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우리 여행 가자 (아들 엄마와 함께 길을 나서다)

엄마 우리 여행 가자 (아들 엄마와 함께 길을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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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아들, 엄마의 손을 잡고 길을 나서다!
아들과 엄마가 함께 떠난 여행 이야기『엄마, 우리 여행 가자』. 삼십대 중반, 혼자 여기까지 왔다고 착각하며 마냥 자유롭게만 살고 싶었던 아들은 어느 날 엄마의 눈물을 보게 된다. 그날 이후 아들은 자식들만 알고 살아온 엄마를 집 밖으로 불러낸다. 운전을 못한다는 핑계로 출장길에 엄마를 기사로 대동하고, 고향 마을부터 시작해 조금씩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난 것이다. 이 책은 아들이 엄마와 함께 여행을 떠나면서 알게 된,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땅의 곳곳을 둘러보면서 그들이 나눈 소중한 시간들과 대화들이 알콩달콩한 여정 속에서 펼쳐진다.
엄마와 아들이 조곤조곤 나눈 대화 속에는 그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아들은 집 앞 둔치를 걸으며, 엄마의 고향을 걸으며, 제주로 여행을 떠나며 비로소 엄마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엄마의 이름을 부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하는 아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엄마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그려볼 수 있게 되었다. 저자는 특별히 효자 아들이라서 엄마와의 여행이 가능했던 것은 아니라고, 가벼운 동네 나들이로 부모님과의 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고 조심스레 권한다.
저자

박상준

저자박상준은영화와여행잡지사취재기자를거쳐,여행작가로활동중이다.두권의책『서울이런곳와보셨나요?』『오!!!멋진서울』을썼다.어느밤,엄마의눈물을본후혼자떠나던여행길에엄마를초대하기시작했다.엄마가세상에서가장좋아하는이는아들인자신일것이라는믿음을가지고,그녀와산책을하고,고향을거닐고,이웃동네로,제주로함께떠났다.일년남짓엄마와여행을하며다행인게참많아졌다.엄마가울어서,엄마와함께걸어서,엄마라는세계를미욱하나마가늠하게돼서,엄마의마음은여전히소녀라는걸알게돼서다행이라며가슴을쓸어내린다.앞으로도엄마의가장다정한친구로남기위해끝없이노력하고싶다말한다.

목차

엄마,괜찮을거야_집을떠나며

엄마의길을걷다
뭉뚱그려들꽃이라거나엄마라거나
허풍쟁이아들과산보하기
엄마를지키는이는엄마
아들,철새보러가자
라디오친구는당신의마음을알까?

고향을거닐다
엄마,오래오래살아_문수무섬마을
시린추억이방울방울_풍기죽령옛길
어린엄마의기억이담긴소쿠리_풍기온천과백동
붉어서사라지는것들_영주부석사
엄마하고나하고_영주선비촌과소수서원

엄마,우리여행갈까
엄마의데칼코마니_단양북벽
나를지켜주는거대한산성_단양온달드라마오픈세트장과온달산성
당신이담은아름다운것들_안동하회마을
와삭하고와삭하며부서지는마음_제천청풍명월
사랑받는것에인색한당신_서울대학로
내마음을살찌우는엄마의밥_울진불영사와내암마을

조금더멀리,제주로
환갑여행을떠나다
유채꽃은노랗게흔들리고
엄마,제주가좋나아들이좋나?
내가아는당신,내가모르는당신
나는엄마를알지못한다
당신과함께걸을수있어서참다행이다
엄마가편지를보냈다

엄마,좋으나?_다시집으로

출판사 서평

바보같은아들,이제야
바보같은엄마의손을잡고길을나섭니다.
가만가만,엄마의마음속으로여행을떠납니다.
다행입니다.당신과함께걸을수있어서.
당신이내엄마라서참다행입니다.


엄마들은늘괜찮다고말한다.
사실,당신의엄마는괜찮지않다.그리고당신은그것을알고있다.
다만외면할뿐이다.못본척하는것으로마음의짐을덜고싶은것뿐이다.
멋훗날,오늘잠시편하자고두고온것이회한으로돌아올것을알면서도,
당신은엄마를돌아보지않고,바쁘다며걸음을재촉한다.
이렇게우리는엄마에대해알수있는기회를자꾸흘려버린다.
잘알지도못하면서엄마를잘안다고착각하고,
엄마의‘진짜얼굴’을마주보는기쁨을끝내알지못한다.

