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뢰즈와 맑스 (이웃의 코뮤니즘)

들뢰즈와 맑스 (이웃의 코뮤니즘)

$25.00
Description
‘자본과 노동의 만남’이라는 조건이 없었다면 산업자본주의는 현실에서 성립할 수 없었다. 양자의 결합은 필연이 아니며, 인과관계도 없다. 그렇다면 ‘만약 자본과 노동이 만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조건 아래에서 묘사할 수 있는 궤도를 ‘우리들’이 구상할 수 있다면, 그 구상을 실현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저자 마쓰모토 준이치로의 문제의식이다. 저자는 자본주의가 우리들의 뇌에 투영하는 사유재산제 유토피아와는 다른 세계, 달리 말해 봉건제의 구속으로부터의 도주가 자본주의에 의한 노동력 상품의 포획으로 이어지지 않고 그 포획으로부터 계속해서 어긋나며 멀어져가는 세계를 그려내고자 한다. 이 책은 자본주의를 역사화하고 자본의 이야기를 끝내기 위해서, 들뢰즈의 철학 그리고 ‘역사가’ 맑스와의 마주침을 경유해 코뮤니즘이라는 이웃 지대를 발견하려는 시도의 결과물이다.
또 이 책은 사상가들의 마주침을 일으켜 새로운 사유를 일으키는 사고의 실험이다. 스스로를 맑스주의자라고 인정하기도 했던 질 들뢰즈와 칼 맑스의 마주침이 어디서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저자는 보여준다. 그 밖에도 저자는 칸트, 헤겔, 라이프니츠, 바디우, 벤야민, 클로소프스키, 네그리 등과 들뢰즈의 마주침을 조명한다. 이러한 마주침을 통해 마주치는 사상가들의 사상이 새로이 조명되고 그 현재성이 부각된다.
저자

마쓰모토준이치로

저자:마쓰모토준이치로
도쿄출생.릿쿄대학대학원문학연구과박사후기과정을수료했다.슈지츠대학인문과학부표현문화학과교수.프랑스문학·사상·철학전공.저서로는본서『들뢰즈와맑스』(2019;2025),공저로는『ドゥルズ生成化のサブマリン』(2005),『ドゥルズ/ガタリの現在』(2008),『ドゥルズ,千の文』(2011),『政治の政治哲的復―理論の理論的〈臨界­外部〉にむけて』(2011),『ドゥルズ知イメジ―映像生態の生成』(2015),『現代思想と政治―資本主義精神分析哲』(2016)등이있다.

역자:이성혁
한국외국어대학교일본어과를졸업하고동대학교대학원국어국문학과에서『1920년대한국근대시의전위성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한국외대초빙교수,선문대문학이후연구소연구원.평론집으로는『불꽃과트임』(2005),『불화의상상력과기억의시학』(2011),『서정시와실재』(2011),『미래의시를향하여』(2013),『모더니티에대항하는역린』(2015),『사랑은왜가능한가』(2019),『시적인것과정치적인것』(2020),『시,사건,역사』(2021),『이상시문학의미적근대성과한국근대문학의자장들』(2022)이있고번역서로는『화폐인문학』(2010,공역)『사건의정치』(2017)가있다.

목차

한국어판지은이서문:뫼비우스의띠를절단하기위하여6

1부역사·철학·정치
들뢰즈·과타리와역사:『자본주의와분열증』읽기16
공리와명령:들뢰즈·과타리의레닌67
‘원국가’의사정거리:이슬람국가이후에묻는다91
모순은효력을잃었는가:들뢰즈,바디우에의한헤겔변주113

2부‘도래할민중’의이야기
이야기와주름:들뢰즈의서술적지성162
분열과종합:과타리,벤야민,라이프니츠192
무한소의정치:맑스의‘역사’개념재고218
‘절대빈곤’쪽으로250

3부‘노동’과유토피아의행방
렌탈라이프:포스트포디즘시대의노동290
노동과는별개의방식으로:『경제학비판요강』에서『살아있는화폐』로318
노동과예술:벤야민과클로소프스키353
가능세계의들뢰즈:네그리가말하는『맑스의위대함』365

후기386
옮긴이후기392
각글의출처399

출판사 서평

“『안티오이디푸스』와『천개의고원』은맑스로,맑스주의로완전히관통되는작품입니다.현재저는저를완전히맑스주의자라고생각하고있습니다.”
―질들뢰즈

‘자본과노동의만남’이라는조건이없었다면산업자본주의는현실에서성립할수없었다.양자의결합은필연이아니며,인과관계도없다.그렇다면‘만약자본과노동이만나지않았더라면’이라는조건아래에서묘사할수있는궤도를‘우리들’이구상할수있다면,그구상을실현할수도있지않을까.

