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리언 현상학, 혹은 사물의 경험은 어떠한 것인가

에일리언 현상학, 혹은 사물의 경험은 어떠한 것인가

$18.14
Description
에일리언은 도처에 있다.
모든 것은 여타의 것에 에일리언이다.
이질적인 ‘사물들의 은밀한 삶’을 ‘경험’하고 ‘소통’하기 위한 실천으로서의 ‘실용주의적 사변적 실재론’을 모색하고 있는 책!
그레이엄 하먼, 레비 브라이언트, 티머시 모턴과 더불어 객체지향 존재론(OOO) 진영에 속하는 이언 보고스트는 이 책에서 에일리언 현상학의 세 가지 실천 양식으로 ‘존재도학’, ‘비유주의’ 그리고 ‘공작’을 제시한다.

에일리언 현상학, 혹은 사물의 경험은 어떠한 것인가』에서 이언 보고스트는 사물을 존재의 중심에 두는 객체지향 존재론을 전개한다. 여기서 인간은 유일한 관심사도 아니고 심지어 근본적인 요소도 아니다. 철학적 주제는 인간과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물들에 더는 한정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철학적 주제는 모든 것이 되어야 한다.

보고스트는 ‘객체지향 존재론’이 무엇인지 서술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실천할 방법도 서술한다.
- 블로그 ‘익스페리멘탈 프로그레스’

지금까지 인간은 너무나 오랫동안 철학적 사유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었다. 최근에 출현한 환경철학과 포스트휴먼 연구에 힘입어 우리의 탐구 범위는 생태계와 동물, 인공지능을 포함할 정도로 넓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 우주 속에, 그리고 심지어 우리 삶 속에 존재하는 압도적인 다수의 사물은 여전히 진지한 지적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에일리언 현상학, 혹은 사물의 경험은 어떠한 것인가』에서 이언 보고스트는 사물을 존재의 중심에 두는 객체지향 존재론을 전개하는데, 여기서 인간은 유일한 관심사도 아니고 심지어 근본적인 요소도 아니다. 보고스트의 에일리언 현상학은 실험현상학이나 기술철학과는 달리 모든 존재자가 상호작용하고 서로 지각한다는 점을 당연시한다. 그런데 이런 경험은 인간이 직접 파악할 수 없기에 오로지 비유에 기반을 둔 사변적 사유를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보고스트는 우리를 ‘에일리언 현상학’의 독특한 접근법으로 안내하면서 ‘존재도학’, ‘비유주의’ 그리고 ‘공작’이라는 구체적인 실천적 도구와 전략을 제시한다.
저자

이언보고스트

IanBogost/1976~
미합중국의철학자이자매체학자,비디오게임설계자.현재세인트루이스소재워싱턴대학교영화매체학과학과장이자컴퓨터공학과교수로재직중이며,퍼슈에이시브게임즈라는게임업체의공동창업자이다.2004년에캘리포니아대학에서비교문학박사학위취득후최근까지조지아공과대학교에서게임이론과디지털매체학을가르쳤다.비디오게임의삶을검토함으로써그것들이어떻게해서놀이와학습을위한도구인지를고찰한다.UnitOperations,PersuasiveGames,PlayAnything을비롯하여비디오게임과매체학에관한저작으로국제적인인정을받고있다.아타리2600게임〈어슬로우이어〉는2010년인디케이드페스티벌에서뱅가드상과비르투오소상을동시수상했다.그레이엄하먼,레비브라이언트,티머시모턴과더불어‘객체지향존재론’(OOO)이라는사변적실재론의한분야에서연구하는동시대포스트휴머니즘철학자집단에속한다.2012년에세계속객체들의은밀한삶을특징짓는독특한OOO개념들을제시하는『에일리언현상학』(갈무리,2022)을출판했다.2013년부터매체TheAtlantic의객원편집인으로다양한글을기고했다.MIT출판사의‘플랫폼스터디즈’총서편집인과블룸즈버리출판사의‘오브젝트레슨스’총서편집인으로서다수의책을펴냈다.

