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해방과 국가의 재발명 (볼리비아의 탈식민적 복수국민국가 변혁과 대중대학 운동)

사회해방과 국가의 재발명 (볼리비아의 탈식민적 복수국민국가 변혁과 대중대학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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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제는 권력을 잡는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권력을 변화시켜야 하고 사회를 변화시켜야 합니다. 전 세계의 모든 다양성을 한꺼번에 설명해주는 보편 이론은 없습니다. 우리가 사회해방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말할 때 그 단어를 사회해방‘들’로, 복수로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누군가가 대안이 없다고, 그래서 외길밖에 없다고 이야기하면 그 말을 믿지 마십시오. 유일한 출구를 강조하는 것은 사회운동이 위험에 처할 것이 분명한 반대 논리로 끌려가는 것입니다. 언제나, 항상, 특정한 대안들이 있습니다. 모든 기술적 해법에는 대안적 기술이 있고 모든 기술은 정치적입니다.
- 본문 중에서

2006년, 볼리비아에서 에보 모랄레스가 대통령으로 취임했고 2009년 제정된 새로운 헌법에 ‘탈식민적 상호문화성’과 ‘복수국민국가’라는 두 개념이 명문화되었다. 『사회해방과 국가의 재발명』은 2007년 볼리비아 제헌의회가 추진되면서 신헌법을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측의 치열한 갈등이 벌어지는 와중에 진행된 보아벤투라 드 소우자 산투스의 강연과 대담을 수록하고 있다. 복수국민국가 철학은 자연과 생태를 개발의 대상이 아니라 수평적 공존의 대상으로서 존중하는 안데스 원주민의 “좋은 삶” 철학과 연결되면서, 자연과 인간의 새로운 관계를 열망하는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준다.
포르투갈 출신의 세계적인 법사회학자 드 소우자 산투스는 2007년 3월 산안드레스 국립 대학교 발전학 대학원과 〈꼬무나 그룹〉, 〈시민들의 유럽을 위한 재단〉이 주최한 학술행사 ‘국가와 사회를 다시 생각한다 : 현재의 도전들’에 참여했다. 『사회해방과 국가의 재발명』은 이 학술대회를 위해 볼리비아를 방문한 드 소우자 산투스가 학술대회 및 사회운동 단체와의 면담 자리에서 발표하고 토론한 내용을 모은 것이다. 책에는 드 소우자 산투스의 발표뿐만 아니라 학술대회에 참여한 볼리비아 학자들의 발표와 청중의 질의응답 및 논평들이 수록되어 있어 볼리비아 대중의 제헌권력의 역동성을 전해준다.
저자

보아벤투라드소우자산투스

BoaventuradeSousaSantos/1940~
포르투갈출신으로세계적으로저명한사회학자,법학자이다.1963년꼬임브라대학교법대졸업후독일베를린에서법학대학원과정을밟았고,1960년대후반에예일대학교에서법사회학박사학위를받았다.꼬임브라대학교사회학과교수를역임했고,동대학의사회문제연구소소장으로재직중이며,위스콘신-매디슨대학교의초빙교수이다.세계사회포럼의핵심멤버로라틴아메리카시민사회에서널리알려져있는산투스는,신자유주의가훼손한국가와민주주의를대안적으로재구성해야할필요를역설하면서특히이과정에서대학이하는역할에주목한다.라틴아메리카의반신자유주의대안사회운동을실천하고있는산투스의자본주의와근대성의모순과한계에대한비판적인식은,1992년부터아니발끼하노,월터미뇰로,엔리케두셀등이식민성의단절(또는전환)을주장하는것과궤를같이하고있다.산투스는수십권의포르투갈어저서,수십권의스페인어저서,그리고영어로출판된저서도여러권이있으며,ThePluriverseofHumanRights등여러권의공동저서와편집서가있다.2010년에출간된RapGlobal에서는랩작사가이자시인으로서의면모를보이기도한다.

