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인지 (SF로 철학하기 그리고 아무도 아니지 않은 자로 있기)

탈인지 (SF로 철학하기 그리고 아무도 아니지 않은 자로 있기)

$22.00
Description
식물과 아메바는 생각하는가? 우리가 지능적인 외계인을 만난다면, 우리는 그들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 토머스 네이글의 유명한 질문처럼, 박쥐가 된다는 것은 어떠한 것인가? 의식하고, 생각하고, 느끼고, 알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철학자들과 과학자들은 여전히 이러한 의문들에 답하지 못한다. 궁지에 처한 우리에게는 SF(과학소설)가 일종의 사고 실험으로 작용하면서 이러한 의문들을 탐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이 책은 말한다.

『탈인지』에서 스티븐 샤비로는 인간과 외계인의 감수성에 관한 급진적 가능성을 탐구하는 SF를 살펴본다. 샤비로는 SF를 통해 과학과 심리철학에 이미 존재하는 연구 프로그램과 기술의 잠재적인 함의를 추적한다. 그는 서사들이 스스로 제시하는 것들을 의심스럽게 보거나 비판하기보다 서사를 따라가면서 외삽한다. 그는 한편으로 환원주의자와 제거주의자의 논리를 따르는 소설의 귀결을 탐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확장적이라고 불릴 수 있는 범심론자의 논리를 따르는 소설의 귀결을 탐구한다. 샤비로는 다양한 정신과 자아의 가능성을 시사하고 그것들이 각각 자신의 자리를 가질 수 있는 넓은 철학적 틀을 제시하면서 자신의 화이트헤드주의적 인과성 이론을 다듬어 나간다. 철학과 SF를 매개하며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이 책은 만약 현실로 존재한다면 극도로 위험하고 고통스러울지도 모르는 상황에 대리적으로 응할 수 있는 연습의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

스티븐샤비로

StevenShaviro/1954~
미국의철학자,문화비평가.1981년에예일대학에서박사학위를취득했고,현재웨인주립대학교의영어학과드로이교수로재직중이다.주요연구관심사는영화이론,시간,미학,과학소설,범심론,자본주의,정동,주체성등이다.가장널리읽힌샤비로의책은1990년대초포스트모더니즘의상태를개괄한“이론픽션”작품DoomPatrols:ATheoreticalFictionaboutPostmodernism(1997)이다.영화이론서인TheCinematicBody(1993)에서는포스트모더니즘,인간신체의정치학,남성성의구성,마조히즘의미학등을탐구하였으며,라캉적수사가현대영화학계를지배하고있는경향을검토했다.이사벨스텡거의화이트헤드독해의영향을받아2009년에처음으로화이트헤드에관한저서『기준없이:칸트,화이트헤드,들뢰즈,그리고미학』(갈무리,근간)을출판했는데,이책에서는화이트헤드가하이데거의철학사적위치를대체한세계를상상하면서칸트,화이트헤드,들뢰즈를대비했다.2014년출간된『사물들의우주』(갈무리,2021)에서는화이트헤드가사변적실재론사유흐름을어떻게예상하고또그에도전하는지에관해서썼다.2016년작『탈인지』(갈무리,2022)로2017년에‘과학소설과기술문화연구상’을받았다.또예술형식으로서의뮤직비디오에관한방대한작업을해왔고2017년에저서DigitalMusicVideos를출간했다.그밖에저서로1990년에출판된첫번째책인PassionandExcess:Blanchot,Bataille,andLiteraryTheory를비롯하여,Connected,orWhatItMeanstoLiveintheNetworkSociety(2003),Post-CinematicAffect(2010),ExtremeFabulations:ScienceFictionsofLife(2021)등이있다.

