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폭풍의 전개

이 폭풍의 전개

$28.00
Description
안드레아스 말름의 『이 폭풍의 전개』는 자연과 사회는 서로 구분될 수 없다는 관념에 맹공을 가하면서, 자연과 사회의 변증법과 역사유물론에 기반을 둔 생태맑스주의를 기후위기의 시대에 대처하기 위한 이론으로 제시한다.

기후 혼돈을 향해 달려가는 세계에서 자연은 죽었다고들 말한다. 자연은 더는 사회와 분리될 수 없고, 모든 것은 흐릿한 형체의 혼종인데, 여기서 인간은 죽은 물질과 구분될 어떤 예외적인 행위성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현재 당면한 상황은 실제로 그러한가? 긴박한 어조로 거침없이 비판을 이어가는 이 논쟁적이고 이론적인 선언서에서 안드레아스 말름은 반론을 전개한다. 뜨거워지는 세계에서 자연은 굉음을 내며 돌아오고 있으며, 자연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을 구분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 오직 인간에게 독특한 행위성을 귀속함으로써만 온난화 조건을 초래한 화석 자본에 대한 저항을 구상할 수가 있다. 이 책에서 말름은 동시대 이론의 몇 가지 두드러진 사조들, 즉 구성주의, 혼종주의, 신유물론, 포스트휴머니즘 등의 기세를 꺾는 동시에 특히 브뤼노 라투르의 영향력 있는 작업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또한, 말름은 자연, 사회, 그리고 그것들 사이의 변증법을 진지하게 여기는 이론이 기후변화라는 폭풍에 맞서는 행동에 가장 잘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

안드레아스말름

스웨덴의환경사상가이자생태학자.현재의지구환경위기와세계불평등문제를극복할정치적해법으로생태사회주의적이행전략을제시하고있는대표적인학자이다.스웨덴룬드대학에서인간생태학을가르치고있으며,자본주의와생태계위기의연관성을파헤치는저작들을발표해왔다.《화석자본FossilCaptial》,《이폭풍의진보TheProgressofThisStorm》,《송유관을폭파하는방법HowtoBlowUpaPipeline》,《흰피부,검은연료WhiteSkin,BlackFuel》(공저)등을썼다.

목차

서론:온난화조건에대한이론6

1장자연의구축에관하여:구성주의를반대하며39
2장결합발전에관하여:혼종주의를반대하며77
3장물질이행하는것에관하여:신유물론을반대하며137
4장일각수와개코원숭이에관하여:기후실재론을지지하며209
5장소유의위험에관하여:폭풍을추적하기에대한소묘273
6장대립쌍의효용에관하여:양극화를찬양하며307
7장통제하기어려운자연에관하여:생태자율주의의한가지실험341
8장결론:한걸음후퇴,두걸음전진377

감사의글402
옮긴이후기404
참고문헌411
인명찾아보기433
용어찾아보기437

출판사 서평

안드레아스말름(AndreasMalm,1977~)은누구인가?
『이폭풍의전개』의저자안드레아스말름은스웨덴묄른달출신의맑스주의생태학자이자기후행동가로,현재스웨덴룬드대학교에서인간생태학을가르치고있다.말름은오늘날찾아보기드문공공지식인으로서의정체성을견지하고있다.지금까지화석자본주의와기후위기의관계에대해집중적으로연구해온말름은여러권의책을쓴세계적인저술가일뿐만아니라,현재의기후위기를극복하기위해서는화석자본주의체제를근본적으로바꾸어야한다는신념으로기후운동을실천하는활동에도깊이관여했다.예를들어서그는다양한기후운동모임에서강연을하거나독일의기후운동〈엔데겔랜데〉(EndeGelände)의탄광점거행동등에직접참여했다.
『이폭풍의전개』의영어판은2018년에출판되었다.이책에서말름은기후파국을초래할화석자본주의에맞서싸우는기나긴전쟁에서좌파가견지해야할이론적토대를제공한다.이책을출간하기직전인2016년에말름은도이처기념상을수상한『화석자본:증기력의발흥과지구온난화의기원』(두번째테제,2013)을출판했다.2020년에는팬데믹,기후변화,그리고자본주의의연계성을규명한『코로나,기후,오래된비상사태:21세기생태사회주의론』(마농지,2021)을출간했다.2021년에는생태붕괴에적극대처하는기후운동의전략을다룬『송유관을폭파하는방법:불타는세계에서투쟁학습하기』라는책과,기후위기의시대에극우파가부상하는정치적현실을경고한『흰피부,검은연료:화석파시즘의위험에관하여』라는책을출간했다.2024년에는또다른행동가학자인윔카턴과함께임계온도한계의초월을추동하는세력들을통렬하게비판한『초과:어쩌다세계는기후붕괴에굴복하였는가』라는책을출간하였으며,또한기후재난에대한지구공학적해결책의문제점과관련하여카턴과함께저술한『기나긴열기:너무늦은시점에서의기후정치』라는책이2025년10월에출간될예정이다.