목차

한국어판지은이서문5
추천의글9

1장사회해방을재발명하기19
2장21세기대학에대한토론59
3장오늘날사회과학의도전164
4장사회운동을위한‘대중대학’에대한토론198
5장국가의재발명과복수국민국가230
6장〈볼리비아원주민종족연맹〉회원및대표자들과의만남302

옮긴이의말316

출판사 서평

땅이우리에게속하는것이아니라우리가땅에속하는것입니다
콜롬비아의한대학의민법강의실에서토지거래와개인재산권에대한설명을듣던원주민학생이교수에게말했다.“우리공동체에서토지매매는불가능합니다.땅이우리에게속하는것이아니라우리가땅에속하기때문입니다.”교수가답했다.“나는지금지식을가르치고있고,다른것에는관심이없습니다.”보아벤투라드소우자산투스가콜롬비아에서정의와민주주의에관한연구프로젝트를진행할때법대1학년에재학중이던그의조교가겪은일이다.드소우자산투스는『사회해방과국가의재발명』에수록된발표문들에서여러차례이사례를언급한다.
산투스는민법교수가“내가가르치는것이지식”이라고선언한그순간원주민학생은지식을모르는무지한자가되었다고본다.민법을배우기위해서는원주민공동체에서배운고유의지식을잊어야만한다.저자에따르면대학은과학지식의단일문화를방어하고역사상가장극적인범죄인‘인식론적살해’에공모해온기관이다.‘인식론적살해’는농민의지식,원주민의지식,아프리카계후손의지식에죽음을선고한것이다.그리고지식의죽음은이지식을사용하는사회집단을살해한것과도같았다.

‘지식의생태학’을창출해야한다
볼리비아의행정수도라빠스북쪽에거주하는원주민집단빠까우아라족공동체에는사회적으로인간부모가없고,모두가형제관계를맺는다.대신나무들이이들에게는부모이다.빠까우아라족은오늘날빈곤이라는야만때문에나무를베어서팔아야만먹고살수있다.그러나신자유주의적자본주의에서는이런상황이그들에게자살행위와같다는사실이중요하지않다.드소우자산투스는이를식민주의가지속되고있음을보여주는사례로독해한다.지식의식민주의는서구중심적세계관과는전혀다른우주관속에서살아가는원주민들의사유를후진적인것,야만적인것,뒤처진것으로규정하고묵살해왔다.그래서산투스는‘독립’과함께식민주의가끝난것이아니라고말한다.
산투스는단일문화를‘지식의생태학’으로대체하자고제안한다.‘지식의생태학’은수천년동안라틴아메리카원주민공동체들에서축적되어온전통적인지식과근대과학의기관인대학의체계적지식이수평적으로공존하고대화하는상호문화성을바탕으로한다.지식생태학에서무지는도착점이될수는있지만,출발점은아니다.우리가지식을배울때각각의지식은무지를만들어내지만무지는결격사유가아니다.드소우자산투스는근대과학이소중한인류의지적자산임을인정한다.그렇지만산투스가보기에근대과학은“강이영혼을가진다”와같은문장을절대로이해할수없다.지식의별자리가존재할가능성을유지하는것이중요하다고산투스는이야기한다.

