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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
ParkSun영화학자.서울시립대학교영문학과의학부와대학원에서영미희곡을전공하고미국캔자스대학에서영화학으로박사학위를취득했다.학위논문에서는한국독립영화사를서구영화의뉴웨이브담론과토착적민족문화담론의변증법적길항관계로해석했다.이후비서구영화의탈식민주의적담론을모색하면서도영미권의예술적성취를곁눈질하는사유의분열을겪어왔다.영국선정소설의효시로불리는윌키콜린스의WomaninWhite를『흰옷을입은여인』(토네이도,2008)으로완역한한편,『한국영화와테크놀로지』(근간)에공저자로참여했다.영화학방법론으로서인지주의영화학을모색하며의식의분열성을생산성으로승화시키고자노력중이다.가족트라우마의관점에서한국의여성독립영화를해석하는영문저작을준비중이다.한국뉴욕주립대학교교양학부에서영상제작과영화이론을강의하고있다.
프롤로그61장회화,무대,영화:〈풍차와십자가〉와앙드레바쟁영화미학의유산23 그림속을걷는카메라24 피테르브뤼헐의〈갈보리가는길〉27 회화에서영화로34 회화와영화의공존양식51 확장된영화652장회화의“푼크툼”:에드워드호퍼회화의서사적확장으로서〈셜리에관한모든것〉69 회화,영화,활인화에관한생각들70 활인화서사와해석의빈곤78 연기예술가의사명감83 감정의구조들93 자아라는극장105 회화의“푼크툼”1163장숭고의재매개:베르너헤어조크의〈잊혀진꿈의동굴〉과다큐멘터리의숭고미문제119 동굴벽화라는기호120 완벽한타임캡슐-현전성의재매개126 “이심장의고동소리는누구의것인가?”-역사의재매개132 의식의스펙트럼-숭고의재매개141 숭고체험과다큐멘터리의본질1554장경계에선예술가의영화적초상:스즈키세이준의〈유메지〉161 화가영화속의화가들162 〈유메지〉의아방가르드스타일166 얼굴을가린여인들176 와키야또는이름없는자190 창작불능의기록으로서유메지의여인화2015장아래로부터의근대성:영화〈뮤지엄아워스〉분석을통한근대성테제비판209 서사세계와현실세계의상호조응210 근대성의캐릭터들-이방인,소요객,군중214 노동계급의소요객225 근대성테제비판237 아래로부터의근대성2416장미술관서사의영화적재매개:〈프랑코포니아〉와〈내셔널갤러리〉248 영화가표상하는미술관249 몽타주로서의미술관253 예술의영속적자기반영267 탈계몽주의의분화된시선들279에필로그283영화작품안내288참고문헌290인명찾아보기298용어찾아보기302
영화가회화를만날때천재화가를주인공으로삼은영화들을우리는여럿알고있다.‘빈센트반고흐’와‘영화’를함께검색하면〈열정의랩소디〉(1956),〈빈센트〉(1990)를비롯하여총여섯편의영화가뜬다.이런영화들은대개유사한플롯진행을보인다.천재화가가현실적인고난을뚫고창작의고통을이겨내며마침내역사에길이남을작품을완성하게된다.『카메라소메티카』는천재예술가에게헌정되는이러한관습적회화담론의외부를탐색하는영화들을분석한다.1장이분석하는폴란드감독레흐마예브스키의영화〈풍차와십자가〉(2011)는회화〈갈보리가는길〉(1564)을활인화한작품이다.이영화는화가를비롯한그림속인물에게대사를부여하고움직임을가미한다.〈갈보리가는길〉을그린화가는브뤼걸이라는이름으로도알려진16세기네덜란드의화가피테르브뤼헐(1527~1569)이다.