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전장, 자궁절제술 : 의학의 반여성적 폭력과 자본주의 가부장제 - 아우또노미아총서 86

세 번째 전장, 자궁절제술 : 의학의 반여성적 폭력과 자본주의 가부장제 - 아우또노미아총서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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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세계적인 페미니스트 사상가, 활동가인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의 편저서. 달라 코스따는 출산과 임시중지라는 첫 번째, 두 번째 전투에서 승리한 경험이 있는 여성들이 자궁절제술이라는 세 번째 전장을 위해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궁절제술은 왜 전장인가? 자궁을 통째로 제거하는 것은 여성 신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외과적 수술로, 불가피한 경우에만 처방되는 최후의 방법이어야 한다. 그러나 자궁절제술은 여전히 전 세계 산부인과에서 가장 흔히 시술되는 수술이며, 대체 치료법이 있음에도 의사의 권유에 따라 시술되는 경우가 많다. 달라 코스따는 자궁절제술 남용에 대해 비판적인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법률, 의료, 법의학 전문가의 글과 자궁절제술 경험이 있는 여성들의 증언을 모아 이 책을 출판했다.
신체는 단순히 장기를 담는 그릇이 아니며 기계도 아니다. 신체는 개체 고유의 것이다. 모든 개체는 살아가는 동안은 신체를 온전하게 보전하고 묻힐 때는 완전체로 묻힐 수 있는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가진다. 몸은 다양한 “과학”으로부터 물리적 공격을 받고 있고 자궁절제술의 남용은 특히 자본주의 가부장제 아래에서 남성 의학이 여성 신체에 가해온 학대의 역사를 보여준다. 의학의 공격적 관행은 질병, 쇠약, 불행을 가져왔고 재생산 기제의 자본화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의학이 시민에게 봉사해야 하는 것이지 그 반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 책은 신체의 온전성과 자연의 재생산 능력을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거세적 경향’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싸움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다.

저자

마리아로사달라코스따,주세뻬뻬릴로,다리아미누치,빠올로벤치올리니,리카르도

엮음:마리아로사달라코스따MariarosaDallaCosta,1943~
1943년4월28일이탈리아동북부뜨레비조에서태어났다.이탈리아빠도바대학의정치법학부및국제학부교수,국제적으로영향력있는저자이자저명한페미니스트활동가이다.자본주의발전과정에서여성이처해있는환경을연구하기위해이론적,실천적노력을기울여왔다.〈포떼레오뻬라이오〉,〈로따페미니스따〉에서활동했고,가사노동에임금을지급하라캠페인등다양한반자본주의운동에수십년간참여하고,자율성의발전을이끄는데중요한역할을해왔다.셀마제임스와함께쓴대표저작『여성의힘과공동체전복』은여섯개의언어로번역되었고,2009년에는선집『돈,진주,꽃,그리고여성주의재생산』이스페인에서출간되었다.편저서로『세번째전장,자궁절제술:의학의반여성적폭력과자본주의가부장제』(편저,갈무리,2024),『페미니즘의투쟁』(갈무리,2020),『집안의노동자』(갈무리,2017),『여성,개발,재생산노동』(G.F.달라코스따와공동편저),『우리의어머니인바다』(모니카킬레스와공저,갈무리,근간)등이있다.

역자:박지순
대구대학교에서재활심리학을공부했고현재경북인재평생교육재단에재직중이다.장애,성별,문화등에따른차별해소및교육과사회분야에서의평등권실현을위한연구와글쓰기에힘쓰고있다.번역서로는『노예선』(갈무리),『메이데이』(갈무리),『대서양의무법자』(갈무리),『벤저민레이』(갈무리),『세번째전장,자궁절제술』(갈무리),『만국의악당들』(갈무리,근간)이있다.

