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이 건네는 말

건축이 건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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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건축이 건네는 말』은 건축가 최준석이 길 위에서 건축물을 만나며 폭넓은 상상력과 감수성으로 감응해온 이야기를 직업인으로서, 예술 애호가로서, 생활인으로서 풀어낸 에세이다. 지은이는 선유도 공원, 쌈지길, 종로타워,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등 현대적인 도시의 명소에서부터 추사고택, 소쇄원, 선교장 등 전통적인 고택과 구엘 공원, 롱샹 성당,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에펠탑 등 이미 전설이 된 해외 건축가들의 걸작에 이르기까지 총 30곳, 다양한 건축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그는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는 법 없이 건물과 그것이 세워진 지역의 역사를 짚어내고, 건축가의 건축 철학을 들려주며, 예술과 함께 건축물을 바라보며 상상력을 펼치고 장소에 의미를 부여한다. 여기에 ‘리노베이션’ ‘계단’ ‘마천루’라는 키워드로 엮어낸 세 개의 건축 이야기에서는 풍부하고 흥미로운 해외 사례를 들려주며 국내 건축의 방향을 모색하기도 한다.
저자

최준석

저자최준석은건축가.건축사사무소NAAU를운영하면서주택,어린이집,기숙사,기업사옥등다양한건축설계를진행중이다.서른여덟살때집이나글이나‘짓는’건매한가지라는소소한깨달음을얻은후,본업인건축설계틈틈이글짓기에도즐겁게공을들이고있다.건축은‘삶을담는그릇’이라는정의를여전히신뢰하기에겉모양이현란한외향적건축보다는삶을위해소소한배경으로존재하는내성적건축을좋은건축이라믿는다.『파운드』『노블레스』『싱글스』『루엘』『에스콰이어』『모터스라인』『월간에세이』『좋은생각』『포스코신문』『LG하우시스』『현대엠코』『쌍용자동차』등다양한매체에글을쓰고있다.축구관람,아침조깅,심야영화를사랑한다.엄마같은아내,애인같은두딸과화목하게살고있다.지은책으로『서울의건축,좋아하세요?』『서울건축만담』이있다.

홈페이지www.naau.co.kr

목차

책을내며005
1부건축의기억

1.지난시간을살려내는것,선유도공원
2.골목의기억,쌈지길
3.바다를그리워하는집,빌라사부아
4.어떤상상력,료안지
5.세한도의마음,추사고택
6.또다른세상을만나는마음,소쇄원
7.덜어내고또덜어내어,김옥길기념관
8.집의이름은사람을닮고,선교장
9.어린날의판타지,상상사진관
10.그장소는어디로갔을까?종로타워
11.한국인의서정,국회의사당
건축이야기1)낡은장소의새로움을입히다,리노베이션

2부예술의가장좋은친구
12.어느구도자의삶,구엘공원
13.맞잡은두손이되어,롱샹성당
14.백자와여자,뉴욕구겐하임미술관
15.게르니카와유대인,빌바오구겐하임미술관
16.느림의공간,과천국립현대미술관
17.얇은막안의시민들,플라토갤러리
18.세개의시간,아라리오뮤지엄인스페이스
19.황홀한빛의캔버스,산크리스토발주거단지
20.여행하는공간,SJ쿤스트할레
건축이야기2)생활의여백,계단

3부도시의삶,도시의건축
21.괴물,예술이되다,에펠탑
22.나무로부터나무에게로,토즈빌딩
23.건축으로광고하기,SKT타워
24.거리의추상화,아이파크사옥
25.그시대의민낯,세종로
26.사각형에대하여,서초삼성타운
27.어디서무엇이되어,아파트
28.걷는즐거움,서울역고가공원
29.구보씨의일일,문화역서울284
30.육지가된섬,잠실
건축이야기3)높이를욕망하다,마천루