화가브뤼헐과그의작품〈갈보리가는길〉은관습적회화담론에서벗어난작품이다.그림의주제와주인공을파악하기어려운구도를택하고있고(부감도법),예수와성모마리아가그림속어딘가에있기는하지만그와함께무려500여명의보통사람이출현한다.1장은영화가그림속인물에게대사를부여하고움직임을가미한다면원작회화의내용은어떻게변하게되는지,거기에서드러나는새로움은무엇인지를서술한다.1장뿐아니라책전체에걸쳐바쟁의영화철학과벤야민의예술철학,롤랑바르트의사진철학이참조된다.고난끝에대작을완성하는고독한천재가아닌공식으로예술가를영화속에서재현할수있을까?사회의모순을고민하면서그것을체화한화가를그려볼수있을까?이런질문은3장에서스즈키세이준의영화〈유메지〉(1991)를분석하면서탐구된다.이영화는일본화가다케히사유메지(1884~1934)를주인공으로삼는작품이다.저자에따르면이영화는예술적고뇌가작품으로열매를맺는주류화가영화의목적론적서사를뒤튼다는점에서주류화가영화의관습을전복하는작품이다.동굴벽화다큐멘터리가예술에대해서던지는질문『카메라소메티카』가3장에서분석한베르너헤어조크의〈잊혀진꿈의동굴〉(2010)은1994년프랑스에서발견된쇼베동굴의원시동굴벽화를기록한다큐멘터리이다.이작품은2014년에국내개봉하여많은관객의호응을받았다.우선저자는동굴벽화를하나의예술작품으로서생각해본다.우리시대에예술작품은작가를가진다.작가는저작권을소유한다.그렇다면선사시대의예술작품의작가는누구인가?그들은왜이런그림을그렸을까?한가지놀라운사실은쇼베동굴벽화에는5천년의간격을두고겹쳐그려진동물의형상들이있다는점이다.5천년의세월을가로질러서개작된작품을현생인류가감상하는것이다.저자는“선사시대의창작자들은동굴벽화의시작과완성을한사람이주도해야한다고생각하지않았으며,현대예술의작가주의및저작권개념으로부터자유로웠다”고말한다.언뜻보면당연한서술이지만이런시간을넘나드는과감한사고는예술의의미,회화의의미,다큐멘터리를본다는것의의미를다시생각하게한다.5천년의간격을두고인류가협업한끝에만들어진쇼베동굴의벽화앞에서고독한천재예술가는어떤존재일지질문하게된다.나아가저자가보기에선사시대의회화즉동굴벽화를담은다큐멘터리가시청자에게주는효과는‘지식과교양’에그치지않는다.동굴벽화작성자들의체험과현대인이뉴미디어경험을하며느끼는감각을‘숭고체험’이라는개념으로연결해볼수있다.관람자는창작과정의일부이다관습적회화담론이강화하는것중하나는작품과관람자,무대와관객,예술과다중사이에그어진견고한선이다.저자는이러한구도의발생과함의,문제점,그리고대안에대해서5장과6장에서신중하게고민해본다.5장에서는잼코헨감독의영화〈뮤지엄아워스〉(2012)가고찰되며,6장에서는프랑스의루브르미술관과영국의내셔널갤러리를각각소재로삼은다큐멘터리〈프랑코포니아〉Francofonia(2015)와〈내셔널갤러리〉NationalGallery(2014)를분석한다.먼저두남녀의우연한만남과우정,그리고기약없는이별을극화한〈뮤지엄아워스〉는〈비포선라이즈〉(1996)나〈원스〉(2007)에비견될만한작품이다.〈뮤지엄아워스〉는오스트리아국립미술관을배경으로하며오스트리아빈소재미술사박물관의안내원인요한과캐나다에서온여행객앤이주인공이다.5장은“부르주아계급이나예술가와거리가먼생활인”인두주인공의삶과생각을보들레르나벤야민같은‘근대성’이론가들의견해에비추어본다.저자에따르면근대성이론가들의생각은“예술의생산자와수용자를구분하면서후자를방향성을잃은군중또는상품자본의의도에순응하는집단으로규정”하는기능을해왔다.