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그 책 (추억의 책장을 펼쳐 어린 나와 다시 만나다)

어릴 적 그 책 (추억의 책장을 펼쳐 어린 나와 다시 만나다)

$18.37
Description
지금의 나를 이룬 것은, 재미있는 동화속 이야기였다!
추억의 책장을 펼쳐 어린 나와 다시 만나는 『어릴 적 그 책』. 30대 중반에 접어든 저자 곽아람의 기억 속에 선명히 각인된 유년 시절의 책들을 찾아 떠난 여정을 담고 있다. 어린 날 우리가 몰두했던 대부분의 책들은 자꾸만 보고싶고,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책들이다. 이 책에서는 《비밀의 화원》, 《작은 아씨들》, 《소공녀》 등 어린 시절의 자신이 담긴 책을 다시 읽어봄으로써, 어린 시절의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기억 속에 선명히 각인된 유년 시절의 책들을 찾아 떠나는 이 여행에서는 특히 1980-90년대 유년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제목들을 만나볼 수 있다. ‘지금의 나를 이루어낸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이 책을 통해 어린 시절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동화 속에서 잠들어있던 나의 모습을, 유년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곽아람

주중에는기사를,주말에는책을쓴다.책속세계에매료되고,그림속풍경에고요히나를맡길때평온하다.2003년기자생활을시작해현재〈조선일보〉문화부출판팀장으로일하고있다.지은책으로《쓰는직업》《공부의위로》《나의뉴욕수업》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_모험의시작|옛날그책찾아삼만리

1.유년의정원에삶의씨앗을뿌리다

-어린독학자가내면의성을쌓기시작한날:[어린이세계의명작]『일본편』·『서양편』
-모험가와예술가에매혹된그순간:『뉘른베르크의난로』
-아무도모르게,비밀을탐하다:『다락방의꽃들』
-꼬마숙녀들을위한교훈:『말괄량이쌍둥이』
-‘땅조금’이지닌의미:『비밀의화원』
-긍정의힘으로지키는마음의고요:『폴리애나의기쁨놀이』
-빈사의삶을구원하는것은오직꿈:『꿈꾸는발레리나』
-모험과용기,죽음을배우다:『사자왕형제의모험』

2.그렇게아이는성장한다
-같은책의독자라는유대:『바람의선물』
-상처없는삶은없다:『스물네개의눈동자』
-폐허속에서아이들은어떻게살아남는가:『슬픈나막신』
-찰나와도같은아이의시간:『이얼링』
-지나간것들이지켜주는것:『집나간아이』
-초콜릿이녹아버릴정도로따스한:『초콜릿공장의비밀』
-진짜세상,진정한관계를원한다면:『여보세요,니콜라』
-천국과지옥,그사이에서:『작은아씨들』

3.소녀는이제울지않는다
-잠들어있는‘비공주’를깨운사람은누구?:「비공주」
-두사람은결혼하여행복하게……:『사랑의요정』
-나만을위한옷을차려입고:「당나귀가죽」
-독신자가집과친해지는법:『초원의집』
-‘추위를싫어하는펭귄’같은여자도괜찮아:『추위를싫어한펭귄』
-태양의동쪽,달의서쪽에있는그사람을기다리며:「태양의동쪽,달의서쪽」
-더이상‘진짜공주’는될수없을지라도:『소공녀』
-‘약간의불행’이준선물:『장미와반지』

에필로그_모험은끝나지않는다|네버엔딩스토리

출판사 서평

너덜너덜한마음이된어느날,
어린시절의동화를다시읽으며나는치유되었다

“전쟁같은주중이지나가고고요한주말이오면집에홀로앉아동화책을읽었다.
25년후의내가,25년전의어린내게반갑다며청하는악수,
혹은25년전의내가,25년후어른이된내게
잘살아와고맙다며건네는격려같은시간이었다.”
_「프롤로그」에서


어릴적그책들을찾아모험을떠나다

‘고전’이란모두가알지만아무도읽지않은책이라는우스갯소리가있다.그런가하면모두가읽었지만굳이읽었다고말하지않는책들도있다.한번읽고나면그만이라는인상때문일까?하지만어린날우리가몰두했던책들은대부분그런것들이다.너무재미있어서자꾸만보고싶고,욕망을솔직하게드러내는책들말이다.어린시절,수십번씩되풀이해읽은책들의목록을떠올려보자.『데미안』이나『파우스트』같은고전은많이읽어봤자기껏두어번이다.책장이헤어질정도로거듭읽은책들은오히려유년의책장에있을것이다.계몽사〈어린이세계의명작〉[에이브전집][메르헨전집]을비롯해[디즈니그림명작〉등의전집들,『소공녀』『비밀의화원』『작은아씨들』『초원의집』『초콜릿공장의비밀』같은아동문학의고전들,그리고썩떳떳하진않지만도저히읽지않을수없었던『다락방의꽃들』같은책들.1980~90년대에유년시절을보낸사람이라면누구나절로신나서외치게되는제목들이한두개쯤은있으리라.『어릴적그책』의지은이곽아람은30대중반에접어들면서그처럼기억속에선명히각인된유년시절의책들을찾아긴여행을떠난다.