폭풍과뜨거워지는세계
이책제목의‘폭풍’이라는낱말은발터벤야민의「역사의개념에대하여」에수록된‘역사철학테제9번’에서언급된‘폭풍’에서가져온것으로짐작된다.벤야민의테제9번속‘폭풍’은‘중단없는파국’으로서의진보를상징한다.한편,말름의‘폭풍’은인간문명의종말로귀결될‘기후변화’를상징하는동시에지구가‘중단도없이’뜨거워지는‘온난화조건’아래에서점점맹렬해지는실제적인‘폭풍’을나타내는것으로도해석될수있다.
“뜨거워지는세계속의자연과사회”라는이책의부제는동시대의다양한철학적사유를기후위기와관련지어이론적으로분석하는말름의근본적인입장을드러낸다.이책에서말름이가차없이비판하는동시대의철학적사유들은‘자연’과‘사회’를융합하는라투르식의용해주의로포섭될수있는구성주의,혼종주의,그리고신유물론이다.말름에따르면,이런용해주의적사유들은모두기후위기에대처할어떤윤리적·정치적대응책도제시할수없다.그런입장들은지적으로막다른골목에처하게되면서기후변화라는폭풍속에서표류하고있을뿐이다.말름은,기후변화가초래할파국에서벗어날수있게하는사유는‘자연(적인것)’과‘사회(적인것)’을변별해야한다고주장한다.
최근에발표된기후과학의연구결과에따르면,인류가화석연료에기반을둔‘평소의생활방식’을고수하면서살아간다면지구는인간뿐만아니라수많은생명체가‘거주불가능한’곳이되리라는것은확실하다.이런현실에대응하는말름의태도는,“기후변화가초래할파국에맞서우리가할수있는일은없다”라는종말론적인체념주의도아니고,“기후변화는현존하지않는다”라는기후변화부인론도아니다.따라서현행기후변화의실재성과기후과학의결과를수용하는‘기후실재론자’로서말름은,기후위기를돌파하기위해화석연료기반시설을겨냥한대중적·전투적·급진적행동에나서야한다고역설한다.말름은화석자본주의를기후파국을일으키는주범으로확증하면서그파국을회피하기위해서는자본주의체제를전환해야한다고주장한다.

자연의반격
19세기초화석연료에기반을둔화석경제와화석자본주의가정립된이후에우리는줄곧화석연료산업의급속한발전,이산화탄소배출량의급격한증가,대기중이산화탄소농도의급격한상승,지구온도의가속적상승,빙하의급격한붕괴와해수면의가속적상승을직면하고있다.일반적으로안정적인기후를나타낸산업화이전시기,이른바충적세(홀로세)시기와달리,현재우리는끊임없이뜨거워지고있는지구에서삶을영위하게되는독특한역사적국면,기후변화를수반하는‘온난화조건’으로특징지어지는이른바‘인류세’국면에처해있다.
예컨대,2024년은지구평균기온이산업화이전보다대략1.6도상승함으로써‘기후재앙을막는마지노선’이라불리는‘1.5도선’이처음으로뚫린해로밝혀졌다(이런점에서‘온난화조건’은‘가열화조건’으로심화되었다).그리하여우리가기후과학의신뢰성을의문시하고기후변화의실재를부인하면서‘평소의생활방식’을고수한다면,‘온난화조건’에의해초래된기후변화라는최후의폭풍이인류문명의종말뿐만아니라생물대멸종도불러일으킬것이라는점은자명하다.인간에의한자연지배,자연정복이완결됨으로써자연은소멸되었다는‘자연의종말’테제가만연하는바로이시대에자연은맹렬히귀환하여인간의문명세계에침입하면서파괴적으로반격하고있다.
지구의기후가비교적안정적으로유지되었던시기와달리확연한기후변화가나타나게되는산업화이후시기를본질적으로특징짓는것은탄소기반화석연료를에너지원으로활용하는화석자본의등장이다.산업화이전시기탄소의자연적물질대사과정은인간의사회적물질대사과정과맞물려균형상태를이룸으로써대기중이산화탄소농도가대략280ppm으로유지되었다.반면에,산업화이후시기에는화석연료를연소시키는화석자본의사회적물질대사과정을거쳐대기에배출되는이산화탄소의양이급증함에따라이에연동된자연적물질대사과정의상태가새로운평형을향해이행하게되었고,그결과지구온도가급격히상승하면서두드러진기후변화를나타내는‘온난화조건’이확립되었다.예컨대,2024년말대기중이산화탄소농도는대략420ppm에이르렀고,지구평균기온은산업화이전보다대략1.6도상승하였다.다시말해서,인류가직면하고있는현행기후위기의촉발원인은자연적인것이아니라사회적인것,즉이윤획득을위해이산화탄소를배출하는화석자본주의체계이다.화석자본주의체계가사회적물질대사의조절판을돌리면,자연적물질대사는그변화에조응하여기후변화를심화시키고있을뿐이다.