이는영화학에도지대한영향을미쳤다.“근대성담론에서민중·도시민·하층계급은하릴없는희생자로표현되고,지식인·예술가는도시의파괴적속성을목도하고민중의예속성을증언하는존재로자리매김한다.”저자는영화〈뮤지엄아워스〉가이방인이면서생활인인요한과앤을그리는방식에서,대안적인도시재현방식,예술재현방식을엿볼수있다고본다.산책자요한이바라본도시는지배받는자들의음울한초상이가득한곳이아니라,오히려“다른삶의가능성으로충만”한공간이다.6장은여기에서한걸음더나아가미술관의관객은“수동적인구경꾼이아니라예술작품의의미를최종적으로완성하는창작과정의중요한일부”라고말한다.“국립미술관은통속적대중문화와구별되는중상류취향의고급문화를옹호”해온공간이었지만“영화,텔레비전,뉴미디어등대중매체가문화상품의생산과소비를주도하는상황에서미술관은고급문화의성채자격을고수하기어렵게되었다”는진단이이제널리수용되고있다.누구나손쉽게기성작품을패러디하고,파생작품을만들고,쇼츠영상을쪼개올리고,촬영하고업로드하고공유하는시대에이러한주장은설득력있게다가온다.“미술관의전통적인정체성이붕괴하는상황은예술의정의,정전의자격,예술감상자의태도에관한고정관념을재고”하게만든다.이때다중은미술관,제도미술과어떤관계를맺는것인지가6장에서고찰된다.**1.카메라소메티카』박선저자와의인터뷰Q.제목『카메라소메티카』의의미는무엇입니까?카메라소메티카는영화의본질적인성격을표현해보려는시도입니다.카메라소메티카를설명하기위해이와유사한개념들몇개를살펴보고싶습니다.영화를한마디로규정하기는어렵습니다.사진을정의하려는시도는그것이발명되는시점부터있었고지금도진행중입니다.카메라를통해대상을재현한다는점에서사진은영화의모태입니다.따라서사진을지시하는말을영화의비유로써도무방할것입니다.카메라옵스큐라는최초의사진기술을일컫는말로빛이온통차단된방을뜻합니다.한쪽벽면에작은구멍하나를뚫어놓으면빛이투과하면서반대편벽면에방바깥의풍경을재현합니다.카메라옵스큐라속이미지는말그대로빛이그린그림입니다.이그림을완성하는데는인간의의도나솜씨가개입할수없습니다.그때문에서양사람들은초창기사진을일컬어신이그린그림이라고했습니다.그러나신의그림앞에서인간은작아질수밖에없습니다.신의그림과인간의응시사이에는심원한경계가놓여있는듯합니다.카메라루시다는휴대용카메라옵스큐라입니다.화가는빛이투사하는풍경을렌즈를통해화폭에고정시킵니다.그런다음화가는빛그림의윤곽을따라펜이나붓으로선과명암을가미합니다.카메라옵스큐라와원리는같지만카메라루시다의이미지는인간의개입을허락합니다.카메라루시다는빛이그린그림이지만동시에화가의채취를담고있습니다.카메라옵스큐라가사진이미지의객관성을강조한다면카메라루시다는사진이미지에도내밀한정서가있음을말해줍니다.두용어는영화의성격을표현하는데도비유적으로쓰일수있습니다.영화는살아움직이는듯한사실적인이미지를과시하는매체입니다.하지만영화는동시에관객의정서와감정을자극하는매체입니다.카메라폴리티카는미국의미디어학자더글라스켈러와마이클라이언이쓴책의제목입니다.카메라폴리티카는말그대로영화가정치적메시지를담는다는의미입니다.이표현을달리해석하면카메라가포착하는이미지는인간의이해관계로부터초탈할수없다는것입니다.카메라는누가,어떤대상을향해,언제,어디에서작동하느냐에따라다른이미지를만들어냅니다.그결과물이스틸사진이든동영상이든동시대의이념과가치관을드러냅니다.