목차


편저자한국어판서문6
감사의글11
마리아로사달라코스따의서문12

1장자궁절제술:여성의시각으로본자궁절제술의의학적측면들,역사적발달과정,그리고윤리적이고법적인쟁점들/마리아로사달라코스따23

2장의사-환자관계의진화/주세뻬뻬릴로93

3장자궁절제술의진화와현재의접근들/다리아미누치111

4장의사-환자관계의위기속에서의동의와자궁절제술사례에서의책임/빠올로벤치올리니131

5장자궁절제술에대한의학적이고수술적인대안/리카르도사마리따니149

증언171

마리아로사달라코스따의후기:일년후247
피오렐라가제따박사의공개서한262
필립뽀비앙케띠박사의갱년기여성에게보내는편지266
옮긴이후기271
글쓴이소개274
인명찾아보기282
용어찾아보기284

출판사 서평

자궁절제술의남용에관심을가져야하는이유

자궁절제술은여성의신체기관인자궁을제거하는수술이다.2010년기준으로한국은세계에서자궁절제술이가장많이실시되는나라중하나였다.OECD통계에따르면인구10만명중329.6명의여성이2010년에자궁절제술을받았고,이것은34개의선진국중에서가장높은수치였다(https://bit.ly/3DuihBV).세계적으로수술건수가감소하는추세이지만현재까지도자궁절제술은가장흔히시술되는부인과수술이다(https://bit.ly/49WAOD8).2024년10월의기사에따르면캐나다에서는60대이상여성의3분의1이자궁절제술을받은상태이다(https://bit.ly/4fBpNIB).

최근에는인도와같은‘중저소득국’에서자궁절제술의남용이심각하한사회문제이다.여성의월경이사회적으로터부시되기떄문에,또사탕수수농장에서일하는여성들이생리기간중에도일을하도록만들기위해서인도에서는자궁절제술이행해진다고한다(https://bit.ly/4gF8Dve).미국이민자수용소에서는당사자가동의하지않는자궁절제술이라는의료학대가여성수감자들을대상으로광범위하게자행되고있다는고발이있었다(https://bit.ly/3BObqCZ).자궁절제술은여전히다중이관심을기울이고대안을찾아야하는현안이다.

제목의의미,자궁절제술이세번째전장인이유

이책의1998년이탈리아어판원제는Isterectomia로자궁절제술이라는뜻이다.영어판은2007년에Gynocide라는제목으로출간되었는데이는‘여성을대상으로한조직적살해또는폭력’을뜻한다.저자마리아로사달라코스따는여성의몸이단순히생물학·의학의영역이아니라사회적통제와착취를둘러싼투쟁이벌어지는전장이라고본다.그중에서도‘자궁절제술’은여러사례에서강제적이고비자발적인방식으로수행되어왔다는점에서,여성의재생산권을박탈하는대표적인‘폭력’으로제시된다.

제목의‘세번째전장’이라는표현은편저자달라코스따가와병중에보내준편저자한국어판서문에서착안한것이다.달라코스따는“1970년대에우리는출산과임신중지의문제를거대한사회운동의중심에놓음으로써승리”했지만“여성의몸이‘삶의여정’에서맞닥뜨리게되는세번째위대한전투인자궁절제술에대항하는투쟁에서도승리하기위해다시한번대비해야한다.”고썼다.

달라코스따가『캘리번과마녀』의저자실비아페데리치와공유하는자본주의의역사에따르면자본주의는여성의몸에대한울타리치기(인클로저)와함께탄생했다.15~17세기마녀사냥당시여성산파,치유사같은여성전문가집단이마녀로지목된경우가많았고그들과함께오랫동안전해내려온여성의학지식,약학지식도파괴되었다.“그자리는국가와교회가통제하는남성의‘과학’과남성부인과의사들이차지하게되었다.”19세기는히스테리에서부터오늘날“월경전증후군”이라고불리는“월경우울”까지포함하는다양한질환에대해서자궁절제술을처방하는의학이론이있었다.많은여성환자들은행실이좋지않다는이유로남편의손에이끌려의사를만나게되었다.어떤남자의사는1,500~2,000개의난소를제거했다며트로피처럼학술대회마다떠들고다녔고,동료와친구들을초청해마취를하지않은채로여성의배를절개하는이벤트를벌이기도했다.

