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문병호,남승석

저자:문병호

고려대학교독어독문학과와동대학원을졸업하고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아도르노철학에대한연구로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고려대,연세대,이화여대대학원과고려대,성균관대,서울여대에서강의하였으며광주여자대학교교수와연세대학교인문한국(HK)교수로일했다.현재는대안연구공동체교수로활동하면서아도르노저작의번역에참여하고있으며,사회비판과관련된연구및저서집필을병행하고있다.저서로『호르크하이머와아도르노의『계몽의변증법』읽기』,『서정시와문명비판』,『비판과화해』,『문화산업시대의문화예술교육』,『왜우리에게불의와불행은반복되는가?』등이있고주요역서로아도르노의『신음악의철학』공역,『미학강의I』,『사회학강의』등이있다.공동저서『정보혁명』,역서『사회학논문집I』,『베토벤.음악의철학』(공역)이대한민국학술원우수학술도서로선정되었다.



저자:남승석

연세대학술연구교수이자영화감독.서강대학교에서철학을전공하고,동대학원컴퓨터공학과에서인공지능과음성인식을전공했다.시카고예술학교와파리국립고등예술학교에서조형물,사진과영화를공부했다.서강대영상대학원에서전쟁과공간,미디어와문화연구,작가주의와다큐멘터리를연구했고,하버드대예술및과학대학원에서풍경,지도,도시에관련된학제적연구를했다.가천대,연세대,한예종,서울예대,건국대등에서강의했다.영화감독으로서<니나>,<키키+고도>,<지혜>등의장편영화를완성했고다큐멘터리<하동채복:두사람의노래>,<무순,세상을가로질러>,<시몬김성수:우리는최고다>를연출했다.대표저서로『에롤모리스의다큐멘터리』,『동아시아영화도시를걷는여성들』등이있다.

목차


책머리에6

서론:벤야민과아도르노의사상을통해영화를해석하는시도의의미/문병호19

1장<공동경비구역JSA>(2000)54
1.세대전이적트라우마와정치적알레고리의공간적형상화/남승석56
2.이데올로기대립과삶의파편화,화해에의동경/문병호79

2장<택시운전사>(2017)100
1.거대한역사적변화의흐름속에던져진한개인의초상화/남승석102
2.예외상태에서자행되는극한적인폭력에대한응시와평화에의희망/문병호129

3장<여름궁전>(2006)154
1.국가적트라우마와감정의영화적지도그리기/남승석156
2.세계가인간에게강요하는고통과개별인간들의운명,영혼의파편화/문병호179

4장<고령가소년살인사건>(1991)198
1.소년살인사건을소재로하는국가독재체제에대한비판적형상화/남승석200
2.거대폭력의틀에갇힌절망적인삶의암호표지/문병호226

5장<복수는나의것>(1979)254
1.연쇄살인범과운명의수수께끼적착종관계/남승석256
2.‘죄의연관관계’로서의일본현대사에대한보복적심판/문병호298

참고문헌333
인명찾아보기336
용어찾아보기339

출판사 서평

이책은<공동경비구역JSA>(2000,한국),<택시운전사>(2017,한국),<여름궁전>(2006,중국),<고령가소년살인사건>(1991,대만),<복수는나의것>(1979,일본)등다섯개의작품을비평하고해석한다.다섯편의영화를다룬다섯개의각장에는영화감독이자영화학자인남승석의글한편과철학자문병호의글이한편씩배치되어있다.