대학,무엇이문제이고어떻게개혁할것인가?
『사회해방과국가의재발명』의2장「21세기대학에대한토론」은2007년3월27일볼리비아국립종족학민속박물관(MUSEF)에서열린토론회의기록이다.이자리에서는대학의현황과개혁방안에관한토론이이루어졌는데이책의저자인보아벤투라드소우자산투스를비롯해서전고등교육부차관구스타보로드리게스,라틴아메리카문학학자기예르모마리아까,토론회주최단위중하나인산안드레스국립대학교발전학대학원학장세실리아살라사르,볼리비아의저명한사회학자페르난도마요르가,모랄레스집권초기의교육부장관이었던아이마라족원주민출신사회학자펠릭스빠치,볼리비아의좌파사회학자호세미르텐바움등이토론자로참여했다.
볼리비아의대학개혁논의에는한국사회와는다른맥락이있다.볼리비아에는공립대학(국립대학,시립대학등)외에사립대학이있고,탈식민적상호문화성이강조되면서원주민대학도설립되었으며,엘리트중산층외에평범한대중의교육요구에따른대중대학도설립되어있다.예를들어,코차밤바에는라플라사자유대중대학이있다.볼리비아에서대중대학은하나의대안적사회운동으로볼수있다.
토론참석자들의다채로운이력만큼이나대학의위기에대한진단과볼리비아의대학개혁방향이어떠해야하는지에대해서다양한의견들이제출되었다.고등교육부차관이었던로드리게스는“지식을전달,창조,전파하는연구”기관으로서의대학은볼리비아사회에존재한적이없으므로,“있지도않은것을개혁”하자고말하기보다“대학의건설”을고민해야한다고일침을가한다.국립가브리엘레네모레노자치대학건설에참여했던호세미르텐마움은대학이“야만적이거나야생적인원주민을관리할수있도록식민지주민을훈련하던곳”이었음이분명한데,대학에서의탈식민은어떻게가능할것인가를질문한다.
대학의상업화에대한고민도엿보인다.“컨설팅업체와공립대학사이의수치스러운동맹”을언급하는마요르가는“대학원과정을1천5백달러짜리2년과정으로만들어서,토요일에종일수강할수있게하고논문도쓸필요없이졸업하면두개의학사학위,두개의석사학위등총네개의학위를주는데,누가이런것과경쟁할수있겠습니까?”라면서돈으로살수있는종잇조각이된석박사학위의현실을개탄한다.
마지막발표를맡은보아벤투라드소우자산투스는대학개혁논의는모든나라에서진행되고있는전지구적인과정임을분명히한뒤,그위기는“대학과대학서비스를상품화하는세계화과정에서온것”이라고진단한다.보아벤투라는2007년당시미국,호주,영국,네덜란드등‘선진’국가의대학들이과학기술·사회학·인문학·인류학등의학위과정에특허를내고이를제3세계대학에판매하고있는것을“대학의신자유주의세계화”의사례로든다.이런경향을역전시킬대안으로서산투스는다시한번단일문화를지식생태학으로대체하는것이중요하다고강조한다.

에보모랄레스와2009년볼리비아신헌법
남아메리카대륙중부의내륙국가볼리비아는라틴아메리카에서원주민비율이가장높은나라이다.2000년볼리비아대중은물의민영화를저지하는코차밤바물전쟁에서승리했고,2003년에는신자유주의정책을추진하던당시대통령곤살로산체스데로사다를퇴진시켰다.이두사건이역사적분기점이됨으로써2005년아이마라원주민출신대통령에보모랄레스의대선승리를견인했다.2019년미국의후원을받은우파의쿠데타로물러난모랄레스는볼리비아역사상가장오랜기간재임한대통령이었다.2019년집권한전대통령자니네아녜스는1년을넘기지못하고모랄레스의정당〈사회주의운동당〉(MAS)의루이스아르세에게자리를내주었다.
2009년,모랄레스의임기초에볼리비아사회는새로운헌법을제정했다.새헌법에는상호문화성,탈식민,좋은삶(BuenVivir)같은볼리비아대중의수백년간의투쟁성과들이명문화되었다.2007년보아벤투라드소우자산투스는2007년3월산안드레스국립대학교발전학대학원과〈꼬무나그룹〉,〈시민들의유럽을위한재단〉이주최한학술행사‘국가와사회를다시생각한다:현재의도전들’에참여했다.『사회해방과국가의재발명』은이학술대회를위해볼리비아를방문한보아벤투라드소우자산투스가학술대회심포지엄과사회운동단체와의면담자리에서발표하고토론한내용을모은것이다.책에는드소우자산투스의발표뿐만아니라학술대회에참여한볼리비아지식인들의발표와청중의질의응답과논평들이수록되어있다.
책이기록하고있는2007년3월~4월이라는시점은볼리비아사회에서제헌의회활동을둘러싼갈등이다양한방식으로폭발하고있는국면이었다.새로운헌법을제정하여수백년간볼리비아사회에서원주민들이감내해온사회적부정의와불평등을종식할것을모랄레스는공약했었다.제헌의회는2006년8월6일볼리비아의사법수도수크레에서활동을시작하였는데,출범전부터이후까지볼리비아사회는갈등속에있었다.특히인종적으로백인과메스티소가다수를차지하는동부의‘반달지역’을중심으로하는신헌법반대세력은볼리비아원주민공동체들에대한존중뿐아니라선출된공무원에대한소환제도,가스산업같은경제부문의국유화,자치강화와분권화등을골자로하는신헌법에격렬히반대하였다.그들은제헌의회추진세력에대한폭행과모욕을서슴지않았고사건의일부는이책에도기록되어있다.『사회해방과국가의재발명』은이러한격동기를기록하고있다.
산투스는볼리비아의원주민대중과연대하고있다.그들의투쟁의현명함에대해서감동을표현하고,그들의투쟁을전세계가지켜보고있음을강조한다.상호문화성,탈식민성,지식의생태학,인식론적살해같은개념들을활용하여볼리비아신헌법이좀더급진화할수있는아이디어들을제시하고,앞으로불어닥칠위험들을미리예방하자고제안한다.산투스는신자유주의적자본주의는극소수가부를축적하는동안대다수는기초가무너지고있다는느낌속에서고통을겪는세계라고본다.이런시대에는지구의‘남’으로부터배우는것이중요하다고말한다.