목차

한국어판지은이서문5
머리말12
서론13

1장철학자처럼생각하기30
2장컴퓨터처럼생각하기63
3장아바타처럼생각하기99
4장인간존재자처럼생각하기144
5장살인마처럼생각하기188
6장외계인처럼생각하기214
7장점균처럼생각하기268

후기:자연에관한22개의테제298

부록
부록1:부연설명308
부록2:인과성과지각,그리고화이트헤드313
인용문헌과보충설명343
참고문헌351
인명찾아보기363
용어찾아보기365

출판사 서평

‘인지’(cognition)가말해주지않는것
이책의제목“탈인지”는샤비로의신조어이다.샤비로는어떤것이부정되거나무효로됨을함의하는접두사“탈-”을“인지”라는단어앞에붙였다.샤비로에따르면인지는사고에대한어떻게(how)와는관련되지만,무엇(what)이나왜(why)와는관련되지않는다.예를들어,내가특정인을인식하고다른사람과그를혼동하지않는방식을설명할때‘인지’라는낱말은유용할수있다.그렇지만‘인지’는내가왜어떤특정한한사람을사랑하는지,그리고왜다른특정한사람은미워하는지에관해서는알려줄수있는것이거의없다.
인지과학과인지심리철학은살아있는유기체가‘적자생존’을욕망한다고보고생존을위해체득한도구들에주목한다.그러나유기체들이추구하는것이‘생존’뿐일까?화이트헤드를인용하면서저자는살아있는존재자는“잘살기”를,나아가“더잘살기”를추구한다고말한다.유기체들은살아가면서주변환경에서정보를수신하고수집한다.그런데그존재자는그모든정보로무엇을하는가?그존재자는수집한정보를바탕으로어떻게행위하는가?이는인지의범위를벗어나는질문들이라고샤비로는말한다.
살아있는유기체는인지적일뿐만아니라무엇보다감각적이기도하다는점을이책은강조한다.나무가잎사귀를통해햇빛을감지하고식량을추출하는것처럼,감수성은살아있는유기체가자신을둘러싼세계를감각하고,경험하며,그영향들에유연하게반응하는것을포함한다.샤비로는“감수성은인간에서든,동물에서든,다른유기체에서든,혹은인공적인존재자에서든,인지의문제이기보다는내가탈인지라고부르는것의문제에가깝다.”(16쪽)고말한다.

SF(과학소설)와현대사회
과학소설혹은SF는현대사회를이해하기위한중요한화두인것처럼보인다.SF는한국사회의다양한분야에서주목받고있다.SF소설들이폭넓게읽히고있고,국내작가들의과학소설들이해외로번역되고있으며,텔레비전과OTT플랫폼에서드라마와영화로만들어지고있다.최근“기술가속이극대화되어현실이SF를넘어”섰으며그렇기때문에지금우리는“SF사회”를살고있다는진단(계간지『문화/과학』,2022년가을호)도제출되었다.
샤비로가종종인용하는벨기에의철학자이사벨스텡거는자신의철학자동료들이일축했던이슈들에관한논의를열어냈다는점에서과학소설작가들의기여가크다고말한다.(스티븐샤비로의인터뷰).미국의페미니스트과학철학자도나해러웨이는SF를과학소설뿐아니라사변적페미니즘(speculativefeminism),과학판타지(sciencefantasy),사변적우화(speculativefabulation),과학적사실(sciencefact),실뜨기(stringfigure)의약어로의미를확장하면서SF의다채로운가능성을탐구한다.