엄마가엉엉울다니
서른하고도중반.혼자여기까지왔다고착각하며,마냥가뿐하고자유롭게만살고싶었던아들이어느날,엄마가우는것을본다.환갑이멀지않은엄마가,아들의단칸방에들렀다가한밤중에왈칵눈물을쏟은것이다.아들은엄마가왜우는지전혀알길이없다.살면서엄마가‘진짜’우는걸본적이없기때문이다.게다가지금껏엄마는자신을위해운적이없었으니까.훌쩍커버린자식앞에서훌쩍지나가버린자신의인생때문에눈물짓는것이리라,막연히짐작만할뿐이다.
다음날,그의엄마는아무일없다는듯긍정의표정을하곤집으로돌아간다.수화기너머목소리도명랑하기만하다.아들은또짐작을한다.엄마는아마눈물을보인게미안해서,아무일없었다는듯현실의집으로돌아간것이리라.

그날이후,아들은문득가끔씩엄마가왜울었을까,엄마가좋아하는것은뭐더라하는생각에잠긴다.답을얻지못한채시간은자꾸지나고,그는다시잊어버리고,어쩌다한번씩엄마의인생에대한물음표를떠올린다.늘그렇듯엄마에대한것들은,혹은아버지에대한것들은시간이지나야알게된다.다만그게조금덜늦었기를,돌이킬수없는것만아니기를바랄뿐이다.곧,별수없게도아들은자신이할수있는게많지않다는걸알게된다.
“우리는다컸으니이젠엄마의인생을살아요”라는말이엄마에게얼마나도움이될까.희생이인생의습관이된마당에그런돌연변이같은일이일어날리만무하다.아무리‘당신만의인생’을챙기라이야기해도엄마들은주섬주섬자식들에게보낼밑반찬부터챙긴다.‘이런게내인생인가’하고는회한에젖다가도다시‘이게내인생이지,보람이지’라며스스로를납득시킨다.

아들에게다행인건엄마가울었다는것이다.마침내그는엄마가좋아하는건‘아들인,나’일것이라믿고,함께시간을보내기로결심한다.처음엔엄마의운동길,산책길에따라나서는것으로시작한다.그저한두시간가볍게같이걷는것만으로도엄마는아들이옆에있다는것만으로도웃는다.고작서너번길동무노릇을했을뿐인데,황송하다는듯한엄마의반응에아들은괜히큰일이라도한듯뿌듯해진다.기실은엄마가봐주는것일텐데말이다.짧은나들이의즐거움을알게된아들은차차엄마와함께가보고싶은곳들을마음에표시가나도록꼭꼭접어놓는다.

이윽고,바보같이나이만먹은아들은,바보같이자식들만알고살아온엄마를집밖으로불러낸다.운전을못한다는핑계로,출장길에엄마를기사로대동하고고향마을부터시작해조금씩먼곳으로엄마와함께여행을떠난것이다.

“내게는참다행한일이일어난셈이었다.엄마가울다니.아이처럼엉엉울다니.그래서엄마에대해생각하게됐으니기적같은일이다.
우선여행을가기로했다.엄마랑같이여행을떠나야지.내가그나마잘하는나의‘일’이니까.엄마라면출장의길동무로나쁘지않겠지.한달에한번이라도,계절마다한번이라도.그도안되면1년에한번,단한시간이라도엄마와같이떠나야지.아무리생각하고며칠씩고민해도내가할수있는일은고작,엄마랑같이여행을가는것정도였다.엄마에게잠깐의일탈을안기는것.집에가기싫으면집을떠나는것도방법이겠지.”(본문에서)

엄마와함께여행을떠나다
나이드신부모와의여행은의무로다가온다.못난자식들은모시고챙겨드릴것이한가득일것이라지레짐작하고,‘다음으로’미루곤한다.자식의시간과돈이늘아까운부모는앞서내키지않는다는듯말하며부담조차지우지않으려하는데말이다.
이렇게‘다음으로’미루고또미루는것은비단여행만은아니다.우물쭈물하다지나쳐버리는삶의비경들이어디한둘이던가.그사이로시간은모래처럼빠져나간다.엄마의속내를,엄마의인생을,엄마의이야기를알게될기회는그만큼줄어든다.엄마가진짜로어떤꿈을꾸는사람인지,또는소녀시절어떤아이였는지알길은자꾸없어진다.
함께산책을하거나여행을한다는것은같이시간을나눈다는것이다.좁은차안에서어깨를나란히하고달리다보면,산으로난오솔길을앞서거니뒤서거니걷다보면,입이열린다.평소에하지않던이야기를꺼내게되는것이다.