▣볼리비아신헌법제정타임라인(출처:Constitutionnet)
2005년12월:〈사회주의운동당〉의에보모랄레스가대통령으로당선되었다.신헌법제정이공약중하나였다.
2006년1월22일:에보모랄레스가대통령으로취임했다.
2006년7월2일:제헌의회의원들이선출되었다.
2007년12월9일:제헌의회가제출한헌법초안이승인되었다.
2008년2월28일:국회가헌법초안을승인하였고국민투표일이2008년5월4일로정해졌다.
2008년3월8일:중앙선거법원(CorteNacionalElectoral)이준비부족을이유로국민투표유예결정을내렸다.
2008년10월20일:정부와반대세력이협상하여2009년국민투표실시에합의했다.
2009년1월25일:국민투표결과64.43퍼센트가찬성하여헌법초안이통과되었다.
2009년2월7일:모랄레스가신헌법을공포하였다.

복수국민국가는하나의국가안에복수의국민공동체가있음을인정한다
2009년볼리비아신헌법은볼리비아를‘Estadoplurinacional’(복수국민국가)로선포했다.이는하나의국가안에복수의국민공동체가존재함을인정하는것으로,단일국민을상정하는근대국가를재발명하는아이디어이다.한국외교부홈페이지가사용하는볼리비아의공식명칭은‘볼리비아다민족국’이다.국내라틴아메리카연구자들은‘다국민국가’라는번역어도사용한다.이책에서‘복수국민국가’라는명칭을사용한이유는첫째,‘plurinacional’은하나의국가안에다양한문화,전통,우주관을가지고살아가는복수의‘국민’공동체가있음을인정하는국가모델이기때문이다.둘째,‘다국민’대신‘복수국민’으로한것은‘복수국민국가’이념이하나의것을중심또는상위에놓고다른것을관용한다는위계서열적뉘앙스를가진‘다문화주의’를극복하고자하기때문이다.
현재라틴아메리카에서헌법에복수국민국가(Estadoplurinacional)를명시하고있는나라는에콰도르와볼리비아두곳이다.에콰도르는2008년헌법에명문화했다.복수국민국가는원주민문화에뿌리를둔‘공동적인것’의가치를높이평가하며이를‘좋은삶’(BuenVivir)으로호명하고,서구근대문화에서기원하는‘개인주의적인것’과원주민문화에서유래된‘공동적인것’이위계서열없이수평적으로공존해야한다고주장하는유토피아적선언이다.“토지는우리에게속하지않는다”고말하며자본주의의근간인사유재산권에정면으로도전하는원주민의생각,“나무는우리의부모이므로벨수없다”고말하는원주민의포스트휴먼세계관을구체적인제도와자치의강화를통해서존중할방법을찾는것이복수국민국가이다.

볼리비아대중의제헌권력으로부터배운다
정치철학자안토니오네그리는2010년의한인터뷰에서남아메리카에서는자신의세계적인베스트셀러『제국』이크게주목을받지못했음에반해서제헌권력에관한그의책은“고전”으로여겨지고있다고말했다(e-flux인터뷰).이책『사회해방과국가의재발명』을읽으면그이유를짐작할수있다.한국을포함하여많은서구화된그리고소위발전된사회들이양당체제에신음하면서돌파구를찾지못하는동안,볼리비아대중은자본주의에정면으로배치되는다양한세계관들을있는그대로존중하는철학을헌법에명문화하였다.이책은저자드소우자산투스의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