목차

한국어판지은이서문7

1장에일리언현상학13
사물의상태18
프롬프트로서의컴퓨터30
평평한존재론34
압축적존재론51
단위조작57
사변71
에일리언현상학78

2장존재도학:존재의풍성한다양성을밝히기82
시각적존재도103
분해도113
존재도학적기계116
낱말속에는무엇이있는가?123

3장비유주의:단위체들의알수없는내면생활에관해사변하기131
왜곡의선명성137
센서가보는방식145
비유와의무154
데이지체인177

4장공작:철학을하는인공물을구성하기186
사물만들기202
철학적실험장비215
에일리언탐사기226
새로운급진주의233

5장놀라움238
경쟁하는리얼리즘들242
경이감253
분해하기262
에일리언일상275

감사의글281
참고문헌283
인명찾아보기291
용어찾아보기296

출판사 서평

기후재난시대의철학
우리는이른바‘인류세’시대에살고있다.어떤사람들은인류세라는중립적명명이은폐하는비대칭을지적하면서‘자본세’를대안용어로제출하기도했다.우리는인류세와자본세를기후재난으로체험하고있다.폭염과홍수,멸종,생태계의급격한변화는물론이고최근의식재료가격상승또한기후변화와직결되어있다.이런일들은인간이자연의주인도아니고세계가인간을위해존재하는것도아니라는사실을부각한다.이렇게기후재난을온몸으로체감하는오늘날,철학에서사변적실재론과신유물론을필두로인간과독립적인사물의실재성과물질성을강조하는사상적경향이발흥한것은불가피해보인다.
이른바‘사변적전환’으로지칭되는사변적실재론의운동이타파하려고한대상은바로우리가살고있는세계에대한‘상관주의적’관점,즉“인간과세계는떼어놓을수없게얽혀있다”라는관점이다.이러한상관주의적관점은사실상세계는인간에대하여(또한인간을위하여)존재한다는본질적으로인간중심적인관점이다.그관점은인간에게깊이배어든편견임이명백하며,현실적으로그것을극복하는것은지극히어려운일임이틀림없다.이런견지에서이질적인사물들의은밀한삶을경험하고소통하기위한실천으로서의‘실용주의적사변적실재론’을모색하고있는『에일리언현상학』은시의적절하고상당히매력적이다.이책에서보고스트는우리를‘에일리언현상학’이라는독특한접근법으로안내하면서몇가지구체적인실천적도구와전략을제시한다.

이언보고스트와객체지향존재론
사변적실재론은레이브라지에의‘근본적허무주의’,이에인해밀턴그랜트의‘신생기론’,그레이엄하먼의‘객체지향존재론’(OOO)그리고퀑탱메이야수의‘사변적유물론’으로나뉜다.보고스트는이중에서객체지향존재론(OOO)을객체의실재성과사물성을가장본격적으로고찰하는갈래로간주한다.보고스트는OOO를자신의포스트휴머니즘철학,사물을형이상학의중심에두는철학을전개하는기반으로삼는다.보고스트는“모든사물은존재한다는점에서동등하지만동등하게존재하지는않는다”고쓰는데,이는OOO를특징짓는평평한존재론혹은브라이언트의표현대로‘객체들의민주주의’의테제를수용한것이다.이런점에서이언보고스트는인터넷과기후등“인간에비해광대한시간과공간에펼쳐져있는것”을지칭하는‘거대객체’를중심으로객체지향생태론을전개하는티모시모턴을포함하여그레이엄하먼및레비브라이언트와더불어사변적실재론의OOO진영에속하는것으로알려져있다.

보고스트의단위체와압축적존재론
이책에서보고스트는‘객체’와‘사물’이라는낱말을‘단위체’(unit)로교체할것을제안한다.보고스트에따르면객체는주체를즉시떠올리게하는문제점이있고,사물은기업이나도시,국가같은존재자들을무시하는문제점이있다.이런까닭에보고스트는독자적인실재를갖춘존재자를가리키는데에는단위체라는낱말이유용하다고주장한다.하나의개별적이고독특한체계로서의단위체는다른단위체들이회집하여이루어진하나의우주이면서더큰단위체의부분을이룬다.
나아가보고스트는우연히미약하게결합된이들단위체가행동하고상호작용하는방식을‘단위조작’(unitoperation)이라고부른다.이런견지에서모든단위체는다양한단위체가압축적으로회집된하나의통일된단위체이며,팽창하면이들구성단위체들이하나의우주처럼펼쳐진다.보고스트는이런구상을‘압축적존재론’(tinyontology)이라고일컫고자신의에일리언현상학접근법의기반을이루는관념으로삼는다.이책에서우리는존재의양면,즉밀도와팽창을보여주는분해도를통해서압축적존재론을엿볼수있다.예컨대“자동차부품사용설명서를살펴보면자동차수리와관련된지식이전혀없는사람도현대의자동차에서현시되는낯선충만감을…누릴수있다.”(114쪽)

