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휴머니즘의 세 흐름 (캐서린 헤일스, 캐리 울프, 그레이엄 하먼)

포스트휴머니즘의 세 흐름 (캐서린 헤일스, 캐리 울프, 그레이엄 하먼)

$20.00
Description
포스트휴머니즘은 인간중심주의를 경계하면서 우리 시대에 비인간 존재들이 내리는 가장 절실한 지시를 따르는 것이다. 기후위기와 인류세 시대의 삶의 방식에 관한 실천적 고민은 그렇게 답을 찾기 시작한다. 포스트휴머니즘 사유를 대표하는 사상가들인 캐서린 헤일스, 캐리 울프, 그레이엄 하먼은 각각 테크놀로지, 동물, 사물의 영역에서 비인간 존재와의 관계를 급진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며, 『포스트휴머니즘의 세 흐름』은 이러한 생각들의 연결과 공조의 방법을 모색한다.
테크놀로지로써 어떤 물질적 조건도 극복할 수 있다고 전망하는 기술만능주의 미래관을 실현 불가능한 것이자 인간중심주의 관점의 발현으로 보는 캐서린 헤일스는 포스트휴머니즘을 본격적인 학문 분야로 발전시켰다. 헤일스는 몸이 기술적 조건과 완전히 얽히면서 생기는 복잡성에 주목하면서 포스트휴먼은 체현된 존재이고 테크놀로지를 통해 몸을 버리는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몸을 더 절실하게 느끼는 존재라고 말한다. 캐리 울프는 휴머니즘이 표방하는 독립적인 인간이라는 개념이 비인간, 특히 동물과의 자의적 구분을 통해서 만들어졌고 동물로서의 인간을 부정한 결과임에 주목하며, 종중심주의(speciesism)에 대한 비판을 진행한다. 울프는 인간이라는 시스템이 필연적으로 동물의 흔적을 가질 수밖에 없음을 드러내어 그 시스템의 순수성과 독립성을 해체하고자 한다. 객체지향 존재론의 창시자인 그레이엄 하먼은 하이데거 철학의 도구에 관한 논의를 확장시켜서 인간도 다른 사물과 마찬가지로 “도구존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간을 포함하여 모든 객체가 매혹적이고 놀라운 존재이다. 그러므로 하먼은 관계망으로 주로 이해되던 사물의 복잡성과 역동성을 개별 사물에 되돌려주고자 한다.
저자

이동신

DongshinYi
한국외국어대학교와미국TexasA&M대학교에서영문학석박사를취득한후에2010년부터서울대학교영어영문학과에서교수로재직중이다.포스트휴머니즘을연구하고미국현대소설과SF소설을주로가르친다.2019년부터는‘인간-동물연구네트워크’를구성하여사회학자,수의학자,인류학자등과함께인간-동물관계를연구하고있다.저서로AGenealogyofCyborgothic:AestheticsandEthicsintheAgeofPosthumanism(2010),『포스트휴머니즘의세흐름:캐서린헤일스,캐리울프,그레이엄하먼』(2022),『SF,시대정신이되다:낯선세계를상상하고현실의답을찾는문학의힘』(2022),『다르게함께살기:인간과동물』(2021),『동물의품안에서:인간-동물관계연구』(공저,2022),『포스트휴머니즘의쟁점들』(공저,2021),『관계와경계:코로나시대의인간과동물』(공저,2021),『21세기사상의최전선:전지구적공존을위한사유의대전환』(공저,2020)등이있고,역서로『갈라테아2.2』(2020)가있다.

목차

1장들어가며:사람과사물,그너머를향해6

2장테크놀로지와포스트휴머니즘:헤일스의몸부림29
정보로서의몸,물질로서의몸41
포스트휴먼의몸부림54
텍스트의몸78
타자의부재:헤일스의포스트휴머니즘의윤리적한계95

3장동물과포스트휴머니즘:울프의상실감101
동물이기를잊은인간:동물연구와울프의포스트휴머니즘116
인간-동물의흔적을찾아서131
“닫힘에서열림으로”:인간-동물되찾기148
법안의동물,법이전의동물163

4장사물과포스트휴머니즘:하먼의놀라움180
사물이라는놀라운존재:신사물론과하먼의객체지향철학194
사변적실재론과객체지향철학209
도구존재로서의사람과사물218
매력적인사물의세계233
객체지향철학에서포스트휴머니즘으로255