『들뢰즈와맑스』저자마쓰모토준이치로는프랑스문학,사상,철학을연구하는일본의소장학자로,들뢰즈에관한많은책에공저자로참여하고사회철학에관한책을다수번역하는등,현재일본사상계에서왕성한활동을보여주고있다.
『들뢰즈와맑스』에는세개의부로배치된열두편의글(각부에4편씩)이수록되어있다.1부에는역사와철학,정치를다루는글들,2부에는‘이야기’를중심으로철학,정치,역사를다시생각하는글들,3부는현대사회에서노동의문제와코뮤니즘의가능성을다룬글들이실려있다.

1부역사·철학·정치

들뢰즈-과타리와역사:세계사는우발적사건의역사이지필연성의역사가아니다
1부의첫번째글인「들뢰즈-과타리와역사:『자본주의와분열증』읽기」는들뢰즈와과타리가함께쓴두책,『안티오이디푸스』와『천개의고원』에나타난맑스의역사이론재구축이조명된다.달리말하면들뢰즈와과타리특유의‘맑스주의적’역사이론이논의되고있다.이른바‘정통’맑스주의적역사론이모순과필연성을중심에두고전개된다면,이둘은우발성과우연에의한역사,특히자본주의의발생을논하고있다.이를위해맑스의익숙한역사유물론의핵심개념들이들뢰즈-과타리의개념을통해다시사고된다.
예를들어생산력과생산관계개념은‘소재-힘’의도식으로해체되어재구성하여논해진다.이책의핵심적인논문이라고할수있는글인「들뢰즈-과타리와역사」는들뢰즈-과타리가,자본주의를형성시킨‘자본’과‘노동’의마주침이우발적이라는것을드러냄으로써자본주의를이루는구성요소들의결합관계가필연적이지않다는것을드러내고있음을조명한다.그럼으로써들뢰즈-과타리의‘맑스주의’는자본주의를역사로귀환시키고,자본주의와는다른‘결합-배치’역시가능하다는것을가시화하고있다는것이다.

공리와명령:말의의미를쟁취하는과정으로서투쟁을재구상해야한다
두번째글「공리와명령:들뢰즈·과타리의레닌」은들뢰즈-과타리가논한자본의‘포획장치’가구체적으로무엇인지정리하면서이장치로부터벗어날길을모색한다.자본주의의‘포획장치’는공리계를통해작동한다.자본주의공리계는모든사물을비물체적변형을통해상품화하여포획하는조작장치다.이공리계에대항하여벗어날수있는길을여는것은명령어다.명령은존재하는것으로부터사건을일으키고,존재하는것의배치를전환시킨다.자본주의의공리계로부터탈출하고새로운배치를이루어내는명령이종종슬로건으로표명되는혁명적언표행위다.
이언표행위를잘보여준이가바로레닌이다.1917년레닌이표명한‘모든권력을소비에트로!’라는슬로건이대표적이다.마쓰모토는레닌의명령어에대해분석하면서바디우의집합론과진리론을소환한다.이에따르면명령은“기존의‘상황언어’에대치하는‘주체-언어’에의해상황을내부에서일그러뜨리는대항적실천”이다.이에마쓰모토는“말의의미를쟁취하는과정으로서투쟁을재구상할필요”를제기한다.

이슬람국가IS설립을계기로살펴보는들뢰즈-과타리의국가론
1부세번째글「‘원국가’의사정거리:이슬람국가이후에묻는다」는들뢰즈-과타리의국가론(원국가)을논하면서,21세기현재에그국가론의의미를사유하고있다(이사유는‘IS-이슬람국가’의설립에촉발되어이루어진다).마쓰모토는현실에나타난국가들은잠재적인‘국가’의‘현동화’라고말하면서,그잠재적인<국가>가바로들뢰즈-과타리가제시한‘원국가’라고말한다.그리고들뢰즈-과타리가그잠재적인것(원국가)의현동화로서의국가론을맑스의‘추상에서구체로’라는방법론으로부터입론의근거를마련하고있다는점도조명한다.나아가사회시스템을규정하는것이아니라사회시스템에의해규정되고그기능이작동되는현대자본주의국가의특질에대해서도들뢰즈과타리의‘원국가’론은해명하고있다면서,사회주의국가나민주주의국가나모두‘원국가’의변형임을논한다.