SF(과학소설)사고실험이할수있는것
스티븐샤비로는철학에서의인간중심주의와상관주의(세계는인간에대하여또한인간을위하여존재한다는본질적으로인간중심적인관점)를극복하려시도하는‘사변적실재론’경향의사상가이다.스티븐샤비로,그레이엄하먼,이언보고스트등많은사변적실재론철학자들이저서에서미국철학자토머스네이글의유명한논문「박쥐가되는것은어떠한것인가?」(1974)를인용한다.네이글의초점중하나는박쥐가인간과공통세계를공유하지만,박쥐와인간의경험은너무나달라서인간은박쥐의경험이어떠한지진정으로알수없다는것이다.
이런난점앞에서과학소설의접근이우리에게도움을준다고샤비로는말한다.과학소설이종종차용하는방법인외삽(extrapolation)은실제로현실에존재하는기술과사회적조건을기반으로하되,그기술과조건이현재가능한정도보다는미래에조금더확장실현되었다고가정하는것이다.예를들어서이미우리현실에존재하는인공지능이감수성을성취한다면어떤일이벌어질것이냐와같은질문을과학소설은등장인물들의서사로체화함으로써탐구한다.외삽과연루된과학소설의이야기들은우리에게희망적인메시지를주거나경고를할수있다.또독자는과학소설을읽으며사고실험에참여하면서다른방식으로생각하는법을배울뿐만아니라새로운방식의사유를가로막는전제들을성찰할수있게된다.
의식,인지,감각의문제를고민할때도SF적사고실험이유용하다고샤비로는본다.우리가감각적존재들임은분명하지만,감수성이무엇이고,그것이어떻게존재할수있는지,그것이무엇을의미하는지같은질문에답을하기는쉽지않다.샤비로가2장「컴퓨터처럼생각하기」에서분석한소설「눈먼자들의왕국」은컴퓨터프로그램이감수성을가지는것처럼보이는세계를그린작품이다.이소설을화두로삼으며인지,의식,감각을둘러싼흥미로운질문들을탐험하면서샤비로는,우리가박쥐의경험이어떠한것인지진정으로알수없는것과마찬가지로컴퓨터프로그램의감각적경험을직접알수없을지는몰라도,컴퓨터프로그램의정신성은암시적으로또는간접적으로환기될수있다는결론을내린다.그리고바로이러한미적감수성의환기가사변적과학소설의작용이라고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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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구성:과학소설적자아들
이책은서론과일곱개의장,후기,두개의부록으로구성되어있다.
「서론」에서샤비로는감수성,알아차림,사고의문제와과학소설을통한탐구법의이점을논의한다.
1장「철학자처럼생각하기」에서샤비로는그자체로는과학소설텍스트가아니지만심리철학자들사이에서많은사변과논증의초점이되었던반사실적서사“메리이야기”에관해살펴본다.
2장「컴퓨터처럼생각하기」에서는모린맥휴의단편소설「눈먼자들의왕국」에관해논하며,기계의감수성또는인공지능의감수성이자발적으로발생할가능성에대해고찰한다.
3장「아바타처럼생각하기」에서는인공지능을둘러싼문제들을극적으로다룬테드창의중편소설『소프트웨어객체의생애주기』의여러귀결을따라가며다양한윤리적문제들에관해고찰한다.
4장「인간존재처럼생각하기」에서는R.스콧베커의소설『뉴로패스』에서표현된인간인지에관한제거주의적이고환원주의적인견해를좇으며,사람들이실제로그러한견해에따라산다면어떤일이벌어질지를생각해본다.
5장「살인마처럼생각하기」에서는마이클스완윅의단편소설「야생정신」을따라최적화된정신을살펴보며,오묘한방식으로포스트휴먼에대해인간을옹호하고다른형태의포스트휴먼적변혁을상상하도록촉구한다.
6장「외계인처럼생각하기」에서는피터와츠의소설『블라인드사이트』를검토하며,진정으로이질적인부류의지능과,극단적이고포스트휴먼적인정신변화를상상하면서의식의본성에관해여러의문을제기한다.
7장「점균처럼생각하기」에서는실제로현존하는유기체인황색망사점균이라는원형질성점균의여러이상한인지력을고찰한다.황색망사점균은들뢰즈주의적다양체로여길만한기묘한개체/개체군으로살아가는데,이들이활동하는방식은인간이확장된정신이라고불러온것을실현한것처럼보인다.
결론의자리를대신하는「후기」에서샤비로는자연에관한몇몇사변적테제를제시하며,『탈인지』에담긴모든논증이자신의자리를가질수있는넓은철학적틀을제공한다.
옮긴이가작성한「부록1」에는독자들을위해한국에소개되지않은몇몇과학소설에관한보충설명이첨부되었다.
저자의허락을얻어『탈인지』한국어판에수록한「부록2」에는인과성과지각에관한화이트헤드의견해를고찰한샤비로의논문을수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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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작성에참고할수있는『탈인지』관련도서

『사물들의우주』(스티븐샤비로지음,안호성옮김,갈무리,2021)
이책은비상관주의적사고에대한사변적실재론의일반적인주장,즉인간정신이관계하고이해하는방식과떨어져서존재하는사물및객체에대한주장을탐구한다.스티븐샤비로는알프레드노스화이트헤드가현재에지배적인사변적실재론사상을예상했고그에대한이의를제기했다는점에초점을맞춘다.한세기동안의형식화와정화를향한집요한근대주의적시도를거쳐,어쩌면애초에“우리는결코근대인이었던적이없다”는것을자각하기시작한시대에화이트헤드는마치우리의뇌리에스며들듯이돌아온것이다.