출판사 서평

건축가가읽어주는
도시,공간건축의속삭임
때로는예술이되고,기억이되고,삶이되는건축
그안팎의이야기타래들


‘공간’과‘스토리텔링’에대한현대인의욕망


“어디사세요?”누군가물었다.“아파트살아요.”
도시인들의주거는대부분아파트나빌라,주상복합오피스텔처럼여럿이비슷한공간에모여살아야하는형태일수밖에없다.이집이저집이고,저집이이집인.약간의차이뿐이지만그래도그약간의넓이차이가어마어마한가격차이를만들어버리는,도시의집.
그래서인가보다.사람들은자기집에서향유하기힘든어떤‘느낌’혹은‘분위기’를외주로줘버렸다.인테리어가독특한카페나레스토랑에,교외나도심의‘사연있는’건물에마음을빼앗겨찾아간다.도심에서만나기힘든한옥을개조한가게나공방,한옥마을등이인기를모으기시작한것도이미수년이다.사람들이매력을느끼는지점은단순히건물의외양이아니다.거기에얽힌역사,이야기,그리고다른곳과의‘차이’다.
이런시대에매력적인공간을이루는이러한요소들을적극적으로탐색하고읽어내며,건축에대한새로운관점을제시해주는이가있다면어떨까?

『건축이건네는말』은건축가최준석이길위에서건축물을만나며폭넓은상상력과감수성으로감응해온이야기를직업인으로서,예술애호가로서,생활인으로서풀어낸에세이다.지난2010년에『어떤건축』이라는제목으로처음세상에나온이책은,이후집을증?개축하듯변화한시대에맞춰부족한부분은보강하고덜어낼부분은과감히덜어내고필요한부분은추가하여새롭게완성했다.
지은이는선유도공원,쌈지길,종로타워,과천국립현대미술관등현대적인도시의명소에서부터추사고택,소쇄원,선교장등전통적인고택과구엘공원,롱샹성당,빌바오구겐하임미술관,에펠탑등이미전설이된해외건축가들의걸작에이르기까지총30곳,다양한건축의세계로독자들을안내한다.그는어려운용어를사용하는법없이건물과그것이세워진지역의역사를짚어내고,건축가의건축철학을들려주며,예술과함께건축물을바라보며상상력을펼치고장소에의미를부여한다.여기에‘리노베이션’‘계단’‘마천루’라는키워드로엮어낸세개의건축이야기에서는풍부하고흥미로운해외사례를들려주며국내건축의방향을모색하기도한다.

솔직히말하자면도면을그리다가현장을나가고사람을만나고일을논의하고,그러다가이유없이답답해지거나하는일이새삼생경하게느껴지거나뭔가마뜩치않은마음이들때조금다른이야기를해볼요량으로나는글을쓴다.
_「책을내며」중에서

지은이는글을왜쓰냐고묻자이렇게답했다.그의말처럼,이책은건축가가건축물에대해쓴‘조금다른이야기’다.그는건축에대해말하지만,이야기는‘건축물안’에만머무르지않는다.

예술,건축의문을열다

지은이가건축이야기로독자를안내할때가장즐겨불러내는‘조수’는단연예술이다.미니멀리즘건축기법이사용된‘김옥길기념관’문을열기에앞서,지은이는도널드저드의‘무제’시리즈와알베르토자코메티의인체조각을소환한다.앙상하게뼈대만남은듯한자코메티의인체가독자의눈앞에불러낸이미지와함께,그의건축이야기가시작된다.

건축면적이고작62.64제곱미터(18평)에불과한작은공간은짓다만것같은투박한ㄱ자노출콘크리트벽에의해별도의실내마감도없이구획되어있다.연달아늘어선ㄱ자벽사이에는유리한장이창틀없이거칠게끼워져있다.통상적으로건축물에필요한요소와부재部材를최대한덜어낸것이다.그나마1층으로들어가는유리문과지하로내려가는좁은계단정도가이조형물을건축물로이해하게끔해주는요소다.
_「덜어내고또덜어내어,김옥길기념관」중에서

르코르뷔지에가건축한프랑스의롱샹성당으로안내해주는작품은밀레의걸작「만종」이다.두부부가두손을맞잡고기도를드리는모습으로표현해낸소박한종교적서정성을곡절많은역사를지닌롱샹성당에서도읽어내는것이다.뉴욕구겐하임미술관은조선시대백자와,빌바오구겐하임미술관은피카소의「게르니카」와,과천국립현대미술관은비디오아티스트빌비올라의「의식」과,아라리오뮤지엄인스페이스는마그리트의「데칼코마니」와,빌라사부아는귀스타브카유보트의「비오는파리」와연결된다.지은이는예술작품이야기에공력을쏟는듯보이지만,어느새회화나조각,비디오아트는‘집’이야기로흘러가있다.