“엄마와의산책은첫걸음을떼기어려워그렇지내게도제법즐거운일이다.고향의길을밟으면봄날의밤기운을맞이할때처럼들뜬다.고향이라는‘땅’의기운이모락모락피어나코끝으로밀려온다.그길을엄마와걷노라면적잖은대화가오간다.길의힘이다.아니엄마의힘인가?하기야자식과의이야기를싫어하는엄마가어디있겠나.그반가움이지나쳐자식에게‘쓸데없는잔소리’라는핀잔을듣기도하고,그마저도기꺼움의표시인것을자식인들모르지않지만,부모가자식을대하는‘무조건’이란전제앞에대부분의자식은그리도매정하다.”(본문에서)

조곤조곤나누는대화에는조금씩마음이투영된다.그런시간이쌓이면알게된다.눈앞에있는이가어떤사람인지.지은이는집앞둔치를걸으며,엄마의고향을걸으며,멀리제주로여행을떠나며비로소엄마라는사람을알게됐다고말한다.엄마의이름을부를수있어서정말다행이라고말한다.보이지않은곳에서엄마가어떻게살아왔는지그림을그려볼수있게된것이다.마음으로나마엄마를안아줄수있게된것이다.

“지금껏엄마는더많은것을보고,더많은사람을만나고,더많은세계를거닐지못했을뿐이지,어쩌면그녀의가슴에는나따위는상상도못할커다란꿈이자라고있는지도모를일이다.그러자마음이조금은가벼워졌다.헛되지만은않을거라는위안이생겼다.나란히걸어온서천의강변이,죽령의옛길이,단양의산성이,울진의숲길이,엄마에게도나에게도무상한시간의이어붙이기만은아닐것이다.고마웠다.그냥고마웠다.같이걸어준엄마가고마웠다.”(본문에서)

지은이는여전히1년에대여섯차례고향에내려간다.보통의아들과딸들이고향을찾는횟수와별반다르지않다.엄마와의여행도많아야두달건너한번씩갔을뿐이다.이여행이마냥착한효자아들이라가능했던것은아니라는뜻이다.가벼운동네나들이로시작해서,엄마와함께시간을보내며서로의마음을읽게된것이다.
그러면서그는엄마란존재가늘멀찌감치서서자신을지켜보고있다는것을깨달았다.문득그시선과마음을느낄때만이라도,똑같이따뜻하고다정하게엄마를바라보는것이자신에게도지고의행복을준다는것을알게된것이다.
이짧은여행기가담고있는것은이처럼지극히평범한이야기다.평범해서잊기쉬운존재,즉엄마는변함없이당신을기다릴것이다.돌아보기만하면그곳에있을테니,함께여행을떠나는것은그리어려운일이아닐것이다.

▶추천의글
“그는놀랍도록당신을닮았다.
뭐그리바쁘다고고향집을잘들여다보지않는자식.
그의엄마는놀랍도록당신의엄마를닮았다.
뜸하게들여다볼뿐인자식이변함없이반가운속없는엄마.
그래서이닮은꼴들의여정을따라가는동안당신은뜨끔할것이다.
동시에뜨끈할것이다.
한젊은여인의몸을빌려세상으로인도된아들이다시늙어가는그여인을
더넓은세상으로안내하는뭉클한‘순환’때문에.
신기하다.소담스럽고친근한이땅의풍경속에서티격태격알콩달콩
그들의여정은담담하기만한데,당신의눈시울어느새매워진다.”
-오소희(여행작가,『바람이우리를데려다주겠지』지은이)