각장이분석한영화와내용소개
「책머리에」는이책의집필동기와탄생배경을밝히며각장에대한간략한소개를담고있다.
「서론:벤야민과아도르노의사상을통해영화를해석하는시도의의미」(문병호)는이책에서주로참조한벤야민과아도르노의예술철학을개괄하며그들의사상을영화해석에어떻게적용할수있는지를실험적으로보여준다.
1장은2000년개봉한박찬욱감독의<공동경비구역JSA>를다룬다.「1.세대전이적트라우마와정치적알레고리의공간적형상화」(남승석)는이작품의서사구조,영상문법,장르적성격을분석하고이작품을‘대항기억을촉발하는정치적구성물’로볼수있다고설명한다.「2.이데올로기대립과삶의파편화,화해에의동경」(문병호)은분단과이데올로기대립으로인한고통을중심에놓고이영화의알레고리를해석한다.
2장은2017년개봉한장훈감독의<택시운전사>를다룬다.「1.거대한역사적변화의흐름속에던져진한개인의초상화」(남승석)는이영화의‘변형된마트료시카’구조,그리고리본매듭,부처님오신날,택시같은영화미학적장치의의미를분석하며결국이영화가다중의민주화열망과부채의식,추모하는마음을그려낸다고본다.「2.예외상태에서자행되는극한적인폭력에대한응시와평화에의희망」(문병호)은이영화를“외부관찰자의시점으로1980년5·18광주민주화운동을형상화”한작품으로보면서택시운전사의‘응시’가갖는알레고리의성격,슈미트·아감벤등이이론화하는‘예외상태’가이영화에서그려지는방식,그리고이러한폭압적인역사가어떻게“삶이살고있지않다”는아도르노의진술과공명하는지에관해해설한다.나아가영화의두주인공(택시운전사와외국인기자)의응시가극한적인폭력과고통속에서도공동체의평화로나아가기를희망하는의지를형상화하고있음을짚어낸다.
3장은2000년개봉한로우예감독의중국영화<여름궁전>을분석한다.이영화는1989년6월4일중국북경에서발생한천안문민주화운동을배경으로하고있으며,중국공산당정권에의해상영금지를당했다.영화학자남승석은「1.국가적트라우마와감정의영화적지도그리기」에서이영화가젊은주인공들의이동과‘부유’하는삶을그림으로써어떻게당대청년들의불안을성공적으로포착했는지를분석한다.철학자문병호는「2.세계가인간에게강요하는고통과개별인간들의운명,영혼의파편화」에서천안문사건을‘세계의고통사’의일부로파악하며,이영화가세계가인간에게강요하는고통으로인해서개별인간영혼의파편화가일어나는방식을형상화하고있다고본다.
4장은1991년개봉한에드워드양감독의대만영화<고령가소년살인사건>을분석한다.3시간57분의러닝타임을자랑하는이영화는대만의근대화와그로인한개인의폭력성을알레고리적으로탐구한작품이다.영화는1961년에한14살소년이살인을저지르게되는과정을그리면서,대만사회의부조리한사회구조와그로인한미시적폭력들을탐색한다.남승석의글「1.소년살인사건을소재로하는국가독재체제에대한비판적형상화」는‘소년이저지른소녀에대한살인사건’이어째서대만사회에만연한폭력성을형상화하는것일수있는지를설명한다.문병호의글「2.거대폭력의틀에갇힌절망적인삶의암호표지」역시“300년이상지속된식민지배의상처,문화정체성혼란,국민당정권의폭압통치가복합적으로착종되어있는”대만사회의고통과영화를직접적으로관련시킨다.두필자는공통적으로이영화가갖는근본적인수수께끼적성격,손전등같은소도구가갖는서사적,역사철학적의미등을살펴본다.
5장은1979년에개봉한이마무라쇼헤이감독의일본영화<복수는나의것>을분석한다.이영화는1960년대초반일본의연쇄살인범니시구치아키라(작중이름은에노키즈이와오)의실화를바탕으로한다.일본을떠들썩하게한연쇄살인범을주인공으로하고있는작품이지만,저자들에따르면이영화는단순한스릴러나범죄물이아니다.영화는19세기말부터1945년까지동아시아전체,더나아가태평양권을전쟁의구렁텅이로몰아넣고이지역의수많은사람들에게형언하기어려운고통을강요하였던일본제국주의·군국주의의폭력을주제로삼고있다.남승석은「1.연쇄살인범과운명의수수께끼적착종관계」에서이작품의영화사적위상,줄거리,비선형적서사구조,장르적스타일등을섬세하게해설하면서결국영화의수수께끼가관객에게던지는질문이무엇인지를묻는다.문병호는「2.‘죄의연관관계’로서의일본현대사에대한보복적심판」에서“총체적인광기·폭력의극단적인형식으로서의일본제국주의·군국주의”가영화속에서어떻게드러났는지를분석한다.그러면서“중요한의미를갖는모든예술작품은인간이처해있는현실에대한인식과비판을제공한다”는점에서이영화를높이평가할수있다고본다.