오랜세월독립을원했던바스크의투쟁적역사,이지방의평화로웠던작은마을게르니카에대한히틀러와프랑코의무자비한폭격,그리고히틀러에게인종청소를당했던유대인들의아픈과거는이미술관안에서공존하며현재의관람객을만난다.그리고미술관은이모든과거를증언하는오브제로서미래를향해발화한다.
_「게르니카와유대인,빌바오구겐하임미술관」중에서

‘건축에서예술읽어내기’또는‘예술에서건축읽어내기’는독자의머릿속에서상승작용을일으킨다.추상적이고이해하기어려운건축물의콘셉트를명확하게그려낼수있게되는것이다.

도시의삶,도시의기억

한편,건축가인지은이가삶의현장으로서집중하는곳은‘도시’다.아파트를비롯해도시인들의삶을구성하는건물들에,지은이는각별히주의를기울인다.1958년처음세워진종암아파트에서시작해롯데월드타워가준공된잠실개발까지로흘러가는서울의‘아파트역사’는작은생활사라불러도좋을정도로흥미진진하다.

국내첫아파트는1958년세워진종암아파트다.건국이후최초로‘아파트먼트’라는타이틀이붙은건물로,국내시공사인중앙산업이지은것이다.최초로수세식화장실을세대별로하나씩배치한이아파트의준공식에서이승만대통령은축사를통해‘수세식화장실’이라는단어를친히언급하기도했다.
_「어디서무엇이되어,아파트」중에서

또한그는종로타워,아이파크사옥,서초삼성타운등의거대한건물이도시에불어넣는감상과풍경변화에촉각을세운다.이러한관심은자연스럽게공공공간에대한관심으로이어진다.오랜역사를지닌세종로가여러시도에도불구하고시민을위한열린공간으로거듭나지못하고있음을지적하고,독재의흔적을간직한국회의사당에는새로운쓰임새가필요하다고말하기도한다.파리의프롬나드플랑테,로마의명소인스페인광장,뉴욕타임스퀘어의더피광장을살펴보며복잡한회색빛도심에활력을불어넣어줄새로운공적공간을구상해보기도한다.

그럼우리는어떤상황일까.서울만보더라도모두의명소가된선유도공원(구서울정수장터)부터얼마전소격동옛기무사터에들어선국립현대미술관서울관,도서관으로재생한서울시의옛청사등등다양한공간과장소가속속탄생하고있다.얼마전큰이슈가되었던서울역고가도로공원화재생계획은개발효과에대한협의체의갑론을박이거듭되는중이다.
_「건축이야기1,리노베이션」중에서

우리가살면서만나는여러공간들을향유하고애착을갖게된다는것은,삶의즐거움을높이는가장좋은방법중하나일것이다.건축가최준석이전해주는건축의속삭임을듣다보면,독자들도길에서마주치는내삶과밀착된건물들로부터의미를읽어내고보다애정넘치는눈길을보내게될것이다.그리고이것이야말로건물로가득한도시의삶을조금더살만하게만드는일이아닐까?

책속으로추가
지하4층,지상15층규모의건물정면에는지름62미터의철골원형프레임이둘러져있다.원을관통하며건물북쪽측면을뚫고대각선으로솟아오르는대형은색막대는전체적인조형을파격적으로유도한다.원형프레임안에는짙은빨강의크고작은사각형박스들이다양한선과어울리면서색다른조형미를뿜어낸다.리베스킨트는건물정면에붙은이런회화적장식물을건물안의근무자와건물밖행인서로가어떤메시지를주고받는일종의열린무대라고설명하기도했다.장난처럼보일수도있겠지만잘살펴보면건축가가도시에던지는메시지가만만치않음을알게된다.결국도시에사는우리는테두리안에갇힌존재라는것.눈에보이지않지만우리는어떤제도적경계가우리를한정짓고있음을이미알고있다는것이다.
_아이파크사옥