<책속으로추가>
고향집은시외버스터미널바로옆에있다.나는동서울발시외버스가영주시외버스터미널에멈추자마자엄마에게전화를걸었다.
“김여사!집앞이야,나와요.”
엄마가집앞에나오기까지는늘생각보다시간이더걸린다.한20분쯤.어련할까.김여사는외출할때그냥나서는법이없다.거울한번보고매무새를가다듬고서야집을나선다.그모습이소녀같아혼자서웃을때가많다.(중략)아마도엄마가내전화에곧장달려나왔다면눈물까진아니어도조금섭섭했을지모르겠다.
“웬일이야?전화도없이.”
여사님이반갑게맞는다.물론나는장난스럽게답한다.
“엄마보고싶어왔지.”
“싱겁기는.”
맹탕인아들은엄마의차를향해걷는다.영문도모르는엄마가따라걷는다.
“김기사!운전해!”
“어디가게?”
“죽령옛길.출장이야.”
“다른집은아들들이엄마데리고운전해서여행도간다는데니는왜그러나?”
나는짐짓무시한채차에타며답한다.
“다른집아들은다른집엄마가낳았잖아.”(본문79~80쪽에서)

어린사촌동생을업고학교로향했을꼬맹이시절엄마의모습이철길위에아른거린다.나는대여섯걸음떨어져엄마와시선을나란히한다.그녀는말없이걸으며홀로기억을더듬는다.거기에또뭐가있으려나.시간이있겠지.엄마의시간.바가지머리를하고철길을따라걷던어린소녀김란기.늘상가슴에맺힌사연처럼말하던,그리가고싶었다던중학교도있겠지.아니될줄알면서도기어이원서한장을들고동무랑걸어가며어린란기는무슨이야기를했을까.(본문99쪽)

코스모스의꽃밭가운데서서엄마는소녀처럼배시시웃는다.
“꽃같지않니?찍어!”
나는어이없어따라웃는다.
“꽃은무슨,할미꽃이피었네.”
무뚝뚝한경상도사내의말투로말하곤또한번웃는다.기꺼이카메라를든다.웃음따라카메라가잠깐흔들린다.파인더에엄마가또렷하게들어온다.코스모스가하늘거린다.셔터를누른다.두번째컷은줌인.얼굴이가깝다.당신이곱게웃는다.주름이깊다.우리엄마가이제정말할머니가됐구나.사진은참잔인하구나.다시줌아웃.그사이에시간의터널이놓인듯하다.이제물릴수없는시간.낯설고낯익다.저만치내어미가할미꽃처럼서있다.여전히수줍게웃는다.마음은아직소녀인게다.(본문117쪽)

안양루의‘안양(安養)’이극락을뜻하는말이니이는극락에서누릴수있는풍경이라할수있다.엄마와나는나란히서서그풍경에빠져든다.우리는가만가만마음으로걸어소백산자락까지가닿는다.이제조심스레노을의기운이깃들기시작할것이다.(중략)하지만그찬란함보다느닷없는엄마의한마디에가슴이먹먹해졌다.
“내가죽으면화장해줘.”
그말이뜬금없기는하지만아주엉뚱한말은아니라는생각이들었다.지금내앞에거대한자연이있기때문만은아닐것이다.환갑을앞둔엄마에게는몸의나이보다마음의나이가더무겁게느껴질것이다.왠지나는그말을담담히받아들일수있었다.아직은현실이라믿지않아서였을까.혹은먼훗날의일이라여겨서?아니면단한번도생각해본적없는사건이라서?모르겠다.(본문107쪽)

“이렇게높은곳에어떻게이런성을쌓았을까?”
엄마는‘신기해’를연발하며산성을세세히살핀다.비워진틈새를보더니돌하나를주워틀을맞춰보기도한다.산성이한층공고해진다.그모습이마치거대한산성을쓰다듬으며이야기를나누는듯하다.내가알수없는,엄마라는외계의말.이제주름이지고허리가굽어가지만엄마의저작은몸에는지금도,그존재가사라진후에도내가가늠하지못할세계가있을것이다.바보처럼거대한그산성을내가다가늠할날은오지않겠지.(본문148쪽)

엄마는한동안지니어스로사이에서받은감흥에서빠져나오지못했다.내가당신에게한번도안겨주지못한예술적감흥.일본의건축가가이국땅에지어놓은건축물에서당신을이리새로알게될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