모순은효력을잃었는가:헤겔의‘모순’개념을둘러싼철학논쟁
1부네번째글,「모순은효력을잃었는가:들뢰즈,바디우에의한헤겔변주」에서는‘모순’개념,특히헤겔의‘모순’개념을둘러싼철학자들의논쟁적인사유가깊이있게논의된다.이철학적사유는정치에대한사유로연결된다.이글에서호출되는철학자들은헤겔,들뢰즈,라이프니츠,바디우다.특히이글은1970년대마오주의자로서열렬하게활동한바디우의들뢰즈비판이철학적으로어떤입장에서있었는지소개하고있어서흥미롭다.
이글은우선들뢰즈가헤겔에대해논하고있는『차이와반복』의해당부분을조명하면서,들뢰즈의‘반헤겔주의’가지닌함의를드러낸다.들뢰즈에따르면헤겔은차이를유일한문제로보았지만,모순개념을통해차이를해소해버린다.이에반해라이프니츠는어떤운동을그순간마다의양태에주목하여포착하는미분법을제시하고있다고보면서,들뢰즈는이차이그자체를파악하려는라이프니츠의‘무한소’를헤겔의‘모순’에대치시킨다.헤겔은차이를하나의전체로귀착시키지만라이프니츠에게전체는차이의‘다양체’가된다는것이다.
이글에서흥미로운점은이러한다양체의철학에대한바디우의비판이다.그는결국들뢰즈의<다>(多)는<1>로반전된다면서‘하나를둘로나눈다’는‘모순’(헤겔의모순론을뒤집은것)을내세운다.1968년이후성립된복수화된세계에서바디우의이러한비판은의미있다고마쓰모토는쓰고있다.하지만이비판이성공했다고그는평가하지않는다.그는바디우와들뢰즈의마주침을통해현대사상에서정치의존립을모색해야한다고조심스럽게진단하면서글을마치고있다.

2부‘도래할민중’의이야기

이야기와주름:들뢰즈의서술적지성
2부의첫번째글「이야기와주름:들뢰즈의서술적지성」은,고아가아버지를찾는이야기로전개되는모리스르블랑의『발타자르의이상한모험』에대해‘이야기’하면서시작된다.마쓰모토는르블랑의소설이공존불가능한이야기의공존과중첩을펼쳐내고있음을분석하고는,이야기자체가그러한특성이있음을논한다.이야기의중첩적성격은,벤야민의‘이야기론’을거쳐들뢰즈의라이프니츠에대한책인『주름』에서의핵심적인존재론적개념인‘주름’으로연결된다.마쓰모토는이‘주름’이들뢰즈철학의서술적특성(모든개체를그특이성으로포착하여전개시키는것)을보여주기도한다고바디우의들뢰즈론을끌어들여주장한다.“변화를촉발하고,자신도변화에맞추어의미를변화시켜가기위해개념을창조하는말의사용법”이들뢰즈철학의서술적특성이라는것이다.그것은일(一)과다(多)라는“쌍자체로부터빠져나와,개체의수만큼류(개념)의존재를사고하는”지성이기도하다.

분열과종합:과타리,벤야민,라이프니츠
2부두번째글인「분열과종합」은‘과타리,벤야민,라이프니츠’라는부제에서짐작할수있듯이,과타리와벤야민,그리고들뢰즈의라이프니츠가교차되면서‘주체화’에대해논의하는장이다.과타리는발튀스의회화작품<거리>를분석하면서실존감각의변경생산의과정,그리고주체화과정을보여주는데,이새로운실존의생산은벤야민의유사성론과상통하는바가있다고마쓰모토는말한다.나아가마쓰모토는벤야민이「번역자의과제」에서제기한‘깨진항아리’의조각들이그항아리(이념)와유사관계에있다는이론을참조하며,이어서들뢰즈에의해해석된라이프니츠의모나드론으로논의를전개시킨다.
그논의의요체는이렇다.라이프니츠의모나드적인이념은이질적인제요소의집합-총체성이며,이이념의서술이란하나의세계의탄생과소멸을이야기하는것이다.모나드는분할불가능하게폐쇄된개체가아니라다른모나드를‘희미한형상’으로포함하고있다.모나드세계는분할하면할수록한층더종합되는기이한세계로,이를바로크적이라고벤야민과들뢰즈는지칭했다.그리고이러한바로크적인모나드는과타리가말하는새로운실존의산출이가진특성(“자기제작적으로자기를창조해가는과정으로서의집합적주체화”)이기도하다는것이다.