이렇듯오늘날공식과학으로서의의학의반(反)여성적기원,특히부인과의학의반여성적기원은많은연구자들에의해지적되었다.이미1800년대에아메리카와유럽에서자궁의병리와무관한것이명백한여러부인과질환을위해자궁절제술,난소절제술,음핵절제술이시술되었다.달라코스따에따르면“근본적으로이러한수술법은여성을처벌하는수단이자행동을통제하는수단이었으며남성이두려워하는여성이라는성을액막이하듯몰아내고남성의의지가지배할수있도록하는수단으로사용되었다.”상황은나아졌을까?불행히도여성들은출산시에(그리고다른경우에도)산부인과에서여전히모욕적인경험을하기쉽고,임신중지를둘러싼투쟁들역시아직진행중이다.달라코스따는여성신체의완전성과존엄을둘러싼이런투쟁들을자본주의가부장주의의역사안에위치시키면서의학,특히부인과의학이관행적으로저질러온,그리고여전히지속되고있는여성신체에대한학대에모두가관심을기울여야한다고말한다.

이제출산할일없으시잖아요?자궁은쓸모없으니떼어버리세요.

환자들은의사를만나보면그가환자를존중하는사람인지아닌지를파악할수있다.달라코스따에따르면부인과의학과관련해서여성들사이에도축적된경험이있다.여성들은부인과의학의의사들이여성을개인으로존중하고그들의신체적존엄을옹호하는접근을택하는지,그리하여꼭필요한경우에만자궁절제술같은외과적수술을제안하는지,아니면기계적이며환원주의적인“연령에기반을둔접근”을택하는지를알수있다는것이다.

이책에따르면자궁절제술의남용은“연령에기반을둔접근”이일반적이기때문에일어나는일이다.즉의사들은특정나이가된여성들에게자궁이쓸모없다고주장하며절제술을강요해왔다.그리하여달라코스따는나이든여성의신체를옭아매어불필요한수술대위로끌고가는일종의‘그물’이만들어져있다고본다.여성들이자궁절제술,난소절제술을제안한의사들로부터듣는말은이런것이다.“이미자녀가셋이나있으시잖아요?”“당신나이에자궁이꼭필요할까요?”“밖에다니는50대여성의세명중한명은자궁이없이돌아다니고있어요.”심지어는거부하는여성에게“당신의나이에불필요한기관을그대로두면암에걸릴수도있어요.”라는협박이활용되는경우도흔했다고이책은기록하고있다.이는여성의자궁이라는기관을대하는현대의학의태도를보여준다.여성신체에심대한영향을미치는수술이특정나이가되었고병이생겼다는이유로유일한해결책으로제안된다.이러한접근이면에는여성을단지아이의생산자이자인류번식을위한기계로보는관점이있다고책은지적한다.

자궁절제술의부작용은더널리알려져야한다

자궁절제술의부작용과수술로인해환자들이겪는어려움에관해서는많은연구가진행되어왔다.이책은모든시민이알아두어야할여러부작용을지적하고있다.우선자궁절제술은여성신체가자연스러운완경으로가는길을강제로중단시킨다.즉강제폐경을일으킨다.그결과완경후에여성이겪는여러신체적변화들이더폭력적,부정적으로나타나게된다.이런사실을지적하는환자에게의사들은“당신은완경에접어든다는사실을받아들이지않기때문에수술을거부하고있는것입니다.”라고말하며죄책감을느끼게하는경우도있었다고책은보고한다.달라코스따에따르면이러한반응은역사적으로강간재판에서여성피해자를가해자로둔갑시키는논리와놀랍도록유사한것이다.

수술후일부여성은상실감,우울증,성적욕구상실,체중증가,피로감,불면증,두통,관절경직및현기증을경험한다.자궁절제술은특히여성의성생활에커다란영향을주는데자궁경부를거친오르가슴에서중요한기능을수행하는질과자궁모두에영향을주는해부학적구조의변화를일으키기때문이다.즉시폐경이가져오는급작스러운호르몬변화는성적욕구에영향을주며종종우울을일으킨다.복식수술을행할경우몸에커다란흉터가생기는것도성생활에악영향을끼친다.이책은자궁절제술을받은여러여성의증언을싣고있다.그중에는기혼여성이자궁절제술을받은이후부부의성생활에서어려움을겪은사례,여성들스스로자기몸에대한부정적인식을갖게된사례,여성의몸에생긴변화를남성파트너가받아들이지못하는사례,심지어자궁절제술이후남편이여성을떠났다는사례도기록되어있다.

