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마제임스는누구인가
1930년뉴욕브루클린에서태어났다.아버지는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출신의유대인이주민이자노동조합조직가였고,어머니는열두살때부터공장에서일한노동자였으며지역사회복지투쟁에참여했다.제임스는1930년대뉴욕의사회운동공동체속에서성장했고,열다섯살에트리니다드출신의맑스주의사상가이자역사가CLR제임스가이끌던급진맑스주의조직〈존슨-포레스트경향〉에합류하며정치활동을시작했다.스물두살이던1952년에는어머니이자공장노동자로살아온자신의경험을바탕으로소책자『여성의자리』를썼고,이글은이후그녀가여성의가사노동과노동계급의문제를새롭게사유하는출발점이되었다.
1955년셀마제임스는아들샘웨인스타인과함께영국으로건너가CLR제임스와합류했고,이후1958년트리니다드토바고로이주해그곳에서카리브해지역의독립과연방결성을위한운동에참여했다.1960년대영국으로돌아온뒤에는BBC에서프리랜서오디오타이피스트로일하며다큐멘터리와인터뷰작업을하면서인종차별및강제추방반대운동에도깊이관여했다.
1970년대부터제임스는여성해방운동과가사노동임금운동의핵심인물로활동했다.1972년〈여성의힘콜렉티브〉를창립했고,이는곧〈국제가사노동임금캠페인〉으로발전했다.그녀는여성의무임금가사노동과돌봄노동이자본주의경제의토대임을밝히고,주부,어머니,이주민,성노동자,장애여성,수감자등그동안가려져있던부문들의투쟁을노동계급운동의중심에놓았다.이후〈글로벌여성파업〉의출범을도왔고,“살상이아닌돌봄에투자하라”라는구호아래돌봄,반인종주의,반제국주의,복지,생명,민주주의의문제를연결하는국제적풀뿌리운동을지속해왔다.
1부여성의자리,노동계급의자리
이책의1부에는셀마제임스사상의출발점을보여주는글들이실려있다.첫글「여성의자리」는1952년에발표된초기저작이다.당시제임스는미국의군용레이더와라디오를만드는공장에서일하던젊은여성노동자이자비혼모였다.이글에서제임스는여성들의가사노동에제대로이름이붙여지지않은현실을지적하면서그보이지않는노동에대해말하기시작했다.
「신문『통신』의칼럼」은1950년대에제임스가노동계급여성들의일상과생각을어떻게정치의언어로표현했는지를보여준다.「오브리윌리엄스와윌슨해리스」에서는제임스의시야가여성노동의문제에서식민주의,예술,카리브해의역사로확장된다.이글에서제임스는가이아나출신화가오브리윌리엄스와작가윌슨해리스를살펴보면서식민지경험과예술적상상력,해방의문제를함께사유한다.1부의세글은누가노동계급인가,누가역사의주체인가,그리고지금까지주변에있다고여겨진사람들의경험은어떻게새로운정치의출발점이되는가라고질문한다.
2부투쟁의문법:가사노동임금운동의이론과전략
2부에는1970년대가사노동임금운동의핵심문헌들이모여있다.「〈노사관계법〉에맞서는여성들」,「여성의힘과공동체의전복」,「여성,노동조합그리고노동:무엇을하지않을것인가」는여성의가사노동과돌봄노동을노동계급정치의중심으로가져온다.제임스는집을공장바깥의사적인공간이아니라노동력이매일다시만들어지는곳으로여긴다.자본주의가정에서는밥을먹이고,아이를돌보고,아픈사람을보살피고,다음날다시일터로나갈몸과마음을회복시키는일이진행된다.그러나이노동은임금을받지않는다는이유로오랫동안노동이아닌것처럼취급되어왔다.
「승리의전망」,「가족수당캠페인:전술과전략」은이문제의식을구체적인운동전략으로발전시킨다.일부비판자들의우려처럼가사노동임금요구는주부를집에묶어두자는요구가아니다.그것은임금이우리와자본사이의결정적인갈등지점임을포착하며제기되는전략적요구이다.임금은단순한보상이아니다.누가노동자로인정되는가,누가사회를유지하는가,누가빈곤과의존속에묶이는가를둘러싼싸움이다.제임스는이렇게설명한다.“자본은돈을원하고,우리역시그러합니다.그들이돈을원하는이유는우리에게노동을강요하기위해서이며,우리가돈을원하는이유는노동을강요당하고싶지않기때문입니다.우리는서로를완벽히이해하고있습니다.다만서로의이해관계가상충할뿐입니다.”
「성,인종,그리고계급」과「전세계의무임금노동자들이여」는이논의를더확장하여여성,흑인,이주민,실업자,주부,학생,성판매여성,복지수급자를계급투쟁의주체로위치짓는다.제임스에따르면이들은오랫동안노동계급바깥의사람들로여겨져왔지만오히려자본주의가임금과무임금,남성과여성,백인과유색인,중심과주변을나누며노동계급을통제하는방식을가장선명하게드러내는사람들이다.2부는가사노동임금운동을노동계급의경계를다시그리는투쟁으로제시한다.