“30대에접어들면서,나는종종자문했다.‘지금의나를만든것은과연무엇인가.’직장생활은안정됐고,돈도제법모였다.꽤넓은집으로이사도했다.사회에서는나를‘아무것도아쉬울게없는골드미스’라불렀다.그러나나는자주스스로를껍데기처럼느꼈다.퇴근후밤,아무도없는집에서혼자텔레비전을틀어놓고있다가도어느순간나는끝없이내안으로침잠했다.서러운일들에무뎌졌지만,그렇다고힘들지않은것은아니었다.그럴때마다나는궁금했다.내바닥에는뭐가있을까?(……)가장밑바닥에서굳은심지처럼나를지탱해주는것은뭘까?그래서몰두했다.추억의책모으기에.
어린날의책장을가능한한그대로재구성하고,아버지가“책벌레구나”하고웃으며장난으로에프킬라를‘칙’하고뿌렸던그시절처럼,미동없이책에온정신을내던지고싶었다.부모님이사랑과기대를담아사주셨던책들로바깥세상과차단된견고한성을쌓고,그안에서아무생각없이쉴수있는시간이필요했다.(……)단지내가나라는것만으로부모님의아낌없는사랑을받았던‘온전한나’를되짚어보고싶었다.그래서나대신그시절을간직해주고있던책들을모았다.”_「프롤로그」에서

『말괄량이삐삐』의작가로유명한아스트리드린드그렌은이런말을했다.“기억은남모르게잠들어있는보물을품고있다.지나간어린시절의향기와맛과소리를.”30대중반즈음되면인생을점검할시간이,장(場)이필요해진다.지은이는그장으로,기억속에잠들어있던보물로,어린시절읽었던동화책을택했다.문득머릿속에떠오른단어‘실레비펜’을실마리삼아초록색표지의하드커버책으로만기억했던계몽사[어린이세계의명작]의존재를새삼깨닫고,이후3년여에걸쳐어린시절읽어온책들이그린지도를되짚어가며그것들을하나하나모아가는과정은,마치『엄마찾아삼만리』의주인공마르코가떠났던길처럼끝나지않는모험과도같다.
인터넷상의헌책방,중고카페등을누비며원하는책판매정보가올라온걸잡아채누구보다재빠른속도로댓글을달았을때의짜릿함,몇년에걸쳐애타게찾던책을드디어구한날의기쁨,어렵게손에넣은책들을읽으며어릴적자신을불러내마주앉아거울처럼서로를들여다보던시간들에대해지은이는이렇게묘사한다.

“쓸쓸한날이면낡은책을펼치고킁킁대며그리운옛날의냄새를맡았다.그리고책을읽었다.나자신이가치없게느껴진날,엉망진창이었던하루를가까스로버텨낸날,곧은마음씨의공주님,전쟁을이겨낸어린이들,남들과달라지길원했던용기있는소녀의이야기를읽으며위로받았다.동화속주인공과나자신을동일시하며마음을다잡는것은아주어릴때부터의버릇이었다.”

책과함께성장하고책을통해위로받다
지은이는어린시절의책들을다시찾아읽으며,‘지금의나’가된것은이책들의양식을먹고자랐기때문이라는것을깨닫는다.책은경남의소도시에서살던어린아이에게옛일본인들의복식과르네상스?로코코시대의복식은물론서양신화속트롤의생김새까지,전세계의문화를가르쳐주었다.지은이는대학에입학하기전한번도미술관에가본적도없었던자신이유럽회화를좋아하게된것은어릴적읽은책들덕분이라고말한다.책이가르쳐준것은외국문화에대한것만은아니다.한때여자아이들이라면책상밑에숨겨놓고돌려가며읽었던『다락방의꽃들』같은책에서성(性)을배웠고,소녀들을타깃으로한가벼운읽을거리들에서도친구들과의관계를쌓아가는법이라든가긍정적인마음가짐,꿈을이루기위한의지등살아가는데꼭필요한것들을배웠다.
하지만누구나그렇듯유년과결별하는시간은온다.대학에입학해서울에서살게되면서지은이는홀로서야했다.안온하게감싸주었던부모님의울타리도더이상없는세계에서살아가느라분투하면서,책에파고드는시간도점점줄어들었다.몸에맞지않는일을직업으로살게되면서부대낌은더욱심해졌다.약한모습을밖으로보이지않기위해애써공격적으로행동하고일부러험하게굴고의식적으로날을세우며살아가던중,어린시절의책들을수집하고다시읽는시간은지은이에게큰위로가되어주었다.직장에서부당한모욕을당한날다시읽은『소공녀』는“단순한소녀소설이아니라온실속화초로자란어린아이가이전투구(泥田鬪狗)로얼룩진사회생활을시작하면서어려움을극복해나가는과정에대한예리한분석서”로서새로운의미를갖는다.또한결혼과아이라는인생의통과의례에서빗겨나있다는소외감과자책감을느꼈던날,『추위를싫어한펭귄』을읽으면서‘여자라면아이를좋아해야한다’혹은‘인간이라면결혼을하고아이를낳아야한다’는사회의고정관념이절대적진리가아니라는확인을받고깊이위로를받는식이다.
이렇게어린시절의책들은지은이에게가르침과즐거움과삶을살아나가는힘을주는존재로서다시자리잡는다.