모든개체는살아가는동안은신체를온전하게보전하고
묻힐때는완전체로묻힐수있는양도할수없는권리를가진다.

달라코스따는자궁을숲에비유한다.숲이목재를생산하기위해서만존재하는것이아니듯,자궁역시아이를생산하는부품이아니다.숲이흙,물,생명체,공기등의복합체이듯신체는여러기관의복잡한망으로구성되어있으며각기관이수행하는기능에대해서는아직도알려지지않은부분이많다.달라코스따에따르면몸의균형과힘은신체기관의복합체를통해표현된다.그렇기때문에여성신체에서성정체성을특징짓는중요한부분을공격하고훼손한다는것은그사람에게심각한상해를입힐것이자명하다.달라코스따에따르면모든환자와모든인간에게는자신의몸과치료법의문제에관해서가능한선택지들에대해충분한정보를고지받고결정할주권이있다.그리고의사들은불필요한자궁절제술(그리고난소절제술)로써환자의근본적이고명백한인권즉자기신체의완전성을보호할권리를침해해서는안된다.

이책은특정국가나특정시대의사례를넘어,여성의몸이전세계적으로어떻게폭력과억압에노출될수있는지를보여준다.낙태접근권,출산·육아제도,자궁질환예방활동등일상적으로접하는의료·복지이슈들도사실은여성의재생산권과직결되어있음을알게된다.즉,‘자궁절제술’이라는낯설게느껴지는주제도실은우리주변의의료정책이나성차별구조와직접연결된문제일수있다는점을이책을통해함께고민해볼수있다.

결국이책이가장강조하는것은“여성의몸에대한폭력은결코사소한문제도,개인의책임으로만돌릴수있는문제도아니다”라는사실이다.자궁절제술남용이나강제불임같은사례는극단적으로보이지만,그이면에는여성의재생산권자체가쉽게무시될수있는사회구조가도사리고있다.독자는이책을계기로“여성해방은곧사회전체의해방이며,모두가함께바꿔나갈과제”라는통찰을얻고,일상에서부터작은변화를만들어나갈실천방안을모색해볼수있을것이다.

마리아로사달라코스따는누구인가?

마리아로사달라코스따(MariarosaDallaCosta)는이탈리아의페미니스트이자맑스주의이론가이다.그녀는자본주의사회에서여성들이처한불평등한현실을날카롭게분석하며,특히가사노동과돌봄노동을‘여성의재생산노동’으로개념화해주목받았다.이를통해여성의무급노동이자본주의경제의근간을떠받치고있지만,정작여성들은이에대한적절한보상도,권리도얻지못한다는문제의식을제기했다.

달라코스따는‘가사노동임금(WagesforHousework)운동’을비롯한다양한페미니즘운동을전개하며,가부장제와자본주의가기득권을유지하기위해여성의몸과노동을어떻게통제·착취하는지보여주었다.그녀는이런억압체계를깨뜨리기위해서는가사와돌봄을전담해온여성들의목소리가가장먼저드러나야한다고강조했다.이는여성해방운동이자본주의의구조적문제와연계되어있음을시사하며,기존사회를근본적으로변혁해야한다는의미이기도하다.오늘날달라코스따는여성의재생산권,노동권,정치·사회적권리전반에관해연구하며,학계와사회운동에폭넓은영향력을끼치고있다.그녀는출산,임신중지,강제불임같은현안에서부터일상속돌봄노동에이르기까지,여성들이현실에서부딪히는문제들을역사적·정치적맥락과연관지어분석한다.이런관점은여성해방과사회변혁이분리될수없음을주장하는이들에게중요한이론적토대가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