작된한국사회의난민에대한혐오발언을‘신인종주의’에대한깊이있는통찰로분석한것이다.미류의「질문으로서의차별금지법,그리고난민」은포괄적차별금지법제정활동을전개해온경험을바탕으로난민운동과소수자운동의접점을모색한실험적인글로,연대의조건을사유할수있는단서들을제시한다.

제2회인‘로힝야난민이야기’에서발표되었던김기남의「생존하는것만으로저항인사람들의이야기」는로힝야난민의역사와현재를총체적으로조명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