5장나가며:포스트휴머니즘의지시265

참고문헌273
인명찾아보기281
용어찾아보기285

출판사 서평

왜지금포스트휴먼인가?
최근국내학계에서포스트휴머니즘에대한관심이높아지고있다.캐서린헤일스의『우리는어떻게포스트휴먼이되었는가』의영어판이출간된1999년을포스트휴머니즘이학술연구분야로서본격적으로자리매김하기시작한해라고본다면,최근국내에서일고있는관심은다소늦은감이있지만그만큼더활발하게진행되고있다.
이러한관심의이유로대략세가지를생각해볼수있다.첫째로는알파고로인해인공지능의발달이인간사회에미칠영향에대한논의가급격히늘었다는점이다.둘째로는반려동물의수가증가하면서인간-동물관계를소유나사용이아닌공존의관점에서보기시작했다는점이다.마지막으로환경파괴와기후위기의위험이급속도로현실화되면서자연과자원의보존과재생의필요성이커졌다는사실이다.물론학술연구전통이라는내부적요인도존재하지만이와같은세가지요인은분명포스트휴머니즘에대한학계의논의를가속화하고,동시에그러한논의를학계너머로확장시키고있다.

포스트휴머니즘은어디로향하고있는가?
포스트휴머니즘에대한관심을촉발한위세가지요인은종종서로매우다른방향의논의로이어진다.첫번째인공지능에대한관심은인공지능이나로봇이인간삶과정체성에긍정적인변화를가져올것이라는낙관적전망으로이어진다.설령부정적결과들이있을지라도테크놀로지를활용한대안이가능하리라는자신감을보이는경우가많다.때로는테크놀로지가인간의역량을극대화할것이라고믿는트랜스휴머니즘이포스트휴머니즘논의의하나로소개되기도한다.
두번째인간-동물관계에대한관심은20세기후반부터본격화된동물권운동과동물윤리이론을발전시키고확장하는작업을포스트휴머니즘과연계하여시도하는것으로귀결되곤한다.그렇지만이런논의들은기존의동물권혹은동물윤리논의가인간의권리를동물에게그저분배하는시도일수있다는점을간과하는한계를보인다.
세번째환경과기후에대한관심은자연보호와보존이시급한문제라는공감대를형성하고즉각적인대응을요구하는논의로발전하는경우가많다.하지만동물에관한논의와마찬가지로대응의주체로서인간의역할을강조하며상대적으로자연을수혜대상으로위치짓는데서인간중심주의를드러내기도한다.

포스트휴머니즘과인간중심주의
포스트휴머니즘은사람대사물이라는이분법적세계관을양산하는뿌리깊은인간중심주의를비판하고해체하여인간과다양한비인간존재들의관계를변화시키려고하는움직임이다.『포스트휴머니즘의세흐름』의저자이동신은포스트휴머니즘에대한관심이인간중심주의의재생산으로귀결되기도한다는점을경계해야한다고말한다.인간이테크놀로지를통해서변화한다는진단을내릴때도,동물과자연을전보다더소중히여겨야한다고주장할때도사람과사물의이분법은유지되는경우가많다.이이분법을해체하지않는한인간중심주의를반복할위험이언제나존재한다는것이다.
저자는최근의포스트휴머니즘에대한관심과논의가또다른형태의인간중심주의로변질될가능성에대해서깊은우려를표한다.학자로서는인간중심주의극복을목표로삼는포스트휴머니즘이라는학문분야의취지가무색해지거나왜곡될수있다고우려하며,현시대를살아가는한명의사람으로서는포스트휴머니즘을부상시킨인류공통난제의해결로부터우리가점점더멀어질것이우려된다고말한다.

캐서린헤일스,캐리울프,그레이엄하먼의인간중심주의비판
이책은캐서린헤일스,캐리울프,그레이엄하먼등세명의포스트휴머니즘사상가들에주목한다.저자에따르면이들은각각테크놀로지,동물,사물을주제로삼아,서로다른방식으로이지만공통되게인간중심주의를넘어선포스트휴머니즘을지향한다.캐서린헤일스는인공지능을비롯한최첨단테크놀로지가인간우월성을재확립하는수단이아니라포스트휴먼의등장을가능하게만든조건임을밝히며,포스트휴머니즘의시작을알린사상가이다.캐리울프는동물과의차이를부각함으로써인간이라는개념혹은시스템이가능해졌다는점을강조하고,결국인간에게는동물이언제나필수적이라고역설한다.마지막으로그레이엄하먼은사물의다채로운가능성이인간에게서나오는것이아니라사물의존재자체에서나오는것이며,인간도하나의사물이라는입장을개진한다.
저자가세명의사상가를한권의책에서함께고찰한이유는이들사상의공조를도모하는일이우리시대에시급히필요하다고믿기때문이다.21세기인류가직면한난제들은긴급한해결책을요구하고있고,하나의영역에집중해서는해법이나올수없기때문이다.위기는전지구적인상황이고해법도그럴수밖에없다.인간,동물,사물이한데얽혀있는복잡한세계에서는서로다른영역에서비롯된다양한포스트휴머니즘사유간의공조가꼭필요하다는것이다.

