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소설과동명의TV드라마「바람의화원」이화제다.신윤복이실은여성이었다는설정을바탕으로한이드라마에서극을이끄는또다른한축은,바로당대의대가김홍도이다.신윤복에대한기록이그리많이남아있지않은데반해,김홍도는여러문헌을통해,그리고무엇보다꽤많은숫자가남아있는작품들을통해우리에게알려져있다.하지만의외로그의그림을자세히들여다본사람은많지않다.심지어,그를‘풍속화의대가’로만알고있을뿐그의예술세계가얼마나넓고깊은지를알고있는사람은별로없다.
그의대표작으로거론되곤하는『단원풍속화첩』은또어떤가.초등학교교과서에도숱하게등장하여모두가‘잘알고있다’고생각하는그림들이지만,「서당」「무동」「씨름」같은주로소개되는그림외에도22점이나되는풍속화가있다는것,그그림들의내용에대해서는생소해하는사람도의외로꽤나많다.
우리옛그림,어떻게감상할까?
2박3일옛그림학교에서배우는김홍도의풍속화
남자와여자,아이와노인,양반과상민등184명의등장인물과
소,말,개,나귀,갈매기같은동물이어우러진우리풍속화의걸작
김홍도의『단원풍속화첩』에서만나는옛사람들의삶과꿈!
‘옛그림학교’에서배우는그림읽는법
올해5월출간된『단원의그림책』으로김홍도의풍속화를모아둔화첩『단원풍속화첩』의세계를쉽고재미있게소개했던저자최석조가이번에는어린이와청소년들을위한책을들고찾아왔다.바로아이들이2박3일동안진행되는‘옛그림학교’라는특별한학교에입학해,옛그림을보는법,그속에숨겨진이야기들을발견해가는‘옛그림학교’의선생님으로서.
이곳은옛그림을보고‘읽는’학교입니다.읽는다니,옛그림이무슨책이냐고요?물론그림은책과다릅니다.하지만한점의그림속에는한권의책못지않은이야기가들었지요.그이야기를읽어낸다는말입니다.책을읽으면독서(讀書),그림을읽으면독화(讀畵)가되는거지요.
그러니까이책한권이2박3일동안진행되는‘옛그림학교’가되는셈이다.어린독자들은책의구성에따라사흘에걸쳐책을읽을수도있을테고,아니면선생님의입담에시간가는줄모르고어느새마지막장을펼치고있을수도있겠다.
‘옛그림학교’의하루는4교시로이뤄져있다.한시간에그림한점에서세점까지단원김홍도의풍속화를세심하게관찰하고이야기하는시간을갖는다.특히4교시는자유토론시간으로이뤄져있어,‘옛그림학교’학생들과선생님이그림을보며자유롭게이야기를나누고,그과정에서그림의숨겨진의미를깨닫게했다.
2교시가끝나면‘중간놀이’시간이기다리고있다.이시간에는김홍도의풍속화에등장한옛놀이들을소개한다.여기서는틈틈이어디서나할수있는놀이였던‘고누놀이’,마음과몸을함께수양할수있었던‘활쏘기’,그리고요즘도쉽게만들어놀수있는‘바람개비놀이’가소개된다.
4교시를모두마치면‘보충학습’시간이흥미를더한다.이코너에서는김홍도의풍속화는물론우리옛그림전반에대한이해를높인다.옛그림에는어떤종류가있는지,옛그림은누가그렸는지등에대한내용이잘정리되어있다.
중간중간,어린이와청소년의이해를돕기위한팁이풍부하게들어있는것도이책의장점이다.본문이평이하게서술되어있기는하지만지금은쓰지않는도구나풍습에대한설명은꼭필요하다.그렇게어려운단어나이해하기힘든개념을풀어써주고,‘이렇게달랐어요’나‘더알아봐요’글상자를덧붙여옛사람들의삶과풍속에대해부연설명을빼놓지않았다.신윤복이나정조임금등중요인물에대해서는‘어떤사람일까요’글상자에서자세히소개했다.
단순함의힘,김홍도의예술세계
김홍도의풍속화는그림의기본에충실하다.드라마에도나오는얘기지만신윤복이주변환경을그림에반드시포함시켜그림의주인공들이처해있는상황을확실히못박아두고자한다면,김홍도의풍속화에는대개인물들뿐,주변풍경이나소품의묘사에는그다지힘을쏟지않는다.그런데도핵심을꼭잡아어떤상황인지,인물들이무엇을하고있는지놓치는법이절대없다.화려한색도없고,자세한배경도없는그림들이지만단순한선만가지고핵심에도달하는뛰어난경지가바로김홍도예술이도달한최고의수준이다.