모든것은다른모든것에에일리언이다
객체지향존재론(OOO)의관점에따르면무엇이든사물들의존재나실재는서로물러서있기에모든것은다른모든것에어느정도낯선존재자일수밖에없다.그리하여지구밖외계에현존하는존재자를가리키는에일리언이라는낱말은이웃의인간들과주변의익숙한사물들을비롯하여모든존재자를포함한다.요컨대에일리언은도처에존재하며,모든것은다른모든것에에일리언이다.그러므로무언가타자임의경험은결코증명되거나검증될수없고오히려사변적으로구상될수있을뿐이다.
이책에서보고스트는단위체혹은사물이세계를경험하는방식을탐구하는‘에일리언현상학’을‘사물들의우주’를이해하는한가지분석형태로서제안한다.보고스트는이를통해서우리가우리자신을넘어서‘사물자체’로나아가기를요청한다.에일리언현상학은사물이‘우리에대해서’무엇인지묻는것이아니라‘사물의경험이어떠한것인지’물음으로써사물의경험세계를사물의입장에서이해하고자한다.다시말해서에일리언현상학은‘사물의은밀한삶’을드러내는접근법이다.특히,자신의에일리언현상학을실용적인사변적실재론이라고공언하는대로,보고스트는그접근법의세가지실천전략,즉존재도학,비유주의그리고공작을구체적으로제시한다.
어느평자가논평한대로이책은비교적얇지만가볍게읽을거리는결코아니다.철학서로는이례적으로이책은몇장의사진을비롯한컬러도판들,컴퓨터관련도표들,그리고문학과노래에서발췌된구절들을풍성하게포함하고있기에거듭해서흥미롭게읽을수있는독서경험을제공한다.사변적실재론과신유물론에관심이있는독자들을비롯하여사물과매체의물질성에주목하는매체및문화연구자들의일독을권한다.

에일리언현상학의세가지실천전략:존재도학,비유주의그리고공작
이책에서이언보고스트는사물들의은밀한삶을드러내려는에일리언현상학을실천하기위한세가지전략,방법혹은기법을구체적으로제시한다.그세가지방법은각각‘존재도학’,‘비유주의’그리고‘공작’이라는용어로규정된다.모두사물의경험세계의양태들을이해하는방법들이다.존재도학은객체들사이의관계들을탐구하기위한방법이고,비유주의는객체들의지각세계를이해하기위한전략이며,공작은객체들이스스로자신의세계를구성하는과정에관여하는방식에관해말해주는객체들을생산하는전략이다.
에일리언현상학의첫번째실천전략으로서존재도학은객체간관계들을서술하고연출하기위해서사를대체하는일종의기입방법이다.존재도학은“미학적집합론”으로,객체관계들의본성에인간개념을그다지귀속시키지않은채로사물들을회집하는기입전략이다.이방법의기본지침은“논리나역능이나용도가아니라부드러운쉼표마디로느슨하게연계된”사물들을병치하는것이다.이런견지에서보고스트는존재도학의전형적인실례로서‘라투르열거’를비롯한목록과카탈로그,프랑수아블랑시아크의추상적인건축물스케치모음,스티븐쇼어의사진들을제시한다.여기서특히보고스트가큰관심을기울이는것은객체간관계들을동적으로모사하고수행하는게임이나퍼즐인데,그는이것들을“존재도학적기계”라고일컫는다.
비유주의라는두번째실천전략은이질적인객체들이존재도학으로포착된객체관계들을지각하고경험하는방식을드러내기위해‘선명한왜곡’을만들어내는기법이다.에일리언현상학은개별객체가겪는경험의주관적특징이객관적으로완전히재현될수는없다는사실을전제로하기에에일리언현상학의실천은비유를통해서이루어질수밖에없다고보고스트는역설한다.비유주의는에일리언객체의경험자체와동일하지않는인간경험을특징짓는방법이기에사변적인실천의일종으로간주되며,인간의경우에의인화는불가피하다.이런견지에서의인화는사람과사물사이에공감을불러일으키기에인간중심주의에대항하여작동한다.나아가서보고스트는객체간관계를인간의비유적관점에서사변할뿐만아니라객체자체의관점에서도사변하는‘메타비유주의’라는방법도제시한다.메타비유주의는“우리가객체들사이의기이한관계들로더욱더스며들어감에따라꼬리에꼬리를무는사변들로구축되는현상적데이지체인을수반하”기에비유는“아래로끝까지이어진다.”이책에서보고스트는메타비유주의에입각한사유가객체간관계를기반으로하는생태적윤리관을정립하는데도움이되리라시사한다.
에일리언현상학의세번째실천전략으로서의공작은철학적작업을수행하는객체들을구축하는활동이다.이방법의요지는글쓰기가잠재적으로너무인간중심적이고제한적이어서우리가에일리언객체들의심층을철학적으로제대로가늠할수없다는것이다.보고스트에게공작이라는철학적실천은글쓰기라기보다는공예,구성혹은회집이며,철학적공작물은도구및예술품과달리“철학을염두에두고서구축되”기에철학적실험장비로일컬어진다.이책에서보고스트가철학적공작의대표적인사례로서제시하는것은컴퓨터소프트웨어작성인데,예컨대이미지든낱말이든간에라투르열거를생성하는프로그램,집의경험세계를추상미술로표현하는프로그램,컴퓨터기기의작동분해도를제시하는프로그램등이검토된다.보고스트의예견대로,“어쩌면미래에는…급진적철학자들이자신의주먹이아니라망치를들어올릴것이다.”