헤일스의몸부림,울프의상실감,하먼의놀라움
저자는헤일스,울프,하먼등세사람의차이를인정하면서도포스트휴머니즘을대하는그들의감정을따라가는방식으로연결점을찾고자한다.헤일스는우리시대에사이버네틱스,디지털등이대표하는테크놀로지의발달과함께정신을우위에두고몸을지우는경향이가속화되고있다고진단한다.헤일스는그와같은경향이자유주의적인본주의라는이름의인간중심주의를반영한다고비판한다.저자에따르면헤일스의포스트휴머니즘은절대사라지지않을‘몸’을지켜내려는‘몸부림’이다.인간이정신속에고립된존재가아닌물질세계와의교류로만들어진포스트휴먼임을거듭확인시켜주는것이몸이기때문이다.
캐리울프는인간이만든갖가지제도가인간이고유하고독자적인존재임을전제로하고있음을신랄하게비판한다.무엇보다동물을위한다는명목으로전개되는동물권혹은동물윤리논의에서조차권리주체로서의인간이자신의권리를동물에게내어주는식의패턴이반복된다는점을지적한다.그래서울프는인간개념의근본적인변화가필요하다고역설한다.울프의포스트휴머니즘은인간개념자체가동물과의자의적구분을통해만들어졌음을드러내고,이를통해‘고유하고독자적인인간’이라는생각과그러한인식에근거한제도들을해체하는작업이다.인간개념에남아있는동물의흔적을잃어버린‘상실감’이울프의작업의원동력이라고저자는말한다.
그레이엄하먼은사물의존재이유가인간의쓰임새로만결정되고그렇기에인간이욕구대로사물을쓰고버리는것이당연시되는현실에서,사물을바라보는새로운관점을제시한다.하먼은하이데거의도구논의를확장시켜모든사물이존재론적으로무궁무진한가능성을가지고있고,그가능성을드러내는일은인간만할수있는것이아니라고말한다.저자에따르면하먼의객체지향철학에는인간을포함한모든사물에대한‘놀라움’이담겨있다.하먼의포스트휴머니즘은사물의존재하나하나가왜중요한지를깨닫게해준다.

헤일스,울프,하먼의공조가절실한시대
저자가‘몸부림’,‘상실감’,‘놀라움’이라는세가지키워드로포스트휴머니즘의세흐름을설명하는이유는공조가절실한시대라는점을표현하기위해서이다.기후재난,팬데믹,전쟁,넘쳐나는쓰레기,극심한빈부격차처럼전지구를위협하는21세기의난제들은긴급한대응을요구한다.하지만저자가보기에는이러한문제들은인간과사물을구분하는뿌리깊은이분법적세계관,인간중심주의적세계관으로인해초래되었기때문에눈에보이는문제만을해결하는임시방편적대응으로는미흡하다.포스트휴머니즘이절실하게요청하는것은일시적인대응이아니라긴역사에대한고찰이며이전과는다른미래에대한구체적인구상이다.헤일스,울프,하먼이각자의관심사와학문분야에서시작해서로다른내용의포스트휴머니즘을전개하고있지만,‘몸부림’,‘상실감’,‘놀라움’이라는감정은그들의논의를우리가처한현실과연결시킨다고저자는본다.우리가그들이표현하고있는절실함에대한감각을공유하고공감한다면서로다른분야의생각들이공조할방법을찾아야만한다고저자는말한다.