3부보이지않는노동,들리지않는목소리
3부에는사회가지워온사람들의노동과목소리를다루는글들이모여있다.셀마제임스는과거〈영국성판매자콜렉티브〉(EnglishCollectiveofProstitutes,ECP)의대변인으로활동했다.이단체는경찰폭력에맞선성판매여성들의투쟁을페미니스트들이지지해야한다고요구했는데,「신의성전에거하는매춘부들」이라는제목의글은1982년이들이전개한놀라운교회점거투쟁을기록하고있다.「진리스」는식민주의와인종,젠더의문제를문학속에서읽어낸다.
「맑스와페미니즘」,「전지구적부엌」,「여성의무임금노동:비공식부문의핵심」은맑스에게서우리가무엇을배울수있는지를이해하기쉽게설명하면서그동안맑스주의가간과해왔던지점들을이야기한다.3부에는「이방인과자매들」,「유엔여성10년」,「다양성의도전」도함께실려있다.여기서제임스는국제여성운동내부의갈등과가능성을동시에언급한다.여성들은성,인종,국적,이주,계급,섹슈얼리티에따라서로다른위치에놓인다.그러나그차이를지우거나경쟁시키는순간운동은약해진다.제임스는각자의구체적경험에서출발해서로의투쟁을연결해야한다고말한다.
4부세계를향한연대:돌봄,생명,민주주의
4부에는제임스의국제주의적활동과후기사유를보여주는글들이실려있다.「인간의온정이담긴젖」은모유수유와돌봄의문제를다루고,「베네수엘라」와「니에레레의탄자니아재발견」은돌봄과풀뿌리민주주의가국가및혁명의문제와어떻게만나는지를보여준다.제임스는베네수엘라에서여성의무임금돌봄노동을경제적으로생산적인활동으로인정한헌법을주목하고,탄자니아에대한글에서는“여성이야말로탄자니아의진정한노동자”라고말한니에레레의통찰을재조명한다.
「제6차글로벌여성파업호소문」,「인터뷰발췌」,「인종차별과이스라엘아파르트헤이트에맞서는유대인미국의회연설」은제임스의운동이어디까지뻗어있는지를보여준다.그는돌봄노동,반전,반인종주의,반시오니즘,군복무거부,기후위기를분리해서사유하지않는다.“살상이아닌돌봄에투자하라”는구호는이사유를압축한다.전쟁과군사주의,오염산업에쏟아붓는부를사람과지구를돌보는일에돌려야한다는요구다.
「아이티」,「『가디언』기사모음」,「무미아아부-자말,수감자변호사」,「명료함과영향력을향한투쟁」은제임스가혁명과운동의기억을현재의싸움으로되살리는방식을보여준다.아이티에서는노예들이세계사를바꾼혁명의기억을,무미아아부-자말의글에서는감옥안에서법을익혀서로를변호하는수감자들의투쟁을조명한다.
살상이아닌돌봄에투자하라
현재셀마제임스가활동하고있는〈글로벌여성파업〉(GlobalWomen’sStrike,GWS)은여러자율적조직들이함께하고있는국제네트워크다.흑인여성의가사노동임금을요구하는단체,성판매여성들의조직,퀴어파업조직,비혼모들의자기방어조직,장애여성조직,유색인여성조직등이함께하고있다.
GWS의핵심요구는“사람과지구를돌보는모든돌봄노동에돌봄소득을”지급해야한다는것이다.다른사람을돌보는일은모든사회의기초다.돌봄노동은집에서,땅에서,지역사회에서이루어지며대부분여성이맡아왔다.하지만이노동은낮게평가되거나임금없이수행되거나저임금으로수행된다.그결과는빈곤,의존,끝없는노동이다.GWS는어머니,원주민,자연농을실천하는농민을비롯해모든젠더의돌봄제공자에게보장소득을요구한다.어린이,노인,아픈사람을돌보는일,땅과물을독성화학물질로부터지키는일,인권과자연을지키다목숨을거는일,자신들이일으키지않은기후위기속에서살아남고저항하는일,이모든노동이사회를유지한다는주장이다.
“살상이아닌돌봄에투자하라”는구호는여기서나온다.세계에는생명을재생산하는모든노동에지불하고도남을만큼의부가이미쌓여있다.문제는그부가어디로가는가이다.GWS는정부와기업이파괴적산업과군사주의에막대한돈을쏟고있다고말한다.화석연료,산업적농업,삼림파괴,무기산업은사람과지구를위험에빠뜨린다.반면무급돌봄노동을하는여성과소녀들은정당한대가를받지못한다.원주민은세계인구의약6퍼센트에불과하지만지구생물다양성의약80퍼센트를지탱한다.토지와환경을지키는활동가들은살해당한다.미국군대는세계최대단일오염원으로꼽힌다.GWS가요구하는전환은분명하다.전쟁과오염산업에보조금을주지말라.생명을돌보고,땅을회복하고,공동체를지키는사람들에게소득을지급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