에일리언현상학의철학적태도:놀라움
보고스트는‘놀라움’을에일리언을마주칠때취해야하는태도,즉사물에대한‘존중’을구현하는태도라고규정한다.사회적상대주의든과학적자연주의든간에현대사상에서는객체들이인간중심주의적관점에서“인간행동과사회의산물혹은조정자”로간주될따름이기에객체자체에대한놀라움이사라져버렸다고보고스트는진단한다.놀라움을간직하는철학적태도는인간이세계의중심이아니라셀수없이다양한존재자들에속할뿐이라는겸손한자세를수반한다.왜냐하면다른사물들도우리와다른방식으로‘경험’을겪더라도우리와마찬가지로‘경험세계’를갖기때문이다.결국이런놀라움의태도는모든것이다른모든것에에일리언이라는사실을염두에두는철학적태도다.

『에일리언현상학』책의구성
〈데이마이트비자이언츠〉의노래가사로시작하여찰스부코스키의시구절로끝나는이책은다섯개의장으로이루어져있다.
1장「에일리언현상학」에서보고스트는사변적실재론의한갈래인객체지향존재론에기반을둔포스트휴머니즘적인현상학적실천으로서의에일리언현상학을제시한다.사물의경험세계를지각하는노력의일환으로서에일리언현상학을구축하기위한기본개념들인단위체,단위조작,평평한존재론,사변등을도입한다.특히,저자는‘압축적존재론’을에일리언현상학의입장에서사물과관련하여생각하는모형으로제안한다.
2장「존재도학」에서는“단위체들과그상호객체성의충만함을드러내는일반적인기입전략”으로서의존재도학의수행적사례들이제시된다.존재도학의대표적인전략은사물들을병치함으로써객체들의상호관계를암시하는것으로,예를들어‘라투르열거’들과『모비딕』의발췌문,톰조빙의〈삼월의물〉의가사,프랑수아블랑시아크의‘사변적건축’스케치들,분해도등이제시된다.특히,스티븐쇼어의사진이존재도학적사진의실례로서분석된다.여기에수록된정교한도표들과풍성한도판들은책을읽는즐거움을더해준다.
3장「비유주의」에서는“에일리언현상학을수행하는유일한방법은비유를통해서이루어”질수밖에없다는논변이전개된다.저자는우리에게결국타자의경험세계에대한우리의지각은비유적임을주지시킨다.그리하여“사람과사물사이에공감을불러일으키”려면어느정도의의인화는불가피한일이된다.특히,일종의생태적윤리로서의일반적인윤리행위는우리경험을‘데이지체인’처럼‘아래로끝까지’이어지는비유집합체로확장하는것에달려있을것이라고시사된다.
4장「공작」에서는,철학하기는오직‘글쓰기’로만이루어지는것이아니라“철학을하는인공물을구성하”는실천으로서의공작을포함해야한다는저자의구상이설득력있게제시된다.특히,글을자신의“유일한존재형식”으로갖는철학의경우에글쓰기는오직언어를통해서제한적으로세계와관계를맺게한다는점에서철학에위험하다.이와관련하여인상적인것은저자가철학적공작물로서예시하는컴퓨터프로그램들이다.게다가공예와지식사이의관계가고찰되는데,미래의급진적철학자는“망치를들어올릴것”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