어린독학자가더이상울지않는어른이되기까지
대학에서고고학과미술사를공부한지은이는‘천상의양식’과는너무나동떨어진‘지상의밥벌이’에매몰된일상을보내며,한때인문학은가진자들의학문이며,삶의잉여에불과하다고생각한적이있다고한다.그래도삶이무참할때,마음이메말라비틀어질때,결국삶에위안과풍요를주는것은그‘잉여’라는사실을부정할수없다는걸깨달은것은,라디오에서흘러나온라틴어성가(聖歌)「천사의양식」을들으며,『집나간아이』의주인공클로디아가미켈란젤로의천사상이왜특별한지깨닫고눈물을흘리는장면을다시읽으면서였다고.세상에는엄청난세월이지나도기억되는언어가있고,그언어로쓰인아름다운노래가있고,그언어를연구하는사람들이있다는사실에대한자각.험한세상살이에서‘나다운나’를보호하는것은그런자각과기억들이라는깨달음은지은이로하여금추억의책장을더욱깊이파고들게한다.
『어릴적그책』은지은이가‘지금의나를이루어낸것은무엇인가’라는질문으로출발한책이다.지은이와동시대를살아온또래들이라면추억의책장에서꺼낸책에지금의자신을비추어보는모습에서,어렵지않게지은이와공통점을찾을수있을것이다.현재와과거가중첩돼같은순간에존재하는놀라운경험을할수도있을것이다.특히‘30대중반’‘싱글’‘직장생활’등의키워드가겹치는독자들이라면때로지나치게솔직하다싶은거울과마주서는느낌이들수도있을것이다.또한책으로세상을배운어린독학자가더이상울지않는어른이되어,날마다삶과분투하며좌절과성장을거듭하는모습에서누구라도자기자신의파편을느끼게될것이다.그리고알게될것이다.어린시절을되돌아본다는것은,어린시절의자신이담긴책을다시읽는다는것은,생각보다무척반갑고지금까지잘살아온스스로를칭찬해주고싶게만든다는것을말이다.

“까마득한옛날의동화를읽어가는일은,묵은기억에트라울*을박고파내려가는것과유사했다.기억의층위마다그시절생성된자아의파편이유물처럼남아있었다.내안에있던,어린나와다시마주하는일은반가우면서도애틋한경험이었다.예닐곱살혹은10대초반의나와지금의나사이에걸쳐진영속성을발견하고선,인간이란쉽사리변하는존재가아니라는사실을깨닫고안도의한숨을내쉬기도했다.궁극적으로는그작업의모든과정이일종의자가치유였던것같다.”
*트라울:땅을긁어내는호미모양의발굴도구

누군가‘당신인생을변화시킨책은무엇인가’하고묻는다면어떤답을하겠는가?지은이는주저없이어린시절을지배했던동화들을꼽겠다고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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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거꾸로앉아가게되는기차를탈때가있다.다가오는풍경이아니라이미내게서달아나버린풍경을보게되는경험말이다.이책은전직이어린이였던어른들에게주는책이다.한때나는초등학교복도끝작은도서관구석자리에가장늦게까지남아있는어린이였다.친구가거의없었던나는그렇게동화책속으로숨어들어갔다.소공녀도왔다가고,빨강머리앤도다녀갔다.책을읽다가,나의꿈,나의슬픔,나의웃음,나의울음이이책어딘가에스며들어있단걸알았다.만약그시절어린날의나를만난다면나는무슨말을해야할까.내가할수있는건그저그때의나를와락안아주는것.추억은여전히힘이세다.”
_백영옥(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