카메라옵스큐라의관찰자,카메라루시다의창작자는카메라폴리티카에이르면매개자가됩니다.이책의제목인카메라소메티카는영화에대한이전의비유들이공유하는전제를의문시합니다.그전제란대상과카메라,이미지와감상자사이의거리입니다.그거리가관찰과창작과매개를가능하게만듭니다.이경우보는사람은마치빈그릇과같습니다.이미지가보는사람의뇌리에박히고생각과감정을전달합니다.하지만과연그러한지요?실상사진과영화의감상자는이미지를검토하고그것을어떻게분류할지를판단하는도식을품고있습니다.도식을영어로스키마(schema)라고부릅니다.관객은스크린속을나는비둘기의모습이자신이가진비둘기모양의도식에부합하기에그것을비둘기로이해할수있습니다.극영화의이야기를이해하는방식도마찬가지입니다.관객은이미알고있는이야기들과더불어자신의인생경험을투사하여극영화속이야기를음미합니다.관객은이미지와그것이품은이야기를끊임없이자신만의것으로가공하고소유하려합니다.이미지를향한관객의소유욕구는독점욕이나탐욕을의미하는것이아닙니다.그보다오감을최대한활용하여이미지를음미하고그것과동화되려는의지입니다.그렇게해야만이미지를온전히이해하고즐길수있기때문입니다.그림이액자바깥으로빠져나오는듯한서양회화의‘트롬페로일’(TrompeL'Oeil),그림을연극적으로재현하는‘타블로비방’(tableauvivant,活人畵),그리고현대의3D영화와홀로그램영상은시청각뿐만아니라촉각,후각,미각까지를총동원해이미지를독차지하려는관람자의욕구에부응합니다.카메라소메티카는몸을뜻하는영어단어‘소마’(soma)를활용한조어입니다.카메라소메티카는관객이온몸으로향유하는대상으로서의영화를표현합니다.카메라소메티카는현대인이디지털기기를활용해영상을직접만들거나기존의시청각물을재구성하는등영상의개인적,적극적소비행위를지칭하는용어이기도합니다.Q.『카메라소메티카』는신체를뜻하는낱말soma를차용한조어입니다.soma혹은신체가우리시대에중요한키워드로등장한이유는무엇이라고생각하십니까?‘소마’는원래그리스말로몸이라는뜻입니다.‘프뉴마’(pneuma)라는그리스말은몸에대비되는영(靈)을뜻합니다.저는‘소마’라는말을떠올릴때마다십자가에박힌예수의몸을생각하게됩니다.예수가신의아들이라면‘프뉴마’즉,신성만을드러내는것이맞을듯한데평범한인간의몸을갖고속절없이십자가에매달린형국이역설적입니다.깨달음을향한고행속에서야윈몸으로정좌한붓다의모습도다르지않다고생각합니다.이들은모두진리가선택된소수의전유물이될수없다고설파했습니다.오히려세속의지배자들은자신만이신성을부여받았다고선포하며뭇민중을기만하고통제하려했습니다.예수와붓다의헐벗은몸즉소마는진리가몸을움직여정직한노동으로살아가는모든사람의소유물임을암시합니다.뉴미디어의시대에는소마의가치가더욱두드러집니다.문화와언어의장벽을뚫고평범한모든사람이세계전체의문제들에대해자기생각을공유합니다.집단지성은가짜‘프뉴마’의결탁이아닌다수의‘소마’가연대한결과물입니다.Q.피테르브뤼헐의작품들이책전체에서큰울림을갖고있습니다.브뤼헐은언제처음만나셨고,브뤼헐의작업에특별히주목하게되신이유는무엇입니까?브뤼헐과『카메라소메티카』라는책의관계를풀어주시기바랍니다.저는고등학생시절영어공부를위해『리더스다이제스트』영한대역판을많이읽었습니다.그때16세기네덜란드화가피테르브뤼헐의그림을소개하는글을재미있게읽었는데,그글에서처음으로브뤼헐그림에대한상세한소개를접했습니다.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