맑스는필연성으로회수되지않는우연성의재출현으로역사의반복을파악했다
2부세번째글인「무한소의정치:맑스의‘역사’개념재고」는칼맑스의『루이보나파르트의브뤼메르18일』을분석하면서맑스의역사개념을‘재고’하는작업을보여준다.이글은역사가무수한과정을거치면서인간의이성적자유의완전한발전을통해진전한다는칸트의역사이론,이성의간지를통해개인을희생하면서역사는이성의자유를실현해간다는헤겔의역사이론을거쳐맑스의역사이론으로나아간다.특히,역사는반복을통해그필연성이관철된다는헤겔의사상을비틀어반복의첫번째는비극이지만두번째는희극으로나타난다(『브뤼메르18일』)는맑스의말에이글은주목한다.
맑스의이말은,그가개인들이어떻게역사의반복안에말려들어농락당하는지그반복을통해파악하고있음을보여주고있다는것이다.맑스는역사의반복을원하지않았으며,역사를자유로운이념실현의필연적과정이라고본헤겔과는달리실패의퇴적으로생각했다는것이마쓰모토의주장이다.즉맑스는필연성으로회수되지않는우연성의재출현으로역사의반복을파악했다는것인데,맑스의역사이론에대한참신하고전복적인과점이라고할수있겠다.물론맑스는그실패가하나의유산으로남아현재로부터미래를변혁할힘으로전환된다고생각했다고마쓰모토는논의를진전시킨다.나아가그는이글의말미에서,그러한사고는“현재를기점으로지금까지의궤도와는별개의방향으로선을끌어당기는”‘무한소의정치’로이끈다고주장한다.

‘빈곤’에대한새로운사고의가능성찾기
2부네번째글「‘절대빈곤’쪽으로」는,‘빈곤’이라는개념을통해21세기의새로운프롤레타리아상을제시하면서,빈곤의역능에대해사유하고있는글이다.이논의는19세기에제기된맑스의고전적계급론으로는현재의복잡한현실을파악하기는힘들다는것을전제로한다.한결같은실체로서‘프롤레타리아트계급’이존재할수는없으며,우리가살고있는21세기에는더욱그러하다는것이다.
마쓰모토는이세기에프롤레타리아트의단결은어떻게이루어질수있는가라는실천적물음에대한답을내기위해서‘빈곤’이라는개념을재조명한다.맑스의룸펜프롤레타리아트개념을비판한랑시에르를경유하면서맑스의사고에서‘빈곤’에대한새로운사고의가능성을찾고있는마쓰모토는,‘빈곤’개념을네그리와하트의『공통체』에서전개한‘빈곤론’을조명하면서다시사고한다.네그리와하트에게‘빈곤’은빈궁과결여가아니라열린정치체제를가져올수있는사회적주체성의생산,폭넓은다양성을가진집단을가리킨다는것이다.
나아가이글은베르그손의철학을이어받은퀑텡메이야수와클로소프스키가재해석한니체의철학을통해‘빈곤’에대한철학적개념화를시도한다.그들의철학적사유를경유하면서마쓰모토는‘절대빈곤’을카오스에말려들어가는상태로상정하고,니체에게서빈곤개념의가치전환가능성을읽는다.그것은현재의제도에의해망각되고억압된것을0도(절대빈곤)에이르기까지추적한후그것을다시시대착오적으로회귀시키고,그럼으로써현재의제도쪽을비현재적인것으로전환시키며이루어질수있다는것이다.이러한가치전환은‘절대빈곤’개념을제시한맑스의사고자체의가치전환역시이루어낼수있다는것이마쓰모토의생각이다.

3부‘노동’과유토피아의행방

오늘날우리는능력을판매하기보다‘렌탈’한다
이책의마지막3부는‘노동’을화두로현대사회의삶과이사회가강제하는삶과는다른삶의가능성을사유하는글들로구성되어있다.첫번째글인「렌탈라이프:포스트포디즘시대의노동」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