자연과사회의경계가없다고말하는이론들
과학적사실에기반을둔이런논변은자연(적인것)과사회(적인것)의분리에근거하고있다.그런데최근에는자연과사회가어떤의미에서도별개의영역으로구성되지않는다는이론이유행하고있다.그중에서도특히포스트모니즘적구성주의,라투르의혼종주의,포스트휴머니즘적신유물론이다수의사람에게두드러진영향력을발휘하고있다.이들이론에따르면,자연은사회적으로‘구성되’기에사회와구분될수없거나,또는자연과사회는경계가완전히사라진혼종을이루기에구분될수없거나,또는자연은그저어떤독립적인현존도갖추고있지않다.
이책에서말름은,구성주의,혼종주의,신유물론같은부류의이론들이자연과사회를실체적으로또속성적으로융합함으로써기후변화의책임소재를불분명하게만들뿐만아니라기후변화의실재를부인하는입장을뒷받침할수도있다는논변을설득력있게전개한다.특히,라투르의혼종주의에기반을둔신유물론은인간행위성과비인간행위성을대칭적으로분배함으로써기후변화의근본적원인을화석자본주의체제가아니라화석연료자체에두게된다.이와같은오류는인과관계적영향을미치는행동을목적성을갖춘의도적인행위와혼동하는데서기인한다는논변을말름은설득력있게제시한다.요컨대,이들이론은기후위기와관련하여우리로하여금무력하게만들거나절망적인패배주의에사로잡히게할것이다.
그러므로자연과사회의상호작용에서기인한온난화조건에대처하는데적절한이론은자연과사회의물질적실체는동일하더라도자연적속성과사회적속성은구분될수있다는테제를이론의근간으로삼아야한다.다시말해서,현재진행중인기후변화의근본원인은화석자본주의체계의사회적물질대사라는것과그런사회적개입에조응하여작동하는자연적물질대사에의해기후변화라는폭풍이전개되고있다는것을분명히해야한다.

말름의사회주의적기후실재론
말름은기후위기에대처하는우리의대응책을견인할수있는이론으로서‘사회주의적기후실재론’을제시한다.이책에서요약된사회주의적기후실재론의세가지신조는다음과같다.(1)사회적관계들은화석경제와그것에기반을둔기술들의발전에서실재적인인과적수위성을가진다.(2)재귀적강화고리들에의해이관계들은화석경제의완고한구조에서공고화되었다.(3)그전체는결국지구시스템전체에불을붙이고,그리하여(일부)인간들은두려워해야할실재적이유가있다.
우리가기후위기를돌파할수있는최선의방안은화석자본주의체계를종식시키고이산화탄소배출량을감축하여대기중이산화탄소농도를안정화함으로써자연적물질대사의귀결로서나타나는기후를안정화하는것이라고말름은주장한다.이책에서말름은,사회주의적기후실재론을견지하면서사회적물질대사와자연적물질대사의균열을메꿀수있는생태맑스주의를이런방안을고무할수있는가장바람직한이론으로제시한다.

책의구성
이책은서론과여덟개의장으로이루어져있다.서론에서제시된말름의견해에따르면,온난화조건에대한이론의주요과업은행동과저항을위한공간을마련하는것이다.나머지여덟개의장에서는근본적으로비판적인견지에서그착상이검토된다.요컨대,자연과사회를융합하는동시대이론들은생태위기의주범인화석경제와화석자본주의를해체시키는데실패했다고말름은주장한다.서론다음에이어지는세개의장에서는각각‘구성주의’,‘혼종주의’,‘신유물론’에대한날카로운‘반대’논변이전개된다.4장에서는기후변화부인론에맞서기후변화의실재성을수용하는기후실재론에대한옹호논변이전개된다.나머지네개의장에서말름은구성주의,혼종주의,신유물론에대한비판을반복하면서우리가기후변화의귀결을다룰방법,기후위기를초래하는자본주의적착취체계에저항할유의미한방식들에관해이야기한다.이를테면,5장,6장,그리고7장에서는각각온난화조건에대처할수있는대안이론을구성하는데유용한역사유물론,물질대사균열이론,생태자율주의를옹호하는논변이전개된다.8장은이론은기후운동의“기획에서매우한정된역할을수행할수있을뿐”이지만,“적어도이론은그런기획의걸림돌은되지말아야한다”라는결론으로마무리된다.

전지구적으로기후변화부인론이확산하고권위주의적인극우파정권이부상하는작금의문화적·정치적현실을감안하면,우리는“조직된집단적인전투적저항”운동이필요한국면에처해있다.말름의표현대로,“라투르보다레닌이더필요하다.이것이온난화조건이요구하는것이다.”그런데인간의사고방식과가치관을형성하는사상의변화는개인의행동양식에영향을미침으로써궁극적으로사회와세상을바꿀수있다는철학적통찰또한상기해야한다.다시말해서,우리가자연,사회,그리고기후변화에관하여생각하는방식은분명우리가기후정의를위해행동하는방식에영향을미친다.이책은우리가,슬라보예지젝이권고하듯이,잠시행동을멈추고화석자본주의체제의본질과작동원리를곰곰이고찰하면서기후변화라는폭풍을극복하고세계를변화시킬바람직한사상이무엇인지냉철하게고민하는데도움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