이런것을가능하게한것은「활쏘기」의한쪽눈을찡긋감은사람이나「기와이기」의고개를들어올린와공의얼굴표정등에서나타나는재치있는표현법에서도찾을수있지만무엇보다도면밀히계산되어인물을배치한구도의힘에서나온다.안정감있는원형구도와역동적인X자구도로자칫단조로워보이기쉬운화면에생기를불어넣었고,특히잘짜인구도위에놓인인물들의시선처리를통해서화면바깥으로까지그림의범위를확장시키는점은김홍도풍속화의백미이다.또한유명한「무동」에서보는것과같은강약을살린필선변화도주목하지않을수없다.
이런점들을하나하나짚어주어아이들에게우리그림의아름다움을깨치게할수있는것또한이책의미덕이다.김홍도의풍속화25점모두를커다란도판으로감상할수있게했고,글을읽어가며다시그림이있는페이지로돌아가참고하는불편을없애기위해그림의세부도또한풍부하게실어서이해를도왔다.그럼으로써그림의세세한부분에집중할수있게되어자칫단순하다고오해하기쉬운김홍도의풍속화속에얼마나다양한이야기들이숨어있는지발견하게한다.
마침이책은김홍도의풍속화첩중그림을감상하고있는선비들을그린「그림감상」에서시작한다.행여감상하는그림에침이라도튈까,부채로입을가리고여럿이모여서서그림을감상하고있는선비들의모습에서그림을감상하는자세가무엇인지도일러준다.숙제를제출하기위해해설문베끼는데만연연하다가정작작품은잘보지도못하는요즘아이들의행태에도일침을가한다.예술작품을“진지한마음,귀한보물처럼아끼는태도,그리고느낀점을서로나누는자세”를가지고“혼자보다는여럿이,짧은시간보다는오래도록”들여다보자는것이다.
풍속화를통해본옛사람들의삶
김홍도의풍속화는단순한구도속에그림속상황을정확히표현해낸놀라운표현법만으로도사람들의감탄을자아내지만,그림속옛사람들의삶의모습을보여주는자료로서도큰가치를지닌다.드라마속김홍도는말한다.“그림이라는건저저잣거리의봇짐장수어깨위에도,엿장수의엿판위에도있는것아니겠느냐!”이처럼자신의목소리를내지못하고기록도그리많이남아있지않은서민들의삶이김홍도의풍속화에서오롯이되살아난다.특히「빨래터」「나들이」「우물가」같은그림에서양반들을희화화하고있는점은김홍도가감정적으로누구의입장에서서그림을그렸는지를단적으로드러낸다.씨름판의엿장수,가세가기울어자리짜기를하면서생계를이어야하는몰락한양반,땀흘려일하며건강한삶을일구어나가는농민등,김홍도의시선은서민들의어깨위로따뜻하게내려앉는다.
이책은김홍도의그림속에숨겨진옛사람들의삶의풍경들을하나하나짚어가며설명해준다.이로써아이들과청소년들이우리조상들의삶에대해더잘이해할수있는기회를제공하는것이다.예를들어지금으로치면초등학교격인「서당」을설명하면서신분제가붕괴하며양반과상민이함께공부하게된당시의시대조건을이야기한다거나,「담배썰기」를설명하면서당시에선풍적인인기를끌었던흡연습관과외래식물의유입,특용작물재배가증가한시대정황등을풀어주는식이다.또한천대받는처지로는별반나을것도없는기생이스님에게보시를하는「시주」를통해서는불교를억압했던조선시대의정책을읽어본다.
옛그림학교를소개합니다!
옛그림학교는우리조상님들이그린옛그림들을읽어주는학교입니다.한점의그림속에는한권의책못지않은많은이야기들이담겨있어요.하지만그림을보고한눈에그이야기들을알아내기는어려운일이지요.그래서옛그림학교가있는겁니다.옛사람들의생활모습,옛사람들의생각이고스란히들어있는옛그림을함께감상해봅시다.흥겹고,재미있고,신기하고,자랑스럽고,때로는숙연한옛그림속에숨은표정을함께발견할수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