공조의사례로서의‘인간-동물연구네트워크’
2019년부터저자는‘인간-동물연구네트워크’에참여해사회학,수의학,인류학분야의학자들과함께연구하고동물관련활동가및창작자들과교류하고있다.융복합연구라는이름으로진행하는작업이지만하나의공통된성과를지향하기보다는인간-동물관계라는공통의관심사를다양하게논의하고연구하는모임이다.헤일스,울프,하먼의공조가능성을타진하는저자에게는이모임이작지만중요한공조의예시가된다.
이네트워크에모인사람들은인간-동물관계의중요성을절실히느끼기에한자리에모였다.그런절실함이있기에서로다른분야와삶에서동물을어떻게생각하고다루는지를공유하고,그과정에서미처생각하지못했던인간-동물관계의측면을보거나이론적으로접근했던측면을현실로확인한다(혹은관찰했던측면을이론화한다).인문학자로서포스트휴머니즘을연구해온저자에게수의학과사회학의실증적연구결과나인류학의비서구적문화연구는현실을참조하여이론을다듬는계기가되었다고저자는말한다.
저자는헤일스,울프,하먼의공조도그런계기가될것이라고본다.독자는헤일스의포스트휴머니즘에서부족한비인간논의를울프에서찾고,울프의포스트휴머니즘에서부족한사물논의를하먼에서찾게될것이다.그리고하먼의철학이추상적으로들릴때헤일스와울프의논의는현실을돌아보게할것이고,세사상가의공조는그렇게포스트휴머니즘을유연하면서도치밀한논의의장으로만들것이다.무엇보다저자가『포스트휴머니즘의세흐름』에서시도한공조의사유실험은독자가각자의삶에서인류공통의위기를돌파할또다른공조의실험기회를모색하게하는계기가될것이다.

**

[책의구성]
이책은서론과결론을포함해모두다섯장으로구성되어있다.
1장은인간중심주의를개진하는이분법적세계관을해체하고21세기위기상황에적합한논의로서포스트휴머니즘을소개하며,그논의를이끄는세사상가의공조필요성을주장한다.2장에서4장까지는캐서린헤일스,캐리울프,그레이엄하먼의저작들을차례로살펴보면서그들의작업을‘몸부림’,‘상실감’,‘놀라움’이라는감정키워드를통해정리한다.5장은알폰소링기스의말을인용하여세사상가가함께구성하는포스트휴머니즘이어떤지시를내리고있는지고민해본다.
1장「들어가며:사람과사물,그너머를향해」에서저자는동물멸종과환경파괴,기후재난에이르기까지인류가직면한난제들이사람과사물을구분하는뿌리깊은이분법으로인해시작되었음을지적한다.인간중심주의적세계관에근거한사람과사물의이분법은동물과사물뿐만아니라인간에게까지피해를주는역설을보여주고있다.테크놀로지와다양한비인간존재에대한논의로기존의인간개념을비판하는포스트휴머니즘은이러한역설적상황을벗어나려는시도이며,이분법너머의세상을향한움직임이다.1장은그러한흐름을이끄는세명의이론가,즉테크놀로지와함께인간이포스트휴먼으로되었다고말하는캐서린헤일스,인간개념에내재한동물의흔적으로인해서인간은언제나이미포스트휴먼이었다고말하는캐리울프,그리고인간을포함한모든사물이놀라운잠재력을가진존재라고말하는그레이엄하먼의작업을하나로모아그흐름의폭을넓히고속도를더하고자한다.
2장「테크놀로지와포스트휴머니즘:헤일스의몸부림」은체현화의중요성을끊임없이강조하는캐서린헤일스의작업을‘몸부림’이라는키워드로설명한다.1999년『우리는어떻게포스트휴먼이되었는가』를출간하여본격적인포스트휴머니즘논의를열었던헤일스는사이버네틱스에서시작해현재의디지털환경에이르는일련의과학기술적발전으로인간과기계및환경의경계가사라진포스트휴먼시대가도래했음을알린다.하지만포스트휴먼의몸을지우는경향은몸보다정신을우위에두는자유주의적인본주의의사례로서의심받아야하고,무엇보다물질성과함께일때만가능한포스트휴먼의창발을막는다고헤일스는역설한다.이처럼물질성의중요성을포스트휴머니즘에각인시키고자하는헤일스의‘몸부림’은디지털텍스트를포함한문학과디지털환경에서형성된의식에관한연구에서도지속된다.
3장「동물과포스트휴머니즘:울프의상실감」은인간-동물관계에깊숙이자리잡은인간중심주의의허상을비판하며포스트휴머니즘을개진하는캐리울프의저작을살펴본다.그는피터싱어로대표되는동물권운동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