『예술과객체』(그레이엄하먼지음,김효진옮김,갈무리,2022)
미학을제일철학으로주장하면서예술의자율성과아름다움에의귀환을선언하는책!하먼은실재적객체와감각적성질사이의균열로규정되는‘아름다움’의규준아래에서‘아름다운것’으로서‘예술적객체=객체+감상자’의혼성객체라는테제를제시한다.이테제를기반으로그는비근대주의적이고비관계주의적인객체지향미학으로서‘기이한형식주의’를도발적으로제시한다.

『에일리언현상학,혹은사물의경험은어떠한것인가』
(이언보고스트지음,김효진옮김,갈무리,2022)
이질적인‘사물들의은밀한삶’을‘경험’하고‘소통’하기위한실천으로서의‘실용주의적사변적실재론’을모색하고있는책.이책에서이언보고스트는사물을존재의중심에두는객체지향존재론을전개한다.여기서인간은유일한관심사도아니고심지어근본적인요소도아니다.철학적주제는인간과인간에게영향을미치는사물들에더는한정되지말아야한다.오히려철학적주제는모든것이되어야한다.

『존재의지도:기계와매체의존재론』(레비브라이언트지음,김효진옮김,갈무리,2020)
자연주의와유물론을당당히옹호하는한편으로,이들친숙한관점을변화시키고문화자체가어떻게자연에의해형성되는지를보여준다.브라이언트는범생태적존재론을지지하는데,요컨대사회는담론과서사,이데올로기같은기표적행위주체들과더불어강과산맥같은비인간의물질적행위주체들도고려함으로써비로소이해될수있는생태라고주장한다.이렇게해서브라이언트는새로운기계지향존재론의토대를구축한다.

『비유물론:객체와사회이론』(그레이엄하먼지음,김효진옮김,갈무리,2020)
사회적세계에는어떤객체들이존재하고우리는그것들을어떻게이해해야하는가?특정한피자헛매장은그매장을구성하는종업원과탁자,냅킨만큼실재적일뿐만아니라,그매장이종업원과손님의삶에미치는사회적및경제적영향과피자헛기업,미합중국,행성지구만큼실재적이기도한가?이책에서객체지향철학의창시자인저자그레이엄하먼은사회생활속객체의본성과지위를규명하고자한다.객체에대한관심은유물론의한형태에해당한다고흔히가정되지만,하먼은이견해를거부하면서그대신에독창적이고독특한‘비유물론’접근법을전개한다.

『신유물론:몸과물질의행위성』(몸문화연구소지음,필로소픽,2022)
신유물론은지금까지불활성물질로간주되었던비인간존재와지나치게인간중심적으로정의되었던물질의행위능력을재구성하기위한이론적노력이다.인간만이주체적으로행위할수있다는사고방식에서벗어나자연도인간처럼행위할수있다는점을부각함으로써지금까지우리가당연하다고믿고사용했던수많은개념외에도인간과자연의관계를새롭게다지려는시도이다.

『인류세의철학:사변적실재론이후의‘인간의조건’』
(시노하라마사타케지음,조성환외옮김,모시는사람들,2022)
인류가새롭게맞이한인류세에즈음하여한나아렌트가제기한‘인간의조건’이라는철학적물음을재조명한다.아렌트의견해에인류세를인간사와자연사의얽힘으로이해한차크라바르티의견해를더하고,퀑탱메이야수의사변적실재론이나티모시모튼의객체지향철학등이제기한‘사물’에대한철학적고찰을경유하여,동일본대지진과같은자연재해의체험과연결시키면서재구성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