영화의가능성과현실,그리고이책의집필동기
이책은영화라는문화상품이자예술형태가처한현실에대한진단으로시작한다.저자들은영화그리고영화계의현실을어떻게바라보고있을까?
저자들에따르면영화는종합예술작품으로서세계와인간이처해있는현실에대해다른어떤매체보다도설득력이큰인식과비판의매개가능성,계몽능력을가진매체이다.그러나오늘날영화를포획하고있는현실은영화의이러한순기능을극단적으로제한하고있다고저자들은본다.영화는자본권력이저지르는갖은종류의폭력에부역하는매체로전락하고있다.이러한비극적현실에서,순수예술작품으로성공한영화들이갖는의미는아무리강조되어도지나치지않을것이라고저자들은말한다.
특히아도르노와벤야민의사상을오랜시간연구해온철학자문병호는처음남승석의공동집필제안을받았을때20세기에탄생한전적으로새로운예술형식인영화가할리우드가상징하는것처럼종종거대자본이투입되고경제적이윤만을추구하는영화산업의희생물이됨으로써문화산업이창궐하는데광범위하고도구조적으로연루되어온역사에대해부정적인시각을갖고있었다고한다.그러나문병호공동저자는남승석공동저자가해석의대상으로제안한여러편의영화를보고난후순수예술로서의영화가가진세계인식능력과세계변혁의잠재력을도외시할수는없다고생각하게되었다.그는영화가갖춘순수예술로서의계몽능력과교육기능을벤야민과아도르노의사상을빌려강조할필요성을느껴이책의공동집필에참여하게되었다.

수수께끼적인세계와알레고리
독일철학자발터벤야민은『독일비애극의원천』에서독일바로크비애극에는30년전쟁이인간에게강요한고통이퇴적되어있음을통찰하였다.30년전쟁은1618년부터1648년까지지속된참혹한전쟁이었다.벤야민은독일바로크비애극과‘세계가인간에게강요한고통’이서로등치관계에놓여있음을인식했다.그리고독일바로크비애극의본질을관통하는표현형식이알레고리임을통찰하였다.문병호공동저자는이책의「서문」에서,“알레고리는세계의고통사,곧세계가인간에게강요한고통의역사를예술작품에그림과같은언어로서,다시말해형상언어로서형상화해놓은,예술작품에특유한언어”라고말한다.알레고리는형상언어로서의언어이며,수수께끼적형상으로세계의고통사에대해말해주는언어이다.
다시말해서,이책에서분석한영화들이그러하듯이,알레고리는세계가진행된역사와등치관계를형성하면서이역사를근원적으로퇴적시켜놓은것이다.알레고리는세계의본질을인식할수있게하고,수수께끼와같은세계를해명할수있게하며,세계의진행에들어있는부정성을비판할수있게한다.나아가알레고리는세계의부정성은변혁되어야한다는당위성을,개념적이고논리적인설득력을넘어서는차원에서인간의의식에매개할수있는계몽능력을가진다.

고통스러운세계,영화는무엇을할수있는가
벤야민이역사를“세계의고통사”(『독일비애극의원천』)로본다는통찰은이책에서중요하게언급된다.이책이분석한다섯편의영화<공동경비구역JSA>(2000,한국),<택시운전사>(2017,한국),<여름궁전>(2006,중국),<고령가소년살인사건>(1991,대만),<복수는나의것>(1979,일본)은모두동아시아의작품으로식민지,전쟁,분단,독재,폭력,억압으로얼룩진이지역의역사를깊이있게성찰하는작품들이다.이책은순수예술작품으로서의영화의힘과가능성에대해말한다.고통스러운세계에서영화는무엇을할수있을까?
저자들은이책에서분석한작품들이알레고리수준에도달한작품들이라고본다.수수께끼적형상화에성공한영화들은세계가인간에게강요한고통에대해끊임없이물음을제기한다.저자들이보기에이물음은관객들에게세계에대한비판적인식과세계변혁의당위성제고에촉매제로작용할수있다.만약이와같은영화들이더많이생산된다면,영화는인류가현재처해있는갖은종류의부정적현실에대한비판적인식과이현실을극복하기위한정신적연대결성및실천적행동에도움을줄수있을것이다.하버마스가벤야민의사유를“의식을형성하는비판,구원하는비판”이라고해석하듯이,순수예술작품으로서의영화는총체적위기에처해있는인류에게비판을통한부정적현실의극복에기여하는순기능을갖게될것이라고저자들은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